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998화 (998/1,055)

0살부터 슈퍼스타 998화

첫 번째 쿠키 영상이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배우들의 이름이 차례로 떴다.

[William Lee/Knight Jin - SEOJUN LEE]

당연히 서준의 이름도 있었다.

그 이름이 등장할 때부터 사라질 때까지 송유정과 임예나는 마음속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좋아했다.

---!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음악 리스트’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된 [이레귤러스] OST를 감상하던 송유정은 휴대폰(밝기 최소)을 꺼내 ‘이레귤러스 쿠키 영상 몇 개’를 검색했다.

송유정과 임예나가 보는 시간이 오후라서 오전에 본 사람들이 올려놓은 글을 영화 보기 전에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 스포일러를 당할지도 몰라서, 예고편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본 채 왔다.

‘정말 잘했지!’

이런 내용일 줄이야!

다시 생각해도 놀랍고 신기하고 가슴이 뛰었다.

이제 영화도 끝났으니 스포일러 따위는 무섭지 않은 송유정이 휴대폰을 보며 입을 열었다.

“쿠키 영상 2개래. 엔딩 크레딧 끝나고 하나 더 있대.”

“그래?”

어차피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끝까지 남아 있을 생각이었지만, 잘됐다.

“어떤 걸까? 이레귤러스2 예고편? 아니면 솔로 무비 예고편?”

“아니면 의외로 시시한 걸지도 몰라.”

시시하더라도 서준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이레귤러스]에 나왔던 음악들이 흘러나왔다.

풀 버전으로는 처음 듣는 곡들이었지만 괜찮았다. 이제부터 이 곡들만 들어도 영화 장면들이 저절로 생각날 때까지 N차 관람을 할 테니까!

“어? 이거?”

그때, 제법 익숙한 곡이 들려왔다.

팬텀의 OST였다.

“이레귤러스라서 넣었나 봐.”

“그러게.”

그 이후로도 낯선 곡들 사이로 매드해터, 화이트 블러드, 버서커의 OST가 들려왔다.

팀 이레귤러스에 호감이 가니, 다른 히어로들도 좋아졌다.

[이레귤러스]를 보러오기 전에도 봤지만, 집에 가면 OTT로 솔로 무비들을 또 봐야겠다고 관객들은 생각했다.

“이제 나이트 진 OST도 나오겠다.”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던 중.

엔딩 크레딧이 멈추고 스크린이 어두워졌다.

조용조용 떠들던 관객들이 모두 합! 입을 다물고 앞을 바라보았다. 눈이 반짝반짝했다.

* * *

퍼스트 본부.

연구원들과 요원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이로, 테일러 국장의 모습이 보였다. 테일러 국장은 테이블 중앙에 있는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웜홀 제어 장치를 보고 있었다.

“남아 있는 기록에 따르면 최대 20년까지 과거로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사용할 수 있나?”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다.

테일러 국장의 말에 연구원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동 웜홀은 아직 에너지가 남아 있어 가능하지만, 시간 웜홀은 에너지가 전부 소모되어 불가능합니다.”

“퍼스트에 있는 걸로는 안 되나?”

“네. 특별히 만들어진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음.

하고 테일러 국장은 다시 웜홀 제어 장치를 바라보았다.

“……왜 시간 웜홀이 필요했지?”

몰래 이동하려면 이동 웜홀로도 충분했을 텐데, 이들은 어째서 과거 이동하는 시간 웜홀까지 만들었을까.

의문이 풀리지 않아, 테일러 국장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화면이 바뀌어.

여기도 어느 연구소 같은 분위기.

그러나 생김새는 인간과 다른 외계인의 모습이었다.

연구소 모니터에 파괴된 센트럴파크의 모습과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스켈루스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실험체 출력 20%. 실패입니다.”

“역시 중복된 시간의 죽음으로는 소환은 가능하지만, 제대로 된 에너지로는 전환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완전한 소환을 위해서는 더 과거로 가야 합니다.”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하고 말하는 외계 연구원들의 말에 모니터의 영상이 바뀌었다.

사막인 듯 모래로 가득한 행성, 숲인 듯 나무로 가득한 행성, 구름으로 가득한 행성 등등. 총 여섯 개의 행성이 나타났다.

그 아래. 외계인들의 글자로 그 행성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마치 사냥감이 된 듯한 여섯 개의 행성 중 마지막 행성의 모습이 천천히 확대되었다. 딱히 특별한 모습의 행성은 아니지만, 어쩐지 익숙했다.

알아볼 수 없는 외계문자가 알파벳으로 바뀌고, 그 아래로 자막이 나타났다.

[NATRA]

[나트라]

두두둥!

나이트 진의 OST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헉!

기다렸던 나이트 진의 OST를 감상할 여유도 없이, 아마도 예고편일 쿠키 영상에 모두 눈을 크게 떴다.

* * *

[제목: 이레귤러스 보기 전(스포X)]

스포 없이 봐라.

-? 당연한 소리를?

