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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63화 (63/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63화>

*   *   *

“어…… 이, 이건…….”

“자기 길드처럼 열심히 하려면 지분이 좀 있어야겠죠.”

지분 20퍼센트.

예상대로 이하연은 갑자기 받은 지분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2, 20퍼센트라니. 너무 과해요!”

“능력에 걸맞게 드린 겁니다.”

사실 지분 20퍼센트 정도라 해도 이하연의 가치에 걸맞은 것도 아니다.

이민자에 얼굴엔 철가면을 쓴 도박 중독자가 아메리칸 퍼스트의 2군 길드 길드장을 한 건 그녀의 기프트가 그만큼 엄청났기 때문이다.

‘신생 길드 지분 20퍼센트로 성장 버프 셔틀을 묶어 두면, 싸게 먹히는 거지.’

거기에 원래의 목적대로 대기 길드를 업적 포인트 회수&버프용으로 쓰고 끝내 버린다면, 그녀에게 실질적으로 준 건 아무것도 없게 되는 셈이다.

성지한은 속으론 그리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지분 드린 만큼 열심히 해 주세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아…….”

그런 속내는 전혀 모르는 이하연은, 성지한의 인정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분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이걸 20퍼센트나 통 크게 주다니.

서포팅 기프트를 이렇게까지 대우해 주는 사람이 지금껏 있었던가.

‘오빠랑…… 완전히 달라.’

특히 어제 능력에 대해선 제대로 듣지도 않던 오빠와 완전히 대비돼서 그런지, 괜히 감정이 벅차올랐다.

“알겠습니다! 저, 정말. 열심히 할게요!”

이하연이 눈물을 글썽이면서까지 열의를 불태우자, 성지한은 괜히 떨떠름한 느낌이 들었다.

그냥 버프 셔틀만 하고, 길드야 적당히 굴러가기만 해도 되는데.

‘……10퍼센트만 줄 걸 그랬나? 신생 길드 지분이 뭐라고 왜 이렇게 불타는 거지?’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그로서는 괜히 일이 커지는 건 아닌가 불안해졌다.

그리고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당장 길드 사무실부터 마련할게요. 소드 팰리스에 공실 있던데, 아. 혹시 이사 계획 있으신가요?”

“뭐, 이사 가도 조금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럼 일단 여기 오피스부터 빌릴게요.”

“그래요…… 자금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로버트 게이츠에게 받은 후원 자금은 남았으니, 오너로서 투자하겠다고 말했지만.

“아니예요. 지분 받은 것도 있는데 어떻게 그러겠어요? 20퍼센트 몫은 해야죠. 제가 마련할게요. 대신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겠지만요…….”

이하연은 자신이 직접 내겠다고 하며,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길드 공식 배틀튜브를 개설하도록 해요. 그래서 거기서 나오는 수익과, 광고 협찬을 받아 운영비를 충당할게요. 오너님.”

“아. 뭐…… 그러세요.”

“그런데 오너님? 그런데 죄송하지만, 초반에는 길드 배틀튜브에 얼굴 좀 자주 비춰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오너님 구독자로 초반에 기대야 할 것 같아서요.”

“자주는 못합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이면 충분해요.”

“그 정도면야…….”

일이 점점 커져 간다.

성지한은 의욕이 넘치는 이하연을 보고, 괜한 짓을 한 건가 잠깐 후회했지만.

‘아니…… 오히려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하는 게 좋지. 길드 업적을 더 빠르게 깰 테니까.’

일단은 열심히 활동하는 길드 마스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대기 길드는 인원을 더 늘릴 생각은 없으시죠?”

“그렇습니다. 성장률에 가장 중점을 둔 길드니까요.”

“좋아요. 그럼 길드 컨셉은 유망주를 키우기 위한 육성형 길드로 가야겠네요…… 오너님. 혹시 길드원으로 생각하는 사람 있으신가요?”

“세아는 당연히 들어가고. 거기에 한 사람 더 있습니다.”

성지한은 SSS급 기프트 ‘축구의 신’을 지닌 디에고 마시드를 떠올렸다.

길드도 만들었으니, 그에게 연락을 할 때였다.

“그럼 자리가 6자리 남네요?”

“그런 셈이죠.”

“하면 자리가 꽉 찰 때까지만 가영이를 임시적으로 넣어도 될까요? 월급은 안 주셔도 돼요. 이성 길드에서 챙겨 줄 테니까.”

“아가씨……!”

