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903화
화면이 바뀌고, 클레어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쳤다.
몰리와 막 헤어졌을 때였다.
클레어는 손바닥 위에 올린 강아지 조각이 가리키는 곳으로 향했다. 언제든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게 물약과 마법지팡이를 의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클레어가 그렇게 조심스럽게 향한 곳은 ㄷ자 모양의 저택 중앙이었다.
지금은 부서지고 불타 있었지만, 예전에는 아마도 분수대와 정원이 있었을 것만 같은 넓은 공터였다.
어두운 밤.
횃불 때문인지 마법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곳만이 밝았다.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
“뭐지?”
늑대인간들로 보이는 이들이 주술이나 마법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중앙을 치우면서 마치 클레어와 몰리가 서재에서 그랬던 것처럼 마법진 같은 것을 그리고 있었다. 예전부터 공들여 그리고 있는지 규모도 크고 모양도 섬세했다.
그중 하나는 책을 보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가끔은 시간을 가늠하듯 하늘, 그러니까 보름달의 위치를 살피기도 했다.
아마도 그가 이들의 대장인 듯싶었다.
툭툭-
그때 강아지 조각이 앞발로 클레어의 손바닥을 쳤다.
강아지 조각의 주둥이가 대장으로 보이는 이를 가르키고 있었다. 나무로 된 꼬리가 빠르게 움직였다.
“테오가 아닌데?”
클레어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강아지 조각과 처음 보는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도대체 왜?
하고 의문을 갖는데, 마법진이 완성된 것인지 늑대인간들이 옆으로 물러났다. 발끝이 닿는 것조차 싫은 것인지 과하게 물러나는 것이 보였다.
대장인 듯한 남자가 품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동그란 회색 구슬이었다.
남자는 그걸 마법진 쪽으로 던지며 무어라 말했다.
“--- --.”
그에 마법진이 남자가 서 있는 곳에서부터 빛나기 시작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땅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던 구슬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마법진 중앙에 떠있는 회색구슬.
거기에서 나온 회색의 번개 같은 것들이 마법진으로 떨어졌다. 마치 제어가 되지 않는 힘처럼. 파직- 파지직- 소리가 날 것만 같았다.
구슬에서 빠져나온 그 힘은 클레어가 있는 곳까지 전해졌다.
“이건……?!”
클레어가 숨죽여 경악했다.
회색 구슬에서 나온 힘에서 테오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건 테오의 힘이었다.
“설마…… 저게 테오의 꼬리인 건가?”
몰리가 말했던 게 떠올랐다.
어딘가에 힘을 봉인하는 저주인지도 모른다고.
그렇다면 강아지 조각이 갈 길을 몰라 했던 이해가 됐다.
구슬 형태로 봉인되어 있는 테오의 힘과 진짜 테오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클레어의 경악은 끝나지 않았다.
회색 번개를 흡수한 마법진이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새하얀 구 하나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전환 마법…….”
마녀의 검색창, 고깔모자가 클레어에게 알려주었다.
흡수할 수 없는 제물의 힘을 시전자가 흡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제물은 반드시 죽고 마는 금지된 마법이라고.
그리고 그 제물이 테오라는 것을 클레어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새하얀 구는 전환 마법의 시전자인 남자, 웨이드 레이필드에게로 향했다. 그대로 흡수하나 싶었는데, 뭔가 잘못된 것처럼 새하얀 구는 허공만 맴돌 뿐이었다.
쯧-
하고 혀를 차는 웨이드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쳤다.
전환 마법은 제물의 온전한 생명과 에너지를 바탕으로 하는 까다로운 마법이었다.
회색 구슬은 테오의 일부분일 뿐, 전체가 될 수는 없었다.
전환 마법을 사용해 힘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회색 구슬’과 ‘테오’ 둘 다 필요했다.
웨이드가 마법을 멈추었다.
그러자 마법진의 빛이 사라지고, 새하얀 구와 회색 번개들이 마법진에서 다시 회색 구슬로 돌아갔다. 허공에 떠 있던 회색 구슬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클레어는 빠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상황을 살폈다.
테오는 여기 없다.
몰리가 향한 곳에 있을 터였다.
