소설리스트

2레벨로 회귀한 무신-206화 (206/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206화>

[성지한-윤세진 쌍두마차. 세계 최고의 전사진을 가지게 된 한국 대표팀.]

[도박사들, 2021년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한국 베팅! 배당률 4위를 차지하다.]

[튜토리얼이 끝나며 변경된 사항은? 국가대표 경기에도 밴 시스템이 도입돼.]

2021년 상반기, 배틀넷 지역리그.

동북아시아 리그는 2월 1일부터 시작되었다.

작년 하반기에만 해도, 동북아시아 리그에서 고전을 했던 한국은.

2021년에 들어서서 세간의 평가가 완전히 뒤바뀌어서, 우승 후보로 주목받고 있었다.

-다이아가 된 성지한에 검왕도 다시 합류하고…… 라인업 미쳤다 ㄷㄷ-작년에 검왕 탈주할 때, 우리나라가 전사진 최약체였는데…….

-ㄹㅇ 올해 일 낼 거 같은데? 챔스 우승 각 나오나요!?

-3번째가 한국이 되는 거임?!

배틀넷 챔피언스 리그.

2010년부터 시작해서 10년간.

우승을 거머쥔 나라는 둘밖에 없었다.

미국 7회, 중국 3회.

다른 나라들도 나름 챔피언스 리그에서 분투하기는 했지만.

저 두 초강대국의 벽을 넘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의 한국 대표팀에는.

혜성처럼 튀어나온 성지한과, 일본에서 다시 정신 차리고 귀국한 검왕 윤세진이 있었으니.

아무리 미국과 중국이라도 할 만하지 않을까?

이런 기류가 대중들에게 상당히 퍼져 있었다.

물론, 변수는 있었다.

-밴 시스템 도입된다는 게 좀 불안한데…….

-성지한이랑 검왕 밴 당하면 우리 원래 실력 나오잖아 ㅋㅋㅋㅋ-원래 실력? 성지한 나오기 전까지 동북아 꼴찌하던 실력? ㅋㅋㅋㅋㅋ-인재 더 필요하긴 하다 ㄹㅇ-역시 윤세아도 국대 올라와야겠어요.

└세아 왔니?

└세아 ㅎㅇ

└레벨 업이나 더 하고 오렴.

“에이 씨. 어떻게 알았대?”

윤세아는 자신의 리플에 답 리플이 올라오는 걸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들 너무하네.

세계 TOP 100 승급전에도 우승했구만.

국대 승선에 동조하는 리플은 없고, 세아 왔냐는 리플만 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궁수진이 제일 강한데, 다이아 갓 올라온 녀석이 어떻게 국대에 들어가겠냐.”

윤세아가 리플단 걸 본 성지한이 피식 웃자, 그녀는 억울해했다.

“아. 나 진짜 세졌는데! 대기만성도 등급 오르고, 공허 분석가로 전직하면서 보이드 애로우도 세졌다고.”

“아직도 스킬 보이드 애로우만 있냐?”

“……어. 공허 스탯을 얻기 전엔 스킬 추가가 안 된다는데?”

“너 공허 스탯 없었어?”

“응. 보이드 애로우 완전 분석하면 생긴다고…….”

“난 있는데.”

윤세아는 성지한의 말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엥? 삼촌이?”

“어. 성좌 퀘스트 깨서 받았지.”

“와…… 삼촌 없는 게 없네.”

“공허에 대해서 누나한테 더 들은 건 없어?”

“응. 분석가 되고 나서는 딱히?”

그러면서 윤세아는 보이드 애로우를 소환했다.

예전과는 달리, 3발이 생성되는 보랏빛 화살.

크기도 예전보다는 꽤 커져 있었다.

‘확실히 강해졌군.’

원래도 사기 스킬이던 보이드 애로우.

그게 더 강화되었으니, 윤세아는 다이아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다이아까지 됐는데 스킬 하나는 너무 아쉽단 말이야. 엄마가 성좐데…… 좋은 스킬 안 주시나?”

윤세아는 보이드 애로우를 매만지며 입맛을 다셨다.

좋은 스킬이기는 했지만, 하나로 너무 오래 우려먹고 있었다.

“공허 스탯…… 난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을까?”

“그거, 별로 좋진 않아.”

“왜?”

“70살까지밖에 못 산대.”

“……무슨 소리야?”

성지한이 공허 스탯에 대해 들었던 내용을 말해 주자.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니까…… 배틀넷으로 뻥튀기된 신체 능력으로 장수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인간 평균 수명대로 살다 가는 건가?”

“그렇지. 뭐 그놈 이야기니까 확실한 건 아니다만.”

“어…… 사실이라고 치면 그건 좀 아쉬운데? 오래 살면 좋잖아. 그것도 배틀넷에서 얻은 능력으로 장수하면, 노화도 늦어지지 않을까?”

“노화가 역전된 사례도 있긴 하지.”

다이아 정도되면, 초인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어.

중, 노년층의 플레이어 중에서는, 해가 지날수록 젊어지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 건강한 상태로 오래 살 수 있는 길을 포기하고.

