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레벨로 회귀한 무신-59화 (59/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59화>

*   *   *

25일 TOP 100 승급전 경기가 끝나고, 다음 날.

[세계 최강의 브론즈가 된 성지한! TOP 100 우승!]

[‘대마법사’ 배런 게 섰거라…… 진짜 섰네?!]

[전 세계에 동시 중계된 미국 해설자가 침을 튀기며 격찬한 플레이어가 4년 만에 TOP 100에 참가한 브론즈 플레이어인데 알고 보니 “대한민국인”]

[성지한의 기프트는 무엇인가? - 전문가들, ‘최소 SSS급’!!]

[美 해설자 크리스토프 曰, ‘성지한은 국가 차원에서 영입해야 한다’ 극찬 일색!]

[4년 만에 등장한 최강의 유망주! 세계인들 “대한민국의 저력은 어디까지인가?”]

[미국 시청자들,

“한국의 성지한이야말로 레전드 오브 리그!” 부러워해]

한국의 포털 사이트 및 SNS엔 모두 성지한에 관한 기사로 대홍수를 이뤘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인 플레이어가 TOP 100 경기 참가한 건 4년 만이었고.

여기서 우승을 쟁취해 낸 건, 지금껏 검왕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없었으니까.

갑작스럽게 나타난 초신성!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했다.

-키야아아아~ 쭈모오오오! 이게 얼마만의 국뽕이오!!

-매국베팅하고 천만 날렸습니다... 배런 개허접이었네요 ㅠㅠㅠㅠ-브론즈 진입 한 달 만에 승급한 것도 놀라운데, TOP 100에서 우승. 진짜 기프트가 뭐지?

-성지한~~ 채널~~ 구독자 100만~~~ 달성하면 공개한답니다~~ 다들 ~‘좋댓구알’~ 눌러 주세요^^7-뭐야. 벌써 구독자 30만이네? 이제 갓 실번데?

-말 그대로 ‘갓’ 실버넼ㅋㅋㅋ

전 세계에서 지켜본 TOP 100 승급전.

여기서 놀라운 결과를 보여 준 성지한의 채널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가파르게 구독자를 늘려 가는 중이었다.

그뿐인가.

해외의 배틀넷 관련 뉴스에서도 성지한의 소식은 플래티넘 리그 승급전의 우승자와 함께 포털 사이트 1면에 장식되고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었다.

-근데 크리스토프가 자꾸 미국이 데려가야 한다고 ㅈㄴ 입털던데 진짜 미국 가진 않겠지?

-킹능성 있지. 길드도 없는데?

-그러네ㅋㅋㅋ 일부러 길드 가입 안 한 게 몸값 높이려고 그랬나?

-검왕도 일본 갔는데 성지한까지 빼앗기면 한국 노답임-이럴 거면 소드 팰리스 그냥 성지한한테 줘라 └미친놈아 그게 얼만지나 알고 하는 소리냐?

└그럼 뭘로 붙잡을 건데? 소드 팰리스만한 게 있냐?

└ㅋㅋ이러다 동북아 리그 꼴찌하고 뒤지는 거지 뭐

“리플 엄청 많네…….”

김희수는 괜히 욱신거리는 눈썹을 매만지며 표정을 찌푸렸다.

성지한.

TOP 100에 나갈 때만 해도 우승까지 할 줄은 몰랐다.

‘매니지먼트를 대행하겠다고 한 거…… 괜히 했나?’

작은 삼촌이 운영하는 대한일보 계열의 광고 대행사.

여기서는 배틀넷 플레이어들의 연예계, 광고업계 활동 매니지먼트도 같이 하고 있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별로 평가가 좋지 않았는데, 대기업을 등에 업은 삼촌(사장)이 하도 갑질을 해 대서 그랬다.

‘그래도 고소하겠다고 펄펄 날뛰던 삼촌 말리려면 그 수밖에 없었지.’

김희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때 그냥 고소하라고 내버려 뒀었다간 지금에 와서 엄청난 역풍을 맞았을 것이다.

다만…….

-관리국장 측에서 노발대발하면서 연락이 왔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성지한이 큰 무례를 저지른 모양이더군.

“……그래요?”

-어. 윤세아 기사 꼭 풀라고 신신당부하더라.

어젯밤에 걸려 온 삼촌과의 통화를 떠올린 김희수는 괜히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성지한이 우승한 후, 커뮤니티에 드러나는 인기가 예상보다 너무 좋았던 것이다.

‘검왕 사태 이후, 국뽕으로 쓸 만한 게 없긴 했지.’

한국에 성지한보다 레벨 높고 강한 사람이야 많지만, 같은 등급 내에서 그만한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브론즈 승급전에서의 성적이기는 하지만, 압도적인 차이로 1등을 쟁취하지 않았던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제 기사가 올라갈 때네.’

