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1014화 (1,014/1,055)

0살부터 슈퍼스타 1014화

-한지호 배우 나오면 서준이 옛날이야기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건하가 많이 물어봤으면ㅋㅋ

=한지호라면 안 물어봐도 이야기해 줄 것 같다ㅋㅋㅋ

-근데 민재원 건강해진 것 같지 않음?

=? 그래?

=ㅇㅇㅇ1화보고 7화보니까 사람이 달라진 것 같더라.

=오. 그러네. 처음 봤을 때는 딱 환자 역에 어울린다,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건강한 사람 같음ㅋㅋ

=22 섬섬생활에서 이것저것 잘 만들어서 그런 이미지 때문에 건강하게 보이는 건가? 하고 생각했더니 찐으로 살도 붙고 혈색도 좋아졌네!

-백건하도 피부에 윤기가 흐르는 듯.

=22 진짜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았나 봄ㅋㅋ

=뭔가 차가운 도시 남자 같았는데, 말랑말랑해짐ㅋㅋㅋ

=백건하가? 차가운 도시남자요??

=이미지가 그랬다고ㅋㅋ

-이게 바로 할머니 집 효과.

=할머니 집 효과ㅋㅋㅋㅋ

모두 즐거운 와중.

현실로 돌아와 깊은 고민에 빠진 무리가 있었다.

새싹이었다.

-내일 투표. 내일…… 투표……!

=아직도 고민 중이시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좋아하는 거 찍으려고 해도 둘 다 좋은걸.

=난 가족 거 내 거 해서 반반 찍음.

=나도. 그냥 둘 다 똑같이 줬어……ㅎ

=이러다 진짜 공동 수상하는 거 아니야??(기대)

=그건 진짜 어려울 것 같다ㅠㅠ

그렇게 자정이 지나고 한국과 아시아 새싹들의 투표가 시작되었다. 다음날에는 다른 나라 새싹들의 투표가 진행되었다.

마침내 투표가 끝났다.

-이제 결과만 기다릴 뿐.(기도)

-WTV 영화제 10월 31일 맞죠? 월요일?

=네. 섬섬생활 8화 하고 삼 일 후요.

때문에 WTV 영화제에 참석하는 서준은 [섬섬생활] 8화가 방송되는 금요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안다호 이사와 최태우 매니저가 함께했다.

[배우 이서준, WTV 영화제 참석을 위해 오늘 출국!]

[섬섬생활 8화, 오늘 방송! 게스트는 한지호!]

[WTV 영화제 월요일 생중계!]

[뉴 이클립스 VS 이레귤러스! 최고의 영화상 수상작은?!]

서준이 미국으로 떠난 그 날 저녁.

[섬섬생활] 8화가 방송되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세 배우가 잠자리에 들고, 빠르게 시간이 지나가 해가 뜨는 모습이 보였다.

마지막 촬영이었지만 서준과 민재원은 변함없이 일찍 일어나 아침 산책하러 나가기 위해 준비했다.

-이래서 건강해진 듯ㅋㅋ

-오. 백건하 일어남.

=이 시간에??ㅋㅋㅋ

“저도 갈래요……!”

흐느적거리며 일어난 백건하도 산책에 합류했다.

-마지막 촬영이라는 거 신경 안 쓰는 줄 알았더니. 계속 생각하고 있었나 보네.

=그러게.

셋이서 같이 산책하는 건 처음이라, 일찍 일어나 있던 카메라맨도 따라붙었다.

바닷내음이 섞인 선선한 바람이 불었고, 고양이들이 여기저기서 식빵을 굽고 있었다.

조금 걷는 사이, 백건하도 말똥말똥해졌다.

“그러고 보니 저희 담력시험 안 했어요! 하고 싶었는데!”

-앜ㅋㅋ 그랬지ㅋㅋ

=까먹은 줄 알았네ㅋㅋㅋ

대나무숲에서 ‘담력시험 할까?’ 묻는 서준에 동의하는 두 배우의 모습이 지나갔다.

“그럼 오늘 밤에 할까? 게스트분까지 해서 2팀으로 나눠서 서로 놀래켜주면 될 것 같은데 말이야.”

“정말요?”

