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1011화 (1,011/1,055)

0살부터 슈퍼스타 1011화

영화객의 리뷰 방송이 끝나고 인터넷이 술렁거렸다.

라이브 방송을 직접 본 사람들도 떠들어댔고, 방송을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요약글을 보고 대충 어떤 내용이었는지 알게 되어 이리저리 댓글을 남기며 돌아다녔다.

[제목: 영화객 낡은 재킷 디자인을 업로드했음.]

(링크)

영화객의 광기를 봐라!

-찢어진 부분마다 어떤 장면에서 찢어졌는지 적혀 있는 거 ㄹㅇ광기ㅋㅋ

-진짜 만들어볼까?

-누가 만들어서 팔아줬으면 싶은데, 안 되겠지?

=ㄴㄴ그 마린사라고.

=저작권 펀치!

[제목: 출력 20%가 그런 뜻인 줄은…….]

전혀 몰랐다.

그냥 스켈루스가 원래 힘에 비해 약했다 정도만 생각했음.

시간웜홀을 만든 게 100년 채우려고 그랬던 거구나.

어떻게 대사 단서들로 저렇게 추리하지??

-센트럴파크였던 것도 이해가 감.

=22 다른 장소였으면 찾기도 힘들었을 듯.

=빌런: ……여기가 아닌가?

-나중에 100% 스켈루스 나오려나?

=안 나오지 않을까? 핵이 부서졌으니까.

[제목: 영화객 리뷰 본 사람.]

멀티버스가 좋음? 운명론이 좋음?

난 운명론 한 표.

행복한 윌리엄이랑 쉐도우맨 조우 장면 보고 싶어짐.

-근데 운명론도 어렸을 때 장면 촬영해야 하는 거 아닌가?

=뭐, 편집과 합성으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

-난 멀티버스도 좋음. 다른 세계 윌리엄은 어떨지 보고 싶다.

=22 성격은 비슷하겠지? 다르려나?

=달라도 재미있을 듯.

[제목: 멀티버스로 나오면 말이야.]

윌리엄 아역은 누가 맡을까?

다른 건 몰라도 연기만 잘하면 스타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22 제2의 서준 리 되는 거 아님?

=그건 좀 불가능하지 않을까?

=동의. 물론 잘할 수도 있는데, 이서준 같은 아역배우가 또 나온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함.

-이건 지금 이야기해도 딱히 쓸모가 없는 듯.

=왜?

=윌리엄 역이 4살쯤 되는데, 영화 나올 때쯤이면 4년은 금방 지나가 있을 테니까.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걸.

=……그러네?ㅋㅋㅋㅋ

=아직 안 태어남ㅋㅋㅋ

[이레귤러스]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할 때, [새싹부터]도 들썩거렸다.

물론 이쪽은 혼돈에 빠져 있었다.

WTV 영화제 때문이었다.

[제목: 알고는 있었는데……ㅎ]

이제 WTV 영화제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진짜 투표할 때 되니까 멘붕이네요.

어디다 투표해야 하죠?

-22 공지 올라와서 나도 기다리고 있긴 했는데.

=33 그때부터 계속 고민중임ㅠ

[제목: WTV 영화제 어디 투표할 생각임?]

뉴 이클립스는 일단 원작소설도 엄청 좋아하는 데다가 서준이 어릴 적 이야기가 모티브라서 진짜 좋아하고.

이레귤러스는 나이트 진이 나오는 시리즈 영화라서 더 설명할 필요도 없는 영화인데.

어디다 투표해야 하는 거지?

-전 뉴 이클립스가 받았으면 해요. 2편은 안 나올 것 같아서 상 받는 게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거든요.

=헐. 그 생각은 못했네!

-난 이레귤러스. 뉴 이클립스도 재미있긴 한데, 더 좋아하는 장르가 이쪽이야ㅠ

-아무래도 이레귤러스가 받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일반인이 투표하면 그쪽으로 쏠릴 것 같은데.

=뉴 이클립스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서 좋아하는 사람 많아요.

=W쿠키도 있고.

=(먹는 중) 진짜 어디에 투표해야함?ㅠㅠㅠ

[제목: 쉐앤나 때처럼 공동수상은 무리겠지요?]

그때 진짜 열심히 투표했었는데, 하면서도 될까 싶었는데 됐잖아요ㅠ

그때처럼 뉴 이클립스랑 이레귤러스로 공동 수상하면 좋을 텐데, 무리겠죠?

-아마 힘들걸요. 그땐 진짜 보면서도 안 믿겼을 때라서요.

=22 1표로 갈리는 게 투표인데, 그때는 진짜 운이었음.

=33 운명이었다.

