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레벨로 회귀한 무신-182화 (182/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182화>

-오늘 진짜 끝나나요?

-성지한 발목만 안 잡으니까 포인트 달성 금방이네 ㅋㅋㅋ

-ㄹㅇ 어느새 5천 포인트니까. 8천에서 키메라 잡으러 가면 되는 거 아님?

게임의 진행은 매우 순조로웠다.

애초에 플레티넘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성지한에게 있어, 유일한 약점은 팀 페널티 뿐.

혼자서 세 종족을 모조리 박살 낸 그를 막을 수 있는 상대는 아무도 없었다.

[NO.4212…… 피해라. 그놈이 있는 종족이다.]

[성좌 후보가 같이 온 종족과 만나다니, 이번 게임은 운이 안 좋군.]

성지한과 만났다가 깨진 종족은 인류가 보이기만 해도 도망가기 바빴으며.

[뭐, 뭐냐. 한 놈이 왜 이렇게 강해?!]

[플레티넘만…… 참가할 수 있을 텐데…….]

[스페이스 리그에는…… 이런 존재가 있는 건가…….]

부푼 꿈을 꾸고 혼돈의 전장에 참여하는 새 참여자들은.

배리어가 사라지자마자 성지한의 맹공을 얻어맞고는 사라졌다.

“이거 이동하는 게 가장 귀찮네요.”

“그러니까요. 정말 오늘 깨겠어요.”

“처음에만 좀 위기였지, 이젠 뭐…….”

거인의 손바닥과 지네의 공격 때나 조금 피해를 입었지.

아직도 400명 이상 생존한 원정대.

‘스탯 포인트 7 받으면 어디다 투자하지?’

‘다이아로 승급하지 않고 플레에 남아 있길 잘했다.’

‘성지한은 근데 진짜 괴물이긴 하다. 동북아시아 리그 애들이 불쌍하네.’

이제 대부분은 오늘 혼돈의 전장이 끝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때.

쿠르르르……!

“아, 또 지진이네.”

“아까같이 거대 지네 튀어나오는 거 아니에요?”

“적 같지는 않고…… 그냥 여기 맵이 좀 별로네요.”

원정대는 갑작스러운 지진에 진군을 멈추었다.

꽤 강력한 땅울림이었지만, 원정대도 플레티넘 이상의 수준이라 인명 피해는 없는 상황.

하나, 땅이 워낙 심하게 흔들려 움직임은 제한되었다.

쿠르르르…….

“이번엔 좀 오래가네요…….”

“그러게요. 아깐 5분 이상 안 가더니.”

“진짜 적 오는 거 아닐까요?”

평소와는 달리, 길게 이어지는 지진.

사람들이 그저 특이하게만 생각하고 있을 때.

쾅! 쾅!

“엇! 뭐, 뭐야!”

“저건, 균열…….”

근처의 대지에서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땅바닥이 솟구치며, 혼돈의 균열이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둘씩 튀어나오는 키메라.

성지한은 이를 보며, 저번 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지진으로 혼돈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 곧 하늘과 땅이 뒤집히지…….’

지형이 파괴되고, 천지가 뒤집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등.

혼돈의 전장은 비행 가능한 종족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맵이었다.

지금까지는 게임이 너무 쉽게 풀려서 인류가 이를 체감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다르겠지.

‘원래라면 여기서 본대를 보호해야겠지만…….’

게임을 벌써 끝낼 생각이 없었던 성지한은, 오히려 반대의 선택을 했다.

“근처에 적이 없으니, 균열이 생긴 곳부터 가죠.”

“알겠습니다.”

“키메라의 공세가 오면 방어만 해 주세요. 균열 내부까지 가서 포인트 좀 얻고 오겠습니다.”

“옙!”

성지한은 새로 생긴 균열을 향해 홀로 돌진했다.

창과 검이 번뜩이자, 순식간에 갈라지는 키메라 무리.

그 공격 범위에 들어가지 않은 채, 생존한 키메라들은.

“크르…….”

성지한 쪽을 잠시 바라보더니, 금방 고개를 돌려 원정대 본대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성지한 하나에게 덤비느니, 400명이 넘는 무리에게 돌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괴물.

이성이 없어 보였지만, 매우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었다.

“실드 바인딩을 전방으로!”

“배리어도 같이 사용하겠습니다!”

전사와 서포터들이 방어 태세를 갖추고.

“흥……! 좀이 쑤셨는데 잘 됐어. 드디어 공격 좀 해 보겠군.”

“원호 사격에 나서겠습니다.”

성지한에게 뽑힌 다른 클래스의 유망주들은.

나름대로 공격을 취하려 했다.

“내가 성 다음으로 포인트를 따도록 하지! 파이어 웨이브!”

자신의 전매특허인 파이어 웨이브를 사용한 배런.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불꽃의 파도가 키메라를 향해 덮쳤다.

화르르르!

순식간에 불길에 잠겨, 전신이 불타는 키메라.

“훗……! 별것 아니네.”

배런은 파이어 웨이브에 타오르는 키메라를 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지만.

