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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살부터 슈퍼스타-895화 (895/1,055)

0살부터 슈퍼스타 895화

[배우 이서준의 레시프로 만든 W쿠키, Q마트에서 내일부터 판매!]

-드디어!!

-서준이 굿즈 통장이 쓰일 때다!

-우리집 근처 Q마트 없는데!!(절망)

=ㄱ마트는 안파나요ㅠㅠ

그 소식에 새싹들이 들썩였고,

-이서준이 만든 레시피라니 궁금하다.

=22 요리도 잘한다고 하던데.

=33 할리우드 배우들도 되게 맛있다고 SNS에 올렸던데.

일반인들도 궁금해했다.

-Q마트 몇 시에 여나요?

=쿠키 안에 장난감이나 스티커 들어 있나요?

=넹? 장난감이요?

-이서준 쿠키 (W쿠키 사진) 이거 맞지? 이거 사면 되는 거지?

=ㅇㅇ맞음.

점점 늘어가는 댓글들에 새싹들은 위기감을 느꼈다.

안 그래도 새싹들이 엄청 많아서 초조한데, ‘할리우드 배우들도 맛있다고 한 배우 이서준의 쿠키 레시피’를 궁금해하는 일반인들에 장난감(?) 유무를 묻는 알 수 없는 무리들까지 등장했다.

-뭔데ㅠㅠ왜 이렇게 관심을 갖는 건데?

-장난감은 또 무슨 소리야??

장난감에 대한 건 금세 밝혀졌다.

-와. 누가 우리 조카한테 W쿠키가 청룡님이 만든 쿠키라고 했대.

=맞는 말이긴 한데……

=여기서 청룡님이요???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와 더불어 최고의 스타인 청룡님이 나왔다.

-언니랑 형부한테 사달라고, 지금 난리도 아니래.

=우리집 딸내미도 유치원에서 듣고 왔나봐ㅠㅠ

=22 우리 아들도 청룡님 쿠키 사달래ㅠ

=……미쳤다.

아이를 가진 새싹들의 증언에, 진짜 ‘미쳤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새싹들이었다.

일반인들까지는 이해하지만 부모들까지 참전하다니.

‘너 청룡님 쿠키 먹어봤어?’

‘아니…….’

‘난 먹어봤어! 엄마가 사줬어!’

‘……엄마! 나도 사줘어!!’

그런 상상과 함께, 시무룩하거나 떼를 쓰는 아이들의 위해 직접 나서는 부모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머릿속이 아찔해졌다.

-그 스티커빵 생각나는 건 나뿐이야?

=ㄴㄴㄴ나도 방금 떠오름.

한때 한국을 뒤집어놓았던 스티커빵 사태가 떠오른 새싹들이었다.

아침부터 편의점의 문이 열리길 기다리는 건 기본이고, 밤을 새우거나 물건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서 스티커빵을 사던 사람들까지.

물론 그건 스티커 수집을 위해서 수십 번이고 수백 번이고 샀던 거였고, W쿠키는 그런 스티커나 장난감이 없어 다들 그냥 한 번만 사고 말 테지만.

새싹들의 다리가 저도 모르게 덜덜덜 떨렸다.

-……오픈런 각인가.

오픈런.

원래는 공연이나 연극 등을 폐막 날짜 없이 무기한으로 상영하는 것을 말하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였다.

매장의 문이 열리자마자 사는 것.

제품의 인기와 한정된 수량 때문에 생긴 말로, 명품이나 시계 등 비싼 물건들부터 캐릭터 굿즈나 아이돌 굿즈, 그리고 마트나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과자나 빵, 술 같은 것들까지도 해당되었다.

-몇 시부터 가야 될까?

=Q마트가 10시부터 열리니까 그전에는 가야겠지?

매장의 문이 열리자마자 산다는 이야기는, 매장의 문이 닫혀 있을 때부터 기다린다는 말과 같았다.

-8시? 7시?

=더 일찍 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른 새벽, 아니, 밤을 새워야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송유정은 지금 나가기로 했다.

>임예나: 준비 끝!

