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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15화 (15/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15화>

“성지한, 성지한이랑 같이 매칭이 됐어요, 제가!”

BJ 금빛은 손가락으로 성지한을 가리키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대박이다!’

요즘 채널 구독자 수가 정체 상태였는데, 이런 대박 소재를 콜로세움에서 발견할 줄이야.

그것도 바로 옆에서!

-어? 진짜 성지한이네?

-쟤 장비 왜 저러냐?

-금빛님. 성지한 저 새끼 당장 죽여 버리세요!

-검왕가 애들 또 발작하네.

-여자 때문에 친일파 된 새끼 왜 아직도 물고빰? 검왕가 진짜.

평소보다 채팅이 10배는 더 쏟아지며,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좋아.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금빛은 성지한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성지한 씨! BJ금빛입니다! 인터뷰 가능하신가요?”

성지한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뭐라 뭐라 허공에 대고 혼자 말하면서, 자신의 이목을 끌어 보려는 황금 갑옷의 남자.

성지한은 그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BJ로군. 그저 영상만 스트리밍하는 게 아니라 시청자와 소통 중인가.’

배틀튜브 스트리밍이야 배틀넷 플레이어들에게 있어선 흔한 일이었다.

지금은 계급상 사람들의 관심도가 적어서 많이 안 할 뿐, 실버 이상만 가도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배틀튜브를 병행하면서 인기와 GP를 얻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채팅창은 꺼 뒀지.’

찰나의 순간에 승부가 갈리는 배틀넷.

이 안에서 시청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려 들다가는, 정작 중요한 게임을 말아먹을 수 있었다.

‘아직 게임 시작은 하지 않았으니 저자도 채팅창을 끌지 모르겠지만…….’

어째 하는 행동을 보니, 게임 시작하고도 계속 입을 놀릴 것 같았다.

‘나도 플레이 영상은 켜 놔야겠군.’

굳이 시청자랑 떠들 생각은 없지만.

지금처럼 사람들의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을 때, 조회 수를 조금이라도 더 올릴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세아도 내 플레이를 봐야 하니까.’

그렇게 성지한은 자신의 플레이 영상을 실시간 송출하도록 배틀튜브의 설정을 바꾸었다.

“와~ 저 사람, 저 무시하는 거 맞죠?”

금빛은 자신을 무시하는 성지한을 보며, 시청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러자 주르륵 올라오는 채팅창.

-쳐다도 안 보네?

-캬~ 가차 없죠?

-금빛님. 미션, 미션 드리겠습니다!

[검왕luv52님이 시청자 미션을 보냈습니다.]

[플레이어 ‘성지한’을 죽여, 꼴찌로 만들어라.]

[보상 : GP 200]

GP 200.

1GP의 가격은 공식적으로는 1달러로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GP 200은 한화로 약20만 원이었다.

-검왕가 여러분! 저 건방진 새끼 조져야 해요!

-모두, , , 힘을, , 합칩시다!

[검왕luv777님이 시청자 미션을 보냈습니다.]

[플레이어 ‘성지한’을 죽여, 꼴지로 만들어라.]

[보상 : GP 300]

검왕가 한 명이 물꼬를 트자, 순식간에 다른 사람들도 시청자 미션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성지한을 죽이라는 미션에 걸린 보상이 1만 GP를 넘겨 버렸다.

원화로는 천만 원.

그걸 본 시청자들이 술렁거렸다.

-소오름;

-검왕가 애들 화력 개쎄네.

--틀-이 검왕가 주축이잖아. 대기업 회장 중에서도 검왕 팬 많고.

-와…… 방금 GP 2만 넘겼어.

순식간에 늘어나는 보상.

BJ금빛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대박. 대박. 대애애애박!’ 성지한이 검왕의 쌍검상을 부수고 난 이후, 검왕가가 그를 증오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GP를 쏟아부어서까지 죽이고 싶어 할 줄이야.’

정작 성지한은 죽어도 레벨 다운이 될 뿐이지만.

검왕가는 그걸 위해 생돈을 모금할 정도로 원한이 사무치고 있었다.

‘돈이야 뭐. 저도 차고 넘치지만 말이죠.’

돈보다는 이렇게 많은 GP가 미션에 걸린 것 자체가 이 채널의 신기록이었으니까.

BJ금빛이 희희낙락해하며 입으로 노를 저었다.

“아이고. 아이고. 이렇게 미션을 보내 주시다니! 그런데 말이죠. 저 금빛이~ 무서워요~ 저기 저 성지한 님이 ‘권기’로 쌍검을 부쉈잖아요? 제가 감히 이길 수 있을지…….”