그러니까 이제 여기서 나가, 테오와 몰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마법진 중앙.
웨이드가 회색 구슬을 집기 위해 마법진 중앙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테오가 그렇게나 찾던, 잃어버린 힘이 저기에 있었다.
‘……아니야.’
늑대인간은 많았고, 클레어는 혼자였다,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돌아가자.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자.
어쩌면 마가렛 씨의 마법 중에 저 회색 구슬을 가져올 수 있는 마법이 있을지도 몰랐다.
테오가 얼마나 저주를 풀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었던 클레어였지만, 애써 시선을 돌리며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뭐야? 마녀? 아니, 인간인가?”
낯선 이의 목소리만 들리지 않았다면 말이다.
!
클레어가 반사적으로 물약을 던졌다. 그리고 마법지팡이를 들어 방어마법을 펼쳤다.
쾅-! 콰아앙!
그에 늑대인간이 가장 강한 날인 보름달이 뜬 날인 데다가 옆에 동료도 2명 있어 방심하고 있던 제레미 레이필드는 그대로 공격당하고 말았다. 두 늑대인간들도 폭발에 휩쓸렸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려오는 폭발음과 피어오르는 연기에 웨이드와 레이필드 늑대들이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습격인가?!”
“결계는 어떻게 통과한 거지!?”
늑대인간들은 반사적으로 전투태세를 갖추며 상황을 살폈다.
쾅! 콰가강!
손가락만 한 물약병이 클레어의 마법에 제레미와 늑대인간들을 향해 날아가 폭발했다. 연기가 시야를 가렸다.
“젠장!”
제레미 레이필드가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아냈다.
고작해야 어린 마녀의 물약이고 마법인데, 왜 이렇게 타격이 큰지 모르겠다. 더구나 오늘은 보름이 아닌가.
“회복도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제레미 레이필드가 고갯짓을 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긴 하지만 사냥의 기본인 몰이를 잊지 않았다.
중앙에는 형, 웨이드와 다른 늑대인간들도 있어 둥글게 포위하면 제 아무리 강한 마녀라도 잡을 수 있을 터였다.
다가오는 늑대인간들에, 뒷걸음질치던 클레어도 그걸 알 수 있었다.
‘테오…… 몰리…….’
바짝 긴장한 클레어는 다가오는 늑대인간들에 숨어 있던 풀숲에서 나와야 했다. 점점 마법진이 있는 곳과 가까워졌다.
쾅! 콰아앙!!
생각보다 강한 마법과 물약들에 늑대인간들은 제법 큰 타격을 받아야했다.
도대체 왜?
늑대인간들은 너무나도 쉽게 당하는 자신들이 믿기지가 않았다.
클레어는 그런 걸 살필 여유가 없었다.
그저 테오와 몰리가 구하러 와주기를 바라며 버틸 뿐이었다.
잠깐의 대치상태가 이어졌다.
여기저기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연기가 가라앉았다. 연기의 중심에 있던 습격자의 모습이 늑대인간들의 눈에 들어왔다.
“마녀? 마녀라고?”
“마녀 냄새는 하나도 안 나는데?”
“마녀 냄새는커녕 인간 냄새도 안 나요!”
어려 보이는 마녀인데 이렇게나 강하다고?
늑대인간들은 교육을 받으며 마녀를, 그리고 마녀의 공격마법과 물약들을 몇 번 겪어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들은 이렇게 강하지 않았다.
“그렇군.”
그에 뒤로 물러서서 클레어를 살펴보고 있던 웨이드 레이필드의 눈빛이 짙어졌다.
늑대인간들이 웨이드를 바라보았다.
“이클립스의 마녀다.”
!!
늑대인간들이 휙- 하고 고개를 돌렸다. 순식간에 긴장감이 몇 배로 강해졌다.
클레어는 자신을 지칭하는 듯한 단어에 의문을 가졌다.
‘이클립스의 마녀가 뭐지?’
그 질문에 반응해, 마법 지식이 깃든 고깔모자가 답했다.
진실을 알게 된 클레어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 * *
“맞아. 클레어는 이클립스의 마녀야.”
몰리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걸어가며 대답했다.
