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레벨로 회귀한 무신 123화>
[“국가대표 워리어들, 다 나와!”성지한의 공개 선언!]
[성지한의 발언에 전문가들,
“아직은 불가능하다.”
가 압도적……
“몇몇은 이길 수 있다.”
소수 의견도]
[국민 청원, 성지한 방송 이후 50만 돌파?! 대결의 장을 요구하는 청원도 새로 신설, 30만 돌파 중]
[익명의 국가대표 워리어,
“답변할 가치도 없다.”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
[골드리거마저 업신여기는 국가대표…… 개선 방향은?]
성지한의 도발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대만전 패배 관련 기사가 가득했던 포털 사이트의 뉴스란이, 성지한의 이슈로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와 골드가 ㅈㄴ건방지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국가대표를 이긴다고 그러냐?
-국대가 그만큼 병신이라 그런 거지ㅋㅋㅋㅋㅋ 꼬우면 한판 붙으면 되지 않음?
-ㄹㅇ골드 참교육 시전하면 되잖아. 왜 빼는 거임?
-쫄리니까 그렇지ㅋㅋㅋㅋㅋ
-솔직히 질 사람 몇몇 떠오른다ㅇㅈ?
-김동우 제외하곤 다 질듯ㅋ
└ 김동우 어서 오고
-김동우도 대만전 보니 개못하던데 ㅋㅋㅋ 지한이횽한테 1초컽ㅅㄱ
쾅!
국가대표 워리어진 리더, 김동우는 기사 리플을 보다가 태블릿 PC를 내던졌다.
“미친 새끼들…… 나보고 지금 골드한테 진다고 하는 거야?”
성지한.
그가 강한 건 안다.
TOP 100 경기를 지켜보고, 같은 워리어 클래스로서 대체 저런 건 어떻게 하는 거지 하고 감탄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그가 센 건 센 거고.
“이 새끼…… 어차피 얼마 안 있으면 국대가 될 놈이. 선배들한테 이렇게 엿을 먹여?”
어떻게 저리 나올 수가 있는가!
어차피 국가대표가 되면 같이 진영을 이루면서 한솥밥을 먹게 될 사이인데, 선배들을 이렇게 대놓고 모욕할 수가 있느냔 말이다.
‘이대론 안 되겠다.’
처음 이번 이슈에 대해 국가대표 워리어진이 대응하기로 한 방식은 답변할 가치가 없다면서 무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째 여론이 돌아가는 걸 보니, 이대로 가다간 골드에게도 쫄아 버린 국가대표라고 비웃음을 사게 생겼다.
김동우는 국가대표 워리어진 전용 톡방에 들어갔다.
-애들아... 이대론 안 되겠다. 그냥 무시로 일관했다간 악플 ㅈㄴ 달리게 생겼어.
-거봐요. 개무시해 봤자 우리만 욕 먹는다니까? 저 건방진 새끼는 참교육 가야 해요-ㅇㅇ이대로 가다간 개병신 된다. 빨리 관리국에 자리 마련해 달라고 해야겠어.
-형 근데... 저희 지진 않겠죠? 저 새끼 세긴 하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호 미쳤네 국가대표란 새끼가 골드한테 쫄아?
그러자 한 영상이 톡방에 올라왔다.
하나의 다리 맵을 클리어한 성지한의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다.
-저도 개빡쳐서 금마가 얼마나 세나 하고 채널 가 봤는데... 얘 좀 돌았긴 하던데요ㄷㄷ;
“이 병신새끼는 영상 하나 보고 골드한테 쫄고 있어!”
김동우는 육성으로 욕을 내뱉으면서도, 그가 보낸 영상을 재생해 보았다.
혼자서 호조를 쓰러뜨리고, 하늘을 붕붕 날면서 괴조를 쓰러뜨리는 성지한.
디펜스 게임을 홀로 지배한 전사의 무쌍 장면을 보고 나자.
김동우는 입을 헤 벌렸다.
“어…….”
좀…… 센데?
김동우는 성지한의 영상에서, 지금은 일본으로 떠난 검왕을 떠올렸다.
정교한 팀 게임인 배틀넷 국가대표 경기에서, 혼자서 게임을 폭파시키던 검왕 윤세진.
이놈도, 검왕처럼 규격 외의 플레이어가 될 자질을 보이고 있었다.
