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1024화
[TVM 섬섬생활, 이서준 “정말 행복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섬섬생활, 백건하 “어느 순간부터 촬영이라는 걸 잊어버렸어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밥도 맛있었고요! 형들도 정말 너무 좋았고요! (하략)”]
[민재원, “좋은 동생들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또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 정말 좋았습니다.”]
[TVM섬섬생활, 다음 주 감독판 마지막 편!]
-아니, 넋 놓고 보다 보니까 다음 주가 마지막 화라고?
=몇 화쯤 됐지? 하고 보니까 10화래. 언제 이렇게 지났지?
-이렇게 끝나지마ㅠㅠ
=22 더 보여줘ㅠㅠㅠ
=33 이서준 있으면 120편도 가능한 거 아니냐고.
=그럼 몇 달을 찍어야 하는 거야?ㅋㅋㅋ
-백건하 마지막 인터뷰까지 시끄러웠네ㅋㅋ
=그게 백건하지ㅋㅋㅋ
-민재원이랑 백건하 연기하는 거 얼른 보고 싶다. 섬섬 연기 합숙에서 뭘 배웠는지 궁금함.
=22 위시리스트랑 업앤다운이랑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음.
=33 확실히 늘었을 것 같다.
=이서준은 왜 뺌?
=이서준이야 원래 잘했으니까.
=2222ㅋㅋㅋ
* * *
[섬섬생활] 마지막 화가 방영되는 날.
2달 넘게 그랬듯, 시청자들이 TV 앞에 모여 앉았다.
-오늘따라 광고가 적은 거 같지 않음?
=광고 수는 똑같음. 그저 우리가 마지막 화를 안 봤으면 하는 거.
-광고 끝나라. 아냐, 끝나지 마. 아니, 끝나라. 아니야, 끝나지 마……!
=자아분열ㅋㅋㅋ
-다음 주부턴 뭐 기다리면서 보내냐.
=22 노잼인생이겠구만.
-서준이가 또 뭐 들고 왔으면 좋겠다!
=맛남 식당처럼 깜짝 등장해도 좋고, 섬섬생활처럼 고정 출연해 줘도 좋고!
=근데 확률상 예능보다는 작품 들고 올 것 같음.
=22 이제 작품 할 때 됐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마지막 화가 시작되었다.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민재원의 집]
하고 자막이 뜨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느라 바쁜 민재원의 모습이 보였다. 혼자 사는 집치고는 음식이 제법 많았다.
“부모님이 서준이랑 건하 먹이라고 주셨습니다.”
-딱 봐도 정성 들어간 게 보인다.
=22 맛있어 보임.
-부모님도 놀라셨을 듯. 같이 촬영하는 사람이 이서준이랑 백건하여서ㅋㅋ
“형! 저 왔어요오!”
등장부터 시끄러운 백건하였다.
“어서 와. 건하야.”
“안녕하세요!”
백건하가 집 안에 있던 스태프들과 카메라를 향해 신나게 인사하고는 민재원과 함께 준비를 시작했다. 풍선을 불어 벽에 붙이고 반짝거리는 장식들도 여기저기 달았다.
-크리스마스 파티?
=너무 이르지 않음??
마지막으로 민재원이 미리 주문한 플래카드가 벽에 걸렸다.
[WTV 영화제 수상 축하합니다!]
-오! WTV영화제 끝난 다음인가 보다!
=그러게ㅋㅋ겸사겸사 축하파티 하나 봐ㅋㅋ
시청자들의 생각대로 WTV 영화제가 끝나고 서준이 귀국한 며칠 후로, 감독판을 촬영하기 위해 이렇게 모이게 되었다.
“끝! 다 했어요, 재원이 형!”
“잘했어. 이제 서준이 올 시간 다 됐다.”
민재원의 말에 뿌듯한 얼굴로 알록달록 꾸며진 거실을 바라보던 백건하가 들뜬 얼굴로 현관문 앞에 섰다. 꼬리가 있었다면 아마 프로펠러처럼 돌고 있을 것 같았다.
-진짜 개 같은(욕 아님)
=ㅋㅋ언제 한번 강태영이랑 백건하 만났으면 좋겠다ㅋㅋ
=생각만 해도 시끄러움ㅋㅋㅋ
그렇게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딩동, 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 너머 서준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형. 안녕, 건하야.”
“서준이 형! 축……!”
“어서 와. 밖에 쌀쌀하지?”