당연히 임예나도 같이 간다.

“어디 가?”

첫차가 막 다니기 시작한 새벽.

물을 마시러 나온 동생이 뭔가 잔뜩 든 가방을 메고 현관에서 부스럭거리는 송유정을 발견하고는 물었다. 도둑인 줄 알았다.

“서준이 쿠키 사러. 엄마랑 아빠한테 말해줘.”

오늘을 위해 연차도 내고 Q마트와 가까운 본가로 온 송유정이 대답하자, 동생의 눈이 짜게 식었다.

“……그거 그냥 일주일 후에 사면 되는 거 아니야? 인터넷 보니까 일주일 후쯤에는 괜찮아질 거라고 하던데?”

송유정이 눈을 끔벅였다.

“? 서준이 굿즌데 일주일 후에 사라고?”

정말,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송유정의 표정에, 동생이 질린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 *

“우리가 처음일 줄 알았는데.”

송유정과 임예나는 문이 닫혀 있는 마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감탄하다가 얼른 그 줄 맨 끝으로 가서 섰다.

“새싹들이려나?”

“그럴지도.”

아니면 SNS에 올리기 위해 사러 온 일반인이나 아이들을 위해 사러 온 부모님일지도 몰랐다. 중고어플이나 다른 사이트에서 더 비싸게 되팔기 위해 사러 온 사람들일 수도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 온 사람들인지는 몰라도, 몇 명인지가 중요했다.

“하나, 둘…….”

줄 밖으로 나온 임예나가 맨 앞에 서 있는 사람부터 차례로 숫자를 셌다. 그사이 송유정은 자신의 가방에서 핫팩과 담요를, 임예나의 가방에서 보온병과 아침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꺼냈다.

“몇 개나 있을진 모르겠는데, 살 수 있을 것 같아.”

송유정이 건넨 포근한 담요를 받아든 임예나가 웃으며 말했다.

“아마 코코아엔터에서 1인 1개나 2개로 제한했을 테니까.”

코코아엔터가 아니라도, Q마트에서 구매를 제한했을 터였다. 싹쓸이 방지를 위해서 말이다.

“그럼 이제 문 열 때까지 기다리면 되겠네!”

10월 중순.

쌀쌀한 날씨의 새벽.

핫팩과 담요로 중무장한 송유정과 임예나는 보온병에 담긴 따뜻한 우유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마트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송유정과 임예나가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때.

아직 출발하지 못한 새싹들은 초조해졌다.

SNS며 커뮤니티며 [새싹부터]며.

이제 막 첫차가 다니기 시작하는 때인데도 불구하고 Q마트 앞에 줄 서 있는 사진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Q마트 앞에서 파송송님, 예나지금이나님 만남! 핫팩도 주셨음!

-두 금손님과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었다니!

-Q마트 ㅁㅁ지점 영화객님 떴다ㅋㅋ

=영화객님ㅋㅋㅋ라이브 중ㅋㅋ

=영화객님이 Q마트 첫번째임. 새벽부터 줄 서는 거부터 라이브 찍고 있었음.

=그걸 보는 사람이 있다고요? (나)

=22 새벽근무라서 대리만족 중ㅠㅠ 퇴근하면 가서 줄 서야지ㅠ 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시청자수 많은데??

=출근&등교 준비하면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나다ㅠㅠ 오늘 왜 평일? 왜 안 주말?ㅠㅠ

-아까 영화객 혼자 마트 앞에 서 있는데 경찰 왔었음ㅋㅋ

=지나가던 경찰: (의심의 눈초리) 왜 여기에 계시죠?

영화객: 아, 그게…… 과자를 사러……

경찰: 과자를요? 이 시간에 말입니까? (안 믿음)

영화객: (허둥지둥 이서준 쿠키 기사 보여줌/ 너튜브 방송 보여줌/ 시상식 방송 나온 거 보여줌.)

경찰: 아하.

