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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90화 (90/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90화>

성지한 채널에서 이번에 생중계된 영상의 내용은.

순식간에 전 세계의 뉴스 채널에서 속보로 다뤄졌다.

[한국의 실버 성지한, 다이아와 맞서 이기다.]

[미의 화신에서 일반인까지. 이토 시즈루의 정체는?]

[검왕의 여인은 이토 시즈루? 둘의 성이 일치하는 것은 과연 우연인가?]

[금제가 풀린 플레이어 앞에서 쓸모없는 진압 특공대.]

이번에 생중계한 영상은 여러 면에서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가장 화제가 되는 건 역시, 실버에 불과한 성지한이 다이아인 아카리를 제압한 것이었다.

-어떻게 실버가 다이아를 이길 수 있냐?

-이것은 잘 만들어진 조작!

-플레이어 성은 지금껏 계속 1등을 쟁취해 온 세계 최고의 유망주입니다! 저번에는 골드랑 같이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했습니다!

-배틀튜브에서 영상을 조작하는 건 불가능하지.

-저 동양인은 저번 TOP 100 경기 때 나온 사람이야. 배런을 꺾어서 화제가 되었지.

-아. 내 10만 달러를 날린 그 인간이군! 그 괴물이 벌써 이렇게 컸어?

-AF는 뭐 하냐, 그를 안 데려오고?

성지한에 대해 잘 모르거나, TOP 100 경기 때만 잠깐 보았던 외국인들은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한창이었다.

하지만, 성지한의 상대였던 아카리의 모국 일본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아카리가 도망친 것에 대해 거센 비난을 쏟아 내고 있었다.

-다이아가 실버에게 겁먹어서 도망치다니…… 이 영상은 일본의 영원한 똥으로 남을 듯(;?д?)

-닌자 오타쿠짓 할 때부터 알아봤다.

-아카리는 일본의 수치다. 돌아오지 말고 조선에서 할복해라wwww -그래도 국가대표는 아니라서 다행인 草草草 -국대전은 우리가 전승하고 있으니 문제없다는 wwww

-검왕 다이스키!!! wwww

아카리는 한 때 일본의 촉망받는 궁수 유망주였지만.

특수 전직을 고를 때, ‘암살자’를 선택한 이후부터 그녀는 신 자위대의 팬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박혀 있었다.

언론사 기자가 특수 전직 중 왜 암살자를 선택했냐고 질문했을 때, 자기가 옛날부터 닌자 매니아여서 골랐다고 답했으니까.

겨우 그딴 이유 때문에 아처의 특수 전직 중 가장 안 좋은 암살자를 고른 거냐며.

당시에도 신 자위대 팬들에게서는 아카리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성지한이 아카리를 이긴 것과 더불어,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은.

바로 이토 시즈루였다.

-근데 이토 시즈루는 누구임?

-벌써 여신모드일 때 클립 누가 따 놨더라ㅋㅋ

-이미 내 incoming에 다운받음

-언젯적 인커밍이야;;

-이토 시즈루의 성은 이토. 검왕이 바꾼 성도 이토. 그녀가 검왕 꼬드겼나?

-저런 얼굴로 변해서 유혹해 오면 버틸 수가 없지 ㅋㅋㅋㅋ-ㄹㅇ 난 1초 컷임.

‘이토’라는 성을 시즈루가 썼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검왕이 그녀에게 넘어갔을 거라고 예측했으며.

-이토 시즈루가 누구야? 아는 사람 있음?

-모르겠는.... 근데 저 사람이 검왕도 데려온 건가?

-진정한 일본인이다.

-성지한까지 데려오면 완벽했을 텐데 아쉽다.

-조선만 너무 털어가는 것 아니냐는 wwww

-다른 나라 플레이어도 꼬드겨 주세요 wwww

일본인들은 대부분 이토 시즈루가 누군지 모르는 눈치였지만, 검왕을 데려온 사람이라고 추측하고는 애국자라고 추켜세웠다.

한일 양국에서 모든 언론의 1면에 실리며,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이토 시즈루.

“시즈루? 그녀가 왜……?”

신 자위대 본부에서 수련을 하던 검왕이 이를 알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는 성지한의 영상을 끝까지 돌려 본 후.

“으음……!”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본부를 떠났다.

*   *   *

도쿄 교외에 위치한 거대 저택.

부촌이라 불리는 지역에서도, 가장 커다란 규모를 자랑하는 이 저택의 주인은 바로 이토 시즈루였다.

기프트 ‘편집’을 각성하고 난 후, 일본 정·재계의 막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그녀는.

자신의 위치에 걸맞은 대저택을 2년 전 완공한 상태였다.