[제목: 이레귤러스가 2달만 늦게 개봉했어도.]

그럼 올해는 뉴 이클립스. 내년은 이레귤러스 투표했을 텐데!

근데 그러면 내년에 개봉할 서준이 영화(뭔지 모름/근데 나올 것 같다!)랑 또 투표 고민해야 했겠지…… 이레귤러스 개봉 기다리는 것도 힘들었을 거고…….

-22 빨리 개봉해서 좋은데 슬픔.

-내년엔 드라마를 했을지도!

=그럼 진짜 딱 좋았을 텐데!

-어쨌든 이미 일어난 일. 투표하러 가야죠.

=네……ㅠ

=응……ㅠ

현실도피를 하던 새싹들이 정신을 차렸다.

[제목: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에 투표해도 괜찮지 않을까?]

어차피 공동수상은 힘들 것 같으니, 뉴 이클립스도, 이레귤러스도 재미있었지만 더 좋아하는 영화가 있을 거잖아.

-그러다 표 2개로 나뉘어서 서준오빠가 못 받으면 어떻게 하죠?ㅠㅠ

=물론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며칠 후에 있을 투표날까지 다른 배우들 팬들이 엄청 늘 것 같지는 않아요.

=22 새싹 수만 봐도 다른 배우들보다 많은데 가족친구친척 걸로도 투표하잖아ㅋㅋ

=33 반으로 나뉘어도 다 이김.

=진정한 자신과의 싸움ㅋㅋ

-어떤 영화가 수상해도 새싹들이 서준오빠 작품 다 좋아한다는 거는 꼭 알아줬으면!

* * *

“어떤 영화가 받았으면 좋겠어, 서준아?”

한예대 중간고사 기간.

시험을 치고 난 후,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강재한이 서준에게 물었다. 한지호와 전성민도 흥미로운 얼굴로 서준을 보았다.

“어떤 영화가 됐든 상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 뉴 이클립스도 이레귤러스도 열심히 촬영했으니까.”

웃으며 말하는 서준에 아이들이 그럼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레귤러스가 가능성이 많지 않나? 아무래도 시리즈 영화라서 팬들도 많잖아.”

“뉴 이클립스는 원작소설이 있으니까. 거기도 팬이 엄청 많을걸. 게다가 서준이 어릴 때 이야기가 모티브이기도 하고, 작가님이 서준이 지인이기도 하고.”

서준이 작게 웃었다.

[새싹부터]에 나왔던 이야기가 고스란히 이곳에서도 나오고 있었다.

“둘 중의 하나라도 사연이 좀 약했으면 상 받을 작품이 딱 정해졌을 것 같은데, 둘 다 비슷비슷한 것 같네.”

전성민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WTV 영화제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이어졌다가 이내 각자의 이야기로 화제가 넘어갔다. 다들 올해로 졸업이라서 벌써 많은 대본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 그거. 나한테도 들어왔던데.”

“아무래도 20대 남자배우니까. 비슷한 역할이 많겠지.”

한지호의 말에 전성민이 말했다.

강재한이 서준을 바라보았다.

“서준이 너한테도 들어왔지?”

“들어오기야 했지. 안 할 거지만.”

한지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망할 것 같아? 난 재미있던데?”

재미있긴 했지만, 서준이가 망할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면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것 같았다.

서준의 말에 좌지우지되는 건 아니지만, 그 이서준이지 않나.

조언을 들어서 나쁠 건 없었다.

“아니, 재미있긴 했는데. 연기하고 싶을 만큼은 아니었거든.”

“아하.”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또 학교 때문에 안 하는 줄 알았네.”

“학교도 중요하긴 한데, 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해야지.”

진심이 가득한 서준의 말에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러다 내년 가을에도 졸업 못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WTV 영화제에 입고 갈 옷은 정했어?”

전성민의 물음에 서준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지금 다 같이 고르는 중이야. 아마 영화제 직전까지는 고민하지 않을까?”

영화제인 만큼 다호 형과 태우 형, 그리고 1팀 직원들까지 열심히 의상과 메이크업 컨셉, 액세서리들을 고르고 있었다.

지금도 열심히 회의하고 있을 거다.

“여기저기서 엄청 들어오지?”

강재한의 말에 서준이 하하 웃었다.

아무래도 아레시스의 일화(서준이 입고 유명해진)가 있다 보니 많은 브랜드에서 제안을 보내고 있었다.

“응. 근데 아레시스에서는 안 보내줬더라고.”

익숙한 브랜드의 이름에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레시스에서 안 보내줬다고?”

“거긴 한국에서 서바이벌 방송할 정도로 한국에 관심 많은 곳 아니었어? 민형이도 인턴으로 있고.”

