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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120화 (120/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120화>

“자네, 도대체 정체가 뭔가?”

비장은 성지한을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나조차도 죽음을 각오하고 대적해야 할 법한 괴조 무리들을 너무나도 손쉽게 잡아 버렸어. 그것도 어둠의 힘을 이용해서 말이야.”

장광설을 늘어놓는 비장을 향해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성지한의 입이 저절로 열렸다.

강제 이벤트가 발동된 것이었다.

“황실 승상부의 암부 소속이라는 것 이외에는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암부…… 그런가. 성공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결국 자네 같은 걸출한 인재를 키워 냈군. 승상의 실험은 성공했는가.”

“그렇습니다.”

비장은 혼자서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등에 맨 거창을 꺼내들었다.

“그렇다면 나도 할 일을 해야겠구먼.”

“할 일이라심은?”

“중립을 지키고 있는 거인족에게 지원을 요청하겠네. 초조가 부활했다고 하면 도와줄 거야. 그때까지, 자네가 잠시 이걸 맡아 다리를 지켜 주게.”

지지지직-!

거창에서 새하얀 뇌전이 피어올라, 하나의 구의 형태로 뭉쳐 빠져나왔다.

“구름창 운뢰의 정수네. 자네의 창에 잠시 이식해 두지.”

츠츠츠츠-

운뢰의 정수는 봉황기와 맞물리더니, 원래부터 하나였다는 듯 자연스럽게 봉황기의 안에 흡수되었다.

“쯧…… 운뢰 녀석.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군.”

비장은 봉황기에 바로 흡수되는 운뢰를 잠시 서운한 눈빛으로 일별하고는 등을 돌렸다.

“그럼 다리를 부탁하지.”

그렇게 다리를 벗어나 어딘가로 걸어가기 시작하는 거인, 비장.

성지한이 그의 등을 잠시 바라보고 있자니.

시스템 메시지가 주르륵 올라왔다.

[디펜스 맵, ‘하나의 다리’를 완전히 클리어했습니다.]

[1등 보상으로 경험치와 GP 획득 증가량이 50퍼센트 상승합니다.]

[완전 클리어 보상으로, 경험치와 GP를 두 배 더 획득합니다.]

[리그를 압도하는 플레이어입니다. 수준에 걸맞은 리그로 배치하기 위해, 추가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레벨이 4 올랐습니다.]

[GP 200,000을 획득합니다.]

[에픽 퀘스트를 클리어했습니다.]

[업적 포인트 50,000을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구름창 운뢰雲雷를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이 메시지를 끝으로, 성지한을 비롯한 모든 플레이어들의 로그아웃이 시작되었다.

“오. 대박.”

“이렇게 끝났어?”

“보상 미쳤네…… GP 양 뭐냐?”

맵에 참가했던 플레이어들은 로그아웃이 되기 전에 떠오른 보상 메시지를 바라보곤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말로만 듣던 ‘성지한 버스’를 탄 덕에, 자기들도 보상도 미친 보상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골드 플레이어쯤 되면, 게임 한 판 잘한다고 레벨이 오르고 이러질 않았는데.

자신들은 이번 전투에서 한 게 거의 없었는데도, 적게는 레벨 1, 많게는 레벨 2까지 공짜로 올랐다.

‘이게 말로만 듣던 성지한 버스구나.’

‘다음에도 같은 팀원 됐음 좋겠네.’

모두가 희희낙락하며 로그아웃하는 사이.

소피아도 윤세아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와…… 진짜 레벨 막 오른다. 그치 세아?”

실버인 둘은 골드인 다른 플레이어보다 레벨이 더 많이 올라서, 성지한과 동일하게 4레벨 업을 한 상태였다.

“응. 나야 뭐 한 게 없지만…….”

윤세아는 자기 활시위를 튕기며, 아쉽다는 듯 말했다.

디펜스 맵이라길래 혹시 활 좀 쏴 보나 했더니, 삼촌이 혼자 다 끝내 버렸기 때문이다.