옆에서 묵묵히 서 있던 임가영은 화들짝 놀랐다.

아니, 안 그래도 지금 이성 길드에서 유망주로 최고급 대우받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신생 길드로 이동하라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뭐, 임시라면 괜찮습니다.”

“고마워요. 오너님.”

“저는 안 괜찮습……!”

“쉿. 행운인 줄 알아.”

이하연의 강력한 푸쉬로 인해, 강제적으로 대기 길드에 가입하게 된 임가영.

그녀는 이때까지만 해도 행운은 무슨 행운이냐며 속으로 불퉁거렸지만.

[대기 길드 소속이 되었습니다.]

[성장률 증가 효과를 받습니다. 성장률이 220퍼센트 증가합니다.]

[경험치 획득량이 30퍼센트 증가합니다.]

‘이게…… 뭐야?’

이번 이동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는, 시스템 메시지를 보곤 바로 깨닫게 되었다.

*   *   *

소드 팰리스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대형 슈퍼마켓.

“세, 세아야.”

장을 보고 있던 윤세아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희수?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

“너 만나러 왔어. 계속 네 전용 엘리베이터 언제 내려오나 기다렸어…….”

거기에는 고개를 푹 숙인 김희수와.

다리에 깁스를 한 채, 절뚝거리면서 걸어오는 김인식이 있었다.

둘 다 얼굴이 파리한 게, 이번 사태로 얼마나 곤혹을 치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세아야…… 이번일…… 내가 다 잘못했어!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줘!”

“저도 잘못했습니다……!”

“아. 그래? 아저씨, 이 살치살 주세요.”

두 사람이 고개 숙여 사과하자, 윤세아는 고개만 까닥이고 다시 쇼핑을 시작했다.

무시.

김희수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겉으로는 더욱 고개를 숙였다.

“세아야. 제발…… 나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어. 우리 그래도 친구였잖아.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

쇼핑하는 윤세아의 옆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계속 용서해 달라고 읍소하는 김희수.

일부러 무시했는데도 오히려 저자세로 나오는 걸 보니, 집안에서 제대로 혼쭐이 난 모양이었다.

‘귀찮네.’

정작 윤세아는 성지한의 방송 이후, 김희수에게는 이제 별 감정이 없어졌다.

오히려 미안하다고 하면서 옆에서 계속 질척거리는 상황 자체가 귀찮았다.

“알았어. 사과 받아 줄게.”

“정말…….”

이렇게 간단히?

김희수가 놀라 눈을 뜨자, 윤세아는 등을 휙 돌렸다.

“어. 그러니 이제 그만 따라와. 성가시니까.”

“읏…… 그럼. 네 삼촌이 방송하실 때, 우리랑 합의했다고 말씀해 주시면 안 될까?”

“삼촌이 왜? 너희 신문에서 내보내면 되잖아.”

“그게, 좀…….”

신문의 지면상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싫은 건가.

윤세아는 저들이 왜 굳이 직접 와서 사과하는지 대강 짐작이 갔다.

“이야기는 해 볼게.”

삼촌은 안 해 줄 것 같지만.

윤세아는 그 말까지는 굳이 꺼내지 않았다.

그럼 더 귀찮게 달라붙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고, 고마워!”

“감사합니다…….”

“그래. 그럼 볼일 끝났으면 가.”

절뚝거리는 김인식과 함께 슈퍼를 떠나는 김희수.

윤세아는 쇼핑을 마치고, 성지한에게 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잘했어. 귀찮게 하면 일단 떼어 내야지.”

“방송에서 합의했다고 말해 줄 거야?”

“아니? 내가 왜? 자기네들 신문에 사과문 올리라 그러지.”

“그럴 줄 알았어.”

역시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고 생각하며, 윤세아는 화제를 전환했다.

“근데 삼촌, 진짜 길드 만들었어?”

“어.”

성지한은 그러며 길드 컨셉에 대해 설명했다.

길드 인원 확장은 하나도 찍지 않은 채, 성장률 증가에만 올인한 육성형 길드.

현재 실버 등급인 대기 길드는 성장률 증가에만 10포인트를 다 투자해서, 성장률 증가 레벨이 11이었다.

“거기에 서포팅 기프트를 지닌 이하연 씨가 길드 마스터로 들어오니 성장률 증가 옵션 효율이 두 배로 늘어났어. 경험치 증가 옵션은 덤이고.”

