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999화
[이레귤러스]
시즌1 [어셈블]을 이어, 시즌2 히어로들이 한팀이 되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영화.
여느 영화가 그러하듯 제작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 당연히 흥행시켜야 하는 영화였지만, 그것 말고도 흥행시켜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시즌2의 흥행.
시즌1 때는 아무런 기대도 없었고,
-슈퍼히어로 영화? 그게 뭔데?
=애들 영화인 듯.
비교할 만한 작품도 없어서,
-레드본이랑 비슷한 영화 있어? 재밌네.
=ㄴㄴ없음.
언제나 환호를 받았었지만, 시즌2는 시작부터 기대가 어마어마했었다.
-마린사 시즌2 나온대!!
=기다렸다아!
거기에 [레드본]이나 [쉐도우맨] 등등의 비교할 작품들도 가득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다던가.
-아. 근데 생각보다는…….
=22 재미있긴 재미있는데 말이야.
[팬텀]으로 시작된 시즌2는 하늘 높이 솟은 관객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또 마린사의 기대도 충족하지 못했다.
흥행에는 제법 성공하긴 했지만, 기대했던 수익이나 영향에 비해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팬텀], [화이트 블러드], [버서커], [매드해터].
영화 하나하나의 흥행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15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사람들을 기대하게 하고 만족시켰던 시즌1처럼, 시즌2 또한 그런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져 미래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린사의 중심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상황은 마린사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마린사는 해결방법을 고심해야 했다.
이 판단에 앞으로의 10년이 걸려있었다.
그렇게 나온 해결책이 바로 서준 리.
[쉐도우맨 시리즈]의 메인 빌런으로 나왔지만, 캐릭터의 서사와 어마어마한 연기력으로 히어로들만큼의 인기를 이끌었던 ‘진 나트라’ 역의 배우.
-윌리엄ㅠ너무 잘 컸다ㅠ
-나이트 진ㅠㅠ행복해야돼ㅠㅠㅠ
-역시 빌런 느낌 나올 때마다 무서움ㅎㅎㅎ
시즌1과 연결되면서도 시즌2의 새로운 히어로가 된 [나이트 진]의 등장으로 다시 분위기가 바뀌었다. 슈퍼히어로 영화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역시 마린사!
마린사는 이 분위기가 그대로 [이레귤러스]로 이어지길 바랐고, 또 [이레귤러스]에 나오는 히어로들과의 케미가, 히어로들의 매력이 솔로 무비에까지 이어지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건 매우 성공적이었다.
[제목: 팬텀1 봤다(스포)]
팬텀 안 보고 이레귤러스만 봤거든. 나이트 진 보려고.
근데 팬텀 과거 이야기 때문에 팬텀1도 보게 됨.
그런데 보니까 팬텀 제법 잘 자란 것 같음.
어렸을 때 잠깐 만났던 히어로 형 때문에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하고, 계속 사람들 도와주잖아. 살고 있는 동네가 할렘가라서 도와주는 방법이 많이 과격하긴 하지만.
-22 보통 주변의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잘 컸음.
-어렸을 때 꿈이 과학자였으나 현재 백수인 나를 생각해보면, 팬텀은 진짜 대단한 거임.
=그러겤ㅋㅋ엄청 노력했을 것 같닼ㅋㅋ
-보육원 아이들 도와주는 것도. 같이 놀던 친구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자기 어릴 때 나이트 진이 도와준 거 생각나서 계속 도와주는 게 아닐까 싶음.
=오. 그럴지도 모르겠다.
[제목: 매드해터+체셔 캣 듀오 너무 좋다ㅠㅠ]
아니, 왜 이런 영화가 있다고 말 안 해줬어?
사고뭉치x2라니! 앨리스라니! 고양이라니!
거기에 어마어마한 과학력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만 모아뒀잖아!
매드해터+체셔 캣 나오는 거 많이 보고 싶어서 바로 매드해터1 봤다.
체셔 캣은 너무 귀엽고, 매드해터는 진짜 천재고, 해트 슈트 너무 멋지고.
진짜 재밌었음.
-천 번은 말한 듯.
=22 매드해터 개봉했을 때 그렇게 말했는데.
=ㄱㅆ) 아, 그랬어?ㅎㅎ
-난 애니메이션 나온다고 해서 별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라.
=ㅇㅇㅇ연출 좋았음. 맨날 해킹하면 키보드 두드리고 ‘OK!’ 외치는 게 끝이었는데.
=앜ㅋㅋㅋ
=영화 100개 떠오름ㅋㅋ
-마린사 체셔 캣 게임 만들어주라.