“나, 너무 날로 먹나?”

“그럼 뭐 어때? 세아 너는 한 게임 더 할 수 있잖아~ 거기서 힘 쓰면 되지.”

“소피아는 괜찮아?”

“나? 난 너무 좋은데. 나 이번에 기여도 2위까지 했거든. 지한한테 버프 줬다고.”

소피아는 히죽 웃었다.

성지한이 혼자서 게임을 끝내다시피 했으니, 그에게 버프를 줘서 게임 클리어에 기여한 소피아는 기여도 2등이 되는 것이 당연했다.

“서포터로서, 지한은 버프 주는 보람이 차고 넘치는 사람이야.”

어째 성지한을 바라보는 소피아의 눈빛은, 예전보다도 더 강렬해진 듯했다.

안 그래도 워리어 클래스를 좋아하는 그녀였는데, 오늘 그가 보여 준 원맨쇼에 한층 더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   *   *

로그아웃을 마친 성지한은 주 보상인 운뢰부터 확인해 보았다.

[구름창 운뢰]

-등급 : SS

-운 제국의 초대 황제가 벼락을 뭉쳐 만든, 형태가 없는 창입니다.

-다른 장비에 융합되었을 때 제대로 된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융합된 장비를 크게 강화시키며, 전격의 속성을 추가로 부여합니다.

-장비에 융합시키기 위해선, 대상 장비의 등급이 최소 SS급 이상이어야 합니다.

-운뢰의 주인으로 완전한 인정을 받을 시, 스킬 ‘뇌운 소환’을 획득합니다.

-현재 봉황기와 융합된 상태입니다.

비장이 꺼내 준 백색 뇌전의 구름창, 운뢰.

이 장비는 단독으로 기능하기보다는, 다른 장비와 융합했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무기로서의 봉황기는 SS급 정도지만, 운뢰와 합치면 SSS급으로 써먹을 수 있겠군.’ 거기에 설명을 보면, 융합 대상을 꼭 창에 국한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아리엘. 운뢰와 합치는 거 가능한가?”

[운뢰? 그 뇌전의 창 말인가. 아직 이클립스의 등급이 SS라, 그걸 받아들였다가는 서로 효과가 반감될 것 같은데.]

“그럼 SSS급 가면 시너지 효과가 나나?”

[……음. 뭐, 서로 방해가 안 될 정도다. 플러스 효과는 나지 않을 거야.]

“그럼 그냥 봉황기에 계속 넣어 둬야겠군.”

그렇게 운뢰에 대한 감정을 마친 성지한은 그다음 보상인 업적 포인트 수확을 체크했다.

‘63만이나 있네.’

저번에 TOP 100에서 승급할 때.

죽은 별의 성좌를 만나고 그에게 타격을 입혀 얻게 된 업적 포인트만 해도 무려 30만이었다.

거기에 오늘 업적 포인트를 번 것도 상당했으니.

이제는 슬슬 사용을 해야 할 때였다.

‘일단은 상점 업그레이드부터 해야겠군.’

성지한은 성좌 슬롯과 기프트 슬롯을 추가한 후, 상점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업적 포인트가 순식간에 35만 포인트가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아직 많이 남은 수준이었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

‘뭐가 나올까.’

업적 포인트가 순식간에 35만 포인트가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아직 많이 남은 수준이었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

[업적 상점이 LV.7으로 올랐습니다.]

[‘기부’ 품목이 추가됩니다.]

[시스템에 업적 포인트를 기부할 시, 뜻밖의 행운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1만 포인트를 기부하세요!]

“……뭐?”

추가될 품목을 기대하던 성지한은, 기부를 보고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기부라니.

이것들이 장난하나?

[각 품목의 레벨 상한선이 올라갑니다.]

[상한선을 해금할 때, 업적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그 아래 추가된 시스템 메시지는 주목할 만했지만.

수많은 업적 포인트를 지불하고 얻은 항목이 고작 ‘기부’라는 점에서 성지한은 기분이 팍 가라앉은 상태였다.

