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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189화 (189/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189화>

=아, 이게 무슨 일인가요…….

=상대 팀, 밴 카드와 셀렉트 카드. 모두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도 게임이 진행되나요?

엘프 대신관의 선택에 해설진도 의아해할 때쯤.

=아……! 전력분석관 측에서 규정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두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킵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밴 카드를 이렇게 세 장 모으면, 4경기부터는 확정적으로 밴을 더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셀렉트 카드도 3장을 모을 시 확정적으로 맵을 고를 수 있다고 하네요!

연맹에서 정보를 얻은 해설진은, 엘프 대신관이 왜 저런 선택을 했는지 설명할 수 있었다.

=거기에 5게임까지 가서 4장을 모으면…… 게임의 옵션까지 바꿀 수 있는 특수 효과도 추가된다고 하네요!

=옵션을 바꾸다니, 무슨 뜻일까요?

=이에 대한 설명은 자세히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 게임이나 밴과 셀렉트를 포기하는 거니, 그만큼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5게임까지 가기 전에 끝내는 게 가장 좋지 않습니까? 밴 카드와 셀렉트 카드, 아끼느니 매 경기 사용하는 게 가장 승률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맞는 말씀입니다. 5경기를 갈지 어떻게 알고요! 카드 아꼈다가 똥 되는 수가 있어요!

해설진의 말대로 앞 경기에 카드를 쓰지 않고, 뒤를 위해 모으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괜히 아꼈다가, 1~3경기를 모두 패배하게 되면 카드는 쓰지도 못하고 날아가 버리니까.

그리고.

[‘세계수 엘프 - 71’의 1~10위의 선수 중, 3명이 밴 당합니다.]

[1, 3, 5위의 선수가 밴 당했습니다. 1경기에 출전하지 못합니다.]

=오, 1,3,5위라니. 밴 카드가 좋게 뽑혔군요!

=시작이 좋습니다!

[1경기의 맵이 결정되었습니다.]

[1경기는 ‘사우스게이트’에서 진행됩니다.]

인류는 상대가 카드를 쓰지 않음으로 인해, 최선의 결과를 맞이했다.

밴도 상대의 상위권 선수들을 알맞게 저격한 데다가.

게임 맵은 튜토리얼에서 가장 익숙하게 다루었던, 사우스게이트에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오! 사우스게이트입니다!

=익숙한 맵이 걸렸네요. 상대방이 만약 셀렉트 카드를 썼으면, 70퍼센트의 확률로 저희와 상대가 고른 맵 중 하나가 되었을 텐데…….

=인류로서는 최선의 결과입니다! 첫 경기, 잘 치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100명이 참여하게 되는 사우스게이트 맵.

2000명 중, 이 맵에 걸렸을 때 미리 정해 둔 라인업에 따라.

플레이어가 호출되었다.

“갔다 오지, 처남.”

워리어 클래스의 1등인 검왕 윤세진이 먼저 자리에 일어났으며.

“사우스게이트면 저도 출전이네요. 성지한 선수도 같이 참전하면 좋았을 텐데…….”

한국의 탑 플레이어인 아처 클래스 하연주도 100명 안에 들어가서, 1경기를 참전하게 되었다.

“제 몫까지 부탁합니다.”

“네. 꼭 이기고 올게요!”

그렇게 100명 중 한국인은 두 명이 포함된 상태로, 라인업이 확정된 1차전.

“성지한 선수도 나가면 좋을 텐데…….”

“다이아가 아니라서 아쉽네.”

“근데 그럼 왜 2000명 안엔 있는 거야?”

“그러게? 어차피 다이아만 가능한데 굳이 명단에 있을 필요가 없잖아.”

1경기에 참전하지 못한 사람들은 삼삼오오 떠들면서, 성지한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의 실력이야 세상 모두가 인정하는 바지만.

경기도 출전할 수 없는 플레티넘이 왜 라인업에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인류 최초의 라인업에 들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야?”

“성지한 플레이어가 굳이 그런 거 연연할 급인가?”

“그럴 거면 다이아 승급이나 빨리 하지…….”