“서준이가 WTV 영화제에 가는 걸 모르나?”

그럴리가.

WTV 영화제의 ‘최고의 영화상’을 [뉴 이클립스]가 받느냐, [이레귤러스]가 받느냐로 세상이 떠들썩한데.

“작년에 패션위크 방송할 때, 듣기로는 수석디자이너가 슬럼프였다고 했던 것 같던데?”

서준과 아이들이 휴대폰을 꺼내 아레시스에 대해 검색해 봤다.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레시스, 2월에 열리는 3대 F/W 패션쇼 불참!]

[아레시스, 9월 열리는 S/S 패션쇼는 참여할 것인가?]

[패션 브랜드 아레시스, 여전히 묵묵부답!]

[아레시스의 수석 디자이너 다니엘 티버, 심각한 슬럼프?!]

[아레시스, 9월 S/S 패션쇼도 불참!]

-패션위크 기억나서 찾아봤더니, 이게 무슨 일이래?

=222 3대 패션쇼 불참이요???

-이래도 되는 거임?

=되겠냐고. 1년 장사를 통째로 날리겠다는 건데;;;

=이미 날렸음ㄷㄷㄷ

-패션쇼 불참은 진짜 큰일 아니야?

=맞음. 그때가 제일 관심도 높을 때임. 홍보하기도 좋고.

=슬럼프 때도 패션쇼는 참가했던 것 같은데. 진짜 심각한 건가?

-그래서 박민형은요? 유제빈은요? 권도혁은요???

=그냥 방송에 나온 옷을 내도 살 텐데?

-아, PTSD. 아이돌 연습생 몇 년 묵힐 때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걸 옷 사려다가 느껴야겠냐?

=22 아니, 묵힐 게 따로 있지.

-박민형은 1등이라서 못했겠지만, 유제빈이랑 권도혁은 다른 곳 갈 수도 있었는데.

=그냥 다 같이 다른 회사 가자.

=22 인턴 1년 아님? 나올 때 안됐음?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그러고 보니 태우 형에게 아레시스에서 패션쇼를 하면 말해달라고 했었는데, 그동안 아무 말도 없었던 게 떠올랐다.

서준이 바나나톡을 보냈다.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그러고서는 아차 했다.

한국 시간으로는 점심이지만, 프랑스 파리 시간으로는 새벽 5시쯤이었다.

>박민형: 당근이요?

>박민형: (당근 흔드는 토끼 이모티콘)

‘……답장이 빠른데?’

자고 있을 시간이 아닌가?

아니면 일찍 일어난 건지도 몰랐다.

“민형이야?”

“응. 새벽일 텐데 깨어 있네.”

모두 머리를 들이밀어 서준의 휴대폰 화면을 보았다.

<일찍 일어났네.

>박민형: 아!

>박민형: 일하느라 밤새웠어요!

“……탈출시킬까?”

해맑은 후배의 메시지에 선배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앞에서 서준의 메시지에 박민형이 뭣도 모르고 흔든 당근이 진짜 구조 요청의 당근일지도 몰랐다.

<그동안 별일 없었고?

가끔 안부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박민형이 말해주지 않으면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박민형: 네!

>박민형: 엄청 재미있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박민형: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전성민의 말에 서준과 친구들도 동의했다.

“그냥 물어봐.”

“그럴까?”

<아레시스가 패션쇼에 참석 안 했다는 기사를 봐서 말이야.

<민형이 넌 괜찮은 거야?

>박민형: 네! 괜찮아요!

>박민형: 내년 F/W시즌부터는 참가할 예정이거든요.

>박민형: 그래서 지금 디자인하고 있던 중이었요.

>박민형: 다니엘 디자이너님도 엄청 열심히세요!

>박민형: 계속 고쳐야 할 게 보인다고 잠도 안 주무시더라고요!

바로바로 오는 답장이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괜찮은 것 같은데? 내년 패션쇼에는 참가할 거래. 옷도 만드는 중이고.”

서준의 말에 강재한과 한지호, 전성민도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 화면에서 시선을 떼고 바로 앉았다.

“슬럼프 극복하셨나 보네.”

“패션쇼에 민형이 옷도 나오려나?”

“그렇지 않을까? 지금 디자인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나올 수도 있다는 것 같은데.”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준이 박민형에게 잠은 꼭 자라고 메시지를 보내려고 할 때,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박민형: 곧 한국으로 보내실 것 같아요!

그에 살짝 고개를 갸웃했던 서준이 아, 하고 웃고 말았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며칠 후에 있을 WTV 영화제에서 서준 리가 입어주길 바란다는 수석 디자이너 다니엘 티베의 친필 메시지와 함께 아레시스에서 의상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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