‘내가 하겠냐!’

배틀넷 시스템처럼 절대 군림하는 놈들이 뭐가 부족해서 업적 포인트를 기부받겠나.

성지한은 그때까지만 해도 절대 기부를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지만.

[업적 상점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하위 업그레이드 항목의 레벨이 모두 3레벨 이상이어야 합니다.]

[업적 상점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기부를 5회 이상 진행해야 합니다.]

다음 상점 업그레이드의 필수 조건에 기부 5회가 끼어 있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있는 놈들이 더하다더니, 딱 이 꼴이었다.

‘없는 포인트라 생각하고 눌러 봐야겠군.’

성지한이 부들거리는 손가락으로 기부를 눌렀다.

[시스템에 1만 포인트를 기부했습니다!]

[활력이 몸을 감쌉니다. 한 달 동안, 피로가 덜 축적됩니다.]

그 메시지와 함께 몸이 잠깐 가벼워지기는 했지만.

평소 성지한의 몸은 건강 그 자체.

활력이 조금 추가된다고 해서, 변한 건 없었다.

거기에.

‘……기부가 한 달에 한 번 제한이었나?’

거기에.

마음 같아선 기부 5회를 한 번에 끝내 버리고 싶은데.

시스템은 주겠다는데도,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이거 마치, 플레이어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술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쩔 수 없군.’

성지한은 끓어오르는 답답함을 가라앉히고, 다른 항목에 남은 업적 포인트를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다른 항목의 성장도 필요했으니까.

길게 늘어선 항목들 중.

성지한은 클래스 항목 대신, 올 포 원으로 변한 항목을 바라보았다.

[올 포 원 LV.1]

[LV.2로 상한선을 해금하겠습니까?]

[업적 포인트가 25만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상태창이나 인벤토리 확장보다 쓸 만해 보이는 올 포 원의 등급 업그레이드.

성지한은 이걸 우선시하기로 마음먹고, 업적 포인트를 투자했다.

[올 포 원의 상한선이 LV.2로 올랐습니다.]

‘레벨 업엔 또 25만이 필요한가.’

업적 포인트 63만을 지녔을 때만 해도, 뭐든지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클릭 몇 번에 순식간에 61만이 날아갔는데, 얻은 건 기부라는 이상한 항목과 올 포 원 업그레이드 자격뿐이었다.

‘아…… 또 있군. 쓸모없는 기프트 슬롯과, 성좌 슬롯.’

성지한은 2만밖에 남지 않는 업적 포인트를 바라보며, 잠시 허탈한 마음이 들었지만.

‘됐다. 미련 가지지 말자.’

저번 생에만 해도 쓸모라곤 찾아볼 수 없던 업적 포인트가 아니었던가.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도 어디냐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달의 랜덤박스는 아이템 등장 확률 증가이고…….’

매달 바뀌는 이달의 랜덤박스.

10월의 품목은, [아이템]이었다.

나중에 저거나 한 번 뽑아 봐야겠다고 생각한 성지한은 이쯤에서 업적 상점을 종료했다.

‘그것보다.’

성지한은 상태창을 열어, 잔여 포인트를 확인했다.

이번 게임으로 4나 오른 레벨.

골드인데도 고속 성장이 가능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시스템 메시지가 추가된 게 있었지.’

골드인데도 고속 성장이 가능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리그를 압도하는 플레이어입니다. 수준에 걸맞은 리그로 재배치하기 위해, 추가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경험치를 더 퍼주더라도, 빨리 올라가라는 시스템의 배려.

하도 게임 밸런스를 파괴하고 다니기에 보너스를 추가해 준 것 같았다.

‘잔여 포인트를 다 투자하면, 무력이 97이나 되는군…….’

삼단전을 통합하기 위해, 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무력은 100.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에는 성공한다.’

*   *   *

한편.

같은 날 10월 1일에는, 동북아시아 배틀넷 리그 경기.

한국 대 대만의 일전이 펼쳐졌다.

=아아……! 대한민국 대표팀! 또 패배합니다……!

