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888화 (888/1,055)

0살부터 슈퍼스타 888화

-……이서준? 이서주운???

=왜 여기서 이서준이 나와??

-진짜 그 이서준 맞음??

=22 그냥 동명이인 아니고?

가장 먼저 시청자들은 자막이 떴을 때부터 거기에 쓰여진 ‘이서준’이 그 ‘배우 이서준’인지부터 파악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잘못 보거나 다른 이서준일 수…….

-가 없지.

=여울중/미리내고/한예대 나오고 거울/436/신전 만든 건 그 이서준뿐임;;;

=ㅇㅇ없죠. 서준이 말고는.

=누가 아니랄까 봐 제작진도 연극이름마다 ‘제작: 이서준’ 적어놓은 거 봐.

-글씨가 앞선 자막보다 커 보이는 건 기분 탓??

=아닐듯ㅋㅋㅋ

그건 이미 학교 이름과 연극 이름들이 나오면서 확정된 답이었다.

그저 너무 놀라서, 너무 뜬금없이 나타난 인물이라서 아직 머리가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였을 뿐이었다.

[네. 맞습니다.]

박민형의 대답에 파도처럼 댓글들이 쏟아졌다.

-진짜 서준이 지인이었어ㅋㅋㅋㅋ

-내가 보고 있는 게 워킹맨이었나?ㅋㅋ갑자기 이서준ㅋㅋ

=ㅋㅋㅅㅂ 나도 그 생각했는데ㅋㅋ

=22 채널 바뀐 줄ㅋㅋㅋ

납득하고 나니 웃음만 나왔다.

-연출 진짜ㅋㅋ힘줬다ㅋㅋ

=마지막에 등장시킨 것도 처음부터 다 짜놨을 듯.

=근데 힘 줄 만함. 나라도 이서준 지인이 출연하면 숨겼다가 확 터뜨림.

-이거 촬영 시작 몇 달 전에 했을 텐데 엄청 잘 숨겼네ㅋㅋㅋ

=22 출연자들이랑 심사위원 놀라는 것만 봐도.

=ㄴㄴ 아까 관계자 이야기 떴음.

=근데 그게 이서준이란 건 몰랐지……

=22 성지 순례하러 가야겠다.

-어쩐지 광고(그것도 메이저)가 많다고 했더니. 이서준이라서 그랬구나.(납득)

=지인만 나왔는데도 이 정도;;

=서준이가 TV 출연을 잘 안 해서 그런 듯ㅠㅠ

=22 시상식 빼고 생각하면 [화] 워킹맨이 마지막ㅠㅠㅠ

=화면…… 와씨. 몇 년 전이야;;;

=군대 가기 전/쉐앤나 나오기 전/오버레2 나오기 전

=……달려들 만도 하네.

서준의 등장(이름뿐이지만)에 놀란 사람들 가운데는 새싹들도 있었다.

-나 새싹. 이걸 본방으로 보다니.(입틀막)

=ㅋㅋ그러니까ㅋㅋㅋ그냥 디자이너 서바이벌일 줄 알았는데ㅋㅋ

=22 얼른 카페에 알려주고 와야겠다.

-아까 새싹 좀 있는 것 같던데??

=어? 어! 하던 분?

=ㅇㅇ 이름 낯익다는 분들도.

=그분들은 진짜 어떻게 알았대?

=접니다) 너튜브 영상 더보기에 이름이 있어서 ‘서준이 친구들이구나’, 생각해서 영상 볼 때마다 읽었는데…… 그중 한 명이 여기에 나올 줄이야.

=22 아는 사람들 중에 박민형이란 사람은 없는데…… 어쩐지 익숙하다 했더니ㅋㅋ

=33 영상 더보기에서 봤구나. 내가ㅋㅋㅋ

그사이, 몇몇은 다른 사이트에도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마우스를 클릭해댔다.

덕분에 [패션위크]를 시청하지 않고 있던 사람들에게도 빠르게 소식이 전해졌다.

[BNA 패션위크, 배우 이서준 지인 등장!]

[패션위크 첫 번째 미션 2등은 배우 이서준 지인?!]

[패션위크 2등의 정체는!? 바로 이서준 배우의 의상 담당!]

[패션위크 참가자! ‘거울’, ‘MOEB-436’,‘신전 프로젝트’ 제가 만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패션위크 출연자, 배우 이서준의 지인으로 밝혀져!]

아니.

쏟아졌다.

기사마다 게시글마다 ‘이서준’이라는 이름 석 자가 빠지지 않았다.

-뭔데?? 무슨 일인데?

=이서준이 또 뭐 했어??

=영화 출연한대? 아니면 무슨 뉴스 떴대? 아님 워킹맨 나온대??

=워킹맨 나온대? << ㅋㅋㅋㅋ

-;;;1초 만에 이서준 기사가 몇 개가 뜨는 거야??

=게시글도 엄청 쏟아지고 있음ㅎㄷㄷ

-패션위크? 뭔데 그게?

