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1003화
[섬섬생활 5화]
5화는 저번 주에 서준이 소금을 만들던 모습을 빠르게 보여주면서 시작했다. 평범한 대나무가 점점 악기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곧 서준이 완성된 대나무피리, 소금을 가로로 들고 소금의 취구에 입술을 대고 바람을 불어넣는 모습이 보였다.
과연 어떤 소리를 낼까?
궁금한 시청자들이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
잡음 하나 없이 맑고 선명하고 깨끗한 소리가 들렸다.
-?왜 이렇게 좋음?
=그러게?
생각지도 못한 그 맑은소리에 모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디서 사 온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엔 서준이 만드는 모습도 다시 보여주었다.
애초에 소금을 만들었던 게 즉석에서 정해진 것이었기도 했고.
-물론 그것도 다 대본인 방송도 있지만.
=이서준이 그럴 필요가 있나?
=그러니까.
짧게 소금의 음을 점검한 서준이 본격적으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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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의 손가락들이 움직일 때마다 선명하고 맑은 선율들이 들려와, 아침의 새소리와 어우러졌다.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오늘 아침에도 들었던 [굿모닝]의 국악 버전이었다.
모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바이올린의 선율과는 다른, 국악 특유의 느낌이 전해졌다. 계속 이것만 듣고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건 방송.
주예진 피디는 깔끔하게 편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난 연주에 시청자들이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두드렸다.
-팬미팅에서 연주한 가야금도 수준급이더니. 소금 연주도 엄청 잘하는구나.
=진짜 연기계에 빼앗긴 음악계 인재.
=운동계도.
-풀버전 들려줘ㅠㅠ 왜 편집한 거야ㅠ
=그럼 방송을 못 하니까?
-풀버전은 너튜브에 올라올 듯.
=백건하 말처럼 음원도 내줬으면 좋겠다!
=222 다른 곡들도!!
흥분한 백건하에 빙의된 듯, 정말 좋았다는 반응들이 인터넷을 가득 채웠다. 가족과 함께 [섬섬생활]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도 멋진 연주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형. 저도 한번 불어봐도 돼요?”
“그래.”
쉭- 픽- 쉬익-
신이 난 백건하가 소금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모두가 예상했던 바람이 섞인 소리가 들려와,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난 또 저 악기로 연주하면 다 이서준처럼 할 수 있는 줄ㅋㅋ
=저게 보통이지ㅋㅋㅋ
시청자들도 빵 터졌다.
“나중에 바이올린도 직접 만드는 거 아니야?”
웃던 중 강명헌이 말했다. 서준이 오, 하고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서준이 진짜 바이올린 만들 생각인가 봐요, 명헌이 형.”
“……농담이었는데.”
-서준이 진짜 만들 것 같은 표정인데.
=222 흥미로워하고 있어.
=아니, 저렇게 속마음이 표정으로 다 드러나는데, 연기는 왜 이렇게 잘햌ㅋㅋ
아침을 먹고 난 후 뒷정리를 하는 동안, 서준은 소금으로 노동요를 연주했다.
-노동요ㅋㅋㅋ
=노동요가 너무 고급지다ㅋㅋ
-백건하는 그냥 연주 감상만 하고 있는데요ㅋㅋㅋ
=근데 나 같아도 그럴 듯ㅋ
“꼭 음원 내줘요, 서준이 형.”
“알았어.”
-건하야! 잘했다!
-음원 언제 올라올까?
=아마 오늘 방송 끝나고?
=바로 다운받는다!!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다 있었으면!
시청자들이 나올 연주 음원을 기대하는 사이, 네 배우는 모든 정리를 끝내고 짐을 싼 후 육지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고생할 줄 알았는데, 잘 먹고 푹 쉬다 가네.”
“맞아요! 저도 촬영 올 때마다 그렇게 생각해요! 밭일도 재미있고 서준이 형 요리도 맛있고! 낚시도 재미있긴 한데! 물고기 좀 낚았으면 좋겠어요…….”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는 네 배우의 모습에 보는 사람까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시즌2엔 강명헌까지 부르자.
=22 4인으로 가자.
-이렇게 작품 해줬으면 좋겠다.
=역2?
=ㅋㅋㅋㅋ
네 배우가 육지에 도착하는 모습이 드론카메라에 담기고.
화면이 어두워지며 [일주일 후]라는 자막이 떴다.
-일주일 후?
촬영이 2주 간격이라는 걸 아는 시청자들이 의아해했지만 다음으로 나오는 영상에 모두 납득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이때 촬영한 거구나ㅋㅋ
이서준과 박지오가 나온 [맛남 식당3]의 예고편이 짧게 편집되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놀라는 댓글들과 기사들도 함께 나왔다.
그 뒤를 이어 [섬섬생활] 단톡방이 화면에 나타났다.
흥분이 가득한 백건하와 차분하지만 마찬가지로 내막을 궁금해하는 민재원이 보낸 메시지가 큼직한 자막으로 나왔다.
>백건하: 형형형! 서준이 형!