“쟤네 계속 움직이는데요?”

“엇…….”

불에 대한 내성이 강한 건지, 키메라는 파이어 웨이브에도 강하게 저항했다.

“삼촌 다음 2등은 아무래도 제가 해야겠네요. 보이드 애로우.”

활을 들어 보이드 애로우 스킬을 사용하는 윤세아.

배런과는 달리, 광역 공격은 하질 못했지만.

픽! 픽!

“크르르……!”

활시위가 튕길 때마다, 키메라가 움직임을 멈추며 쓰러졌다.

하나하나를 확실하게 처리하는 윤세아.

배런은 그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러다 성지한도 아니고, 조카한테 지겠어.

“내 제대로 해 주지……! 두고 봐라. 윤세아!”

“해 봐요, 좀.”

“나도 가세하지.”

“아, 마시드 아저씨가 더 위협적이겠네요.”

“큭…… 결과로 보여 주지!”

그렇게 성지한이 데려온 유망주들이 나름대로 키메라를 없애기 시작하고.

“버틸 만하네요.”

“그러게요. 거인 손바닥도 막아 냈는데, 이 정도야.”

훈련된 200레벨 전사들은 키메라를 가볍게 막아섰다.

너무나도 쉽게 진행되는 게임.

“대장님, 이제 진짜 자살…… 할까요?”

“뭐 맨날 자살이야! 키메라 정도는 우리가 죽어도 충분히 막는다고.”

“하지만 이러다 진짜 깨겠어요……!”

인민회 소속 전사들만 초조해하고 있을 때.

[혼돈의 균열이 확장되어, 천지가 뒤집힙니다.]

게임의 변화를 알리는 메시지가 떴다.

*   *   *

변화는 급작스러웠다.

“어, 어…….”

하늘과 땅이 순식간에 뒤집히면서. 땅에 서 있던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하늘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휘이이익!

뒤집혔던 세상은 금방 원래대로 돌아오긴 했지만.

“뭐, 뭐야. 여기……! 하늘 위잖아!”

“키메라 이 새끼들 날아다니는데?”

“커, 컥……!”

원정대는 모두 허공 위에 떠 있었다.

방어 태세가 한순간 완전히 해제된 채, 키메라에게 습격을 받게 된 원정대.

조금 전과는 달리 순식간에 사망자가 늘어나고.

“다시 실드 바인딩 사용하죠!”

“모입시다!”

원정대가 어떻게든 이 상황을 추스르려고 할 찰나에.

[10초 후, 중력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천지가 뒤집히며 약해졌던 중력이 다시 돌아왔다.

“이러면 떨어지는데……!”

“플라이 마법, 전원 가능합니까?”

“10초면 힘들어요!”

“그럼 실드 바인딩을 땅바닥을 향해 씁시다!”

어떻게든 추락사를 막으려고 노력하는 원정대.

원정대 본대가 가장 위기에 처한 순간.

인민회 소속 중국 전사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지금이다.’

‘자살합시다.’

“실드 바인딩!”

실드 바인딩.

150명 이상의 전사들이 뭉쳐서 사용하는, 거대한 방패 소환 스킬.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인민회의 전사들이 빠지든 말든, 실드 바인딩은 잘 유지가 되었지만.

하늘과 땅이 뒤집힌 지금은 달랐다.

전사 전력이 완벽히 모이질 않아서, 몇몇이 빠지면 실드 바인딩이 제대로 유지가 되지 않는 상황.

인민회의 전사들은 이 틈을 노렸다.

“키, 키메라가……! 으악!”

“앗, 방패가 떨어졌어……!”

몇몇은 키메라한테 습격당하기 위해 몸을 들이밀었고.

몇몇은 공중에 떠서 당황한 나머지, 방패를 땅에 떨구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연기를 해서, 최대한 팀의 결속을 방해한 인민회 전사들.

“실드 바인딩이 제대로 소환되질 않았습니다!”

“이런……!”

쾅! 쾅!

수많은 플레이어가 대거 추락사하고.

“아, 안 죽었네…….”

“어?”

살아남은 와해된 인류를 향해, 키메라뿐만 아니라.

[그놈이 없군.]

[여기서 저들을 떨어뜨리자.]

그동안 성지한에게 쫓겨 다녔던 강력한 종족들이, 일제히 인류를 들이치기 시작했다.

쾅!

급작스레 소환된 거인이 손을 들어 원정대를 강타하고.

거대 지네가 땅속에서 인간을 집어삼켰다.

-헬이네…… 이거;

-저 새끼들 숨어서 따라오고 있었나? 왜 갑자기 죄다 튀어나오냐.

-실드 바인딩 못 쓰니까 너무 무력하네…….

-와, 다 깬 줄 알았는데 ㅠㅠ

천지가 뒤집힌 이후, 대번에 전멸 직전에 놓인 상황에 시청자들이 아까워하고 있을 때.

‘여기가 끝인가?’

성지한은 혼돈의 균열 밑바닥까지 내려와 있었다.

[으, 으…….]

[모른다…… 모른다고……!]

