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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31화 (31/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31화>

“와, 구독자가 20,000명이 넘었네?”

“벌써 그 정도로 올랐습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8천 명이었는데, 2배가 넘게 뛰어올라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성지한에게 관심도가 높아지는 상황.

이하연은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으으…… 뭐 이렇게 빨리 떡상하는 거야? 이러다가 미국이나 중국에서 돈 싸 들고 영입하러 오겠어.”

“신 자위대의 대머리도 자꾸 작업하더군요.”

“맞아! 채팅 보니까 징그럽던데. 그래도 그쪽은 검왕 때문이라도 성지한이 안 가겠지. 걱정되는 건 미국이나 중국 쪽 길드야. 거긴 쏘는 돈 단위가 다르잖아.”

“그건 그렇습니다.”

이하연은 초조한 마음에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베팅하다 말릴 때면 나오는 습관.

임가영은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가씨, 그거 하지 마십시오.”

“어, 뭐?”

“손톱 깨무는 거요. 아가씨가 그 버릇 해서 좋은 결과 못 봤습니다.”

“윽…… 꼭 그런 건 아니거든?”

그러면서도 얼른 입에서 손을 뺀 이하연.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안 되겠어. 가영아!”

“…….”

“미리 주차장 가 있자. 가서 텐트 치고 있자.”

“……저도 가는 겁니까?”

“당연하지! 나만 혼자 가라고? 무섭게?”

“배틀넷 아카데미 하면 치를 떠시더니…….”

학비는 비싸게 받아 놓고, 똥 같은 기프트를 줬다면서 양주를 퍼마시던 이하연의 과거가 떠올랐다.

다시는 배틀넷 아카데미 근처에도 가지도 않을 거라고 엄포를 놓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성지한이 그럴 가치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냥 아침 일찍 나가면 될 것을, 뭐 하러 거기서 잠까지?

임가영은 폭주하려는 이하연을 말렸다.

“아가씨! 거기서 자면 못생겨집니다. 풀 세팅하고 가셔야죠.”

“무슨 소리야, 나 생얼도 괜찮아!”

“그렇게 까였지 말입니다.”

“칫……!”

성지한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최상의 상태로 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알았어. 근데 자기는 전화번호 모른다고 하지 않았나?”

“축구공 차던 남자한테는 알려 주려고 했습니다.”

“으으, 그 인간. 알고 보니 남자를 좋아하는 건가?!”

“그걸 테스트해 보기 위해서라도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알았어. 텐트는 취소.”

결국 이하연의 텐트 작전은 무사히 저지될 수 있었다.

*   *   *

[이번 미션은 서바이벌입니다.]

콜로세움 맵.

성지한이 이미 예전부터 압도적으로 찍어 눌러 버린 게임이었다.

-끝났누

-오늘도 학살극 가나요~~

-아 서바이벌 노잼인데ㅋㅋㅋ

-ㄹㅇ 너무 손쉽게 끝남

성지한의 방송에 들어온 시청자들은 이미 들어왔을 때부터 결과를 예상했다.

플래시 골렘도 반으로 베어 버린 성지한인데, 브론즈에게 생채기라도 나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서바이벌에 참가한 다른 플레이어들도 마찬가지.

“아. 성지한이다…….”

“망할! 재수 더럽게 없네!!”

“왜 이 시간에 게임을 하고 있어……!”

갑옷은 고사하고 추리닝 차림의 성지한을 보고 표정을 일그러뜨린 플레이어들은.

[게임이 곧 시작됩니다.]

“튀어!”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사방으로 달려 나갔다.

첫 데스는 곧 꼴등으로 기록되기에, 페널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발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안하게 됐어.”

무명신공無名神功

보법步法

섬천뢰보閃天雷步

성지한은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그들의 뒤를 순식간에 쫓았다.

“히. 히이익……!”

분명히 저 뒤에 있었는데?!

발걸음을 떼려는 타이밍에, 어느새 눈앞에 서 있는 성지한을 보고 유령이라도 본 듯 비명을 지르는 플레이어.

푹!