그렇게 성지한을 둘러싸고 여러 안 좋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경기, 시작합니다!

개막전 1경기가 시작되자, 모두의 시선이 그리로 쏠렸다.

인류 대 엘프의 첫 격돌.

그것보다 중요한 볼거리는 없었으니까.

그리고.

=아~ 검왕! 적진을 단번에 와해시킵니다! 엘프 전사가 막아 보려고 하지만,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해요!

=세계수 엘프, 이렇게 쉽게 무너질 거면 왜 밴 카드를 쓰지 않았나요? 이해가 되질 않는군요!

요새 측에 위치한 엘프 진영.

그들은 활을 꺼내고 정령을 소환하는 등, 나름대로 수비 태세를 갖추었지만.

검왕이 백검을 띄우며 선두로 나서고.

그 뒤를 인류의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받치자,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특히.

=어, 이 엘프족…… 성지한 플레이어가 상대했던 엘프와는 다른가요? 그때의 무지막지한 재생력을 보여 주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할 만하군요!

=혼돈의 전장에서 보았던, 수많은 종족 중에서도 엘프가 가장 약한 거 같네요!

성지한 채널에서 미친 재생력을 보여 주던 것과는 달리.

엘프는 인간과 별다를 것 없는 신체 능력을 보여 주었다.

-뭐야? 별거 없네?

-왜 이렇게 쉽냐?

-소드 킹과 같은 편이 되어 시청하니 아주 편안하네. 한국인들은 이런 재미를 자기들만 즐겼던 건가?

-아직 코리안만이 누리는 재미, 다 느끼지 못했다. 성지한이 같이 출전 안 했잖아.

-그건 우리도 아직 느껴 보지 못함;

-ㄹㅇ 검왕이랑 성지한이 같이 나왔어야 알지.

검왕이 1경기를 압도하는 걸 즐기는 시청자들.

특히 맨날 적으로 만나다가, 아군이 된 검왕의 활약상을 보고 외국인들은 연신 감탄했다.

정말 여기에 성지한까지 껴서 두 전사가 쌍두마차로 인류를 견인한다면.

스페이스 리그에서도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1경기가 종료됩니다.]

[인류 측이 승리합니다.]

[1경기 MVP로, ‘윤세진’이 선정됩니다.]

인류는 개막전의 1경기에서 손쉽게 승리를 따냈으며.

MVP로는 적진을 쓸어버린 검왕이 선정되었다.

이렇게 첫 경기를 완승한 인류.

해설진은 시작 때보다 긴장이 풀린 목소리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류가 개막전의 첫 게임을 승리로 가져왔습니다!

=이런 게임에서는 역시 1세트가 중요하죠! 카드를 쓰지 않은 채 넘긴 세계수 엘프. 다음 게임에서는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해지는군요.

=아무래도…… 카드를 뽑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2,3세트에도 저희가 승리한다면, 저들은 카드를 아낀 보람이 없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해설자들의 예측과는 달리.

“저희는 카드를 쓰지 않겠습니다.”

엘프 대신관은 1경기 시작 전과 똑같은 미소로.

카드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세트를 그렇게 패배했는데도, 저런 여유를 부리다니. 수상하군…….’

지구 대표팀 감독, 데이비스는 카드를 쓰지 않는 대신관을 찝찝한 듯 바라보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카드를 써야겠지.’

그는 1경기 때와 동일하게.

1-10위에서 3명을 랜덤 밴하고, 사우스게이트 맵을 셀렉트했다.

그러자.

[‘세계수 엘프 - 71’의 1~10위의 선수 중, 3명이 밴 당합니다.]

[1, 2, 4위의 선수가 밴 당했습니다. 2경기에 출전하지 못합니다.]

[밴 카드의 특정 옵션을 중복 사용했습니다. 다음 경기부터 이 옵션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오, 오오……! 1,2,4위라니 아까 보다 밴을 더 잘했어요!

=데이비스 감독. 오늘 되는 날입니다!

=다음 게임에서부터는 이 옵션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다른 옵션으로 밴하면 되겠죠?