=근데 이건 진짜 스포일러 없이 봐야함.

=22 이거 스포 알고 보면 진짜 아쉬울 듯.

=33 알고 봐도 재미있긴 하겠지만, 진짜진짜진짜 아쉬울 듯.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냥 상상도 못한 전개.

=22 난 이걸 이렇게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쉐앤나급임?

=쉐도우맨 죽음 정도야?

=ㅎㅎㅎㅎ

=ㅋㅋㅋㅋ

=아니 왜 웃기만 해?

=영화 보면 알게 됨ㅋㅋ

-?! 쉐도우맨이 또 죽는다고?!

=쉐앤나 말하는 거야. 쉐앤나!

[제목: 여기서 나올 줄이야ㅋㅋ(이레귤러스 스포)]

설마 여기서 이 장면이 나올 줄이야ㅋㅋㅋ

웜홀 나올 때.

영화 내내 진 나트라를 꺼낼락 말락 해서 나이트 진 쪽만 걱정했거든.

매드해터도 알게 됐고.

그래서 언제 터지나. 설마 진 나트라 나오면서 영화 끝나고 이레귤러스2 빌런으로 진 나트라 나오나. 그럼 나이트 진1(영화)은 어쩌고?!

하면서ㅋㅋㅋ

그래서 팬텀 쪽은 신경 1도 안 썼음. 그때까지 태도도 별로여서 호감도 마이너스였는데ㅋㅋ전투 장면에서는 좀 괜찮았고.

근데 설마 이쪽에서 터질 줄이야ㅋㅋㅋ

브루클린? 항구? 바다?

바닷속에 들어갈 때까지 1도 눈치 못챔ㅋㅋ 쉐앤나 보면서(N차 뜀) 그렇게 울어놓고 멍청이가 따로 없음ㅋㅋㅠㅠ

-나도ㅋㅋㅋ브루클린 항구 말할 때도 1도 눈치 못챔.

=22 바다 속에 들어가서도 어디서 본 것 같은 배인데? 밖에 생각 못함ㅋㅋ설마 과거로 갈 줄은 몰랐지ㅋㅋㅋ

=33 쉐앤나에서도 그날 비 왔었는데

=44 덕분에 쉐도우맨 봤을 때 진짜 기겁했음.

-난 바다에서 삐- 했을 때 설마……? 설마! 함.

=나도. 영화보기 직전에 쉐앤나 봐서 그런가. 바로 떠올라서 더 좋았음.

-알면 알았던 대로, 모르면 몰랐던 대로 놀랍고 재미있었을 듯.

[제목: 의문 해결! (이레귤러스 스포)]

솔직히 쉐앤나에서 쉐도우맨 돌아온 거 울면서 보긴 했어도 의아하긴 했음.

배 안에서 어떻게 탈출한 거지? 파트너 계승해서 없을 텐데? 퍼스트도 생명 반응 감지 못했다고 하던데?? 설마 가짜!?(했는데 파트너가 그림자 안으로 들어감ㅋㅋ추측 실패)

하고.

근데 여기서 이렇게 떡밥을 회수할 줄은…….

마린사 최고! 사랑한다!

-ㅋㅋㅋㅋㅋ

-나도 쉐앤나 보면서 어떻게 나왔는지 진짜 궁금했음.

=난 그냥 탈출했구나, 생각했는데ㅋㅋ

=난 퍼스트가 나이트 진 부려 먹으려고 숨긴 거라고 생각했음. 나중에 나이트 진이 다 알고 배신감 느껴서 결국 진 나트라가 되는 거지!

=+)그런 퍼스트 행동들이 마음에 안 들었던 히어로들이랑 평화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히어로들이랑 나뉘어서 >히어로 VS 히어로<가 되고.

=그럼 진짜 엉망진창이겠다ㅋㅋㅋ

=설마 쉐도우맨 VS 나이트 진(진 나트라)……?

=벌써 눈물 줄줄ㅠㅠㅠ

=근데 이렇게 가도 재미있었을 듯.

=저기요ㅠㅠ

-영화 리뷰하는 사람들도 분석 많이 했더라.

=근데 맞춘 사람은 1도 없음.

=설마 팬텀이 쉐도우맨을 구할 거라고 생각했겠냐고ㅋㅋ

[제목: 이레귤러스 두 번째 쿠키(스포)]

나트라 행성 나온 거 말이야.

딱 봐도 빌런한테 노려지는 것 같은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

이거 이레귤러스2 예고편임? 아니면 나이트 진1 예고편임?

-우주+외계인 나오는 스케일이면 이레귤러스2 아님?

=근데 쉐도우맨도 우주+외계인 나왔음.

=본인이 외계인인ㅋㅋ

-이레귤러스2든 나이트 진1이든 존잼일 거라는 건 확실함.

=222

[제목: 팬텀 솔로 무비 다시 봤는데(스포)]

팬텀1에도 낡은 재킷(나이트 진 옷) 있더라?