성지한은 가볍게 그의 무기를 뺏어 스코어를 올린 후.

바로 도망치는 다른 플레이어들을 추격해 나갔다.

-그냥 압살하네

-이런, , , 강남1ㅡ플레이어들이, , , 맞서진, , , ㅡ못할망정, , , 추하게ㅡ도망치다니!ㅡ쯧!

-맞서 싸워 봤자 1초 컷임 ㅋㅋㅋ

-ㄹㅇ그래도 튀면 열 놈 중 한 놈은 살잖아ㅋㅋㅋㅋ

양떼 속에 들어온 늑대처럼, 한 편의 학살극을 펼치고 있는 성지한.

이 게임의 결과는, 누가 보더라도 뻔했다.

[서바이벌 게임에서 1등을 기록했습니다.]

오늘 게임의 맵이 서바이벌인 이상, 당연한 결과였다.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의 반응도 이젠 심드렁했다.

-역시 1등~ 오늘도 상태창은 못 보네

-서바이벌 맵인데 당연하지

-다들 성지한 뜨자마자 도망가는 거 봤냐?

-나 같아도 도망감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게임이 종료된 뒤.

성지한이 채팅을 볼 수 있게 되자, 쪽지함을 열어 달라는 다케다의 글이 도배되기 시작했다.

-성 상…… 너무 강해요! 역시 당신은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에용♥ 쪽지함을 열어 주시면, 제가 화들짝 놀랄 만한 제안을 해 드리겠습니당……♥-ㅡㅡ;; 저 인간 성지한 게임할 때는 별말 안 하더니…… 진짜 영입하려고 안간힘 쓰네 -검왕 데려가 놓고, 이제 유망주까지 쓸어 가려고 하냐? 지독하다 진짜 -한국인이면 제발 일본만은 가지 맙시다!!

줄줄이 올라오는 채팅을 잠시 바라보던 성지한은 짧은 말로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네, 안 갑니다.”

*   *   *

[1등 보상으로 경험치와 GP 획득 증가량이 50퍼센트 상승합니다.]

[게임에서 1등을 연속 5번 달성했습니다.]

[경험치와 GP 획득 증가량이 200퍼센트 상승합니다.]

[레벨이 2 올랐습니다.]

[GP 3,000을 획득합니다.]

보상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5회 연속 1등 보상을 받아, 13레벨에서도 레벨이 2나 올라 15레벨이 된 것이다.

하지만 성지한은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업적 포인트 수확이 없었어.’

저번 서바이벌 맵에서 10킬 달성 업적까지 깨 놔서 그런지, 이번 게임에서는 레벨 업과 GP획득만 있었을 뿐 업적 포인트 획득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하나 성지한은 더 이상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는 다르니까.’

[15레벨이 되어, 게임 맵 ‘던전’이 개방되었습니다.]

던전.

처음 배틀넷에 접속할 때부터 가능한 서바이벌과 디펜스 모드와는 달리, 15레벨이 되면 개방되는 3번째 게임 맵이었다.

‘여기서부터 진짜 팀플 게임이지.’

던전은 단순히 강하다고 해서 클리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다.

각종 함정과 미로, 퍼즐을 깨면서 진행해야 했기에, 합이 잘 맞는 파티원의 존재가 필요했다.

그래서일까.

15레벨이 되면 개방되는 요소가 또 하나 있었다.

[길드 콘텐츠가 개방됩니다.]

[이제부터 길드원과 함께 파티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파티 플레이 맵이면 그 어디든 길드원들과 함께 팀을 맺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부터는 길드가 반필수적이지.’

길드원끼리 꾸린 길드 파티와 일반 플레이어가 뒤섞인 공개 파티.

어디가 더 성적이 좋을지는 누가 봐도 예상이 가능했다.

단적으로 저번처럼 검왕가의 사주를 받은 트롤러가 나온다면, 미션을 아예 클리어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성지한은 아직 길드에 들 생각이 없었다.

‘길드 마스터 업적을 깨야 해.’

게임 외에서도 다양한 방면에서 수급이 가능한 배틀넷 업적 포인트.