=앜ㅋㅋ 온갖 거 다 보여줬어ㅋㅋㅋ

=ㅋㅋ이 새벽에 문 닫힌 마트 앞에 서 있으니까 이상하긴 하죠ㅋㅋ

=그리고 경찰 가고 난 후 바로 2번째 사람 옴. 그것도 영화객 시청자ㅋㅋ

=영화객: 조금만 더 빨리 오시지ㅠ

=ㅋㅋㅋㅋㅋ

-Q마트 사람 없는 곳 있어? 우리 동네 Q마트 사람 넘 많음ㅠㅠ

=없을 것 같은데……

=Q마트 왜 이것뿐이냐고.

=22 우리동네 Q마트 없어ㅠ 옆옆 동네로 가야함.

=일해라. Q마트.

-ㅇㅇ지점 방송국 떴다. 오늘 아침 방송으로 나가려나?

-기자들도 있을 듯.

=이미 기사 올라오고 있넼ㅋ

Q마트에 도착한 사람, Q마트로 향하고 있는 사람, 다른 지점을 찾는 사람까지.

잠자는 사람이 더 많은 새벽 같지 않게 인터넷은 활기로 넘쳤다. 그 때문에 집에 있던 이들은 불안해졌다.

-아니, 벌써 다들 나갔다고?

=22 근데도 사람이 이렇게 많다고? (SNS에 올라온 Q마트 앞 사진)

-나도 지금 나가야겠다.

-와. 이거 오늘 못 살 것 같은데??

-물량 얼마나 될까?

=마트라서 많으려나, 아니면 편의점에 못 풀만큼 적으려나?

-어떻게 됐든 내 껀 없어ㅠㅠ빌어먹을 현생ㅠㅠ

=22 현생이 덕질을 방해해ㅠ

=33 난 주말에 사야지ㅠㅠ

시간이 흘러.

Q마트 오픈 시간이 되었다.

마트의 문이 열리고, Q마트 직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미리 짐을 가방에 다 넣고 지갑을 꺼내 마트에 들어갈 준비만 하고 있던 송유정과 임예나가 눈을 빛냈다.

“천천히 줄대로 들어와 주세요!”

사람들은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마트 한쪽에 마련된 W쿠키 구역으로 향했다.

따로 꾸며진 것 없이, 오직 W쿠키만이 놓여져 있는 작은 공간이었다.

그래. 작은 공간이었다.

“……가격은 괜찮은 것 같은데.”

이서준의 레시피로 만들었다고 해서 비싸거나 양이 적을 줄 알았는데, 그냥 보통의 쿠키와 비슷한 것 같은 가격이었다. 포장지를 뜯어봐야 알겠지만 겉포장은 광고하던 것과 똑같았다.

그런데 물량이 적었다.

W쿠키는 겨우 판매대 2개만을 채우고 있었다. 그것도 버터쿠키 판매대, 초코쿠키 판매대로 나누어져서.

“이게…… 전부예요?”

누군가의 질문에 직원이 대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일찍 온 사람들에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하고, 늦게 온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대답이었다.

“창고에 더 있지는 않고요?”

“내일 물량은 내일 들어올 예정입니다.”

숨겨둔 거 1도 없음.

직원의 말에 다들 다시 판매대를 보며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일찍 오길 잘했다.

“한 분당 두 개씩 구매 가능합니다.”

겨우 두 개?

하고 되묻고 싶었지만, 이 정도 양이면 2개도 넉넉한 것 같았다.

다들 차례로 버터쿠키 한 상자와 초코쿠키 한 상자를 손에 들었다.

“서준이 쿠키!”

“근데 진짜 친환경 쿠키 같다.”

새벽같이 왔던 송유정과 임예나도 무사히 초록색 새싹 마크가 그려진 W쿠키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어디서 먹을까?”

“우리 집에 갈까? 우유도 있고 커피도 있고 홍차도 있어.”

엄마한테 W쿠키를 바치고 홍차를 얻어야겠다.

송유정의 말에 임예나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때, Q마트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W쿠키가 모두 판매되었습니다.”

……뭐? 벌써?

송유정과 임예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리가 방금 막 계산했는데, 벌써 다 팔렸다고?