민재원의 말에 백건하가 눈을 반짝였다.

서준도 웃으며 말했다.

“재밌겠네요. 스마트워치로 심박 수를 재거나 비명 지른 횟수로 승패를 정하면 될 것 같아요.”

“와!”

“팀은 게스트분 오시면 정할까?”

민재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려던 백건하가 아차, 했다.

“게스트분이 싫어하시면 어쩌죠?”

“아, 무서운 거 싫어하시면 그럴 수도 있겠다. 어떨 것 같아, 서준아?”

서준이 음, 하고 생각에 잠겼다.

“몇 명 빼고는 대부분 좋아할 것 같은…… 음…… 제가 하면 좀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네? 왜요?”

백건하와 민재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서워서?”

……!!

무슨 말인가 싶어 생각하던 두 배우가 눈을 크게 떴다.

-이서준이 귀신 역할을 한다고??

=그거 진짜 귀신 아니냐ㅋㅋ

-이유: 무서워서.

=이해합니다ㅋㅋ

-영화로 나오면 나는 못 볼 듯.

=22 새싹인데……못 봐……

-밤에 잠 못 자는 거 아니야?

-귀신의 집 마지막에 이서준 나오면 울면서 나올 듯.

=ㄴㄴ기절한다.

=? 거길 들어간다고?

=22 돈 줘도 안 들어감.

=ㅋㅋㅋㅋ

흔들리는 백건하와 민재원의 눈동자에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약하게 할게요. 약하게.”

“……어쩐지 믿음이 안 가는 것 같아요.”

“동감이야.”

-하늘 같은 선배님을 불신.

=하지만 못 믿는 거 이해함ㅋㅋㅋ

=22 나도 못 믿어ㅋㅋ

“그럼 제작진분들의 도움을 받는 건 어때요?”

“지금 준비하긴 좀 바쁘시지 않을까?”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산책이 끝나 있었다.

“오늘 아침 메뉴는 김치볶음밥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백건하가 요리를 맡았다.

가마솥에 밥을 안친 후, 칼 대신 가위로 찹찹찹- 김치를 자르고 햄도 듬뿍 넣었다. 그리고 뒤집힌 가마솥 뚜껑 위에서 열심히 볶았다.

거기에 계란프라이와 참기름을 넣고 김 가루까지 뿌리자, 백건하표 김치볶음밥이 완성되었다.

-진짜 아는 맛-ㅠ-

-내일은 김볶이다.

=우리 회사 근처에 김볶 진짜 맛있는 곳 있는데, 내일 박 터질 듯.

=사장님: (기쁨) 준비해 놔야겠다!

그렇게 맛있게 아침을 먹고 잠시 쉰 세 배우는 게스트를 맞이하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누가 오는지 알아요, 서준이 형?”

“아니, 나도 몰라. 안 가르쳐 주더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조금 기다리고 있으려니, 멀리서 다가오는 배가 보였다. 번쩍 든 두 팔을 열심히 흔들고 있는 남자.

“서준아!”

배우 한지호였다.

화면으로 배우 한지호에 대한 소개가 지나갔다.

서준과 함께 출연했던 [이스케이프]부터 연극 [MOEB-436], 그리고 그 이후 출연한 유명작품 두 개와 가장 최근에 찍은 독립영화 [그저 기다릴 뿐]까지.

-알지알지. 황금세대.

=황금세대ㅋㅋㅋ

=그게 뭐야?

=(이서준 인맥 사진. 한국 버전.)

=이런 것도 있어???

=할리우드 버전도 있음!

=예술계 버전도 있고. 음악+미술. 음악 쪽 인맥이 더 많아.

=근데 이것도 기사나 SNS로 밝혀진 것만 있는 거임. ‘나 이서준이랑 아는 사인데……’는 뺀 거.

-그게 아니더라도 한지호는 유명하지.

=연기 잘하고 잘생겼고. 얘도 아역부터 했는데 잘 컸음.

=22 20대 배역 나오면 꼭 대본 준다고 하더라.

-마지막에 나온 건 독립영화지?

=ㅇㅇㅇ평 좋음.

=플러스에 있어! 꼭 봐!