=이젠 얼마나 연패하는 건가요…… 벌써. 특히 대만한테 지면, 리그 최하위는 거의 확정적입니다!

=아. 대체 언제 첫 승을 이룰지…….

한국 해설자들은 비통에 잠긴 목소리로 대표팀의 패배 장면을 중계했다.

검왕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아직도 메우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

특히 같은 최약체 라인으로 취급되던 대만에게 무참히 패배하자.

“또 졌어?”

“와 대만한테도 압살당하네…….”

“하위권 경쟁도 못하겠는데?”

“진짜 큰일이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이제 대표팀에게 욕을 하기보다는, 진짜로 앞날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압도적으로 꼴찌하게 되면, 세계 랭킹에서도 엄청 떨어진다는데?”

“어. 다른 리그 살펴봐도, 우리나라처럼 0승인 나라는 거의 찾기 힘들어. 지금 대표팀 성적이 거의 자해 수준이야.”

“와 씨. 이러다 나중에 우리도 북한 꼴 되는 거 아니야?”

“던전 생겨도 탐색 기프트로 찾을 수 있다며.”

“그거 아직 실험 중이잖아. 그리고 던전 생기면 일단 우리 경제는 망한다고 봐야지.”

“그건 그렇지…….”

기프트 탐색이 던전핵을 찾는 역할을 한다지만, 아직 확실히 규명된 건 아니고.

그리고 던전을 탐색한다고 한들, 일단 생기는 것 자체가 나라에 있어서는 치명적이었으니까.

걱정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빨리 성지한이 올라와야 하는데!”

“하…… 그러니까 말야! 그냥 성지한 지금 대표팀에 넣으면 안 되나?”

“야, 그래도 골든데 무슨 대표팀에 넣냐. 최소 조건이 다이아야.”

“근데 요즘 걔만한 성적 내는 사람이 없잖아. 얘는 예전에 그 얘기 꺼냈다가 더 퍼스트 광신도냐고 욕먹었어.”

국가대표팀에 승선하기 위한 최소 조건은 다이아.

그런데 이제 갓 골드가 된 성지한을 국가대표팀에 올리자는 건 허무맹랑한 이야기였다.

“아냐. 너 오늘 성지한 게임 봤냐? 걔 호조를 이겼어. 그것도 압도적으로.”

“호조? 아…… 허저 말하는 거냐 혹시? 하나의 다리에서 나오는.”

“그래. 허저. 장비랑 싸우는.”

하지만 성지한이 오늘 게임에서, 호조를 이기자.

배틀넷 게임 정보에 밝은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

“야…… 그거는 다이아들도 상대를 피할 텐데?”

“그러니까! 다이아보다 세다니까!”

“야야. 아냐. 그거 내가 보니까 호조 약점을 안 거 같았어. 너무 쉽게 제압당했거든.”

“그게 아니라 성지한이 그냥 존나 센 거라고!”

“이 새끼. 더 퍼스트냐? 나도 방송 봤어. 호조도 데미지 왜 이렇게 잘 먹히는지 몰라서 졸라 당황했잖아.”

“그래. 나 팬클럽 가입했다! 야. 어차피 대표팀 답도 없는데. 그냥 한번 뽑아 보면 안 되냐? 언제까지 꼴찌할 건데!”

호조도 이긴 성지한을 한 번 써 보자면서, 술자리에서 설파하는 더 퍼스트의 신입 회원.

“우리가 뽑는 것도 아닌데. 뭔…….”

“할 수 있어. 국민 청원 드가자고! 벌써 10만이나 모였어!”

“……10만?”

“그래. 지금 하자! 톡 보낸다!”

“하, 새끼. 어차피 안 될 거. 걍 해 준다 내가.”

친구 한 명이 열변을 토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자기도 청원에 참여하는 사람들.

이렇게, 한국이 대만에게 참패를 당한 날.

아이러니하게도 성지한의 대표팀 승선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인의 숫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그것도.

배틀넷 관리국에서도 당황할 정도로,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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