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 의도치 않더라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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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겟데뷔 4화] 스포 有 인수 규민이랑 찐친인가 보네ㅋㅋㅋㅋㅋㅋ
[본문]
헤레 B조 첫 연습 때만 해도 서로 좀 어색한 거 느껴지는데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ㄹㅇ 극혐하는 표정 ㅈㄴ 절친이 아니면 나올 수가 없는 얼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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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겟데뷔 4화] 스포 有 헤레 B조 댄브 안무 그거
[본문]
무대 올린 당일 새벽에 30분 만에 짜서 연습하고 올린 거래ㄷㄷㄷㄷ무대 끝나고 찍은 거 같은 인터뷰 보면 그때만 규민이 손목에 보호대 차고 있음ㅠㅠ둘이 연습하면서 절친 먹었나 보다 티키타카 개재밌어ㅋㅋㅋㅋㅋ
[- 보니까 규민이가 좀 장난기 많고 까불까불한 타입이고 인수는 진지해서 서로 조인트 까면서 잘 노느는 듯ㅋㅋㅋㅋ]
[└ 인수 지금까지 방송 내내 잔잔한 자본주의 미소 풀 장착이었는데 이규민 앞에만 서면 유지 안 되는 거 봐ㅋㅋㅋㅋㅋㅋ]
[└ (사진)]
[└ 아 진짜네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동갑에 장기 연습생이라 공감대가 많았을지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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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편집 자체가 나와 이규민을 중심으로 처음엔 어색했지만 위기를 잘 넘기고 부쩍 가까워진 우정을 강조하는 흐름이었다.
거기에 마지막에 이규민이 무대 직전에 짜증 나게 굴어서 나한테 한 소리 듣는 부분까지 꽤나 코믹하게 편집이 들어갔다.
영상만 보면 진짜 허물없이 친한 사이처럼 보일 정도였다.
‘어쨌거나 전략적으로는 도움이 되는 게 맞는데….’
그래도 못마땅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잖아도 나는 일부 안티들에게서 너무 완벽해서 인간미가 없다,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었다.
[- ㅍㅇㅇ이랑 ㅇㅈㅇ도 그냥 1위에 비벼서 버스 타려는 거지 친해 보이진 않는 듯ㅋㅋㅋㅋ]
[└ 둘 다 20위권 안인데 버스 탈 게 뭐가 있냐]
[└ 데뷔 8위까지인데 ㅍㅇㅇ이면 몰라도 ㅇㅈㅇ은 대놓고 보이지 1위랑 친한 그룹으로 묶여서 버프받으려는 거]
[└ ㅈㄴㄱㄷ) 유지원이 그 정도로 머리 쓸 만큼 똑똑해 보이진 않음]
[└ ㅈㄴㄱㄷ2) 이건 욕이냐 실드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ㅈㄴㄱㄷ) 2화랑 3화에서 진심 대놓고 고답질 해서 조원 미치게 만드는 거 뻔히 보이는데 그 정도로 전략적일 리가….]
[└ ㅈㄴㄱㄷ3) 내가 유지원이었으면 이 댓글 보고 울었다]
더불어 나와 등급 분류 심사 때부터 친한 것처럼 보였던 유지원이나 표영인까지도 불필요한 구설수에 오르고 있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친한 건 아니니까.’
유지원은 진심인지 내가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반쯤은 팬심으로 나를 따르는 거고.
표영인은 처음부터 서로 윈윈하자는 전략으로 먼저 친해지기 위해 내게 접근했었고.
진심이라든가 우정이라든가, 그런 말랑하고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 있는 걸 신경 쓸 겨를 따위 없었다.
‘그냥 좀 신경 쓰이는 거지.’
왜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내게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니까, 라고 답할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프로그램 폐지급의 이변이 없는 이상 내 데뷔는 확정이나 다름없고, 남은 건 누구와 1년을 활동할 것인지니까.
앞으로 남은 방송 회차가 8회차나 되는 만큼 그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나 상위권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터였다.
‘애초에 일반 소속사에서 데뷔조로 뽑혀서 데뷔한 애들도 그렇게 친하지 않잖아.’
다들 데뷔하고 나서부터 친해지는 거지.
데뷔 쇼케이스 하기 전까지는 누구나 서로 대체될 수 있는 경쟁자일 뿐이다.