>백건하: (맛남 식당3 예고편)
>백건하: 이게 뭐예요?! 제주도 갔다 오셨다더니! 만남 식당에도 가신 거예요? 아니, 박지오 선수님도 계시고! 와! 강태영 선배님 보러 가신 거예요?
>백건하: 저 진짜 깜짝 놀랐어요!
>민재원: 나도 진짜 놀랐어.
>민재원: 어떻게 된 거야?
-백건하는 바나나톡마저 시끄럽구낰ㅋ
=그냥 딱 봐도 누가 보낸 건지 알겠다.
-근데 저땐 다들 저랬어.
=22 갑자기 이서준이랑 박지오는 왜 나오냐곸ㅋ 진짜 시끄러웠지ㅋㅋㅋ
=33 나도 진짜 서준이? 서준이가 왜 여기 나와?? 그 생각만 했음.
=진짜 지금 생각해도 놀랍고 웃기고 황당하고ㅋㅋㅋ
그 아래로 서준의 답장이 보였다.
<다음 주에 방송하니까
<그때 같이 보면 재미있을 거예요ㅋㅋㅋ
-진짜, 너무, 확실히 재미있긴 했음ㅋㅋ
=22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도 나왔고.
=33 그건 정말ㅋㅋㅋ
[일주일 후.]
육지선착장 옆 카페에 모인 서준과 민재원, 백건하의 모습이 보였다.
날이 점점 더워지니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 보였다. 게다가 에어컨이 켜져 있어 카페 내부는 시원할 텐데, 어쩐지 열기가 느껴졌다.
같이 방송을 보자는 서준의 말에, 참고는 있지만 궁금함이 가득한 백건하의 눈빛 때문이었다. 민재원의 눈빛도 조금 들어 있었다.
-백건하 눈ㅋㅋㅋ‘궁’‘금’
=진짜 표정만으로도 이렇게 시끄럽게 느껴질 수가 있구낰ㅋㅋ
=민재원도 아닌 척하면서 궁금해하는 것 같다ㅋㅋㅋ
=진짜 많이 친해진 듯.
하지만 서준은 하하 웃으며 직접 만든 음료를 건네주면서도 절대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비밀 유지는 배우의 기본이니까.
=게다가 서준이는 어렸을 때부터 완전 비밀 보장! 이었잖아.
=쉐도우맨3 쿠키 생각남. 10년 타임스톤 사용하고 윌리엄 어렸을 때 모습 나온 거. 쉐도우맨2 때 촬영하고 계속 비밀 유지였잖아ㅋㅋ
=그건 진짜ㅋㅋ역대급이었던 듯ㅋㅋㅋ
이내 단념한 백건하가 조용히 음료를 흡입했다.
-서준이가 방송 같이 보자고 했으니까.
=섬섬생활 촬영이기도 하고.
=얌전하네. 백건하.
“형들! 우리 죽묘도 가면 소풍 가요! 김밥도 싸고 유부초밥도 만들고! 저 비눗방울 총이랑 용액 사 왔어요! 아기들이 쓰는 건데, 친환경이라서 고양이들한테도 괜찮대요!”
안 얌전했다.
시청자들이 생각한 이유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이제부터 죽묘도에 가서 이것저것 할 생각에 관심이 다른 곳에 쏠린 것이었다.
-애들이 딱 저러는데ㅋㅋㅋ
=22 관심사가 시시때때로 바뀜.
-비눗방울 총ㅋㅋ 이 정도면 진짜 놀러 온 거 아니냐고ㅋㅋ
=촬영이라고 생각 안 하고 있을 듯ㅋㅋ
그렇게 [맛남 식당3]는 잠시 제쳐놓고, 세 배우 모두 [섬섬생활] 촬영에 집중했다.
점심을 가볍게 먹고 소풍 갈 준비를 했다.
돗자리는 음식 재료 이외에 쓰는 돈은 아깝다며 백건하가 어디선가 찾아오고, 그늘을 만들어줄 이동식 천막도 민재원이 즉석에서 만들어냈다.
서준은 채소와 햄을 자르고 볶아 김밥을 쌌고, 유부초밥도 만들었다. 후식으로 과일도 잘라서 도시락통 대신 쓸 반찬 통에 넣었다.
-제작진 재료 창고 한번 털어보고 싶다.
=22 유부초밥이 있네?
그렇게 소풍 준비가 끝나고.
세 배우는 소풍 가기 적당한 곳으로 이동했다. 푸른 바다와 죽묘도의 일부가 잘 보이는 곳이었다.
“여기 좋다. 바람도 시원하네.”
“그러게요.”
4개의 나무 기둥을 세워 마치 텐트의 천막처럼 고정하고 그 아래 돗자리를 깔았다.
그 위에 세 배우는 먼저 점심때 조금 채웠던 배를 김밥과 유부초밥, 과일로 만족스럽게 채웠다.
“밖에서 먹으니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서준이 형 요리가 원래 맛있기는 하지만요!”
“맛있네. 김밥 싸 본 적 있어?”
“네. 동생들한테 몇 번 만들어줬었어요.”
