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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95화 (95/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95화>

*   *   *

“와……!”

성지한의 압박에 못 이겨 아카식 페이지를 받아들인 이하연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기, 기프트 등급이 올랐어요!”

그녀는 흥분한 채, 자신의 기프트 창을 성지한에게 보여 주었다.

[기프트 - 육성 (등급 S)]

-서포팅 기프트입니다. 다른 플레이어가 빠르게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3명의 플레이어에게 ‘집중 성장’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집중 성장’을 사용할 시, 기존의 성장률 보너스가 2배 증가합니다.

예전에는 설명이 위에 한 줄이었던 기프트 육성.

하나 S급으로 업그레이드되며, 집중 성장이 추가되었다.

‘저번에 아리엘에게 듣기론 서포팅 기프트 능력이 일시적으로 오른다더니…… 이번엔 아예 등급이 올랐군.’ 성지한은 살짝 놀란 눈으로 새로 추가된 기프트 문구를 바라보았다.

“집중 성장…….”

플레이어 세 명에게 기존의 성장률 보너스를 2배로 증가시키는 능력이라니.

이하연은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아카식 페이지를 써서, 3명에게 2배 능력이니…… 이게 잘한 걸까요?”

성지한이 성장률을 중요시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비싼 아카식 페이지를 쓴 것치고는 너무 효율이 안 좋은 거 아닌가?

이하연은 찝찝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주 좋은 결과입니다. 저랑 세아한테 써 주세요. 나머지 한 명은 하연 씨 마음 가는대로 해 주시구요.”

성지한은 더없이 만족스럽다는 듯 웃고 있었다.

‘역시 이하연을 길드 마스터로 임명하길 잘했어.’

아카식 페이지 한 장으로 이런 효율을 낼 수 있다니.

물론 그 한 장의 가치가 천문학적이기는 했다.

이걸 팔아서 돈을 굴렸으면, 튜토리얼이 종료할 때쯤엔 돈이 어마어마하게 모였을지도 모른다.

그럼 그때 가서는 아카식 페이지를 세 장, 다섯 장까지 살 자금을 마련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당장의 순간이 무엇보다 중요해.’

과거 세계 랭킹 7위 시절에도, 돈은 쌓여 있었다.

그걸 쓸 곳이 없었을 뿐.

배틀 마켓에서 파는 온갖 아이템들도, 최고의 반열에 오르면 별 쓸모가 없었다.

돈을 더 굴리는 것보다, 당장 능력치를 하나라도 더 올리기 위해 성장률에 투자하는 게 결국은 남는 장사였다.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길드 버프에도 변화가 있나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역시 등급이 올라서 그런가, 바뀐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길드 버프 효과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네요.”

“어…… 진짜네요?”

길드의 성장 버프 효과를 2배로 늘려 주었던 이하연의 육성 효과.

한데 기프트 등급이 S급으로 오르며, 2배가 2.5배로 업그레이드되어 있었다.

거기에 경험치 버프까지 저번보다 10퍼센트가 추가로 증가해서…….

[성장률 증가 효과를 받습니다. 성장률이 275퍼센트 증가합니다.]

[경험치 획득량이 40퍼센트 증가합니다.]

“이거, 임대료를 더 받아야겠는데요.”

그 말에 이하연이 두 눈을 빛냈다.

“오너님 말씀이 맞아요. 버프 효과도 늘었는데 임대 온 사람들에게 더 받아 내야겠어요.”

그래야 아카식 페이지를 사용한 게 안 아깝지.

성지한은 크게 의도하지 않고 꺼낸 말이었지만, 이하연은 그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라도 되는 양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집중 성장…… 나머지 한 자리도 경매를 해서 플레이어 5명 중 하나에게 추가금을 받아 내야겠어요!”

“……그러시려고요?”

성지한으로선 이하연이 당연히 보디가드인 임가영한테 집중 성장을 밀어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경매를 하겠다고 나선 게 의하했다.

“네! 어떻게든 3천억을 메워야죠!”

그녀의 두 눈은, 빚을 갚겠다는 의지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성지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연 씨, 그걸 왜 갚아요?”

“당연히…… 이 비싼 걸 받았는데, 갚아야죠!”

“제가 한 건 어디까지나 투자예요. 전 집중 성장 두 자리를 맡은 거로 충분합니다. 남은 한 자리에서 나오는 수입은 하연 씨가 다 가져가세요.”

“에…….”

아카식 페이지를 받은 걸, 진짜 안 갚아도 된다고?