10년을 넘게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언제든 자리가 다른 녀석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걸 아는 이상, 우정 같은 소리는 형편 좋은 타령에 불과하다는 것을.
‘데뷔한 후에도 연습생 때 앙금이 안 사라져서 카메라 앞에서만 괜찮은 척하는 아이돌이 뭐 한둘인가.’
내가 아는 견원지간만 해도 수십이었다. 다들 카메라 앞에서는 잘만 어깨동무하고 형 동생 하고 애지중지 우리 막내 하더라.
별로 내키지 않더라도 이규민과 진짜 친구처럼 연출되는 것은 썩 나쁘지 않은 그림이었다.
‘이규민이 이상한 짓이나 하지 말아야 할 텐데.’
본인도 데뷔가 무척 간절해 보였으니 헛짓거리를 하진 않겠지만 내게 불씨가 튈 만한 일은 없었으면 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전반적으로 반응이 나쁘진 않네.’
쭉 스크롤을 내려 보며 반응을 마저 확인한 나는 조금 안도한 채 다시 눈을 붙였다.
***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복도가 꽤 소란스러웠다. 서울로 올라가는 단체 버스를 타려는 연습생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였다.
‘나도 일어나서 준비해야지.’
비척비척 일어나 주혜성에게 손을 팔랑팔랑 흔들어 인사를 하고 세면대로 가서 세수를 했다.
‘서울 가면 일단 뭐부터 해야 하더라….’
서울에 게시된 내 전광판만 세 개였다. 데뷔 기념이거나 생일 기념도 아니고 단순히 응원 전광판만 4주 차 만에 3개.
그중 두 개는 3화가 방영되기도 전부터 붙어 있었다.
‘진작 다녀오고 인증 올려 드리고 싶었는데.’
합숙 때문에 장례라든가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게 아니면 서울로 올라갈 수가 없어서 감사 인사만 우선 올려 둔 상태였다.
‘일단 전광판부터 돌고 또….’
집에 가서 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푹 쉬어야지.
원래 다음 촬영 개시까지 일주일이나 시간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뮤직패스 녹화가 반쯤 확정된 이상 그보다 일찍 복귀해야 할 터였다.
“형도 서울 올라가요?”
어제 보니까 짐 싸 둔 것 같던데. 확인차 묻자 주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같이 앉을래?”
딱히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네. 같이 나가요.”
가벼운 차림으로 캐리어를 챙겨 로비로 내려가자 거의 대부분의 연습생들이 나와 있었다.
‘안 보이는 녀석들은….’
표영인이랑 정은찬, 박하연… 그리고…. 아는 얼굴들을 떠올리던 찰나 뒤에서 누군가 목덜미를 확 끌어당겼다.
“왁! 뭐 해? 너도 서울 올라가?”
이규민이었다. 나는 최대한 비호감스럽지 않게 얼굴을 찌푸렸다가 표정을 풀었다.
“어.”
말이 짧은 건 더 귀찮게 하지 말라는 신호였다.
그러나 이규민은 훈련 못 받은 강아지마냥 시그널을 모조리 무시한 채 대답했다.
“가서 뭐 하게? 전광판 인증 돌 거면 같이 다닐래?”
그러고 보니 응원 전광판 붙은 연습생 목록에서 이규민의 이름을 본 것도 같았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아니. 너무 눈에 띄기도 좀 그래서 혼자 조용히 다녀올 거야.”
이건 이규민이 아니라 누가 권해도 거절할 제안이었다.
“아, 왜. 그러다 목격담 돌고 사진 올라오고 그러면 너 좋고 나 좋은 거지.”
누가 좋은데? 나는 눈썹을 까딱거리며 때마침 옆에서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주혜성 핑계를 댔다.
“혜성 형이 곤란해하잖아. 가라 좀.”
“거, 까칠하기는.”
“뭐라는 거야.”
나는 대수롭지 않게 쏘아붙이고는 버스 트렁크에 짐을 실으러 갔다.
어차피 일주일도 안 돼서 다시 돌아올 테니 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버스에 올라타려던 순간.
저 멀리 로비 한편에 방금 내려온 듯한 유지원이 보였다.
‘지난번에 유지원도 서울 안 올라가지 않았나?’