-A급 장비로 도배한 놈이 엄살 봐라ㅋㅋㅋㅋㅋ.

-금빛이 바로 모터 다는 거 보소 ㄷㄷ

-GP, , , 3만으로도, , , 부족하더냐!

-이 채널 맞아요! 검왕가 님들!

-저 시청자 미션에 GP 버튼 누르시면 돼요!

검왕의 중년 팬들이 몰려온 걸까.

[보상 : GP 30,000]

[보상 : GP 40,000]

…….

GP 쌓이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플레이어 소환이 모두 끝났습니다.]

[게임을 시작합니다.]

‘아, 벌써 시작하다니요!’

조금만 더 있다 시작하지.

게임을 시작했다는 시스템의 음성이 너무 아쉬울 정도였다.

‘미션 목표가 성지한을 꼴찌로 만드는 게 아니었으면, 가지고 놀다가 죽일 텐데 말이죠.’

성지한이 꼴찌가 되려면, 100명의 플레이어 중 가장 먼저 죽어야 했다.

그게 아니라면 그를 농락하면서 검왕가 사람들에게 계속 후원을 받았을 텐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금빛은 입맛을 다시며, 방송 톤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자. 그럼. 저 금빛! 무섭고 무섭지만…… 여러분들의 호응에 힘입어! 미션을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죽여죽여죽여죽여죽여!!!!

-꼴찌로 만들어야 해요! 알죠?

“당근 빳다죠!”

시청자들의 미션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금빛이 황금검을 꺼내 들었다.

“차지!”

돌진 스킬, ‘차지Charge’가 사용되고.

그의 몸이 순식간에 가속하며, 성지한에게로 쇄도했다.

“성지한 씨! 당신의 게임을 끝낼 사신이 도래했답니다. 바로, 이…… BJ 금빛이 말이죠!”

그리고 황금검의 끝이, 그대로 성지한의 등을 향해 뻗어 나갔다.

-에이. 재미없게 금방 끝나네.

-그러게. 좀 괴롭히던가.

-꼴찌 미션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근데 금빛이 저거. 죽일 때마다 저 대사 좀 안 치면 안 되나.

-트레이드마크라잖아. 그만하라고 욕해도 꿋꿋이 하더라.

-사신은 얼어 뒤질. 저거 들을 때마다 나가고 싶음.

-ㄹㅇㅋㅋㅋㅋ

그렇게 BJ 금빛의 시청자들이 컨텐츠의 노잼화에 혀를 차려고 할 때.

휙.

성지한의 신형이 사라졌다.

금빛의 검이 허공을 찌르고.

“어……?”

-뭐야.

-어디 있어!?

“기습이라기엔 참 시끄럽네.”

차가운 음성이 BJ금빛의 귓가에 맴돌았다.

소리가 들리는 곳은, 바로 머리 위.

고개를 올려 보니, 성지한은 허공에 높게 도약해 있는 상태였다.

슈우우욱!

쇠곤봉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대기를 갈랐다.

BJ금빛의 등줄기로 오싹 소름이 올라왔다.

카앙!

‘무슨 힘이……!’

황금검으로 쇠곤봉의 일격은 막아 냈지만.

BJ금빛은 온몸으로 전해지는 막대한 충격에 경악했다.

황금검이 A급 아이템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곤죽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좋은 검이군.”

성지한은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검을 잠깐 바라보곤 바로 공격을 이어 나갔다.

오른손에는 쇠곤봉, 왼손에는 거대한 식칼.

언밸런스한 무기 조합이었지만, 그의 손에서 펼쳐지는 연격은 무지막지했다.

“칫!”

BJ금빛도 얼마 전까지는 골드였던 몸.

풍부한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성지한의 공격을 어떻게든 막아 내려고 했지만.

곤봉과 식칼.

두 무기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며 BJ금빛을 강하게 압박해 나갔다.

‘이 듣도 보도 못한 연계는 뭐냐……!’

캉! 캉!

성지한의 두 무기가 황금 갑옷을 때렸다.

한 번의 공격에 움푹 파이는 황금 갑옷.

그나마 A급 방어구라 공격을 막은 거지, B급이었다면 이미 죽었을 터.

BJ금빛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 잠깐의 격돌로, 그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성지한.

그는 그저 브론즈 따위가 아니라는 걸.

‘능력치는 내가 우위일 텐데!’

금빛이 입고 있는 황금 갑옷 세트는 뛰어난 방어력은 물론 힘과 민첩 능력치도 올려 주는 최고급 장비다.

지금까지 브론즈 심해 탐사를 와서, 실력과 템빨로 찍어 눌렀던 BJ금빛이었는데.

성지한에게는 그 무엇도 통하질 않았다.