그리고 이 집에는, 얼마 전부터 검왕 이토 류헤이도 들어와서 그녀와 같이 살고 있었다.

“시즈루. 대답해라.”

검왕은 싸늘한 얼굴로 스마트폰을 들어, 시즈루에게 다가왔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성지한의 영상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것도 이토 시즈루의 분신이 매료를 걸어서, 여신처럼 보이던 때에 맞춰져 정지되어 있는 채로.

그리고 그 외모는.

“류헤이…….”

검왕이 지금 여기서 보고 있는 여자와 똑같았다.

한국에 파견되었던 주은지, 이토 시즈루의 분신은 평범한 외모였던 것과는 달리.

도쿄에 있는 이토 시즈루는 미의 극치나 다름없는 외모를 하고 있었다.

동서양이 추구하는 미의 이상향이 적절하게 조화된 데다가, 그녀 주위를 감싸는 분위기 자체가 더없이 매혹적이라.

검왕은 분노한 채 들어왔다가도, 그 얼굴을 보고 화가 스르르 풀리는 걸 느꼈다.

‘이래선 안 돼…….’

아무리 자신이 그녀를 사랑한다지만, 화를 낼 때는 내야 했다.

검왕은 애써 자신의 분노를 담금질했지만, 이미 그의 마음은 한풀 꺾여 있었다.

단지 얼굴을 본 것 하나 때문에.

“무엇이 궁금하신가요?”

이토 시즈루는 이미 그런 검왕의 기색을 읽은 듯,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반문했다.

“성지한. 그 녀석을 회유하기 위해 한국으로 간 게 사실이냐?”

“네. 맞아요.”

그녀는 태연하게 이를 긍정했다.

그 태연함에, 오히려 흥분한 검왕이 잠깐 멈칫할 정도였다.

그는 말을 살짝 더듬으며 소리쳤다.

“……왜, 왜지? 내가 있잖아!”

“뛰어난 플레이어를 얻고 싶어서요. 인재는 많을수록 좋잖아요?”

“그래서, 저런. 매료라는 방식을 사용한 건가…… 설마. 너. 나한테도…….”

“류헤이.”

시즈루는 검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랬다면요?”

“뭐, 뭣…….”

“그렇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

“절 떠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실 건가요?”

“너…….”

스으으윽.

시즈루는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를 지은 채, 검왕에게 다가갔다.

그녀만이 품고 있는 향이 난다.

다른 수많은 여자를 만났을 때도 맡지 못했던, 사람을 미치게 하는 향수 냄새.

아니, 그건 특정 향수라기보다는.

이토 시즈루라는 여자가 지닌, 고유의 향기다.

‘아…….’

이미 분노는 사라지고, 그녀를 향한 갈망만이 남았다.

그도 안다.

얼굴 봤다고 화가 가라앉고, 향을 맡았다고 흥분하고.

이게 정상적인 반응일 리가 없다는 걸.

하지만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

그게 행복했으니까.

그녀는 그 어떤 마약보다도, 강렬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었다.

“류헤이. 당신, 왜 그리 자신이 없나요?”

“나는…….”

“성지한은 저한테 쓸 만한 노예에 불과해요.”

“그, 그래……?”

“그럼요. 제 사랑은 당신밖에 없어요.”

시즈루는 검왕에게 다가가, 그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 한 번의 터치에, 그는 화를 내야 한다는 의지마저 사라졌다.

오히려.

괜히 그녀에게 화를 냈다는 죄책감이 마음에 가득해졌다.

“미, 미안하다…… 시즈루. 내가 괜히 흥분했다.”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너무 미안하네요…… 당신 곁에 있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 아니야! 내 곁을 떠나지 말아 줘. 내가 잘못했다. 그러니 제발…….”

검왕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시즈루가 곁을 떠난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당신이 저한테 뭘 잘못했나요? 다 제가 잘못했죠.”

“아, 아니야. 내가 너에게 화를 내지 않았나…… 충분히 잘못했지.”

“화 난 거? 그것만 잘못하셨나요?”

“그럼?”

스으윽.

시즈루는 검왕의 얼굴을 끌어당겨, 그대로 입술을 포갰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진한 키스가 오가자, 검왕의 눈이 흐리멍덩하게 풀렸다.

“제 사랑을 의심했잖아요. 류헤이.”

“아…….”

“제가 사랑하는 건 당신뿐이라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미, 미안하다.”

“그러니 3일 간은 별채에서 자야겠어요.”

“그건……!”

누군가는 겨우 3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매일 밤 그녀와 붙어 있는 검왕으로서는 고통스러운 처분이었다.

하지만.

“분신도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요. 이해해 줄 수 있죠, 류헤이?”

“……알았다.”