공허를 받아들여서 원래 수명대로 간다?

“으으…… 공허, 그냥 얻지 말까?”

“그래. 장수해야지. 내가 그 능력 흡수해 줄게.”

“삼촌은? 삼촌이야말로 포기해야 하지 않아?”

“난 힘이 더 필요해서.”

무신이랑 피할 수 없는 전투가 예정되어 있는 이상.

장수고 뭐고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닥치는 대로 힘을 모아야 했다.

거기에.

‘공허로 인해 얻은 비밀 상점과 수련장이 너무 좋아.’

공허 스탯에 비례해서 시간의 흐름이 달라지는 수련장.

지구에서 하루의 시간이 흐를 때, 거기서는 5.5일을 지낼 수 있었다.

‘거기에 수련장이 좋은 건 시간뿐만이 아니지. 장소도 조절할 수 있어.’

기본 상태는 보랏빛의 황무지인 수련장.

하지만 업적 포인트를 지불하면, 기존에 플레이해 봤던 맵 환경을 불러올 수 있었다.

그래서 성지한은 그간 플레이했던 맵을 쭉 오가며, 적뢰 수련에 열중했고.

‘이제 한 끝만 남았어.’

이제 완성이 눈앞에 다가옴을 느꼈다.

이렇게 시간과 장소를 제공해 주는 공허를, 수명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음…… 그럼 나도 아직 가지고 있을래. 대기만성 S급 되려면, 국가대표 돼야 하거든. 보이드 애로우 붙잡고 국대 승선해야지.”

성지한의 이야기에 잠시 갈등하던 윤세아도, 공허 쪽에 대해서는 아직 가지고 있기로 했다.

성좌를 맞이하면서 A급으로 올라간 대기만성.

S급으로 기프트 등급이 오르기 위해서는, 이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야 했으니까.

“이젠 국대가 조건이야? A급 효과는 어땠는데.”

“성좌가 주는 보너스가 3배로 상승한다는데. 보너스를 받은 적이 없어서 체감은 안 되네.”

뭔가 제약이라도 있는 건지.

저번에 한 번 조언을 해 준 것 말고는, 쭉 침묵을 지키고 있는 공허의 마녀.

“누나가 성좌된 지 얼마 안 됐잖아. 나중에 뭐 주겠지.”

“아니, 보너스 안 받아도 괜찮아. 성좌로 있어 주는 게 어디야.”

그렇게 둘이서 성지아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을 때.

부르르르…….

성지한의 핸드폰이 울렸다.

[성지한 님. 저희 도착했습니다.]

“예. 내려가죠.”

국가대표 경기 출전을 위해서, 성지한을 태우러 온 박윤식 과장의 전화였다.

원래는 경기 당일이 아니라.

그 전에 미리 선수들이 배틀넷 센터에 모여서 훈련을 하고 합을 맞췄지만.

성지한은 이번에 공허 수련장에 집중하기 위해서, 감독에게 특별히 양해를 구했다.

-개인 수련을 할 게 있다고? 아. 물론이지. 얼마든지 하고 오게. 경기 당일만 센터로 오면 돼. 리무진을 보내겠네.

그리고 노영준 감독은, 이러한 요청에 부드럽게 화답했다.

다른 선수라면 이런 특혜는 절대 용납하지 않았겠지만.

한국 대표팀을 꼴찌에서 구해 주고, 검왕까지 일본에서 빼와 다시 데려와 준 성지한에게.

안 된다고 당장 센터로 오라고 말할 만큼, 그는 강심장이 아니었다.

“오늘은 집에서 경기 봐야겠네. 잘 갔다와 삼촌~”

“그래. 쉬고 있어.”

성지한은 윤세아에게 손을 가볍게 흔들곤, 엘리베이터를 탔다.

*   *   *

=2021년 동북아시아 리그, 상반기 시즌이 드디어 오늘! 개막합니다!

=첫경기는 바로 저희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경기로 시작됩니다!

=스페이스 리그가 개막했지만, 지역 리그도 변함없이 진행되죠?

=예. 물론입니다. 국가의 순위에 따라, 던전 포탈이 생기는 건 본 게임 들어와서도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한 단계의 윗 리그.

전 인류가 힘을 합심해야 하는 스페이스 리그가 생기면서, 국가대항전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거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지만.

인류가 처음 공동 1등에서, 순위가 중위권으로 떨어지고 나서는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

사라졌던 던전 포탈은 빠른 속도로 다시 생성되기 시작했고.

포탈이 생겨나는 나라 기준도, 튜토리얼 땐 하위 10퍼센트였지만.

중위권에 안착하자마자 하위 12, 13퍼센트로 범위가 하루하루 올라갔던 것이다.

=오히려 본 게임에 들어서며 예전보다, 지역 리그에서의 성적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스페이스 리그에서 순위가 더 떨어진다면, 더 많은 나라에서 던전이 생길 테니까요!

=그렇습니다. 이제는 정말 리그 순위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대한민국에겐, 정말 반가운 소식이 있죠! 검왕이, 다시 귀환했습니다!