=22 갖고 싶다. 체셔 캣.
[제목: 버서커 전투 씬.]
이레귤러스에서 버서커 전투 씬 시원시원하고 과격해서(자기 몸 1도 생각 안 하고 싸우는 거) 마음에 들었는데, 많이 안 나와서 버서커1 봤음.
솔로 무비라서 그런가ㅋㅋ 이레귤러스 때보다 더 과격하게 싸우네ㅋㅋ
이성 잃고 싸우는 거 보면 누가 악당인지 히어로인지 모르겠음ㅋㅋ 적이 불쌍해질 지경임ㅋㅋ
게다가 팔다리 날아가고 총 맞고 칼 찔리고 하는데 로봇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잔인한 것 같지도 않……지는 않나ㅋㅋ
하여튼 간만에 마음에 든 전투씬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버서커2도 이랬으면 좋을 듯.
-버서커1은 진짜 이성 1도 없다고 하면 이레귤러스는 제정신+1인 느낌이었음.
=+1ㅋㅋㅋ
-나중에 가면 전직 군인다운 냉철함도 나올 것 같아서 기대 중.
-근데 진짜 인간인 거야, 로봇인 거야?
=버서커2에서 신체 부위 중 어디가 날아가는지 보면 알 수 있을 듯.
=날아가ㅋㅋㅋ
[제목: 연상미+백발+성스러움+병약미+뱀파이어.]
=화이트 블러드.
너무 좋다.
진짜 너무 좋아서 말도 안 나온다(입틀막)
여러분!
여기 이 홀리한 뱀파이어 좀 봐주세요!
사람 피를 안 먹어서 병약미까지 있습니다!!
게다가 과거 이야기까지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어요ㅠㅠ
슬픈 것도 슬픈 건데, 그때 구해준 아이들이 자라서 후손들한테 화이트 블러드 도우라고 했던 건 진짜 감동적이었음ㅠㅠㅠ
화이트 블러드2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홀리한 뱀파이어 더 보고 싶다!
스테인드 글라스+성당 씬 더 보고 싶다고!
-연상은 싫어하는데 N백살은 오히려 좋음.
=이미 연상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았냐고요ㅋㅋ
=종족부터가 다른데요ㅋㅋㅋ
-난 화이트 블러드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렇게 좋더라……ㅎ
=여기 변태가 있어요1!!
[제목: 나이트 진 볼 게 너무 많아서…….]
너무 좋다ㅎㅎㅎ
다른 솔로무비는 1편뿐인데, 나이트 진은 [쉐도우맨 1, 2, 3]이랑 [쉐앤나]까지 있음.
다 봤던 건데도 또 보고 있음ㅋㅋ
특히 [쉐앤나]는 [이레귤러스] 상영 끝날 때까지 계속 볼 듯.
[이레귤러스] OTT 업로드하고 또 볼 듯.
그냥 다 볼 듯.
-나도 하루종일 윌리엄ㅠㅠ 하고 울면서 봄.
=진 나트라도 흑화하기 전까지 눈물 그렁그렁하면서 본다. 진짜 착하고 순했던 아인데ㅠ
-진 나트라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일 때마다 심장이 쫄깃함.
-나이트 진 나중에 과거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두근두근!
=왜 두근두근 하냐고ㅋㅋ
낮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들은 다시 재평가를 받게 되었고, 원래 인기 있던 영화들은 한 번 더 화제가 되었다.
“다음 시리즈들을 기대하는 글이 많습니다. 유니버스 가입률도 크게 상승했고요.”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북미부터 그다음으로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국, 그리고 유럽과 다른 나라들 관객들의 반응을 알려주고, 마린사의 OTT 플랫폼 [유니버스]의 가입률을 보여주는 마린사 부사장, 페일런 박에 사장 리처드 보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 많이 하셨습니까?”
페일런 박이 웃으며 말하자 의자에 등을 기댄 리처드 보윈이 입을 열었다.
“이레귤러스는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봐도 재미있고 흥미로웠으니까. 문제는 그게 다른 영화에까지 영향을 주느냐, 안 주느냐였지.”
다행히도 개봉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는 떠들썩한 반응들과 크게 상승한 [유니버스] 가입률을 보면 계획대로 된 것 같았다.
“그때는 어떻게 되나 했는데…….”
루카스 터너의 사건 때 이야기였다.
촬영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던 시기라 마린사가 발칵 뒤집어졌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그래도 개봉까지 하고 난 지금은 나름 추억으로 떠올리며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다 준 덕분이죠.”