“육성형 길드라니…… 예전에 성장률 증가 옵션에 대해 몇 번 연구하다가 사장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젠 다를 거야.”

“그래? 근데 대기 길드 이름…… 설마 대기만성 때문에 이렇게 지은 거야?”

“응. 그런데?”

“……너무 대충 지은 거 아니야?”

성지한의 즉답에 윤세아는 툴툴거리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자신을 생각해서 이름을 그렇게 지은 게 아닌가.

그렇게 길드에 가입한 윤세아는, 곧 눈이 휘둥그레졌다.

“헐. 성장률 증가 효과가 왜 이래?”

“이제 단련할 때 효율이 더 좋아질 거야. 이제 훈련해서 스탯 올라가는 속도도 빨라지겠지.”

“응. 안 그래도 체력 1 올랐어.”

“벌써?”

성지한의 미간이 좁혀졌다.

윤세아가 각성한 건 25일.

지금이 30일이니, 훈련에 들어간 날짜는 얼마 되질 않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스탯이 올랐다고?

‘아무리 대기만성의 효과가 있다고 해도, 엄청난 속도군. 이건…… 타고난 재능이 있는 거야.’

이제 길드의 버프까지 뒷받침되면, 얼마나 더 빠르게 성장할까.

그렇게 기대감을 품고 있는 성지한에게, 윤세아가 물었다.

“삼촌. 10레벨 전까지 체력 10을 훈련으로 올리면 레어 스탯을 얻는다고 했지?”

“어. 각성 후 100일 안에, 10레벨이 되기 전에. 훈련으로 체력 10이 올라야 해.”

레어 스탯 ‘근성’.

체력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미래에서는 레어 스탯 중 가장 먼저 대중적으로 습득 방법이 알려진 능력치였다.

스탯 효과는 체력 효율 두 배.

능력치를 얻는 방법은 심플했지만, 각성 후 100일 안이라는 조건이 까다로워서 육성형 길드가 자리 잡기 전에는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방법을 알아도 얻을 수 없었던 스탯이었다.

“나, 그럼 9월 리그는 참가하지 말까? 체력 10 올리기 전까지는.”

“아니. 인게임에서 훈련하는 게 더 효율이 좋아. 그리고 네 기프트 특성상 그때그때 게임해야지.”

“하긴…….”

“그러니 9월 리그 참가는 강남 3에서 해.”

강남 3 에어리어.

여기는 최고의 유망주들만 모인 강남 1과는 달리, 즐겜 유저들이 모인 곳이었다.

서바이벌 맵 콜로세움에서 엘프 사진을 찍는 사람이나, 디펜스 맵 탑에서 떨어져 등반 챌린지를 하는 사람 등등.

별의별 사람이 다 있어서, 리그의 난이도가 강남 1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여기라면 게임 안에서 체력 훈련해도 누가 뭐라고 안할 거야.”

“응. 인게임에서 운동하면 되는 거지?”

“어. 지금보다 더 빡세게.”

성지한이 그렇게 윤세아의 훈련 방향에 대해 토의를 하고 있을 무렵.

부르르르-

그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이하연에게서 온 전화였다.

[오너님!]

“그냥 지한 씨라고 불러요.”

[어찌 제가 감히 그러겠어요. 20퍼센트 지분의 은혜를 갚을 때까진 오너님이라고 부를게요!]

“……맘대로 하세요.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아. 마시드 님이 길드 사무실로 오셨어요. 오너님과 조카분만 내려오시면, 길드 배틀튜브로 실시간으로 길드 소개를 할까 해요.]

“벌써요?”

아니, 길드 운영하라고 지분을 준 게 어젠데.

하루 만에 사무실 차리고, 길드 소개 영상까지 스트리밍이라니.

일 처리가 전광석화였다.

[네. 오너님도 같이 배틀튜브 열어서 길드 영상 찍으셔야지 홍보가 되니까, 꼭 내려와 주세요!]

성지한의 구독자 없이는, 배틀 튜브 영상을 찍어 봐야 보는 사람이 거의 없을 터.

길드 홍보를 위해서는 성지한이 꼭 필요했다.

“알겠습니다. 내려가죠.”

그렇게 실버 1명에, 브론즈 둘.

리그 참여도 하지 못한 레벨 1 플레이어 둘이 포함된 조촐한 5인 길드가 PR을 시작했고.

-뭐냐 이건?????

-이 수치가 대체 어떻게 나와?

이날의 영상은, 업계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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