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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살부터 슈퍼스타-1018화 (1,018/1,055)

0살부터 슈퍼스타 1018화

퍼엉!

축포가 터지며 화려한 축하 무대와 함께 WTV 영화제가 시작되었다.

요즘 인기 있는 여자 솔로 가수였는데, 마이크를 뚫고 나와 커다란 시상식장을 가득 채우는 목소리가 굉장했다. 감탄하며 듣고 있는데, 문득 정령의 나무가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선)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연결]은 저번에 코코아엔터에서 다 같이 [오버 더 레인보우2]를 볼 때 등급이 상승했던 것을 마지막으로 조용했다.

그렇다고 버밀리온이 못하고 있다는 건 아니고, 어느새 최하급에서 중상급까지 상승한 [(선)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연결]을 만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뿐이었다.

신인 때 경험은 브라운블랙이, 그 이후의 경험들은 자신과 블루문이 다 겪었으니까.

어쩐지 정령의 나무가 시무룩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웃던 서준은 다시 공연에 집중했다.

멋진 공연이 끝나고.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나왔다.

“반갑습니다! 올해 WTV 영화제의 사회를 맡게 된……!”

자신을 소개한 사회자가 간단히 WTV 영화제에 대해 소개하고 본격적으로 시상을 시작했다.

WTV 영화제의 시상부문은 가끔 바뀌고는 하는데, ‘최고의 겁먹은 연기상’처럼 재미있는 것도 있었다.

올해도 그랬다.

시상부문과 후보에 오른 이들을 본 투표자들은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올해 최고의 파트너상! 의 후보들입니다!”

그리고 무대 뒤에 설치된 커다란 화면에 후보로 [뉴 이클립스]의 고양이, 몰리와 [이레귤러스]의 그림자 제이, 인공지능 고양이 체셔 캣 등이 나타났다.

아하하하!

웃음소리가 시상식장을 가득 채웠다.

“아쉽네요. 여기에 쉐도우맨의 파트너까지 있으면 정말 재미있었을 텐데 말이죠. 왜 이제야 이런 부문을 만든 거예요, WTV?”

다시 한번 웃음소리가 터졌다.

대중성이 높은 영화제인 만큼 사회자의 말도 그렇게 무겁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분위기를 달구던 사회자가 이내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그럼 수상자를 발표하겠습니다. 올해 최고의 파트너상! 몰리!”

[뉴 이클립스]의 마녀 고양이 몰리가 상을 받게 되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무대 위.

팝콘통 모양의 트로피와 꽃다발을 든 몰리의 성우가 기쁜 얼굴로 수상 소감을 말했다. 서준과 [뉴 이클립스]팀은 열렬히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고양이들의 소감도 있겠습니다.”

하고 사회자가 말하자, 무대 뒤 화면이 세 개로 나뉘어 세 마리의 고양이가 보였다. 검은고양이 릴리, 벨라, 잭이었다.

-귀여워!!

-실시간임?

=그런 것 같은데?

=아니, 실시간인데 고양이들이 카메라를 보고 저렇게 얌전히 있는다고?

=그러니까 영화 촬영도 했겠지ㅋㅋㅋ

=아하.

“난 지금 봐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어.”

브라이언 구델의 말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다행히도 화면에 이름이 적혀 있었다. 잭이 먼저 미야옹- 하고 울자, 릴리와 벨라도 미옹- 하고 울었다.

-수상소감 말하는 중.

=잭: 미야옹(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너무 진지한 거 아니냐고ㅋㅋㅋ

=저거 잭 스미스 수상소감이잖아ㅋㅋ

=그러네! MVP로 뽑혔을 때 했던!

=앜ㅋㅋㅋ

몰리의 성우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사회자는 다음 수상부문을 발표했다.

배우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관객들은 수상 후보가 발표될 때도, 수상자의 이름이 불릴 때도, 수상자가 벅찬 얼굴로 수상 소감을 말할 때도 열심히 박수를 쳐주었다.

중간중간 폭죽이 터지는 화려한 무대도 있었다.

“다음은 올해 가장 크게 후회한 캐릭터에게 주는 상입니다. 이름하여, 최고의 후회상!”

이것 또한 이번에 신설된 부문이었다.

시청자들은 내년에도 있을까, 하고 궁금해하면서도 키득키득 웃으며 투표한 부문이기도 했다.

-이래서 WTV 영화제가 재미있지ㅋㅋ

=22 대중성 MAX다ㅋㅋㅋ

그리고 당연히 후보에는 [이레귤러스]의 팬텀이 있었다.

다른 후보들은 로맨스 영화들의 주인공들이라 확실히 눈에 띄었다.

팀 이레귤러스가 웃음을 터뜨렸고, 루카스 터너는 조금 민망해하면서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뭐, 자신은 배우고, 팬텀은 배역일 뿐이니까 말이다.