“예, 맞아요. 황금세대. 이서준 2사단이라고 불러주셔도 됩니다!”

서준이 웃으며 한지호의 등을 찰싹 쳤다.

-2사단ㅋㅋ

=1사단은 김종호, 이지석 쪽인듯ㅋㅋㅋ

=3사단은 섬섬생활일 것 같다.

=할리우드 쪽 아님?

=시간순으로 생각해 보면 할리우드가 1사단 아니야? 쉐도우맨1이 데뷔작이잖아.

=에반 블록이랑 촬영한 건 쉐도우맨2라서. 그전에 이지석이랑 악령 찍음.

-그냥 다 같이 이서준 사단 하자.

=앜ㅋㅋㅋ

-서준이 한지호 등 때리는 거 너무 자연스럽지 않음?

=이게 찐-친이다.

그렇게 서로 인사를 나눈 배우들은 집으로 이동했다.

“이건 뭐야, 피리?”

방에 짐을 푼 한지호는 집안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소금을 발견했다.

-역시 눈에 띄는ㅋㅋㅋ

=나라도 궁금할 것 같음ㅋㅋ

그에 백건하가 서준이 직접 만든 소금과 민재원이 만든 거치대라며 자랑했다. 한지호가 감탄했다.

“악기까지 만들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저희도요.

=뚝딱뚝딱 만드시더라고요.

=친구분 정체가 궁금합니다.

=한지호: 초능력자가 아닐까요? (찐 인터뷰)

=앜ㅋㅋㅋㅋ

그렇게 집을 구경하고 난 후에는 점심을 먹었다.

맛있어서 그런지 저녁때 먹을 거라는 대나무 삼겹살 구이가 더욱 기대됐다.

“삼겹살은 얼마나 일해야 돼?”

“많이 먹을 거야? 그럼 많이 일해야 해.”

백건하가 열심히 일하겠다고 외쳤다. 한지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 종일 일해야겠네.”

“얼마나 먹을 생각인 건데.”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냉장고를 텅 비워 드리겠습니다!

=진짜 하나도 안 남는 거 아니얔ㅋㅋ

“아, 지호 형! 담력시험 어떠세요? 저희끼리 두 팀으로 나눠서 서로 놀라게 하려고 하는데,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오. 그럼 난 서준이팀.”

-즉답.

=1초도 생각 안 한 것 같은데ㅋㅋ

=이건 무조건 이서준팀이어야 산다.

-백건하 민재원 동공지진ㅋㅋㅋ

“서, 서준이 형이 연기 약하게 해주신대요!”

“오…… 그래도 난 서준이팀.”

-단-호.

=진짜 단호박이 따로 없네ㅋㅋㅋ

-친구가 저러는 거 보면, 이건 피해야 할 때임.

=22 둘 다 도망쳐!

“약하게 한다니까.”

“네 기준으로?”

“음.”

하고 침묵하는 서준에, 백건하와 민재원의 동공 지진이 더욱 강해졌다.

웃음을 참으며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던 서준이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보통 사람들 기준으로 약하게.”

“그럼 뭐, 좋아.”

한지호가 수락했다.

-삐빅- 안전! 안전합니다!

-네 기준으로? 하고 말할 때 !!! 했다ㅋㅋㅋ

=22 서준이 기준이라니, 무서운데ㅋㅋ

-백건하 민재원 안심하는 거 봨ㅋㅋ

-근데 서준이도 진짜 열심히 할 생각을 없었을 듯.

=22 예능이라서 약하게 했을 것 같다.

=33 그저 놀리고 싶었을 뿐ㅋㅋㅋ

“그럼 우리 팀부터 나눠요!”

그렇게 안전이 확인되고 팀을 나눈 후에는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이제 시간이 날 때마다 팀끼리 모여 담력시험에 대해 의논할 터였다.

“이렇게 먹으면 살찔 것 같은데.”

“괜찮아요, 형! 그만큼 일하면 빠져요!”

천진난만한 백건하의 말과 활짝 웃고 있는 서준, 그리고 열심히 하자고 응원하는 민재원에 한지호는 조금 두려워졌다.

이제 일하러 갈까, 하며 일어나려고 할 때쯤.

제작진이 있던 쪽이 어수선해졌다.