-세긴 하네ㅅㅂ
-아 저건 사기 친 거겠지. 전사가 저러는 게 말이 되냐? 지가 검왕도 아니고.
-솔직히 성지한 강하긴 합니다. 맞붙으려면 최대한 일찍 붙는 게 좋을 듯요. 저 새끼 레벨도 존나 빨리 오르거든요.
-레벨 70일 때 조지는 게 낫다고? 국대가 할 말이냐 그게?
-병신아 그럼 골드한테 발릴래?
성지한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국가대표 전사진 톡방.
김동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따다닥 톡을 쳤다.
-아니. 빨리 붙자. 쟤 더 크면 나도 못 이기겠다.
열받는 건 열받는 거고, 판단은 냉정하게 해야 했다.
실력으로 전사진 리더까지 올라간 김동우는, 성지한의 힘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저거 지금 붙어도, 솔직히 이길 수 있나 장담할 수 없었다.
근데 여기서 시간 끌었다가, 저놈 레벨이 더 오른다면?
그럼 필패다.
-동우 형이 그렇게 말씀하시면..네.
-내가 관리국에 전화할게. 너희들도 준비하고 있어.
성지한 하이라이트를 보고 냉정을 찾은 김동우는 바로 관리국에 전화를 했다.
“김동우입니다. 이번에 성지한 영상과 관련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만…….”
하루빨리 맞붙을 무대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 * *
도쿄, 이토 시즈루의 저택.
“한국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네요?”
이토 시즈루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기사를 바라보았다.
골드인 성지한의 광역 도발은 비단 한국에서만 흥미로운 주제가 아니었는지, 일본의 포털 사이트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었다.
-성지한 두뇌에 이상이 생겼는지? 골드가 국가대표를 도발하다니요?
-TOP 100 못 봤어요? 성지한 강합니다.
-조선팀 수준이 워낙 처참하기 때문wwww
-시즈루 님 뭐 하냐는ww 빨리 매혹 좀 부탁해요 wwww
“흥. 왜 일본에서 그딴 놈의 기사가 올라오는지 모르겠군.”
시즈루와 같이 침대에 누워 있던 검왕은 불만스러운 얼굴이었다.
옛 처남 기사를 보고 흥미로워하는 시즈루를 보니, 배알이 꼴린 것이다.
“류헤이가 보기엔 어떨 거 같아요? 성지한이 국가대표 전사들을 이길까요?”
“이긴다.”
검왕은 그 말에 즉답했다.
배알이 꼴리는 건 꼴리는 거고.
전력 비교는, 냉정하게 분석한 것이다.
“한국 대표 팀 전사들은 형편없다. 재능 없고, 게으른 쓰레기들만 모여 있지. 저 녀석에게 모두 질 거다.”
“당신이 성지한을 좋게 이야기하는 건 처음 보네요.”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녀석의 실력은 뛰어나다. 네가 욕심을 내는 게 납득은 간다.”
“알아주니 좋네요. 그럼, 성지한이 국가대표가 돼서 우리나라랑 붙는다면, 당신은…… 그를 제압할 수 있죠?”
“하! 당연한 소리를.”
검왕은 제압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쁘다는 듯 표정을 찌푸렸다.
“10초면 팔다리를 자른다. 저놈이 네 관심을 받는 걸 생각하니, 당장이라도 그러고 싶군.”
옛 처남이던 성지한에게 원래는 별생각이 없었지만.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시즈루가 그에게 관심을 보인 뒤부터, 성지한은 검왕이 가장 싫어하는 존재가 되었다.
“후후. 그럼 말이죠.”
짝짝-
시즈루가 박수를 치자, 침실의 문밖에서 암행복을 입은 여인이 걸어 나왔다.
체형은 예전에 한국에서 난리를 피웠던, 아카리와 비슷했지만.
얼굴은 경국지색의 미모인 시즈루와 엇비슷하게 생긴 닌자였다.
“불렀습니까. 본체.”
그녀는 이토 시즈루가 귀국한 아카리를 개조해서 만든 ‘분신’이었다.
“저건 왜 불렀지?”
“한국과 리그 경기…… 다음 달이었나요?”
“글쎄. 아마 그럴 거다.”
“그때, 대표팀 경기에 제 분신을 데려가 주세요. 당신이 성지한을 완벽하게 제압하면, 그녀가 이번엔 제대로 매혹을 걸 거랍니다.”
“……아직도 그에게 미련이 있나?”