대한일보 단독 보도로 나가는 기사.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검왕의 딸, 윤세아의 기프트에 대한 내용인 만큼,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이다.

이걸 풀면, 성지한과는 완전히 척을 지게 되겠지.

김희수는 다른 보도 기사들의 댓글을 바라봤다.

-성지한 소드 킹 대신 두유노 클럽 가입 가능?

└소드 킹은 씹 검왕 묻히지 마라

└이미 전 세계 배틀넷 커뮤니티 불타고 있는데? 이미 두유노 클럽 vip 등극한 지 오래임ㅋㅋ└ 근데 그건 성지한이 한국인이어야 의미 있는 거 아닌가....ㅠㅠ└ 아 ㅅㅂ 부정 탄다 개소리 자제요

성지한을 찬양하는 댓글을 보면 볼수록, 뜻모를 불안감이 차올랐다.

김희수의 손끝이 잘게 떨렸다.

괜히 기사를 내서, 가만히 있는 벌집을 건드리는 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어차피 지 욕하는 것도 아니고 윤세아 기산데. 뭐 어쩔 거야!’

그래.

지금이야 주목받았다고 해도 어차피 겨우 실버잖아!

거기다 대한일보씩이나 되는 회사가 실버 따위한테 어떻게 될 리가 없잖아?

[(단독) 검왕의 딸, 폐급 기프트를 받다?]

그렇게 포털 사이트에 단독 기사가 올라왔다.

-와. 검왕 딸이 수능 본다고?

-기프트가 얼마나 구리면 수능을 보냐 ㅋㅋㅋㅋ

-애비가 SSS급이었는데, 기프트는 유전이 아닌가 봄?

-그래서 기프트가 뭔데?

순식간에 리플이 주르륵 달려 나왔다.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대한일보의 기사는 성지한의 우승 기사와 함께 ‘사람들이 많이 보는 뉴스’ 탭으로 올라왔다.

역시 검왕 관련된 기사라 그런지, 기대 이상의 흥행이었다.

김희수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키보드를 두들겼다.

-같은 학교 학생임. 학교 다닐 때 검왕 딸이라고 유세 부리고 다니더니 꼴좋네. 어쩐지 소리 소문 없이 자퇴서 내고 사라졌더니만ㅋㅋㅋㅋ

대한일보 기사에 적당히 불 붙을 만한 리플도 달아 주기까지 하면 대한일보의 일은 끝난 거나 다름없었다.

현대 사회에서의 가십거리는 그야말로 ‘발 없는 천리마’나 다름없었으니까.

소식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퍼져 나갔다.

언론사들의 급전은 물론, 수많은 사이버 렉카나 가십 좋아하는 누리꾼들이 총출동하여 윤세아에 대한 이야깃거리들을 올려 댔다.

그리고.

대중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애가 불쌍하긴 하네. 나름 기대했을 텐데 수능 봐야 할 기프트라니 └불쌍하긴 뭐가 불쌍하냐? 기프트 없어도 500억 부자임ㅋㅋㅋ-[블라인드된 코멘트입니다.]검왕이 이걸 예측하고 자식 버린 거임?ㅋㅋㅋㅋ└ 선 ㅈㄴ넘네;;

윤세아를 불쌍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조소를 보내는 이도 많았다.

익명성의 뒤에 숨어,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싶은 저열한 심리가 그녀를 향해 발동된 것이다.

윤세아가 욕먹는 리플들을 감상하던 김희수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꼴좋네.’

악플을 보다 보니, 머리카락이랑 눈썹이 뽑힌 이후 생겼던 화병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하루 동안 윤세아가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걸 즐겁게 지켜보던 김희수는.

[성지한입니다.]

다음 날, 성지한이 배틀튜브 생방송을 틀었다는 소식을 듣곤 부랴부랴배틀튜브 사이트에 접속했다.

‘구독자 50만…….’

승급전의 영향으로 어마어마하게 늘어 버린 배틀튜브 구독자 수.

김희수는 그걸 보고 아쉬움을 느꼈다.

이 인간이랑 계약했으면 대박이었을 텐데.

“윤세아 이야기나 불태워야겠네.”

어차피 떠나간 버스는 어쩔 수 없는 노릇.

그렇게 생각하며 성지한의 라이브를 지켜보던 김희수는.

“……어?”

화면에서 성지한과 함께 앉아 있는 윤세아를 볼 수 있었다.

‘왜 이렇게 여유로워?’

윤세아의 표정은 김희수의 예상과 달리 밝기만 했다.

왠지 모르게, 불길했다.

*   *   *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배틀넷 게임이 아닌 현실에서 인사드리게 되는군요.”