“무슨 일 있나요?”

“지금 태풍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에 서준과 세 배우가 놀라는 모습과 함께, 태풍의 북상을 알리는 뉴스화면이 나타났다.

일본 쪽으로 완전히 꺾였던 태풍이 방향을 바꿔 한국으로 오고 있었다.

-아, 기억난다. 저거 갑자기 드리프트 해서 난리였는데.

=22 창문에 테이프 붙이고.

=근데 갑자기 사라져서 깜빡하고 있었음.

=저 때 촬영 날이었구나.

“그럼 촬영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백건하의 걱정어린 물음에 주예진 피디가 대답했다.

지금 촬영을 끝낼 것인지, 하루 더 머무를 것인지 출연자들이 결정하라고.

“전 죽묘도에서 하루 더 지내고 싶어요. 추가 촬영을 한다고 해도, 이렇게 끝내기엔 좀 아쉽잖아요.”

서준이 먼저 그렇게 말하자, 한지호와 백건하, 민재원도 동의했다.

“저도 모레까지 스케줄 없어서 괜찮아요. 게스트로 와서 한 것도 없이 점심만 먹고 갈 수는 없죠.”

“저도요! 스케줄 완전 텅텅 비어 있어요! 또 이대로 촬영을 끝내면 태풍한테 지는 느낌이라서 싫어요!”

“저도 괜찮습니다. 모레까지 시간도 있고, 정이 들어서 그냥 이렇게 떠나는 건 아쉽네요.”

-태풍한테 지는 느낌ㅋㅋㅋ

=알 것 같은데 모르겠다ㅋㅋ

-다들 죽묘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음.

-한지호: 점심만 먹고 갈 뻔!

=ㅋㅋㅋㅋ

그렇게 [섬섬생활]은 하루 더 촬영하기로 했다.

“그럼 일은 나중에 하고 태풍 대책부터 세워야겠어요.”

“그래. 그래야겠다.”

“주 피디님! 이것도 일당으로 쳐주시는 거죠?”

그렇게 말하는 백건하 옆으로 배우들에게 남아 있는 잔액이 나타났다. 적었다.

-여러분은 지금 탕진잼의 결과를 보고 계십니다.

=저금이 필요한 이유ㅋㅋ

=아니, 태풍이 와서 하루 더 지내게 될 줄은 몰랐지!

=22 이걸 알았으면 그냥 예언자 아니냐고ㅋㅋㅋ

-그래도 비상상황이라서 더 싸게 해준다는 제작진.

=파는 거구나ㅋㅋㅋ

배우들이 평상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태풍 대책 회의였다.

“일단 집부터 보강하자. 유리로 된 부분들은 다 나무나 박스로 막고, 창틀을 테이프로 고정해야 해.”

-역시 믿음직한 큰형님!

=나중에 이런 역할로 나오면 좋겠다!!

=22 업계관계자들도 주시하고 있을 듯.

시청자들의 기대 대로 다양한 역할들이 들어오고 있어, 민재원과 매니저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럼 고양이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피디님?”

-아 맞다 고양이!

=누렁이ㅠㅠ 비 맞으면 안 될 텐데ㅠ

=바람에 날아가는 거 아니야?ㅠㅠㅠ

“저희도 여쭈어봤는데, 고양이들이 알아서 집 마루 밑이나 창고 같은 데로 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각자 가는 집이 따로 있대요.”

화면에 그림으로 그려진 죽묘도 지도가 나오고, 그동안 카메라에 나왔던 고양이들의 얼굴이 집마다 떠올라 있는 것이 보였다.

저 아랫집은 흰 고양이네, 저 감나무 집은 검은 고양이네, 선장님 집은 누렁이네.

“다행이네요.”

안심하는 서준과 세 배우들처럼, 시청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ㅠㅠ

-마을주민분들이랑 고양이들이랑 되게 잘 지내는 듯.

=22 다들 좋으신 분들이야ㅠ

-뭔가 옛날 이야기 같다. 비 피하러 오는 고양이ㅋㅋ

=지나가면서 인사도 하고 잠깐 놀기도 하고.

=쥐도 잡아서 선물해 주고.

=아앗…… 그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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