“최고의 후회상 수상자는! 루카스 터너!”

팀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루카스 터너가 무대 위로 향했다.

-이건 투표 안 할 수가 없었닼ㅋㅋ

=ㄹㅇㅋㅋㅋ

꽃다발과 트로피를 받아든 루카스 터너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루카스 터너입니다. WTV 영화제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상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저도 팬텀은 이 상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도는 좋았을지는 몰라도, 방법은 분명 잘못됐으니까요. 분명 많이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하고 말한 루카스 터너가 가볍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저도 이레귤러스를 촬영하지 않았다면, 후회를 했을지 모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슬럼프를 겪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동료 배우들과 감독님, 스태프 여러분과 제작사 분들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슬럼프를 극복하니 제가 바라보던 세상도 바뀐 것 같았습니다.”

-루카스ㅠㅠ

루카스 터너가 환하게 웃었다.

“여러분도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보세요. 어떤 영웅이 여러분을 도와줄지도 모르니까요.”

진심 어린 그 말에 묵직한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루카스 터너가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다시 시상이 이어졌다.

“너무 진지했나요?”

“아뇨. 좋았어요.”

루카스 터너가 뒷목을 매만지며 말하자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루카스 터너도 따라 웃었다.

잠시 후.

“다음은 올해 가장 멋졌던 남우주연상입니다! 후보 보여주시죠!”

사회자의 말에 화면으로 배우들의 얼굴이 떴다.

[이레귤러스]의 팬텀, 루카스 터너와 나이트 진, 서준 리, [뉴 이클립스]의 서준 리, 그리고 다른 배우 2명의 모습이 보였다.

-오른쪽에서 찍은 이서준1 왼쪽에서 찍은 이서준2ㅋㅋㅋ

=혼자 후보 2개 차지함ㅋㅋ

서준과 배우들이 웃는 모습이 화면에 보였다. 관객들의 웃음소리도 들렸다.

사회자도 유쾌하게 웃으며 ‘그냥 하나로 합치는 게 낫지 않아요?’ 하고 말했다.

“그럼 발표하겠습니다. 올해 가장 멋졌던 남우주연상 수상자는! 뉴 이클립스의 서준 리!”

와아아아!

함성과 박수 소리가 시상식장을 울리는 듯했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서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로 향했다.

“무대 위에서 보니까 더 멋진데요, 준!”

“하하, 감사합니다.”

-진짜…… 혼자 스포트라이트 켜 놓은 것 같다.

=22 이서준밖에 안 보임.

-왠지 다음 영화제나 시상식 같은 행사에 아레시스 옷 많이 보일 듯.

사회자가 웃으며 트로피와 꽃다발을 전해주자, 그걸 받아 든 서준이 몸을 돌려 마이크 앞에 섰다. 빛나는 조명 아래,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마치 화보처럼 보였다.

“/안녕하세요. 배우 이서준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한국어로 인사한 서준이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발표했다.

“안녕하세요. 배우 서준 리입니다. 먼저 뉴 이클립스로 이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시다시피 이클립스라는 소설은 저와 제 친구들을 모티브로 만든 소설입니다. 물론 아주 조금이지만요. 작가님의 상상력이 다 하셨죠.”

작게 웃음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래도 저와 제 친구들의 이야기가 소설이 된다니, 정말 재미있고 신기했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 점도요. 또 그런 소설이 영화화가 되어, 제가 출연하게 되다니. 어린 시절의 저와 제 친구들이 들으면 참 놀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 제 소중한 추억에, 또 다른 추억이 쌓였습니다. 바로 뉴 이클립스입니다. 동료들과 윌마 에반스 감독님, 스태프 여러분, 뉴 에이지 제작사분들 덕분에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촬영이었습니다.”

[뉴 이클립스]팀이 활짝 웃었다. TV로 보고 있던 뉴 에이지 제작사도 좋아했다.

“제 소중한 추억이 여러분들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으아아아ㅠㅠㅠ

-진짜 이클립스도, 뉴 이클립스도 사랑한다!

-이클립스 투표하길 잘했다!!

=뉴! 뉴! 뉴 붙여!!

=이클립스(영화)요? 그게 뭐죠??

=앜ㅋㅋㅋ

서준이 무대에서 내려왔다.

사회자가 다음 시상부문을 발표했다.

“올해 가장 매력적이었던 여우주연상! 수상 후보들입니다!”

[이레귤러스]의 매드해터, 테사 해리슨과 [뉴 이클립스]의 마녀, 헤일리 로지, 그리고 다른 세 여배우의 얼굴이 보였다.

“올해 최고의 여우주연상! 헤일리 로지!”