“어떻게 알았어?”
“책에서 봤어. 마녀의 냄새가 아주 옅게 나는 마녀가 있다고.”
테오는 클레어와 부딪혔을 때를 떠올렸다.
몸상태가 나쁘다고 하더라도 코는 멀쩡했을 텐데, 부딪히기 전까지는 마녀의 냄새를 맡지 못했다. 클레어를 스쳐 지나갔던 늑대인간들의 경우를 떠올려보면 그러했다.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야 맡을 수 있는, 보통의 마녀들보다 옅은 냄새.
“몰리 네가 괜찮다고 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겠지.”
“맞아. 이클립스의 마녀는 늑대인간들에게 강하니까.”
이클립스(월식)
그림자에 가려진 달 때문에, 달의 힘을 사용하는 늑대인간들이 가장 약해지는 시기.
그 ‘시기’가 그대로 담긴 힘을 사용하는 이가 바로 이클립스의 마녀.
늑대인간들을 약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클레어가 사용하는 마법이나 물약에도 이클립스의 힘이 깃들어서, 보통 때보다 몇 배의 위력을 발휘할 거야. 특히 늑대인간들한테는.”
어쩐지 멀리서 쾅! 쾅!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경험에서 차이가 있었다.
클레어는 알고 있는 마법도 별로 없을 테고, 들고 있는 물약의 수도 제한되어 있었다. 체력도 늑대인간들에 비해 약했다.
그걸 아는 고양이와 늑대는 멈추지 않고 달려갔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그리고 마법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도 걸렸어.”
테오의 말에 몰리가 으음, 침음성을 흘렸다.
“사이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면 부모가 죽더라도 아이를 대신 키워줄 정도로, 마녀들은 아이를 소중히 여긴다고 들었거든.”
“맞아. 마녀의 아이가 고아가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야.”
혼자 사는 만큼 마녀 사이의 연결망은 단단했다. 어떻게든 마녀의 핏줄을 찾아내 키워서 독립시킨다.
몰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부모 없이 달 아래서 생겨나는 이클립스의 마녀를 빼고는.”
테오의 얼굴도 안타까움으로 물들었다.
화면이 바뀌었다.
어두운 밤 달빛 아래.
낯익은 보육원 대문 앞에 검은 반짝이들이 모여들었다. 그것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니 끝내 어떠한 형상을 만들어냈다.
아기.
아기였다.
그렇게 ‘생겨난’ 아기는 으엥으엥 울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 앞에 누워 있었다.
우연이었는지 운명이었는지 보육원을 둘러보던 원장이 아기를 발견했다. 원장은 놀라며 천 조각 하나 덮지 못한 갓난아기를 들어 올렸다.
춥지도 않은지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힌 눈만 끔뻑거리는 아기는 클레어를 닮아 있었다.
그랬다.
클레어 매닝에게는 아버지라고 부를 이도, 어머니라고 부를 이도 없었다.
그저 ‘자신’뿐이었다.
* * *
“아니야…….”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과 피가 연결된 가족을 한 명이라도 만나길 바랐을 뿐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이클립스의 마녀라고?
부모가 있기는커녕 진짜 마녀도, 인간도 아니라고?
충격적인 진실에 클레어의 감정이 크게 흔들렸다. 그에 따라 클레어의 힘도 요동쳤다.
늑대인간에게 특히 강한 힘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클립스의 마녀는 막대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땅이 울렸다.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폭주한다!”
“뒤로 물러나!”
이것 또한 교육으로 잘 알고 있는 늑대인간들이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클레어의 힘이 더 빨리, 더 크게 작용했다. 바람에 담긴 이클립스의 힘이 늑대인간들을 약하게 만든 것도 있었다.
폐허 저택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마법과 결계가 마치 유리처럼 금이 가더니 깨졌다.
또 아슬아슬하게 서 있던 벽들과 천장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바닥도 쿵쿵 울리며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저택을 이루던 돌덩이들이 폭주에 휩쓸려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마치 허리케인을 보는 것 같았다.
“젠장!”
웨이드와 늑대인간들은 이 밑에 지하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늑대화한 늑대들이 편하게 머무르는 공간이었다.