아니, 그때는 쉐앤나 나오기 전이라서, 서준이도 이제 안 나오겠구나ㅠ진짜 끝났구나ㅠㅠ했었던 땐데 말이야.

-아마 일단 떡밥 뿌려놓고 회수할 수 있으면 회수하고 못하면 그냥 ‘평범한 옷입니다.’ 했을 것 같다.

=이거다ㅋㅋㅋ

-근데 몇 번을 확대해서 보여줘도 난 떡밥인지도 몰랐을 듯.

=22 나도. 그냥 엄마 사진 보여주는 줄 알았을 것 같다.

-만약 나이트 진 안 나왔으면 다른 사람 옷이었을 수도.

=22 화이트 블러드라던가.

=……그분 옷이었다면 100년 전 옷이어야 했지 않을까.

=앜ㅋㅋㅋㅋ

=아니야! 화이트 블러드도 잘 입고 다닌다고ㅋㅋ

=근데 왜 너도 웃냐고ㅋㅋㅋ

[제목: 이레귤러스 만족(스포X)]

솔직히 시즌2 히어로들 솔로 무비…… 기대했다가 보고 조금 실망했는데, 이레귤러스 보고 다시 정주행하니까 존잼.

이래서 캐릭터 간의 서사와 케미가 재미있는 거구나 싶음.

앞으로 솔로 무비 나오면 꼭 챙겨볼 것 같다.

-222 얘네가 나중에 이레귤러스로 나온다고 생각하니까 재미있더라.

-나도 이제 솔로 무비 나오면 챙겨볼 듯.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 * *

[영화 ‘이레귤러스’ 오프닝 스코어는 과연?]

[이레귤러스 스포일러 금지! 이번에도 절대 보면 안 된다!]

[이레귤러스 쿠키 영상은 2개!]

[이레귤러스 관람 전 꼭 봐야 하는 영화들!]

한국이 [이레귤러스]로 시끌벅적했다.

아니, 전 세계가 그랬다.

>그레이스: 세상에!

>그레이스: 이게 이렇게 이어질 줄이야!

>찰리: 거기서 쉐앤나 이야기가 나올 줄은 몰랐어.

[이레귤러스]를 본 두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친구들과 함께 [이레귤러스]를 보고 온 서준이 키득키득 웃었다. 아주 재미있게 본 모양이었다.

>찰리: 브루클린이라고 나올 때부터 설마설마 하긴 했는데!

>그레이스: 잠깐만. 잠깐만!

>그레이스: 생각해 보니까 우리 뉴욕에 갔을 때 이레귤러스 촬영 중이었지?

<응. 그랬지.

[이레귤러스]를 촬영하다가 쉬는 날 친구들과 만나서 신나게 놀았었다.

>그레이스: 설마 그때 브루클린 항구 장면을 촬영한 거야?

>찰리: 그러고 보니

>찰리: 저녁에 루카스 터너 배우 혼자서 촬영한다고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어떤 장면인지 궁금했지만, 나중에 [이레귤러스]가 개봉하면 물어보자고 두 친구는 생각했었다.

<맞아.

서준이 웃으며 휴대폰을 두드려 답장을 보냈다.

<비밀이라 말 못했는데.

<사실 에반이랑 루카스랑 같이 촬영한 날이었어.

>찰리: 와!

>그레이스: 세상에!!

그날 그 장면을 촬영했었다니!

흥분이 가득한 친구들의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며 서준은 그때를 떠올렸다.

보통 영화 촬영은 시간 순서에 상관없이, 촬영장소에 따라 진행된다. 한 장소에서 필요한 장면을 모두 찍고 이동하는 거였다.

그 때문에 기승전결 순서가 아니라 결말부터 찍고 나머지를 찍는 경우도 많았고, 한 장소에서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연기할 때도 많았다.

‘그럴 때는 감정 연기가 많이 힘들지.’

결말 부분은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한데 첫 부분은 행복하다면, 또 같은 장소에서 분노하는 장면과 용서하는 장면을 동시에 촬영한다면, 아무래도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팬텀을 연기했던 루카스 터너의 상황도 그랬다.

뉴욕 촬영에서 루카스 터너는 나이트 진을 내쫓기 위해서 날을 세우는 장면을 찍고, 바로 며칠 후에 나이트 진을 위해 쉐도우맨을 구하는 브루클린 항구 장면을 찍어야 했다.

‘그래서 좀 고생하기는 했지.’

메소드 연기의 부작용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렇게 변화가 큰 연기를 해야 하니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그래도 루카스 터너가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촬영을 잘 끝낼 수 있었다.

‘루카스한테도 메시지 보내야지.’

하고 생각하자마자, 루카스 터너의 메시지가 왔다.

>루카스: 영화 봤어요, 준?

>루카스: 다들 정말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기쁘네요.

>루카스: 전부 준 덕분입니다!

글자마다 기쁨과 즐거움이 묻어나오는 듯해, 서준은 웃으며 루카스 터너에게 답장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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