지금까지는 배틀튜브에서 많이 획득했다면, 그 이후에 업적 포인트를 수급할 곳은 바로 길드 관련 업적이었다.

‘실버 이상이 되어야 길드를 만들 수 있으니, 그때까진 어디에도 소속될 수 없어.’

길드에 가입하면 지금 당장이야 좋을 것이다.

성지한의 실력과 잠재력이면 천문학적인 계약금에 연봉, 최고급 장비 지원 등 온갖 편의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어차피 능력만 갖추면 다 따라오는 것.

성지한은 확고부동한 1등을 위한답시고 길드 마스터 업적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어쨌든 지금 당장은 길드 없이 던전에 가야 해.’

성지한은 8월의 브론즈 던전을 검색했다.

8월의 던전이 함정과 미로가 주된 컨텐츠라면 그냥 힘으로 돌파하면 그만이었지만.

파티원의 협조가 꼭 필요한 패턴이 있는 곳이라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8월의 브론즈 던전]

-정복자의 황릉

‘정복자의 황릉? 가물가물한데.’ 잘 기억이 나질 않는 던전이었다.

세계구급에서 놀던 자신인데, 10년 전의 브론즈 던전 따위를 기억하고 있을 리가.

성지한은 쓴웃음을 지으며 공략을 훑어봤다.

[정복자의 황릉은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하는 던전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전열을 담당하는 워리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함정과 미로는 적고 퍼즐 요소도 거의 없는 편이지만, 지하 7층의 정복자의 상 앞에서는 파티원 전원이 생존해 있어야 합니다.]

성지한의 표정이 굳어졌다.

파티원 4명이 모두 살아 있어야 던전을 깰 수 있다니.

‘성가시겠는걸.’

저번처럼 검왕가의 방해가 이어진다면, 이번에는 1등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미션을 깨지 못할 수도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성지한.

그는 이내 작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조건이면 가능하겠어.’

성지한, 오직 그만이 가능한 방법이 있었다.

*   *   *

신 자위대 일본 무역 상사 한국 지부 사무실.

다케다는 신 자위대의 상부와 한참 통화를 하고 있었다.

[다케다, 네 요청 건은 불가능하다.]

“하, 하지만 인사국장님도 보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보낸 영상을요!”

[플래시 골렘을 벤 것 말인가?]

“예! 아무리 버프를 받았다고 해도, 그건 브론즈에서 가능한 수준이 아닙니다. 그는 저희가 총력을 기울여 영입해야 할 대상입니다!”

[그건 내가 봐도 놀라웠지. 하지만 네가 말한 ‘그 방법’은 사용할 수 없네.]

국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 방법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보루야. 네 요청이 받아들여지려면 확실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근거라 함은 상태창 말씀이십니까.”

[그래. 자네도 잘 알고 있구먼.]

꽉 막힌 늙은이 같으니라고.

다케다는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아 냈다.

[다만, 내 개인적으로는 성지한이라는 플레이어에게 매우 흥미가 가는군.]

“그 말씀은…….”

[내 사재로 자네에게 자금을 지원해 주겠네. 그 돈으로 어떻게든 그의 상태창 정보를 알아봐. 상태창을 알아내기만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최후의 수단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다케다는 그 말에 저절로 허리를 굽혔다.

역시 현명하신 국장님!

인사부에서 오래 일하시는 덴 이유가 있다니깐.

“알겠습니다. 제가 꼭, 그의 정보를 알아내겠습니다!”

[그래, 믿겠네.]

뚝.

조심스럽게 수화기를 내려놓은 다케다는 눈을 빛냈다.

‘디펜스 때는 실패했지만…… 던전 맵에서는 꼭! 미끄러뜨리지요. 성 상!’

그렇게 돼서 상태창만 알아낼 수 있다면.

그래서 최후의 보루라 불린 방법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

일본은 검왕이라는 ‘현재’와 성지한이라는 ‘미래’를 모두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후후…… 기대되는군요.”

다케다는 즐거운 듯이 히죽히죽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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