놀란 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줄은 아직도 긴데, 물건이 없단다.

“아니, 벌써요?”

“내가 얼마나 기다린 줄 알아!?”

“진짜 더 없습니까?!”

사람들의 아우성에 순식간에 마트가 시끄러워졌다.

그건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샀다!

=나도!!

=서준이 쿠키가 내 손에!(사진)

-안돼애애. 내 앞에서 품절이야ㅠㅠ

=아니, 왜 이것밖에 없는 거야!

=10분만 일찍 올걸! 10분만 일찍 올걸ㅠ

=횡단보도에서 나랑 같이 걸어가던 사람은 사고 나는 못삼ㅠ

=와……

당연하게도 샀다는 이야기보다 못 샀다는 이야기가 더 많았다.

-왜 이렇게 양이 적음??

=홍보용으로 판매하는 거라서 공장을 증설하지는 않았을 테니, 물량은 많지는 않았을 듯.

=아니, 그런 건 미리 말해줬어야지ㅠ

-그래도 내일 또 들어온다니까. 내일은 일찍 간다(진지)

=22 밤샌다(궁서체)

원인을 찾고 각오를 다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근데 산 사람들 W쿠키 맛은 어때?

=맛있어??

=어떤 맛이야?

W쿠키 맛을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감탄한’, ‘배우 이서준의 레시피’로 만든 쿠키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객 라이브 중!

줄 서는 것부터 쿠키를 사는 것까지 라이브로 보여줬던 영화객이 이번에도 카메라 앞에 앉았다.

“원래 이건 계획에 없었는데 말이죠.”

-제발 먹어줘……!

-영화객 제발!

-무슨 맛인지 궁금해요!!

“여러분들의 부탁이니, 촬영하긴 하지만…… 맛 표현이 부족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먹방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영화객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

-영화 리뷰는 잘하지만 맛 표현은 1도 못하는.

-최대 찬사: 맛있습니다. 정말 맛있네요.

-ㅋㅋㅋㅋㅋ

헛기침을 한 영화객이 두 개의 쿠키상자를 꺼냈다.

“이건 버터쿠키, 이건 초코쿠키입니다. 상자는 광고와 똑같습니다. 여기 새싹 마크가 있고, 뒤쪽에는 이서준 배우의 레시피를 썼다고 작게 쓰여 있네요.”

-나도 사고 싶었는데!

-내일은 꼭!

“개별 포장이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개별 포장 OUT

-역시 미국 과잨ㅋㅋ

“그럼 먼저 부모님께 드릴 것만 빼두겠습니다. 이야기해 드리니까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그때, 영화객의 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을 본 영화객이 시무룩한 얼굴로 자신의 몫에서 반을 덜어냈다.

-그건 왜 빼요?

“동생 겁니다. 안 주면 다음 티켓팅 때 국물도 없을 줄 알라네요.”

-앜ㅋㅋㅋ

-인질로 잡힌 티켓팅ㅋㅋ

-근데 나라면 다 바친다.

-222 하나만 빼고 다 준다.

-하나는 빼고ㅋㅋㅋ

-나도 먹어야지ㅠ

-여동생님 방송 보고 계시나 보다!

-으아아! 제 언니가 되어주세요!

“그럼 이제 먹어보겠습니다.”

영화객이 설레는 마음으로 서준의 레시피로 만든 쿠키를 하나 집어 들었다.

-진짜 맛있으려나?

-그냥 쿠키 맛일 듯.

-맛있다고 하던데!

-그냥 과장한 듯. 이서준이 직접 만들어서.

-그럴지도.

모두의 궁금함 속에 영화객이 버터쿠키를 반쯤 베어 물었다.

바삭-

쿠키를 씹으면 씹을수록 영화객의 눈이 커져갔다.

“와, 이거…….”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진심이 담긴 표정과 감탄, 그리고 다음 쿠키를 집어 드는 손과 여동생 몫으로 남겨둔 쿠키로 향하는 시선만으로도 충분했다.

-(매니저)여동생: 내 꺼 먹지마!!

바야흐로.

쿠키전쟁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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