이하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흠. 근데 이 능력이 세상에 알려지면 하연 씨 스카웃하려고 사방에서 달려들지도 모르겠네요.”

“네? 에이, 설마요.”

“아뇨. 분명 그럴 겁니다.”

처음엔 이하연이 왜 길드 마스터가 되었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성지한이 워낙 대형 뉴스를 터뜨리면서 어그로를 다 끈 덕분에, 그녀의 능력에 대한 관심은 옅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집중 성장 같은 걸 선보이기 시작하면, 사그라졌던 사람들의 관심에 다시 불이 붙을 염려가 있었다.

‘이하연의 기프트는 지금 대기 길드의 핵심. 다른 길드에 벌써 빼앗길 수는 없지.’

성지한은 손가락을 쫙 폈다.

“다섯 달. 다섯 달만 집중 성장을 임가영 씨에게 부여해 주세요. 그럼 아카식 페이지에 대한 빚은 다 갚은 거로 생각하겠습니다.”

“아…… 가영이한테요?”

“네. 가영 씨는 입이 무거울 테니까요.”

그러자, 이하연의 뒤에서 지금껏 병풍처럼 서 있던 임가영이 잽싸게 입을 열었다.

“네. 저 입 무겁습니다. 절대 안 열립니다.”

“그렇다네요?”

“하아…… 알겠어요. 가영아. 나 따라 대기 길드 오길 잘했지?”

“네. 아가씨 덕을 볼 때도 있다니…… 감개무량합니다.”

“그냥 버프 주지 말까?”

“사랑합니다. 언니.”

“이럴 때만 언니지?”

이하연은 임가영을 바라보며 눈을 흘겼다.

“알겠어요. 그럼 가영이한테 5달간 집중 성장을 사용할게요.”

“네. 그리고 그동안은 이 능력을 비밀로 해 주십시오.”

“당연하죠!”

이하연은 자기만 믿으라는 듯, 가슴을 쭉 폈다.

*   *   *

다음 날.

성지한과 네 명의 플레이어들은 시간을 맞춰, 길드 파티를 결성했다.

파티창에 하나둘씩 초대되는 대기 길드 소속 플레이어들.

맨 처음 파티에 들어온 건 소피아였다.

[소피아 : 와. 진짜 파티가 되네요? :D 반가워요~ 지한!]

자동으로 번역되는 파티 채팅창.

소피아는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배런 : 이 자식, 어떻게 파티를 만든 거지?]

저번에 방송에서 후원 챗으로 행패를 부렸던 배런이 두 번째로 들어왔다.

이제 그는 아예 막나가기로 결정한 듯했다.

[왕린 : 정말 가능하다니, 놀랍군요…….]

[미하일 : 안녕하십니까.]

다른 두 플레이어도 속속들이 파티에 합류했다.

어느새 5명으로 꽉 채워진 파티.

‘정말 파티가 되는군.’

원래 길드 파티를 구성하는 건, 같은 리그에 소속된 길드원들끼리만 가능했는데.

리그 초월 업적을 깬 게 이런 식으로 이득을 가져다 줄 줄은 몰랐다.

[성지한 :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늘 목표는 ‘종말의 협곡’ 맵의 내시드 백작입니다. 이 맵이 걸릴 때까지는, 계속 이렇게 파티를 결성할 겁니다.]

파티를 결성해도 어떤 게임에 걸리는지는 랜덤이었기에, 성지한은 파티원들에게 미리 공지를 했다.

[배런 : 바로 걸렸으면 좋겠군. 귀찮아.]

[소피아 : 전 계속 안 걸렸으면 좋겠네요~ 지한이랑 계속 파티하고 싶어요! 아. 맞아. 내시드 백작 잡고도 계속 파티하면 안 돼요?]

[왕린 : 저도 시간만 맞으면 종종 파티를 같이 하고 싶군요.]

[배런 : 난 됐다.]

모든 게 불만스러운 배런과는 달리, 다른 파티원들은 호의적이었다.

매번 1등을 찍는 성지한과 같이 파티하면,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었으니까.

[미하일 :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내시드 백작은 실버 맵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성지한 : 저한테 내시드 백작을 소환할 방법이 있습니다. 모두 공략에 대해 숙지하셨죠?]

[소피아 : 네~~]

[배런 : 당연하지.]

[성지한 : 그럼 바로 게임을 돌리겠습니다.]

파티 창에서 성지한은 게임을 실행했다.

그러자.