문득 신경이 쓰여서 멀찍이서 손을 흔들자 유지원이 내 쪽으로 허둥지둥 달려왔다.
“형도 서울 올라가?”
“응, 집에도 들르고 좀 쉬려고.”
어차피 조회 수 1등 확정되면 뮤패 찍으러 다시 모일 것 같지만.
적당히 대답하자 지원이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나도 오늘은 올라가려고.”
그런데 그런 것치고는 아직도 짐을 싣지 않은 채였다. 나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짐 안 실어? 곧 버스 출발할 텐데.”
그러자 지원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나 오늘 할아버지가 데리러 오시기로 했어. 조금 이따 오신대.”
“아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버스 쪽으로 향했다.
“그래. 그럼 너도 푹 쉬고. 다시 보자.”
“응…!”
할아버지랑 꽤 친한가 보지.
버스에 오르니 먼저 탄 혜성이 시트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나를 불렀다.
“어, 여기야!”
나는 잔잔한 미소와 함께 주혜성의 옆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다.
서울까지는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고 어제 새벽에 잠을 설친 탓에 아직 피로가 덜 풀린 채로 남아 있었다.
‘오후에 지하철 타고 여기저기 들르려면 미리 체력을 보충해 두자.’
주혜성에게 까딱 눈인사를 하고 얌전히 잠을 청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거의 목적지에 도착하기 직전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근 2주 만에 다시 보는 서울 풍경은 익숙한 동시에 낯설었다.
***
“후…. 끝났다.”
서울에 도착하고 약 8시간 후, 전광판만 네 군데를 찾아다닌 나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사이에 하나 늘어났을 줄이야.’
서울역, 홍대입구역, 건대입구역, 고속터미널역. 여기저기 골고루도 흩어져 있어서 하루 만에 다 돌았더니 진이 빠졌다.
‘광화문이나 왕십리에 하나 더 걸렸으면 국토 연성진 아니냐….’
그래도 좋은 마음에서 응원하기 위해 걸어 주신 거니 옮기는 걸음이 무겁지 않았다.
아직은 포스트잇 응원이 금지되기 전이라 내 얼굴과 이름을 제외한 여백에 빼곡히 들어찬 응원 메시지를 보니 괜히 가슴이 울렁거렸다.
하나하나 놓치는 쪽지 하나 없도록 사진을 찍어 두고 소심한 인증 샷과 함께 자리를 떴다.
슬쩍 그냥 지나가는 행인인 척 전광판 주위에서 인증 샷을 찍을 타이밍을 재는 와중에도 계속 팬들이 오며 가며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별 사고 없어서 다행이다.’
결국 마지막 차례인 고터역에서 연습생 본인임을 들키긴 했는데 천만다행으로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다.
‘아니, 다시 생각해도 좀 웃기긴 하네.’
팬이나 젊은 나이대의 학생이 아니라 전광판 앞에서 매점 부스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나를 알아보신 것이다.
‘!?!?’
잔뜩 놀란 표정으로 나와 전광판을 동시에 가리키던 어르신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이건 나중에 방송 나가서 썰로 풀어도 되겠다. 내가 화들짝 놀라 마스크 위로 검지손가락을 세우자 어르신이 무슨 비밀 결사라도 되는 것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진짜 본인이네? 화면이랑 똑같이 생겼구만. 우리 손주랑 동갑이야?’
내가 어디서 못 얻어먹고 사는 애처럼 보이기라도 했나.
갑자기 부스 안으로 들어가시더니 과자를 한 아름 안겨 주셨다. 아마 내가 어디 나오는 뭐 하는 애인지도 모르시는 것 같았는데 당황스러우면서도 감사한 경험이었다.
한참을 긴장한 채로 돌아다닌 후 집에 돌아오니 온몸이 쑤셨다.
지하철 타고 서울 이곳저곳을 도는 게 하루 종일 연습실에 갇혀 있는 것보다 피곤했다.
‘이제 인증 샷도 다 올렸고.’
본가로 와서 배부터 채우고 진순이의 축하를 한바탕 받고 나니 곧 자야 할 시간이었다.
“먼저 들어가서 잘게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이른 시간이지만 잠을 청하려던 그때.
[010-XXXX-XXXX]
처음 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