소풍을 나오니, 별것 아닌 이야기에도 즐거워져 웃음이 나왔다.
그것만으로도 보기 좋았는데, 백건하가 챙겨온 비눗방울 총에서 튀어나오는 비눗방울들에 더욱 그림이 좋아졌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쏟아져나오는 비눗방울들에 무지개가 비치는 것 같았다.
어느새 나타난 고양이들도 자리를 잡고는 솜방망이 같은 앞발을 날려 비눗방울을 터뜨렸다. 솔솔 부는 바닷바람을 타고 크고 작은 비눗방울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백건하가 챙겨온 비눗방울 총은 서준의 것과 민재원의 것도 있었다.
동생들 때문에 익숙하게 비눗방울 총을 쏘는 서준과 달리, 민재원은 조금 민망해하다가 이내 뛰어다니는 백건하, 웃으며 즐기는 서준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고는 비눗방울들을 만들어냈다.
-미남+비눗방울+바다+소풍+고양이……그냥 다 최고!(입틀막)
=22 날씨도 진짜 좋아서 더 좋음
=33 이거 0.1초마다 캡처해야지.
=44 건하야! 잘했다!
-백건하 의외로 칭찬 많이 듣고 있는 듯ㅋㅋ
=그러네ㅋㅋㅋ
만족스럽게 소풍을 끝내고 온 세 배우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밭일과 낚시를 하러 갔다는 거였다.
-일상ㅋㅋㅋ
=셋 다 너무 자연스러운 거 아니냐고ㅋㅋ
그렇게 일을 끝내고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세 배우가 거실에 모였다.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건 기분 탓일까?
-또 강의 듣나?ㅋㅋㅋ
=또 백건하 영혼 탈출ㅋㅋ
[하지만 그냥 오지 않은 백 제자!]
[2주 동안 예습, 복습을 했습니다!]
-예습, 복습ㅋㅋㅋ
=진짜 성실하네ㅋㅋ
-이렇게 이서준이랑 민재원에게 가르침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없으니까.
=이서준은 이해하겠는데 민재원은 10년 차례도 무명이었잖아.
=무명이었으니까 배울 점도 있겠지.
-근데 건하야! 교수님들 앞에서 그러면……!
[만족하시는 교수님들!]
[그래서 더 많이 가르치고 싶어지셨나 보다.]
-안 돼……!
-루트를 잘못 탔다!
=리셋! 리셋! 세이브 지점으로 돌아가기!
=버튼이 안 먹혀!!
-ㅎㅎ제가 저렇게 대학원에 갔습니다ㅎㅎ
=22 노예가 되었지요.
=33 지금 시대에 노예가 어디 있다고요? 네, 접니다.
[2주간 준비해 온 게 한 시간 만에 반이나 사라짐.]
[좌절한 백 제자.(필기 중)]
-좌절하면서 필기 중인 건 뭐냐고ㅋㅋ
=진짜 교수님들이 바라는 인재상.
[그때.]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라고 말하는 교수님들.]
백건하가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감격할 게 아닌데, 건하야ㅋㅋ
=도망치지 않게 조절하시는 듯.
=22 교수님들이 너무 무서워ㅋㅋㅋ
=2주 동안 백건하만 공부해온 게 아니었음.
=이런 것도 공부해오냐고요ㅋㅋ
그렇게 모두가 행복한 하루가 끝나고. 아침이 밝아왔다.
아침을 먹으며 오늘 올 게스트를 어떻게 놀라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는 세 배우의 모습으로 [섬섬생활 5화]가 끝났다.
-이번 편도 재미있었다!
=연주도 좋았고! 소풍도 너무 좋았음!
-내일은 김밥이랑 떡볶이랑 순대랑 어묵 먹어야지!
=?김밥만 나왔잖아?
=+)?당연히 다 먹어줘야 하는 거 아님?
=앜ㅋㅋㅋㅋ
5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고,
-6화에 맛남 식당 나올 듯.
=22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게스트가 백건하 지인이면 위시리스트 배우가 나올 것 같은데.
=22 그럴 것 같다.
다음 주 방송할 6화를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 미리미리 예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제이슨: 스승님이랑 내 것, 빈의 것까지. 예약할 수 있어?
<네?
>제이슨: 바이올린 말이야.
서준이 눈을 깜빡이다 웃음을 터뜨렸다.
열심히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던 TVM의 OTT플랫폼 [티밍]이 [섬섬생활]을 기점으로 해외에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가입자가 엄청 늘었다는 기사도 보았고, 외국에 있는 지인들도 다들 [섬섬생활]을 본다고 했다.
‘물론 유지하는 건 다른 이야기지만.’
하여튼.
제이슨 무어와 벤자민 모튼도 봤다고 했는데, 이런 메시지를 보낼 줄은 몰랐다.
아마 반은 장난이고 반은 진심일 터였다. 그러는 중에도 수빈이의 바이올린까지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럼요. 당연히 되죠!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해서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요.
>제이슨: 괜찮아. 시간은 신경 쓰지 마.
<알았어요. 10년만 기다려 주세요.
>제이슨: ……그래.
<농담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