그는 시즈루의 말에 거역할 수 없었다.

“그럼, 나가 주세요.”

“그래…… 오늘 일, 미안하다.”

분노한 검왕을 가볍게 쥐락펴락한 채 내보낸 시즈루.

그녀의 입가가 비틀렸다.

‘귀찮게 하긴.’

이러니까 매료를 걸면서, 복종과 광신을 넣었어야 했는데.

복종과 광신이 걸린 상대라면, 시즈루가 뭘 하든 믿고 따랐다.

한데 검왕 이토 류헤이는 집착과 의존을 넣은 덕분에, 자꾸 사람을 귀찮게 했다.

‘간장과 막야만 아니었더라도…….’

검왕이 지닌 쌍검, 간장·막야.

청색과 홍색을 띠는 두 검은 각자 S급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지만.

같이 사용되면 SSS등급으로 급이 훌쩍 오르는, 쌍검 전용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 두 검에는 ‘불복하는 자’라는 특성이 있어서, 복종과 광신의 상태이상이 먹히질 않았다.

‘그래도 두 검을 포기하게 할 순 없지.’

현재 나와 있는 SSS급의 쌍검은 간장·막야가 유일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무기가 나오면 모르되, 그전까지는 저걸 사용하게 놔둬야 했다.

뚜벅. 뚜벅.

시즈루는 별채로 걸어가며, 수많은 사람들과 통화를 나누었다.

“어머. 네. 총리대신님. 별일 아니랍니다. 저 믿으시죠?”

“방위대신님. 도와줄 일 없냐고요? 전 괜찮아요. 다만 조금 자중해야 할 것 같네요. 다케다는 어쩌죠? 아…… 방위대신님께서 처리해 주신다구요? 네. 부탁드려요.”

“회장님. 또 투자를 해 주신다고요? 괜찮은데…… 아카식 페이지 세 장 정도야. 저한테 별로 부담되지 않는 거 아시잖아요? 어머. 벌써 계좌에 넣으셨다니요? 참, 성격도 급하셔라.”

일본 정재계의 고위급 인사들이, 이번 사건을 보고 그녀를 걱정한 것이다.

일본에서 그녀의 영향력은, 이번 사건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고위급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자기가 지원해 주겠다고 하면서, 그녀를 후원했다.

‘아카식 페이지 날린 건 금방 회수하겠네.’

그녀는 통화를 마친 후, 별채의 문을 열었다.

아카식 페이지야 후원으로 메우면 되지만, 중요한 문제가 남았다.

‘이번 분신은 좀 더 신경 써서 만들어야겠어.’

한국으로 파견 보냈던 분신 주은지는, 처음 만든 거라 그런지 너무 완성도가 부족했다.

능력 부족으로 성지한을 장악하지 못해서, 자신의 존재만 전 세계에 드러나지 않았나.

이번엔 분신이 될 육신을, 쓸 만한 몸뚱이로 골라야 할 것 같았다.

‘그러기에…… 딱 좋은 몸이 있지.’

그녀는 아카리를 떠올렸다.

분신의 몸을 완전히 희생해서 튜토리얼의 금제까지 풀어 줬는데.

실버에게 꼴사납게 패배하고 도망친 여닌자.

아카리는 더 이상, 시즈루에게 쓸모 있는 패가 아니었다.

“빨리 오렴. 아카리.”

그녀의 눈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   *   *

한편, 집에 돌아온 이후 잠에서 깨어낸 성지한은.

[24시간 내 조회 수 100만을 달성했습니다.]

[일반 업적 ‘세계가 주목하다(1)’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10,000을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24시간 내 조회 수 500만을 달성했습니다.]

[일반 업적 ‘세계가 주목하다(2)’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20,000을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24시간 내 조회 수 1,000만을 달성했습니다.]

[일반 업적 ‘세계가 주목하다(3)’을 클리어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30,000을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채널의 구독자가 1,000,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일반 업적, ‘구독자 모집 (4)’을 클리어했습니다.]

[업적 포인트 50,000을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두 눈을 깜빡이며, 쏟아지는 업적 달성 메시지를 확인했다.

대체 뭔 난리가 난 거야?

‘조회 수가 천만이 넘었다고? 그게?’

어느 정도 주목은 끌 거라고 생각했는데, 24시간 천만이라니.

거기에 구독자도 어느새 백만이 되었다.

성지한이 상태창을 공개하기로 약속한 백만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루아침에 업적 포인트 11만을 벌었군.’

업적 포인트 7만을 모아서, 클래스 아처를 추가하겠다고 마음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거늘.

벌써 목표를 달성해 버렸다.

‘좋아. 그럼 바로 4번째 클래스를 추가한다.’

성지한은 업적 상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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