-백건하 백퍼 축하한다고 말하려고 했다ㅋㅋㅋ
=민재원 바로 인터셉트ㅋㅋ
=현관에서 말할 거면 거실은 왜 꾸몄냐고요ㅋㅋ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서준은 조금 의아해하면서도 매우 신나 보이는 백건하와 즐거워 보이는 민재원의 뒤를 쫓아 거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WTV 영화제 수상 축하합니다!]
꾸며진 거실의 풍경과 플래카드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동시에 빵! 하고 민재원과 백건하가 터뜨린 폭죽의 종잇조각들이 꽃잎처럼 서준의 위에서 떨어졌다.
“WTV 영화제 수상 축하해!”
“진짜진짜 축하해요! 서준이 형!”
서준이 이어지는 백건하와 민재원의 축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TV 화면으로 WTV 영화제 때의 영상이 짧게 편집되어 나왔다.
레드카펫 등장부터 최고의 남우 주연상, 최고의 히어로상 수상까지.
무대 위 배우 이서준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진짜 다시 봐도 감탄만 나옴.
=아레시스에게 매일 큰절.
=다음 영화제 때도 제발 여기 옷 입었으면 좋겠다!
“하하. 고마워요, 형. 고마워, 건하야.”
활짝 웃는 서준에 두 배우도 더더욱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만요! 꽃다발도 있어요!”
“내 거도 있어.”
하고 방에서 숨겨놓았던 꽃다발도 들고 와 서준에게 건네주었다. 서준이 아주 기쁜 얼굴로 웃었다.
[이서준 배우의 WTV 영화제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제작진 일동]
-다들 친한 게 보여서 너무 좋음.
=22 제작진들까지도 친해 보여ㅠ
-서준아! 수상 축하해!!
=수상 축하해요! 서준오빠!
한바탕 축하가 끝나고(편집됐지만 제작진도 축하해 주었다.) 세 배우는 음식이 차려진 식탁에 둘러앉았다.
“촬영 전에 제작진분들이 절대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예능인데 홍보 안 해도 되나? 하고 생각했거든요!”
“나도. 꼭 비밀로 하라고 하셔서 이거 괜찮은 건가 싶었는데, 서준이 네가 출연한다고 했을 줄이야.”
“하하하.”
세 배우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섬섬생활] 촬영 전부터 촬영 동안 있었던 일들을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건 방송에 안 나오더라고요. 재미있었는데.”
“맞아, 그거 웃겼지.”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자막과 함께 편집되었던 장면들도 여럿 나왔다.
-편집한 거 다 내놔.
=무편집본으로 보자.
=2박 3일X4 꺼 다 보여줘!
=+태풍 연장분까지!
그렇게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백건하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 경우 형이다.”
“경우?”
타이밍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마침 연락한 김경우에 백건하가 이히히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형! 내가 지금 누구랑 같이 있는지 알아?”
서준과 민재원이 소리를 죽이고 웃었다.
-? 그걸 왜 내가 알아야 해?
“알아야 할걸. 나 지금 서준이 형이랑 재원이 형이랑 같이 있다!”
백건하의 말에 휴대폰 너머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들려왔다.
그 난리법석에 시청자들도 빵 터졌다.
“경우 형이 지금 오고 싶다는데 괜찮을까요?”
키득키득 웃으며 잠시 김경우와 전화통화를 이어가던 백건하가 제작진과 형들에게 물었다. 제작진은 당연히 환영이었고, 서준과 민재원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음식도 아직 많이 남았고.”
“저도 지호 부를까요? 오늘 쉬는 날이라고 했거든요.”
“그럼 나도 명헌이 형한테 연락해 봐야겠다.”
어쩌다 보니 모두 게스트로 나왔던 배우들에게 연락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잠시 후.
“서준이 형! 영화제 수상 축하드려요!”
“축하한다, 서준아.”
제일 먼저 달려온 김경우와 가까운 곳에 있던 강명헌이 도착했고.
“안녕하세요!”
한지호도 곧 도착했다.
바나나톡으로 연락은 했지만,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인 게스트들이 서로 인사하고 모두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언제 한번 만나기로 했는데, 이렇게 보네.”
강명헌의 말에 김경우가 두 손에 얼굴을 묻었고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 깨웠어야지1!!
=앜ㅋㅋㅋ
-그게 6화던가?
=ㅇㅇㅇ저 촬영 때부터 3주쯤 전ㅋㅋ
그리고 다시 이야기 삼매경.
이번에는 게스트가 함께 나오는 편집본이 영상으로 뒤따라 나왔다.
“아, 그건 아직 방송에 안 나왔어요. 편집될지도 모르지만요.”