=예고편은 본 것 같은데? 방송 시작했음?

=이서준 나옴??

-엥? 이서준 연극, 이서준이 만든 거 아님??

=ㄴㄴㄴㄴㄴ의상 말하는 겁니다. 의상

=제목 좀 똑바로 적어라. 기자놈아.

=항의하러 갔다 옴.

=ㅇㅋ수정 완료.

=빠르다……

=작(지않)은 새싹을 건들면 안 됩니다.

-요약) 패션위크(디자이너 서바이벌 방송)에 배우 이서준 지인(박민형-거울/436/신전 의상 만듦) 출연함.

이서준이라는 이름에, 새싹들은 물론이고 다른 방송을 보고 있거나 막 자려고 하던 사람들까지도 BNA 채널을 켰다.

그리고 광고를 시청했다.

-뭐야? 방송 중 아니었음?

=이서준 지인 나온다며??

-끝났어ㅋㅋ

=ㅋㅋ네. 맞습니다. 하고 놀란 사람들 모습 보여주고 끝남ㅋㅋ

=설명도 더 안하고ㅋㅋ예고편도 안 했어ㅋㅋ

[패션위크] 2화는 이미 끝난 상황이었다.

-예고편은 왜 안 했대??

=예고편을 내보낼 필요가 없으니까.

=보통 예고편: 이런 재미있는 내용이니 다음 방송을 봐주십시오.

패션위크: 이서준 지인이 나오는데 안 볼 거임?

=앜ㅋㅋ패션위크 완전 신났네ㅋㅋ

=근데 예고편 없는 게 더 궁금하기는 할 듯. 다음주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모르니까.

-오. 다시보기 떴다.

=클립도 뜸!!

끝나버린 방송에 눈을 깜빡이던 사람들이 얼른 휴대폰을 켰다.

[패션위크 2화 클립: 수상 이력 없음! 참여한 건 학교행사뿐! 그런데 그 학교행사가???]

오늘 잠은 다 잤다.

* * *

다음날도 떠들썩했다.

이서준 본인은 아니지만, 지인인 데다가 함께 세 번이나 연극을 함께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그럴만했다.

-기사 뜬 거 보고 클립 보고 다시보기 보고 연극(의상보려고)보고 나니까 날이 밝았음. 눈부시다ㅎ

=ㅋㅋ나도ㅋㅋ오늘 출근인데ㅠ

-이서준 지인이라는 거 알고 봐도 놀랍던데, 본방 봤으면 진짜 놀랐겠다.

=ㅇㅇ존잼이었음.

=진짜 다들 ‘오. 학교행사밖에 없는데 옷 잘 만드네?’ 하다가 이서준 이름(학교) 나오니까 그대로 멈춤ㅋㅋ

-근데 2등 할 만한 옷인가? 이서준 지인이라서 2등 한 거 아님?

음.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 반응을 확인하던 서준이 볼을 긁적였다. 이런 소리가 나올 것 같긴 했다.

=그래서 블라인드 테스트 했잖아.

=22 심사위원들 진짜 몰랐던 얼굴이던데.

=33 저게 연기면 디자이너가 아니라 배우 해도 될 듯.

=44 내 마음속엔 1등이다. 저 옷.

그래도 대중들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새싹인가?’

1초도 안 지나 달리는 신속함을 보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서준이 작게 웃었다.

-같은 학교 나오면 같이 연극할 수도 있는 거 아님? 학생들이 만든 옷이라고 해봤자 거기서 거기지. 경력도 없고.

=한 번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 번 연속인데?

=한예대는 다른 학생들도 많았는데??

=그리고 ‘패션’쪽 경력은 없지만. ‘미술’쪽 경력은 많음. (박민형 수상이력 기사 링크)

=기자들 진짜 빠르네.

-나 미술 쪽인데, 이 박민형이 저 박민형이라고는 생각도 못함ㅋㅋㅋ

=22 우리 쪽 천재가 왜 거기에 있죠?

=33 박민형 그림 안 봤으면 말을 말아. 걘 진짜 천재야……

=44 한예대 교수님들 탄식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서준은 박민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민형아.

<사람들 반응 봤어?

>박민형: 네! 봤어요, 서준이 형!

>박민형: 어제 방송 나가고 연락도 많이 왔고요!

>박민형: 교수님들이 놀라시더라구요!

서준이 작게 웃었다.

<안 좋은 댓글이 있다고 해도 신경 쓰지 말고.

<심한 건 코코아엔터에서 조치를 취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서준 자신과 관련되어서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더욱 화제가 되는 상황이니, 후배를 위해 그렇게 하고 싶었다.

>박민형: 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열심히 촬영해.

>박민형: 네!!

메시지로도 전해지는 씩씩한 대답에 서준이 빙그레 웃었다.

* * *

일주일 후.

[패션위크] 3화가 방송되었다.

