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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레벨로 회귀한 무신-5화 (5/583)

<2레벨로 회귀한 무신 5화>

‘게임 도중에 레벨 업이라니.’

성지한은 메시지를 보곤 제법 놀랐다.

원래 가장 많은 경험치가 들어오는 때는 게임이 끝나고 나서였기 때문에, 레벨 업은 대부분 전투가 끝난 이후 한 번에 이뤄지곤 했기 때문이다.

‘역시 저렙이라 그런가.’

보통의 2레벨이라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사냥을 해낸 것이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성지한은 상태창을 열어 능력치 창을 보았다.

[무력 - 5]

[마력 - 5]

[잔여 능력치 - 1]

성지한은 잔여 능력치를 무력에 투자했다.

‘무력이 30이 되면, 무명신공을 얻을 길이 열리게 되니까.’ 무명신공은 그를 세계 최정상에 올려놓았던 SSS급 무공이다.

때문에, 현재 그의 최우선 과제는 신공의 습득 조건인 무력을 올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목표에 일보 다가서게 되었음에도, 정작 성지한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무력이 오르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찍어 줘야지.’

스탯을 찍어도 스탯이 오르지 않을 테니까.

무력 스탯.

유니크 스탯인 이 능력치는, 힘과 민첩, 체력 세 가지 스탯을 아우르는 초월적인 능력치다.

‘그뿐만이 아니지.’

무력 5와 힘 5.

두 능력치를 가지고 힘을 겨룬다면, 수치가 똑같으니 비슷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무력 쪽이 압도적으로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었다.

비율로 따지자면, 적어도 2배 이상.

즉 무력은 세 가지 능력치를 모두 합한 데다가, 효율은 두 배 이상을 발휘하는 미친 스탯이라는 것이다.

‘다만 약점이 있지.’

올리기 더럽게 힘들다는 것.

저번 생에서, 처음에는 버그인 줄 알았다.

분명 능력치를 투자했는데 무력이 올라가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나중에 가서야 알게 된 것은, 포인트의 투자는 그저 무력의 성장 한계선을 늘려 줄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이후 리그에 참가하면서 수많은 전투를 치르고, 개인적으로 강도 높은 수련을 하고 나서야 능력치가 찔끔찔끔 올랐다.

결국 무력이란 것은 뼈를 깎는 노오력으로 키워 나가야 하는 스탯이었다.

“근데 왜…….”

성지한은 눈을 비볐다.

비비고, 스탯창을 보았다.

“왜지?”

숫자가, 이상하게 보였다.

[무력 - 6]

왜 ‘5’가 ‘6’으로 보이지?

몇 번이고 눈을 깜빡이던 성지한은, 뒤늦게 몸의 힘이 한층 더 충만해졌음을 느꼈다.

그제야 현실이 실감되었다.

‘무력이…… 바로 올랐어?’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예상치도 못한 행운에 당황하기도 잠시.

“좋은데?”

능력치를 바로 올려 준다는데, 고맙게 받아야지.

그는 입가에 짙은 미소를 지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력 6.

바로 이 힘을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

[생존자가 60명입니다.]

[튜토리얼이 곧 종료됩니다.]

그때, 시스템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어느새 생존자가 60명밖에 남지 않은 튜토리얼.

아무래도 맵이 숨을 곳 하나 없는 투기장이라 그런지, 게임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성지한은 순위를 확인하기 위해 스코어보드를 열었다.

1위 : 성지한 - 4킬 - 무소속

2위 : 임가영 - 3킬 - 이성

…….

우르크 30마리가 3킬로 계산된 성지한이 1등.

그리고 그 뒤를 임가영이라는 플레이어가 바싹 쫓고 있었다.

‘임가영?’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성지한은 잠시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누군지는 생각해 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만한 게,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한 게 꽤 오래되었으니까.

굵직굵직한 이름 빼고는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그보다 3킬이라니. 까딱 잘못하면 1등을 빼앗기겠어.’

성지한은 임가영에 대한 생각은 나중으로 미뤄 두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튜토리얼 1등을 하는 것.