아직 방송되지 않은 에피소드들도 이야기했지만, 마지막 화라 시청자들은 다 아는 이야기였다.
“으으. 아직도 가끔 생각나요! 그 고양이 울음소리!”
강명헌이 오, 하고 감탄하고 김경우가 오들오들 떨었다. 귀까지 반쯤 막은 상태였다.
-우리 경우가 쫄보입니다.
=그래서 더 귀여워ㅠㅠ
-근데 사실 진짜 고양이ㅋㅋ
-어쩐지 김경우 SNS에 죽묘도 회색고양이 사진이랑 ‘안심……. ㅠ’ 하고 적혀 있더니ㅋㅋ
=222 그거였냐고ㅋㅋㅋ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또 연기 이야기로 흘러가 있었다.
-섬또연.
=섬또연?
=섬섬생활 또 연기합숙.
=앜ㅋㅋㅋ
=배우가 여섯이나 모였으니ㅋㅋ
-김경우 소원성취했네ㅋㅋㅋ
연기 이야기가 나오자 시청자들은 이제 [섬섬생활]이 끝나감을 알아차렸다.
-아.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난 거야ㅠㅠ
=눈 깜빡하니까 끝날 때ㅠ
=영원히 안 끝났으면ㅠㅠ
하지만 어떤 일에도 다 끝은 있는 법.
즐겁게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여섯 배우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화면이 어두워졌다.
지금까지 [섬섬생활]에 나왔던 장면들이 사진처럼 변해 빠르게 넘어갔다.
처음 만났을 때 서로 인사하던 모습, 첫 점심 식사, 첫 통발 던지기, 넓은 밭을 보고 놀라던 모습, 첫 게스트를 맞이하는 세 배우,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등.
그렇게 한 장 한 장에 담긴 이야기들을 떠올리고 있을 때.
화면이 바뀌고.
“재원이 형, 건하야. 저것 좀 봐요.”
아주 편한 옷차림으로 밭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서준이 옆을 바라보며 말했다. 밀짚모자를 쓴 민재원과 흙이 잔뜩 묻은 백건하도 옆을 보았다.
그리고 감탄했다.
“와아…….”
황금과 주황이 뒤섞인 노을이 지고 있었다.
푸른 바다도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잠시 보고 갈까?”
“좋아요!”
걸음을 멈췄던 세 배우는 아예 땅바닥에 앉아 노을을 구경했다.
그런 방송이었다. [섬섬생활]은.
언제든 멈춰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좋다…….
-노을 예쁘다.
시청자들도 마지막을 예감하며 노을을 구경할 때.
“……우리 저녁은 뭐 먹어요?”
백건하가 난입했다.
서준과 민재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뭐 먹고 싶은데?”
“고기 먹어요!”
“고기 좋지.”
별것 아닌 일에도 즐겁게 웃는 세 배우의 모습 위로 [섬섬생활]의 OST가 신나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아련하게만 들려왔다.
-끝났어……!
화면이 바뀌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찍은 사진들이 나타났다. 서준이 나눠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도 있었고 함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있었다.
[지금까지 섬섬생활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인사와도 같은 자막이 나오고, 새롭게 시작하는 예능의 예고편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진짜 끝났어ㅠㅠ
=내 일주일의 낙이ㅠㅠㅠ
=나 142편 더 볼 수 있는데!
-마지막에 섬섬생활 촬영 모습 보여줘서 좋았음.
=22 아직도 거기 있을 것 같고.
=33 다음 주에도 방송할 것 같고.
-노을로 끝나는 건가, 좋다. 하고 생각했더니 백건하가 난입ㅋㅋㅋ
=이게 섬섬생활이지ㅋㅋ
=형들도 잘 받아줘서 좋음.
-셋이 케미 정말 좋았는데ㅠ 어디 작품에서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ㅠ
=22 삼형제로 해주라.
=서로 원수여도 재미있을 것 같다.
=너ㅋㅋㅋ
-매주 서준 오빠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음. 형동생친구와의 케미도 정말 좋았고, 요리하는 모습도 너무 좋았고 일하는 모습도 너무 좋았고 노는 것도 좋았고 웃는 것도 너무너무 좋았고…….(중략)
=+)결론: 못 보냄. 시즌2 해줘. 바로 해줘.
=22 같이 질척거리자. 언젠가 해주겠지.
=33 질척질척
시청자들의 아쉬움 가득한 질척거림이 이어졌지만 [섬섬생활2]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12월 초.
한 소식이 전해졌다.
[어린이 연극 ‘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
어린이들과 어린이 연극 [봄]을 보고 자란 어른들에게는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은 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