[파티의 평균 전력이 과도하게 높습니다. 뉴욕 1 골드 리그의 맵에 매칭됩니다.]

[게임을 실행하시겠습니까?]

‘골드 맵?’

성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예상외인데.

하지만, 파티 평균 전력이 너무 높다는 건 확실히 그럴듯했다.

성지한만 해도 리그를 초월한 플레이어고.

나머지 플레이어도 다 자국 리그에서 잘나가는 사람들 아닌가.

SSS급 기프트만 해도 둘이고, SS는 성지한 포함해서 셋이다.

길드의 능력치 버프가 없어도, 다들 자국 리그에서 1, 2위를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이니.

이들이 다 모인 파티가, 실버랑 매칭되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소피아 : 어? 저희 골드랑 해요?]

[배런 : 파티 전력이 빌어먹게 전례 없긴 하군.]

[왕린 : 저는 상관없습니다. 골드와 맞붙고 싶군요.]

[미하일 : 전 더 좋습니다. 이러면 더 주목받겠네요.]

SSS급 기프트, ‘천마지체天魔之體’를 지닌 왕린은 자신만만해 했고, 미하일 역시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하지만.

성지한만큼은 상위 리그에서의 플레이를 꺼렸다.

‘골드 리그에서 하면 안 돼.’

그도 그럴 것이, 내시드 백작을 잡는 연계 퀘스트 마지막 부분에 주의 항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 주의 : 실버 리그에서 승급할 시, 이 퀘스트는 사라집니다.

실버 리그에서 승급하면 사라지는 연계 퀘스트.

골드 리그가 사용하는 인베이드 맵에 걸리면, 이 퀘스트가 사라질지, 혹은 유지될지 답을 알 수가 없었다.

불확실한 일에, 모험을 할 수는 없는 노릇.

‘파티 수준을 낮춰야겠어.’

그러려면, 일단 4명 중 한 명을 빼고, 그 빈자리에 브론즈를 데려와야 했다.

[성지한 : 내시드 백작 레이드는 실버 맵에서만 가능합니다. 파티원 네 분 중, 한 명을 브론즈 길드원과 교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피아 : 아, 그런가요? 너무 강해도 문제네요 :(]

[배런 : 흥. 골드 맵에서는 불가능하다니. 시시하군.]

[왕린 : 그럼 저희 넷 중 누가 빠져야 할지...]

[미하일 : 으으음.]

모두 내시드 백작 레이드를 위해 모인 만큼, 다들 서로 눈치만 보고 나가고 싶지 않아했다.

‘안 되겠군.’

이대로 시간을 끌 수는 없는 노릇.

성지한은 채팅을 쳤다.

[성지한 : 자발적으로 나갈 분이 없으시면, 제비뽑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비뽑기로 파티 한 명을 고르겠다는 말에,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소피아 : 제비뽑기라니! 저저... 서포터는 필요하지 않나요? 파티 플레이에서 필수인데! 저는 빼 주세요!]

[배런 : 말로는 제비뽑기라고 하고, 날 내쫓으려는 건 아니겠지?! 네게 갈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길까 봐 걱정돼서 말야!]

[미하일 : 하아아 나 이런 거 재수 없는데.. 맨날 걸리는데... 주사위도 맨날 1 나오는데...]

이 중 유일하게 말을 꺼내지 않고 있던 왕린이, 대신 총대를 멨다.

[왕린 : 제비뽑기라면... 제가 나가겠습니다.]

[성지한 : 그렇게 해 주시겠습니까? 정말 감사드립니다.]

[왕린 : 네. 대신, 성지한 님께 하나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성지한 : 얼마든지 말씀해 주시죠.]

[왕린 : 당신과 나중에, 비무를 하고 싶습니다.]

SSS급 기프트, 천마지체를 지닌 왕린.

워리어 클래스인 그는 실버임에도 특수 클래스 ‘천마의 후인’을 지닌 것으로 유명했다.

‘대륙 제일의 워리어로 불렸지.’

천마天魔 왕린.

그는 성지한과도 미래에서 상당히 부딪혔던 워리어였다.

저번 생에서의 왕린은 중국에 등장한 종말의 사도에게 당했지만, 그래도 그의 희생이 있었기에 중국은 종말의 사도를 토벌할 수 있었다.

[성지한 : 좋습니다.]

[왕린 :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왕린이 파티를 떠나고.

성지한은 남은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한 사람에게 연락했다.

그렇게 하여 파티에 초대받은 사람은…….

[마시드 : 안녕하시오.]

축구의 신, 디에고 마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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