1킬이라도 더 해서 굳히기에 들어가야 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그때.

쐐애액-!

왼편에서 화살이 날아왔다.

이를 가볍게 피한 성지한은 옆을 바라보았다.

“저놈, 피했어요!”

“운이 좋네요.”

거북이 등껍질 같은, 육각형 무늬가 새겨진 갑옷을 입은 두 사람이 다가왔다.

‘같은 길드 소속인가.’

서바이벌 맵.

이 맵의 원래 취지는 개인전이었지만, 딱히 협력하지 말라는 룰도 없었다.

시스템 차원에서 맵에 같은 길드원의 중복 소환을 배제하는 장치는 있었지만.

‘어떻게 합류를 했나 보군.’

강남 1 같은 곳은, 참여하는 단체가 적었기 때문에 저렇게 합류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거기에 조합도 좋아.’

검과 방패를 든 남자 전사 한 명에, 여자 궁수 한 명.

심플하지만 효과적인 조합이다.

두 남녀는 횡재했다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빨리 죽이고 순위나 올리죠.”

“그래요. 킬은 아무나 갖는 걸로.”

“좋아요.”

우르크의 피가 잔뜩 묻어 지저분한 상태의 성지한.

무기 여러 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 괴상하긴 했지만, 추리닝 차림을 하고 있는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먹잇감처럼 보였다.

‘잘못 소환된 놈이군.’

‘경황이 없어서 로그아웃을 못하는 모양인데…… 1킬 달성할 기회다.’

한국의 10대 길드 중 하나인, 터틀 길드 출신의 두 사람.

그들은 튜토리얼 소환 당시, 서로 근처에 있는 걸 눈치채고 합류한 후 쾌재를 불렀다.

전사와 궁수. 근딜과 원딜.

이 조합이면, 생존은 무조건 보장이었으니까.

‘조금만 더 있으면 튜토리얼 패스라 무리하지 않으려 했지만…….’

‘저런 뉴비는 안 먹으면 바보지.’

이미 성지한을 완전히 독 안에 든 쥐라고 생각한 걸까.

“저놈, 개인적으로 밥 한 번 사 주시면, 양보해 드릴 용의가 있는데.”

“후후, 됐거든요?”

둘은 눈앞의 그를 경계하기보다는 서로 희희낙락하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정작 웃고 있는 사람은 성지한이었다.

‘방심하고 있군. 오히려 좋아.’

시간도 없는데 잘됐네.

성지한이 빛살처럼 손도끼를 던졌다.

휘리리릭!

우르크를 학살할 때보다 한층 더 빨라진 손도끼.

“엇…….”

그 무시무시한 속도에 궁수는 잠시 넋을 놓다 피하려 했지만.

캉!

화살을 쥔 오른팔이 그대로 잘린 채, 땅바닥에 떨어졌다.

“아악……!”

울상이 된 채 미간을 잔뜩 찌푸리는 궁수.

성지한은 그걸 보고 코웃음을 쳤다.

‘배틀넷 커넥터로 접속했을 텐데 엄살은.’

통각 수치를 크게 줄여 주는 배틀넷 커넥터.

윤세진의 것처럼 크게 줄여 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70퍼센트 이상은 줄여 줄 것이다.

그런데 그 고통을 못 참아서 전투에 주춤하다니.

‘아직 멀었군.’

성지한은 그것으로 둘에 대한 판단을 마쳤다.

“머, 멈춰!”

방패를 내밀며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전사를 그대로 지나치고, 멍하니 서 있는 궁수의 머리를 노렸다.

창끝이 뻗어 오자, 궁수는 얼른 몸을 피하려 했지만.

푹!

그녀의 머리가 그대로 창에 꿰뚫리더니, 새하얗게 변하며 사라졌다.

“어, 어떻게 여자를…….”

궁수가 사망하는 걸 지켜본 전사가 목소리를 떨자, 성지한은 미친놈 보듯 그를 쳐다보았다.

“뭐, 여자? 놀러 왔냐?”

투기장에서 남녀를 따지고 있다니.

이게 브론즈 리그의 클래스인가.