“큭…… 이제부터 진심으로 상대하겠습니다!”

-아 그건 패배 플래그인데.

-????성지한 왜 이렇게 잘 싸움?

-A급 갑옷이 우그러지네. 쟤가 브론즈라고? 말이 됨?

-응. 말 안 됨.

-아, 진짜! 골드였던 사람이 브론즈한테 밀려요!?

BJ금빛의 눈을 어지럽히는 채팅창.

지금까지는 채팅을 보고도 얼마든지 싸울 수 있었지만.

성지한이라는 강적을 눈앞에 두고, 채팅을 볼 여유 따윈 없었다.

“채, 채팅창…… 끄겠습니다!”

-헐 금빛이 채팅을 끄는 일도 있었음?

-이야~ 얼마만의 진심 모드냐?

‘이제, 전심전력으로 상대해 주죠. 성지한!’

BJ금빛은 그렇게 투지를 다졌지만.

어느새 그의 눈앞에는 새하얗게 빛나는 식칼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이건…… 도기刀氣! 새하얀빛, 신성력인가!’

금빛이 급히 검을 쳐들었다.

농락당하는 상대를 비웃어 주기 위해 뚝배기도 쓰지 않았는데!

그때.

캉!

어느샌가 성지한의 쇠곤봉이 날아와 금빛의 검을 쳐 냈다.

“……어?”

“싸우는데 말이 많아.”

“아, 안 ㄷ…….”

금빛의 유언은 거기까지였다.

BJ금빛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고, 그의 몸이 서서히 새하얀빛으로 물들었다.

그와 함께, 콜로세움 맵 안의 모든 플레이어에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플레이어 성지한이 퍼스트 킬을 기록하였습니다.]

BJ금빛.

아무리 성지한이 강하다고 한들, 골드 리그 출신은 당해 내지 못할 줄 알았는데…….

‘아니, 무슨 골드에서 내려온 놈을 이렇게 쉽게 죽여?’

‘성지한, 저놈. 피해 다니자. 못 이겨.’

멀리서 둘의 다툼을 지켜보던 플레이어들은 성지한을 노릴 생각을 버렸다.

A급 장비로 무장한 플레이어조차 몇 수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탈락하는 걸 보았으니 감히 덤빌 엄두가 나질 않은 것이다.

한편 성지한은.

[콜로세움 맵에서 퍼스트 킬을 기록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가 100 오릅니다.]

‘퍼스트 킬 업적은 100인가.’

들인 노력에 비하면 적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최근 방송으로 업적 포인트를 대거 땡기고 나니 하염없이 적게 느껴졌다.

‘이번 서바이벌의 목표는 10킬로 해 보자.’

성지한은 분명히 킬 수와 관련된 포인트 항목이 있으리라고 판단했다.

6킬을 달성했을 땐 따로 보상이 없었으니, 딱 떨어지는 10킬을 달성하면 보너스 업적 포인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건 그렇고…….’

성지한은 BJ금빛이 죽은 자리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10킬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이라도 먹잇감을 찾아 재빠르게 움직여야 하건만, 성지한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리고 곧.

번쩍. 번쩍.

BJ금빛이 사라졌던 자리에 다시 새하얀빛이 터져 나오고.

“훗. 훗. 시청자님들, 방심은 금물이란 거 이제 아셨죠? 성지한! 이번엔 꼭 죽이고 말…….”

머리가 반으로 갈라져 죽었던 BJ금빛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금빛은 시청자와 소통을 하고 있었는지, 특유의 말투를 내뱉으며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런 그의 뒤에 서 있던 성지한이 피식 웃으며 금빛의 결의를 받아쳤다.

“맞아. 방심은 금물이지.”

“어…… 응어……? 왜, 왜 아직도 여기에?”

여유롭던 BJ금빛의 얼굴이 급격하게 썩어 들어갔다.

아니, 이 자식은 왜 아직도 안 가고 여기서 대기하고 있는 거야?

“역시 부활의 십자가를 썼구나.”

“내가 어떻게 이걸 쓸 줄 알고…….”

BJ금빛이 눈을 부릅떴다.

부활의 십자가는 죽음을 극복하고 경기에 다시 한번 참전할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이다.

다만 그 페널티가 워낙 강력해서, 이걸 써서 부활하느니 그냥 새 게임을 하는 게 나았기에 거의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BJ금빛은 성지한이라는 특종을 놓치지 않기 위해, 큰 맘 먹고 이걸 사용했던 것이다.

“스트리머란 인종들이 다 그렇더라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쇠곤봉이 BJ금빛의 머리를 내리쳤다.

콰앙!

“2킬 고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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