일주일은 [패션위크]가 뭔지, 방송을 시작했는지 아닌지도 몰랐던 사람들이 [패션위크]의 존재를 알고 시청하기 위해 TV앞에 앉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마 BNA 채널 개국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을까 싶었다.

-광고. 많음. 납득.

광고료도 그렇고.

3화는 당연하게도, 화제의 중심인 박민형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번주에 이어, 놀란 표정의 출연자들과 심사위원들을 보던 박민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렸다는 듯 모니터에는 [거울]에서 김진우를 연기하고 있는 서준의 모습이 나타났다.

[거울 때는 직접 옷을 만들지는 않았고……]

하고 박민형은 차분히 설명을 시작했다.

[MOEB-436]에서는 두루마기는 물론이고 정장까지 만들었다는 것과, [신전 프로젝트]에서도 의상팀이었다는 것.

이서준 배우의 친구로 유명한 김주경 배우나 한지호 배우, 강재한 배우 등이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도 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지만, 의상담당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 또 색달랐다.

하지만 박민형의 이야기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아무래도 [패션위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고, 이서준 본인이 아닌 그저 후배일 뿐이니까.

-그리고 지금 다 풀지 않겠지. 시청률 때문이라도.

=22 박민형 탈락할 때까지 하나하나 풀듯.

=33 다 아는 속셈이지만, 나 새싹 본방사수한다.

=ㅋㅋㅋㅋㅋ

한 화에 박민형의 이야기(이서준 관련)만 하나씩 풀어도 화제성은 충분할 터였다.

[그럼 두 번째 미션을 발표하겠습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시작한 [패션위크]였지만, 3화부터는 다른 보통의 서바이벌과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래도 출연자들이 다들 실력이 좋아, 옷 만드는 걸 보는 재미, 완성된 옷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심사위원들과 아레시스 디자이너가 출연자들의 모아 짧게 강의를 하는 것도 꽤 흥미로웠다.

-디자인이 심사위원들 손에서 휙휙 바뀌는 거 재밌다ㅎㅎ

=22 보는 눈이 다르다는 게 뭔지 확실히 알 것 같음.

=아레시스 디자이너랑 다른 디자이너들 스타일 다른 것도 신기함. 둘 다 좋음.

-출연자들 다 실력 좋은데 열심히 하는 거 보니까 반성하게 되네ㅜ

또 하나.

박민형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세 번이나 이서준 배우랑 같이 연극을 한 사람이 민형 씨 말고도 또 있어요?]

짧은 쉬는 시간.

같이 옷을 만들고 강의를 들으면서 제법 친해진 유제민이 물었다.

아무래도 지인이 유명인이다 보니 출연자들이 가장 친해지려고 하는 박민형이 데굴 눈을 굴렸다.

[음. 저뿐인 것 같아요.]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와. 매번 연극 준비할 때마다 박민형은 꼭 썼다는 거네.

[다른 분들은 입시나 스케줄 때문에 바빠서 같이 못 하신 거예요. 제가 2년 후배라서 다른 분들보다 시간이 많았거든요,]

-그렇다고 해도 서준 오빠는 실력 보고 맡김.

=22 믿을 수 있으니까 맡겼지.

-박민형이 만든 옷 보면 나라도 맡길 듯. 주제를 제일 잘 파악하고 표현하려는 게 보임.

=연극 때문인가? 주제가 희한해도 찰떡같이 이해하고 만듦.

=22 옷마다 스토리가 있는 듯한?

=서준이의 조기교육!

=앜ㅋㅋㅋ

한예대가 개강을 하고 축제를 하는 동안.

박민형은 1등도 몇 번 차지했고 3등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 * *

[패션위크, TOP5 패션쇼 방청객 모집!]

9월 중순.

약 한 달 뒤에 방송으로 내보낼 TOP5 패션쇼의 방청객을 모으는 듯했다. 그리고 그 TOP5 안에 박민형이 있었다.

“그래서 저도 응원하러 가려고요. 민형이가 초대권도 줬거든요.”

서준은 박민형을 응원하기 위해 패션쇼에 가기로 했다. 강재한과 같이.

“알았어.”

[패션위크] 쪽에 미리 연락하는 편이 좋겠다.

스케줄에 한 칸을 채워넣으며 생각한 안다호가 입을 열었다.

“모레, 436 영어 버전을 너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야. 그때 유니버스에도 쉐도우맨 애니메이션이 올라갈 거고.”

이제 편집이 끝났나 보다.

[쉐도우맨 애니메이션]은 서준이 코코아엔터 녹음실에서 피아노 연주를 녹음한 걸 빼면 따로 편집할 게 없었지만, [MOEB-436(E)]는 편집을 해야 해서 시간이 좀 걸렸다. 자막도 넣어야 하고.

팬미팅 영상이니 같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유니버스] 측은 기꺼이 시간을 맞춰주었다.

“편집한 거 지금 볼 수 있어요, 다호 형?”

눈을 반짝이며 묻는 서준에, 안다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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