“네. 전 일본을 동북아시아 리그 1등이 아니라, 세계 리그 1등으로 만들 고 싶거든요.”
시즈루는 매혹적으로 웃으며, TV를 켜 채널 0번을 틀었다.
거기선 미국 해설진이 해설하는, 예전 TOP 100 경기 하이라이트가 나오고 있었다.
“저 채널에서, 영어가 아니라 일본어가 나오도록 만들고 싶어요. GP 환전도 달러가 아니라, 엔으로 표시했으면 좋겠고요.”
“애국자 납셨군.”
“그러니까 이렇게 당신과 만난 거 아니겠어요?”
“나는 너만 있으면 되는데…….”
“후후! 걱정 마세요.”
질투 때문에 부탁을 꺼리는 검왕에게.
시즈루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다.
“당신이 걱정하지 않도록…… 성지한을 매혹해서 일본에 데리고 오기만 하면, 그를 아예 여자로 만들어 버릴게요.”
“……뭐? 여자로?”
“그래요. 당신, 아카리는 질투 안 했잖아요? 성전환 수술 시켜 버리죠.”
“…….”
검왕은 성지한을 성전환시키겠다는 시즈루의 발상에 잠시 말문을 잃었지만.
“큭큭…… 좋아.”
곧,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시즈루가 자신을 생각해서, 성전환이라는 방책을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든 것이다.
“그럼, 저 녀석이 국가대표가 빨리 되길 바라야겠군.”
“네. 그래서 한국 여론에 불을 지피는 작업도 하고 있답니다.”
“그래…… 꼭 됐으면 좋겠어.”
검왕은 진심으로, 건방진 전 처남이 국가대표가 되기를 기원했다.
* * *
[성지한 님. 국가대표 전사진 리더인 김동우 님께서 제안하셨습니다. 실력 증명의 장을 마련할 테니까, 출전할 의향이 있으신지…….]
“하겠습니다.”
전화를 받은 성지한은, 박윤식 과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를 받아들였다.
[그럼 이틀 후에 관리국의 모의 전투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김동우 님께서 아예 이 테스트를 생중계하자고 제안하셨는데, 이 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생중계요?”
저쪽에서는 이겨도 본전.
지면 골드에게 패배한 다이아로 수치스러울 뿐인데, 이걸 생중계하자고 제안한다고?
[관리국 채널을 통해 생중계해서, 이 방송에 대한 수익 배분을 하자고 하십니다.]
“알겠습니다.”
돈을 벌기 위함이라기보단, 공개 망신을 시키겠다는 의도가 다분하지만.
성지한은 선선히 관리국의 제안을 승낙했다.
“와. 삼촌…… 국가대표랑 맞붙는 거야?”
“어. 생각보다 빨리 됐네.”
국가대표가 골드가 무서워서 승부를 피한다는 여론이 신경 쓰였는지, 생각보다 테스트 날짜가 빠르게 잡혔다.
“……좀 더 레벨 업 하고 붙는 게 낫지 않을까? 이틀은 너무 빠른데.”
“괜찮아. 지금도 이겨.”
“그래도! 레벨 70으로는 무리 아니야?”
“아니. 이제 72야. 그리고…….”
성지한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나 무력 100 찍었어.”
“……스탯 100을 찍었어? 벌써? 그게 가능해?”
“칭호 효과 덕을 좀 보긴 했지.”
칭호와 길드 보너스 등 여러 보너스 요인이 합쳐서 만들어진 무력 100.
‘이제 삼단전을 통합시킬 수 있겠군.’
99에서 100.
능력치 포인트 차이는 한 개에 불과했지만, 세 자릿수가 된 스탯은 단지 상징적인 의미로 남지 않는다.
99일 때에 비하면 확실하게 체감되는, 강해진 무력.
‘이번에는…….’
삼단전의 융합.
확실히 성공할 수 있다.
“세아야. 나 수련실에서 폐관수련을 좀 해야겠어.”
“아…… 테스트 대비하려고? 알았어!”
“아니. 걔들은 별 상관없고. 스탯 때문에 그런 거야.”
그러면서 성지한은 윤세아에게 당부했다.
“그러니까 수련실에서 안 나와도 신경 쓰지 마.”
“알았어!”
“그럼, 금방 끝내고 올게.”
그렇게 성지한은 빙긋 웃는 낯으로 수련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