성지한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소드 팰리스에서는 두 번째의 방송.

처음 검왕 관련 문제로 시청자들에게 허리 굽혀 사과했을 때와는 180도 다른 당당한 태도였다.

-오 성지한이다!

-우승 축하드려요!

-성. 당신은 미쳤어! 돌았다고!

-배런에게 건 내 백만 달러 돌려줘어어어!!

-구독자 100만 되면 기프트 볼 수 있는 것 맞습니까?

-근데 왜 공개 안 하는 겁니까?

채팅이 끝도 없이 올라온다.

한국 사람들의 채팅은 물론.

외국인들의 번역된 채팅도 수없이 올라왔다.

배틀 튜브 자체가 외계의 기술이라 그런지, 번역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다만, 번역된 채팅의 끝에는 국적이 표시되어 있어서 국적을 구분할 수 있었다.

지난 방송과는 완전히 달라진 채팅창 분위기에 한국 시청자들이 당황해했다.

-구독자 숫자 늘어나는 거 실화임?

-뭐야 외국인 왜 이렇게 많아?

아닌 게 아니라, 올라오는 채팅의 절반 이상이 외국 국적이었기 때문이다.

성지한에게 쏠린 관심이 엄청나다는 걸 보여 주는 방증이었다.

“우승 축하 말씀 감사합니다.”

성지한은 정신없이 올라오는 채팅에 하나하나 감사를 표한 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오늘 이렇게 방송을 튼 게 된 건, 어제 한 언론사에서 제 조카에 대한 음해성 기사를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성지한의 말이 끝나자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는 윤세아.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띤 그녀의 얼굴은, 생각 외로 밝았다.

-아 그래서 윤세아도 나왔구나

-여전히 고우시다...ㅜㅜㅜㅜ

-솔직히 기프트 구려도 그냥 저 외모로 연예인하면 되지 않음?

-ㄹㅇㅋㅋ거기에 오백억 부자ㅋㅋㅋㅋ

-나 같으면 기프트 괜찮아도 플레이어 안 할 듯 ㅋㅋㅋ

채팅창의 분위기는, 윤세아 정도면 뭔 상관이냐는 기류로 흘러가고 있었다.

-미친놈들 무슨 저런 얼굴로 연예인이야? 눈 뒀다 뭐 함?

-수능 봐야 할 정도의 기프트면 검왕이 딸 버리고 간 것도 납득 쌉가능 ㅋㅋㅋㅋㅋ

물론 윤세아를 조롱하는 채팅도 간간이 나오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소수.

성지한의 본진이나 다름없는 채널이기에, 대부분 윤세아에게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그래도 세아의 기프트가 안 좋은 거라는 생각은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군.’

어제의 기사가 워낙 널리 퍼져서 그런지.

다들 윤세아의 기프트에 대해선 다들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서 헤르메스의 외눈 안경으로 드러난 대기만성 기프트를 보여 주면 여론은 반전되겠지.’

거기에, 이쪽에서 가지고 있는 자료는 많았다.

-삼촌. 이거, 녹음 파일.

어제 배틀넷 관리국장과 사단이 났을 때, 윤세아가 몰래 녹음해뒀던 녹음 파일도 있었고.

-아, 거기에 경비 아저씨한테 얻은 것도 있어.

대한일보 측에서 시비 걸던 남자의 다리를 분질렀을 때.

그 전 과정을 경비원이 폰 카메라로 몰래 찍었던 영상도 있었다.

‘이걸 다 공개하면 상황 자체는 뻔해지겠지만…….’

뭔가 아쉽다.

더 임팩트를 주었으면 좋겠는데, 화룡점정이 될 포인트 하나가 부족했다.

그때.

빠바바바밤!

[R.E.Gates가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플레이어 성. 당신의 플레이,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빠바바바밤!

[R.E.Gates가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저는 아메리칸 퍼스트 길드 소속 스카우트, 로버트 게이츠입니다.]

빠바바바밤!

[R.E.Gates가 100,000GP를 후원했습니다.]

[쪽지함을 열어 주십시오.]

갑자기 금융폭격이 쏟아졌다.

-이 채널 후원 최소 GP는 1만 아녔냐?

-게이업!게이업!게이업!!!!!!!!!!

-ㅅㅂ게이츠업이야미친놈아

-……10만 GP? 3번? ...3억?!

-ㅋㅋㅋ인생 존나 쉽누

-아메리칸 퍼스트... 미국산 금융 치료... 이건 매우 귀하군요...

‘호오.’

성지한은 이를 보며 눈을 빛냈다.

로버트 게이츠는, 그도 잘 아는 이름이었으니까.

‘로버트로 인해, 무대가 완성되겠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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