=예. 1-20위 5명 밴도 있다고 하더군요. 오늘처럼 운이 좋은 날이라면, 오히려 5명 밴을 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경기의 맵이 결정되었습니다.]

[2경기는 ‘사우스게이트’에서 진행됩니다.]

=엇, 거기에…… 사우스게이트 맵까지 또 걸렸군요!

=70퍼센트가 두 번 터졌어요!

2세트는 전판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시작하게 된 인류.

게임 결과도, 일방적인 건 마찬가지였다.

[2경기가 종료됩니다.]

[인류 측이 승리합니다.]

[2경기 MVP로, ‘올리버’가 선정됩니다.]

1세트와는 공수가 바뀌어, 인류가 수비측이었기에.

2세트에서는 아메리칸 퍼스트의 길드 마스터이자, 마법사로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한 올리버가 MVP를 차지하게 되었다.

=올리버! 역시! 세계 랭킹 1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한 번에 대체 몇 개의 마법을 사용하나요!

=역시, 미국의 자랑입니다!

미국 해설자는 침을 튀겨 가며 자국의 슈퍼스타, 올리버를 칭찬하면서.

허무하게 무너지는 엘프 진영을 보고는, 경기가 3:0으로 끝나는 건 아닌지 기대했다.

=이거이거, 이러다가 3:0 나오는 게 아닐지 모르겠어요!

=하하. 그럼 ‘오늘의 선수’는 누가 될지 궁금해지는군요!

=검왕과 올리버가 MVP를 하나씩 땄으니, 3경기에서 누가 더 활약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해설진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크리스토프는.

‘그러고 보니 성지한 선수가 자기한테 MVP 걸라고 했었지?’

성지한과 얼마 전 했던 영상통화를 떠올렸다.

이거 그냥 3:0으로 끝날 거 같은데.

‘하도 확신해서 이야기하기에, 혹시나 해서 1만 달러 걸었는데…… 이거 그냥 날렸군.’

뭘 알고 이야기하나 했더니, 그냥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사람이었던 건가.

‘뭐, 어차피 아카식 페이지를 받기로 했으니까.’

1만 달러야 아카식 페이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

크리스토프는 그냥 이번 일을 해프닝으로 생각하면서, 웃어넘기려고 했다.

3경기가 진행되기 전만 해도.

대체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는, 3:0으로 게임이 끝날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저희는 카드를 쓰지 않겠습니다.”

이번에도 카드를 쓰지 않은 엘프족 대신관은.

[‘세계수 엘프 - 71’의 1~20위의 선수 중, 5명이 밴 당합니다.]

[2, 5, 11, 12, 17위의 선수가 밴 당했습니다. 3경기에 출전하지 못합니다.]

인류의 밴이 끝나자 웃음을 짙게 지었다.

“이번에는, 저 밴 안 당했네요?”

“……그게 무슨 말인지?”

“1등. 살아남았잖아요?”

그러며 자신을 가리키는 대신관.

데이비스 감독은 그 말을 듣자, 지금까지 밴 당했던 1위가 누구인질 깨달을 수 있었다.

“엘프 감독이…… 1위?”

“후후…… ‘트레인’ 맵이라. 게임에서 봐요. 여러분.”

번쩍!

그렇게 대신관의 모습이 빛에 잠겨 사라지자.

데이비스 감독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뭔가…… 예감이 좋지 않군.’

2게임 연속 참패를 했는데도, 여전히 카드를 쓰지 않는 엘프.

그리고 플레이어 1등이 감독을 하는, 기묘한 행태…….

데이비스 감독은 까닭 모를 불안감을 안은 채 인게임 화면을 쳐다보았고.

“아니……!”

이내 경악을 금치 못했다.

*   *   *

트레인 맵.

이건 사우스게이트와 함께, 인류가 대표팀 경기로 가장 많이 플레이했던 게임 맵이었다.

엘프족이 원거리에 강할 것 같아서 지금까지는 사우스게이트를 위주로 셀렉트했지만.

1,2경기를 치르고 난 후, 원거리에서도 인류가 충분히 우위에 설 것이라 확신해서 트레인을 고르게 되었는데…….