“넌 여기서 좀 더 굴러야겠다.”

이런 정신 상태를 지닌 놈이 튜토리얼을 통과하게 놔둘 수는 없지.

성지한은 바로 전사에게 달려들었다.

“이, 이익……!”

[생존자가 52명입니다.]

[튜토리얼이 곧 종료됩니다.]

이제 곧 두 명만 죽으면 끝.

전사는 방패 뒤에 몸을 숨겼다.

‘싸울 생각은 하지 말고, 일단 살자. 고지가 얼마 안 남았어!’

자신을 그대로 지나칠 때, 전사는 성지한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싸우면 백 프로 진다.

하지만, 버틸 만했다.

괴물이 들고 있는 무기가 워낙 조잡했으니까.

풀 플레이트 메일에다가 통짜로 주조된 헬멧을 쓰고, 방패 뒤에 몸을 숨기고 있다면.

제아무리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어쩌겠어!

한편.

“흠. 투쟁심도 없나.”

몸을 잔뜩 웅크린 전사를 보고, 성지한도 그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럼, 어디 버텨 봐라.”

캉!

성지한의 신형이 전사의 뒤로 돌더니, 그의 창이 목 뒤편을 정확히 찔렀다.

“큭…….”

갑옷이 우그러지며, 전사가 몸을 휘청였지만.

뚝.

조잡한 창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졌다.

‘역시, 막아 낼 수 있어!’

B급 갑옷!

그것도 터틀 길드 전용의 전사용 풀 플레이트 아머, 역시 든든하다!

[생존자가 51명입니다.]

[튜토리얼이 곧 종료됩니다.]

1명만 더 죽으면 살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전사가 갑옷을 믿고 더 버티려 할 때.

캉! 캉!

연이은 충격이 뒷목을 덮쳤다.

‘크으윽! 이놈, 무기가 많았지……!’

몽둥이에 손도끼, 조잡한 무기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던데. 그걸 지금 모두 써먹고 있는 건가.

‘그, 근데…… 때린 곳을. 또 때리고 있어!’

전사도 놀고만 있지는 않았다.

공격이 올 만한 방향으로 몸을 돌리면서, 최대한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성지한은 집요하게 그의 뒤로 돌아서, 전사의 뒷목을 때렸다.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제 손처럼 능숙하게 다루는 적.

전사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렀다.

충격이 더할수록, 갑옷이 심하게 찌그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컥……!”

콰직!

4개의 무기가 부러지며, 만들어 낸 틈새.

그 사이로 반으로 부러진 검날이 파고들었다.

푸욱!

그렇게 목이 그대로 꿰뚫리며, 전사의 의식이 흐려졌다.

그리고 그의 귓가에, 시스템 음성이 울려 퍼졌다.

[생존자가 50명입니다.]

[튜토리얼이 종료됩니다.]

50번째의 전사자는 결국 나였나.

전사는 죽어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했다.

‘이 인간.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어…….’

로그아웃을 안 하고, 무기를 들고 있는 순간부터 뭔가 이상함을 느꼈어야 했는데.

전사의 몸이 새하얗게 변해 사라지고.

성지한의 눈앞에, 스코어보드가 떠올랐다.

1위 : 성지한 - 6킬 - 무소속

2위 : 임가영 - 4킬 - 이성

…….

2위랑은 2킬 차이로, 확고한 1등이었다.

[튜토리얼에서 1위를 달성했습니다.]

[칭호, ‘튜토리얼을 제패한 자’를 획득합니다.]

[한정 퀘스트, ‘튜토리얼에서 1위를 달성하라.’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1,000을 보상으로 획득합니다.]

‘좋아.’

절로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한 번의 게임으로 업적 포인트 1,600과 칭호까지 얻었군.’

또한 현실 세계로 돌아가면, 순위에 따른 경험치 보상까지 얻지 않나.

레벨이 얼마나 오를지, 기대되었다.

*   *   *

“1위 성지한…… 무소속?”

그리고 이날의 결과를 두고.

튜토리얼에 참여한 길드들의 내부에 기이한 기류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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