=잠시간의 방황을 끝내고 돌아온 영웅! 그리고 혜성처럼 등장한 성지한……! 둘의 조합이 얼마나 파괴적이면, 도박사들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 배당률에 한국이 4위로 올라섰겠습니까!

=4위라니……! 오. 미국, 중국, 인도 다음이군요! 인도랑은 거의 비슷합니다. 어쩌면 추후 성적에 따라 더 올라갈 수도 있겠어요!

엄청난 인구수를 토대로 강력한 선수풀을 구축하여, 세계에서 3위권으로 평가받는 인도.

한국이 그들과 경쟁한다는 건, 1년 전만 해도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한 명만 있었어도, 러시아가 한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밴 카드를 썼을 것 같은데, 정말 다행입니다.

=그러니까요. 지역리그에 적용되는 밴 시스템은 스페이스 리그보다는 조금 범위가 축소되었다죠?

=네. 1명씩 줄었어요. 1~10위 선수는 2명 밴, 1~20위 선수는 4명 밴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한 선수만을 특정으로 지목할 수도 있죠!

랜덤으로 상위권 선수들을 밴 할 것이냐.

아니면 한 명만 콕 집어서, 밴으로 게임 출전을 못 하게 날릴 것이냐.

배틀넷이 본 게임에 들어서면서, 이제 각 팀의 감독들은 밴과 셀렉트로 전략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성지한만 있었으면, 완전히 집중 저격 밴 당했겠네.

-ㄹㅇ ㅋㅋㅋ 검왕까지 있어서 다행이라니까.

-러시아는 아무래도 1인 밴 카드 쓰겠지? 1-10위 선수 2명 밴했다가 성지한 검왕 다 살면 그냥 그 게임 넘겨주는 거잖아 ㅋㅋㅋ 1-10위 선수 2중 랜덤 2명 밴보다는.

아무래도 한 명 찍어서 확실히 게임을 출전 못 하게 날리는 게 안전했으니.

사람들은 모두 러시아가 밴 카드를 한 명의 키 플레이어에게 집중시킬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관심은.

-누가 먼저 밴 당할까?

러시아가 과연 둘 중 누구에게 밴 카드를 꺼내냐로 쏠렸다.

-아무래도 검왕 아님?

-에이 이번에 다이아로 올라온 성지한이 더 셀 거 같은데?

-그래도 검왕이 관록이 있지 저번에 둘이 붙었을 땐 성지한이 약간 밀렸잖아.

-밀리긴 무슨 소리! 정신 차리게 하려고 일부러 밀린 척한 거임 ㅇㅇ 그리고 그때에 비해서 성지한이 얼마나 성장했는데……!

-왜 니들끼리 싸움 ㅋㅋㅋㅋ 어차피 우린 둘 다 가졌는데.

-└└ 이거 엄청 중요한 문제임.

-양보할 수 없다 ㄹㅇ

-왜 팬덤끼리 싸우고 있냐 ㅡㅡ 러시아 감독이 알아서 하겠지…….

막상 밴하는 건 러시아인데, 싸우는 건 한국 팬들.

그리고 이에 관심 있는 건 대표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지한 씨, 밴 어떻게 될 거 같아요?”

“글쎄요.”

성지한에게 다가온 궁수진 리더, 하연주는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이건 예지몽에 없었나요?”

“뭐 아무나 해도 우리가 이길 텐데. 이런 건 예지할 필요 없죠.”

“나라면 처남을 밴하겠어.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처남은 못 이길 거 같거든.”

성지한과는 달리, 배틀넷 센터에 먼저 와서 대표팀 선수와 미리 합을 맞췄던 윤세진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자기가 성지한보다 약하다고 인정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저도 러시아가 매형 밴할 거 같아요.”

“그런 겸양 말고 솔직히 말하면?”

“솔직히? 솔직히 말하면 지구에선 제가 최강 같습니다.”

“와…… 즉답! 대단하네요. 진짜.”

“이래야 처남이지.”

얼굴색 하나도 안변하고 자기가 지구 최강이라고 이야기하는 성지한.

하연주가 그걸 보고 어처구니없는 미소를 짓고 있을 때.

그들이 머문 대기실의 TV에서, 러시아 감독이 밴 카드를 뽑아 드는 장면이 나왔다.

=러, 러시아 감독!

=윤세진 선수를 밴합니다!

“날 밴했어?”

윤세진은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입가에 슬쩍 웃음을 지었다.

“지구 최강을 놔두고 날 밴하다니. 아직 검왕이란 이름값이 있나 봐, 처남.”

“그러게요. 본때를 보여 주러 가죠.”

성지한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지한이나 검왕.

누가 밴이 되든, 사실 한국 대표팀은 상관없었다.

러시아 동부의 전력은, 둘 중 하나만 나와도 쉽게 이길 만했으니까.

‘그래도 매형 먼저 밴하다니…… 괘씸한데?’

다음에는 날 밴하게 만들어 주지.

성지한은 그리 결심하면서, 1경기를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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