[패자에게…… 자비를…….]

보랏빛으로 물든 세상.

키메라가 합성되면서, 사방에서 튀어나오고 여기저기서는 나도 모른다는 원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천지가 뒤집힌 지상도 지옥도지만, 여기도 만만치 않은 지옥.

성지한은 에픽 퀘스트를 떠올렸다.

[에픽 퀘스트]

-혼돈의 균열 속에 숨겨진 ‘멸망한 별의 파편’을 찾아라.

보상 - 업적 포인트 1000000.

-한계 레벨 수치 +50 확장.

-발견한 별의 파편에 따른 추가 보상.

역대급으로 보상을 많이 퍼줘서 그런가.

별의 파편은 균열 바닥까지 내려왔는데도 보일 기미가 없었다.

이렇게 실마리 없이 게임을 진행하다가는, 리허설이 끝나는 12월까지 별의 파편을 발견하지 못할 것 같았다.

‘안 되겠어. 일단은 이 주변 환경부터 정리해야겠다.’ 성지한은 인벤토리에서 검 두 자루를 더 꺼냈다.

무명신공無名神功.

멸신결滅神訣.

만귀봉신萬鬼封神.

두 검이 깨지며, 바닥에 작은 문양이 생성되고.

슈우우우……!

사방에서 흐느끼는 영혼이 그리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 아니?]

[혼돈의 구속이…… 해제된다……!]

[드디어 내가 사라진다!]

만귀봉신에 빨려 들어가면서도 기뻐하는 영혼 무리.

보랏빛 연기로 자욱하던 세상이 한순간 정화되고.

사방에서 들이치던 키메라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역시 멸신결의 무공 중, 혼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최강인 만귀봉신이었지만.

‘이게 한계군.’

균열 속의 원혼이 얼마나 많은지, 이것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펑!

만귀봉신의 문양이 터져 나가면서, 혼의 흡수가 멈추었으니까.

그래도.

[구원, 구원이 찾아왔어!]

[구원자시여. 이곳입니다……!]

지금까지 제발 살려 달라고 흐느끼기만 하던 키메라의 혼의 태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들은 성지한을 구원자라고 칭하면서, 한군데로 몰려갔다.

스으으으…….

그러자 열리는 바닥.

무혼을 지닌 그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숨겨진 공간이 드러났다.

[저희를, 완전히 없애 주십시오……!]

성지한이 숨겨진 공간 안으로 들어서자.

그 안에는 보랏빛으로 물든 거대한 정육면체가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그 안에서는, 지금까지보다도 더 강력한 죽음의 기운이 흘러나왔는데.

이는 거의 죽은 별의 성좌, 칼레인이 지닌 것과 비슷한 정도였다.

‘이 기운은 그냥 버티진 못하겠군.’

무혼의 장악력으로 견디기에는 힘든 수준.

성지한은 저번에 칼레인에게 대항했을 때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무명신공無名神功.

멸신결滅神訣.

철혈십자鐵血十字.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순백의 십자가.

원래는 공격용이었던 이 무공은, 근래 들어 방어용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세계수에게서 얻었던 생명의 기운까지 불어넣자.

슈우우웅!

초록색 보호막이 그의 몸을 감싸며, 죽음의 기운을 완전히 차단했다.

[역시 구원자님……!]

[견디신다!]

[죽지 않아!]

그러자 환호하는 원혼들.

[제발 저걸 부숴 주십시오. 구원자이시여……!]

그들은 더욱 희망을 지닌 채, 정육면체를 부숴달라고 부탁했다.

딱 봐도 만귀봉신을 사용해야 할 것 같은 상대였다.

‘지금 멸신결에 둘 다 사용하면, 무혼이 완전히 바닥나는데…….’

어마어마한 힘이 들어가는 멸신결.

이걸 둘 다 사용하기란, 아무리 성지한이라도 쉽지 않았다.

이번에 만귀봉신을 쓰면, 힘이 확실히 바닥난다.

추후 전투를 더 벌일 생각이라면, 여기서는 물러나야 할 상황이었다.

이럴 때 딱 원정대가 끝장나주면, 부담 없이 힘을 쓸 텐데.

‘천지가 뒤집혔을 텐데, 잘 버티고 있나 보군. 흠…… 인민회 활동 안 하나?’

성지한이 그렇게 아쉬워하고 있을 때.

[팀의 생존자가 10퍼센트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15분 후, 맵에서 추방당합니다.]

성지한의 시스템에서, 시의적절하게 메시지가 떴다.

고맙게도, 팀이 전멸했다는 메시지.

‘좋았어.’

이러면 어차피 게임이 끝난 거니, 힘을 다 써도 상관없겠지.

성지한은 인벤토리에서 S급 검을 두 자루 더 꺼내, 정육면체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그곳에 검을 꽂아, 만귀봉신을 사용하자.

쩌저적……!

정육면체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며.

[‘혼돈의 봉인석’에 금이 갑니다.]

[‘멸망한 별의 파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번 에픽 퀘스트의 목표인.

멸망한 별의 파편이 그 안에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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