서준이 호명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열렬한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헤일리 로지가 서준과 동료 배우들의 박수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로 올라갔다.

꽃다발과 트로피를 든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배우 헤일리 로지입니다. 준의 말처럼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촬영이었습니다. 고양이 잭과 벨라, 릴리도 정말 멋진 동료 배우였죠.”

아하하!

웃음소리와 함께 헤일리 로지의 수상 소감이 이어졌고, 곧 환하게 웃으며 인사한 헤일리 로지가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다음은 올해 최고의 영웅상입니다!”

사회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로 [이레귤러스]의 나이트 진과 팬텀, [뉴 이클립스]의 테오, 그리고 다른 두 명의 배우가 더 있었다.

-원래는 5명 다 이레귤러스였을 것 같다.

-다음엔 팀 이레귤러스로 해주라.

=22 이게 좋을 듯.

-또 서준이ㅋㅋ 자신과의 싸움ㅋㅋㅋ

=그러게ㅋㅋㅋ

“최고의 히어로상 수상자는!”

화면이 한 배우를 비추었다.

“서준 리입니다!”

그 호명에 모두 흠칫했다.

-어느 서준 리?

=그러니까ㅋㅋㅋ

서준 리가 두 명(?)이었다.

“아차, 실수했군요! 이레귤러스의 서준 리입니다!”

크게 리액션하며 말하는 사회자에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다.

-이것도 최초일 듯ㅋㅋ

=22 서준이는 영화제, 시상식만 가면 최초기록을 세우더라ㅋㅋㅋ

=33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엌ㅋ

서준도 웃으며 두 번째로 무대 위로 올라갔다. 새로운 꽃다발과 트로피가 서준에게 전해졌다.

“또 축하드리네요, 준!”

“감사합니다.”

서준 리가 또다시 무대에 홀로 섰다.

관계자석에 앉아 있던 다니엘 티베와 박민형, 유제빈과 권도혁이 그 모습을 바라보며 펜을 잡은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영감이 쏟아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다시 한번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배우 서준 리입니다.”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서준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렸을 때, 어셈블을 보면서 나도 저기 출연하게 될까? 하고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쉐도우맨 시리즈도 정말 좋았지만, 다른 히어로들과도 함께해 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그때도 빌런이었겠지만요.”

-나도 그랬어!

=222 어셈블에 진 나트라 나오면 진짜 재밌겠다고 생각한 적 있는데!

-근데 그랬으면 나이트 진이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기쁘고 행복하게도, 이렇게 히어로로서 히어로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나이트 진에게도 든든한 동료들이 생겼죠.”

-우리도요ㅠㅠ

=지금 생각해도 너무 좋고, 행복하고, 벅차고.

=윌리엄에게 좋은 동료들이 생겨서 너무 좋음!

=평생 팀 이레귤러스해줬으면!

=근데 진 나트라가……

=ㅠㅠㅠㅠ

“그 덕분에 이 상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최고의 히어로상이, 저한테만 주시는 게 아니라 우리 팀에 주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팬텀, 매드해터, 화이트 블러드, 버서커…….”

서준이 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반짝반짝 빛이 났다.

“함께 촬영했던 배우분들, 마크 감독님, 스태프 여러분, 마린, 그리고 영화를 봐주신 관객분들까지.”

서준은 즐겁게 영화를 봐준 관객들과 새싹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들이 없으면 영화도, 배우도 없는 법이었다.

“모두 저에게 히어로나 다름없으니, 저와 함께 이 최고의 히어로상을 받아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으아아아아!!

커다란 함성과 박수가 시상식장을 가득 채웠다.

-서준이가 나보고 같은 팀이랬어!

-our team!! our team!!

-서준이가 들고 있는 팝콘통 트로피 공구합니다!(링크)

=빠른 거 보니까 새싹이지?

=맞아!

=ㅋㅋㅋㅋㅋ

-나 갑자기 히어로네임 만들고 싶어졌다.(급벅차오름)

=그건 좀…….

=같은 팀 멤버끼리 그러면 안 되지!

=?나도 팀이야?

=our team이라고!!

수상 소감을 마친 서준이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이레귤러스] 팀과 [뉴 이클립스] 팀이 반겨주었다.

“이제 마지막 순서만 남았습니다. 물론 뒤에 축하 공연이 있지만요.”

사회자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치열했던 올해 최고의 영화상 후보들을 소개합니다!”

당연하게도 [뉴 이클립스]와 [이레귤러스]가 있었다. 다섯 개의 후보작을 개봉순서로 배치해 두었기에 두 작품은 서로 맨 끝에 자리하고 있었다.

“올해 최고의 영화상은!”

모두 긴장한 얼굴로 조용히 사회자의 목소리를 기다렸다.

잠깐 시간을 끌던 사회자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이레귤러스!”

환호성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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