“무너진다! 피해!”
그렇게 외치기도 전에 바닥이 무너져내렸다. 폐허 저택 또한 허물어졌다.
늑대인간들도 클레어도 아래로 꺼지는 땅과 함께 지하로 사라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 * *
커다란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렸다.
계단을 올라가고 있던 테오와 몰리가 비틀거렸다.
“……클레어?”
늑대와 고양이는 여기까지 전해지는 여파 속에서 클레어의 힘을 느꼈다. 그리고 그 힘에 담긴 슬픔과 괴로움과 절망도.
늑대와 고양이의 눈이 마주쳤다.
조금 전까지 이클립스의 마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런지, 클레어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늑대인간들을 만났다면, 단번에 알아봤을 거야.”
다른 이도 아니고 차기 수장이 될 웨이드였다.
늑대인간들의 적 중 가장 피해야 할 적인 이클립스의 마녀를 금방 알아차렸을 터였다.
“폭주인 것 같은데…… 클레어가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는 거야.”
슬픔이 가득 담긴 몰리의 말에 테오가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 때문이었다. 자신만 아니었다면 클레어는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클레어를 찾아야 했다.
홀로 울고 있을 클레어를, 찾아야 했다.
“가자, 몰리.”
“응!”
테오의 머리 위로 쫑긋 늑대 귀가 생겨났다.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기 위해선 이 모습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벽이 무너져 막힌 계단을 뒤로 한 테오는 지하 복도를 걸으며 늑대 귀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코도 움찔댔다.
몰리도 테오가 갈 수 없는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킁킁댔다.
“근데…… 찾을 수 있을까?”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냄새에 몰리가 울먹울먹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도, 마녀도 아닌 이클립스의 마녀의 냄새는 가까이 가지 않으면 맡을 수 없었다.
폭주하던 힘도 어느새 사라져 있어 추적하기 힘들었다.
“찾을 수 있어.”
테오가 단호하게 말했다.
“클레어의 냄새를 찾아봐, 몰리.”
“클레어의 냄새?”
“그래.”
테오의 코가 움찔거렸다.
“마녀나 인간의 냄새가 아니라 클레어의 냄새 말이야.”
많은 냄새들 중에서 익숙하고 그리운 냄새가 맡아졌다.
“쿠키를 만들 때 밴 쿠키 냄새, 책을 읽을 때 밴 종이와 잉크 냄새, 마녀의 숲에서 밴 풀 냄새, 빗자루를 탈 때 밴 하늘 냄새…….”
추억이 담긴 냄새를 하나하나 이야기하는 테오에 몰리도 함께 코를 움직였다.
테오가 씨익 웃었다.
“점심때 샌드위치 먹었구나?”
“맞아!”
몰리도 냄새를 잡아냈다.
서로를 보며 웃은 늑대와 고양이는 얼른 냄새가 흘러나오는 곳으로 향했다.
무너진 벽을 치우고, 떨어진 돌들을 뛰어넘고.
늑대인간들보다 빠르게 클레어를 만나기 위해 늑대와 고양이는 빠르게 달려갔다.
그리고 마침내.
늑대는 무너져내린 돌들로 만들어진 작은 동굴에서 웅크리고 울고 있는 마녀를 발견했다.
“찾았다.”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은 마녀의 모습에 늑대가 안도한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울고 있는 건 마음이 아팠지만.
그에 마녀가 고개를 들었다.
“……테오……몰리…….”
“클레어!”
몰리가 클레어에게 달려가 안겼다. 아니, 안기려고 했는데, 클레어가 피했다.
클레어?! 충격받은 듯한 몰리에게 클레어가 말했다.
“몰리 넌, 내가 이클립스의 마녀라는 걸 알고 있었지?”
고양이가 바짝 얼어붙었다.
늑대는 얼른 ‘난 몰랐어!’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지었다.
배신자! 그런 늑대를 째려본 고양이가 이내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근데, 근데 왜 말 안 해줬어? ……내가, 내가 얼마나 가족을 찾고 싶어 했는지 알잖아.”
슬픔이 가득한 클레어의 목소리에, 몰리의 귀와 꼬리가 축 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