“그래. 그렇지.”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준 리가 잘 해결해 주었다.
아니,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루카스 터너의 연기가 더 좋아진 것 같았다.
“연기 천재라서 그런가? 그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니.”
“그럴지도 모르죠.”
덕분에 연기 천재에 대한 조금 이상한 오해를 하게 된 리처드 보윈과 페일런 박이었다.
“그럼 배우들한테는 선물을 보내고, 이레귤러스 제작팀에게는 보너스를 주기로 하고.”
“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오스카 못 가겠지?”
“주연이 많다 보니 배우상은 어렵겠지만, 음악이나 시각 효과 같은 부문에는 노미네이트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
그에 리처드 보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지만, [쉐도우앤나이트]로 한 번 받았던 상이니, 언젠가 또 받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럼 가장 가까운 영화제부터 신경 써야 할 것 같은데. 그게 WTV영화제였지?”
“네. 그렇습니다. 바로 다음 달에 있죠.”
10월 말.
WTV영화제가 열릴 예정이었다.
“후보가 후보인 만큼 위험하긴 한데, 팬들의 투표로 진행되는 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겠군.”
“아무래도 그렇긴 하죠.”
하고 말하는 리처드 보윈과 페일런 박의 목소리에 어쩐지 웃음기가 담겨 있었다.
10월 말에 있을 WTV영화제의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가 바로 배우 서준 리가 출연한 [뉴 이클립스]니까 말이다.
“준의 팬분들이 고생 좀 하겠더라고요.”
[뉴 이클립스]와 [이레귤러스].
서준 리의 팬들은 작품 모두 상을 받았으면 할 터였다. 서준 리에게 상을 줄 수 있는 화력도 있었다.
하지만 표가 나뉘어 버리면 다른 배우가 받을 수도 있었다.
물론 서준 리는 기쁘게 축하해 주겠지만, 팬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내 배우가 상을 받게 해주고 싶었다.
“쉐도우앤나이트 때처럼 공동 수상하는 것도 두 번은 어려울 거고 말이야.”
“그건 진짜 대단했죠.”
페일런 박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리처드 보윈이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레귤러스]의 성공적인 개봉으로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럼 이제 앞으로를 준비하자고.”
앞으로 10년.
매력적이고 강한 시즌2 히어로들과 함께할, 탄탄대로처럼 펼쳐질 미래를 계획하는 마린사였다.
* * *
-하. 너무 행복하다.
아직 자신들에게 어떤 고난이 닥쳐올지 모르는 새싹들은 행복해했다.
-맛남식당에 섬섬생활에 이레귤러스까지! 볼 게 너무 많아서 좋음.
=게다가 섬섬생활은 아직 방송 중임. 이레귤러스 상영 끝날 때까지 할 듯.
=진짜 너무 좋아ㅠㅠㅠ
사방이 이서준으로 가득했다.
-인생이 이렇게 즐거울 줄이야!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함.
덕질이 삶의 낙인 새싹들은 개떡 같은 직장에서도, 지루한 학교에서도 행복했다.
-아니, 회사는 여전히 개떡같음.
=22 그저 돈 벌기 위한 장소일 뿐.
=33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
그렇게 회사(학교)-영화관-회사(학교)-영화관을 반복하다 보니,
-오늘 섬섬생활 한다아!!
[섬섬생활 3화] 방송날이 되었다.
-TVM 아침부터 이레귤러스 광고 계속 보여주네ㅋㅋ
=그럴 만도 하지. 지금 개봉한 지 며칠밖에 안 됐는데 관객수가 어마어마하잖아ㅋㅋㅋ
=22 그 영화에 출연한 주연배우(A.K.A.슈퍼스타)가 TVM 예능에 나오는 건데ㅋㅋ
=영화도 보고 예능도 보고. 윈윈하자는 거지.
-근데 다시 생각해봐도 이서준 나오는 거 너무 신기함.
=나도ㅋㅋㅋ
방송 시작에 앞서, 저번 주와 마찬가지로 많은 광고들이 지나갔다.
-이해한다. 이런 광고 특수를 놓칠 수는 없지.
=또 서준이랑 예능 같이하면 2배도 용서함.
=22 건너뛰기 안 함.
=건너뛰깈ㅋㅋㅋ되냐고ㅋㅋ
-3화에 게스트 나오려나?
=서준이 친구 나왔으면 좋겠다!
=……이서준 친구면……설마?
-오! 시작한다!
[섬섬생활 3화]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