“트레인…… 참 쉬운 맵이네요.”

인게임에서는 처음 모습을 드러낸.

랭킹 1위, 엘프 대신관은 생글생글 웃으며 허공에 손을 뻗었다.

“대정령화.”

슈우우우……!

그러자, 근처에 있는 엘프들의 몸이 투명해지면서.

대신관의 손 위쪽으로, 초록빛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명 정도의 엘프가 사라졌을까.

“자, 됐네요.”

대신관의 손 위에는, 어느덧 초록색의 기운이 모여서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저건…… 기차, 맞죠?

=예. 그렇습니다. 모습이 꼭, 지금 평행하게 달리는 두 기차와 비슷하군요……!

그녀의 손 위에 있는 것은, 트레인 맵에서 달리는 것과 똑같이 생긴 기차.

기차 위에는, 조그만 빛무리가 여럿 움직이고 있었다.

그 형상은, 어째 인류의 기차를 멀리서 보았을 때와 흡사했다.

“다음엔 더 재미있는 맵, 기대하죠.”

휙!

그 말을 끝으로 그녀가 기차를 뒤집자.

쿠르르르……!

엘프 기차와는, 저 멀리에 있던 인류의 기차가.

단번에 뒤집혀 버렸다.

“뭐, 뭐야……!”

“갑자기 왜 기차가!”

뒤집어 버린 기차.

그곳을 향해, 수많은 좀비 떼가 쳐들어오고.

쿠쿵, 쿠쿵……!

엘프족의 기차는 그런 인류를 비웃듯이, 앞으로 전진해 버렸다.

인류 플레이어들이 도저히 따라잡을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저 멀리.

=이게…… 대체…… 기차를 전복시키다니…….

=엘프 랭킹 1위가…… 이 정도였습니까?

=이러면, 게임이 곧 끝나게 됩니다……!

기차가 전복되고도 살아남은 플레이어들은 좀비를 물리치며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지만.

트레인 맵에서 기차를 상실한 이상, 그건 모두 무의미한 발악에 불과했다.

[3경기가 종료됩니다.]

[‘세계수 엘프 - 71’ 측이 승리합니다.]

[3경기 MVP로, ‘대신관’이 선정됩니다.]

손짓 한 번으로 기차를 전복시킨 채.

유유히 MVP를 딴 엘프 대신관.

그녀는 다시 감독 테이블로 돌아와서, 싱긋 웃었다.

“저희는 카드를 쓰지 않겠습니다.”

이제 벌써 4번째 똑같이 말하는 대신관.

하지만 데이비스 감독이 느끼는 압박감은, 조금 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4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5번째에서 엘프가 모은 카드를 쓴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안해.’

데이비스 감독은 엘프 대신관을 바라보았다.

1등이 밴 당하지 않았을 때, 그녀가 나와서 게임을 터뜨렸지.

그렇다면.

“……밴 카드를 변경하겠소.”

감독은 밴 카드의 다른 옵션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

[‘세계수 엘프 - 71’의 1위 선수가 밴 당합니다. 4경기에 출전하지 못합니다.]

랜덤으로 자르지 말고, 강력한 힘을 보여 준 엘프 감독만 자르기로 한 것이다.

-5명 자르다가 1명 자르니 아쉽네…….

-ㄴㄴ 선택 잘한 거임. 3번째 게임 터진 거 봐.

-ㄹㅇ 대신관 졸라 센데? 뭔 트레인 맵 기차를 뒤집냐;

-쟤만 자르면 그래도 좀 수월하겠지. 1, 2경기처럼.

하지만.

“후후…….”

대신관은 그런 데이비스의 선택을 보고는, 비웃음을 흘렸다.

“나, 1등 아닌데.”

“……뭣?”

“순진하긴. 적이 하는 말을 믿나요?”

“아니, 그럼 1, 2경기 때는 왜 출전하지 않은 거지……!?”

1, 2경기 때 1등이 밴 돼서 그녀가 못 나온 줄 알았는데.

어째 지금 하는 말이 완전히 다르다.

“그야. 5경기 가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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