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887화 (887/1,055)

0살부터 슈퍼스타 887화

-묘하게 서준이랑 동물들이랑 인연이 많은 것 같음.

=근데 그것도 평범한 강아지, 고양이가 아님ㅋㅋㅋ

=22 다른 사람들은 보기도 힘들 고래랑 늑대를ㅋㅋ

-늑대가 원래 저렇게 얌전한 거임?

=스노우화이트잖아.

=앜ㅋㅋㅋ

-우리랑 로키 보고 싶네.

=ㅠㅠ잘 살고 있겠지ㅠ

=켈리는 엘리드 국립공원에 있어서 언젠가 한 번은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랑 로키는 바다에 있으니까 보기 힘들듯ㅠㅠ

=22 다큐나 봐야지ㅠㅠ

=22 더 마운틴도 떠오르고 자연도 떠오르고.

-이번 LA 여행 때 더 마운틴 가봐야지.

=일반인이 더 마운틴 가도 돼?

=ㅇㅇㅇ 홈페이지 보니까 예약하면 갈 수 있대. 원래는 예약 안 해도 됐었는데, 이제 사람들 엄청 몰려올 것 같으니까 제한 하나 봄.

=지금 조회수 올라가는 거 보면 그럴 만도 하지.

=엘리드 국립공원도 제한하나봄.

=역시 이서준.

-ㅋㅋㅋ서준이 목격담 떴닼ㅋㅋ

=(링크) 요약하자면 미국 새싹이 훈련소에 있는 강아지(이름: 줄라이)를 데리러 더 마운틴에 갔는데, 서준인 거 모르고 지나갔다고 함ㅋㅋ 눈까지 마주쳤는데, 그냥 강아지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댘ㅋㅋ

=강아지 좋아하는 사람ㅋㅋㅋ

=좋아하긴 하지ㅋㅋ

=(SNS번역: 6월…… 7월…… 6월…… 7월…… 6월……!!) << 이게 준이랑 줄라이였냐고ㅋㅋㅋ

=앜ㅋㅋㅋ

=+)영상에 줄라이가 나와서 기억 떠올렸다고 함ㅋㅋ

=???: ……우리집 얘가 왜 저기 있지??

=ㅋㅋ진짜 놀랐겟다ㅋㅋ

[산과 늑대]는 여느 서준의 영상이 그러하듯 화제가 되었다.

더 마운틴과 엘리드 국립공원의 홈페이지가 먹통이 될 정도로.

그리고 그 화제성은 [패션위크] 2화가 방영되는 날까지 식지 않았다.

물론 [패션위크]와 관련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연관성을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 * *

>김주경: 오늘 밝혀지겠지?

>박연지: 두근두근!

[MOEB-436]팀원들이 있는 단톡방은 [패션위크] 2화 방송을 앞두고 시끌벅적했다.

>이솔: 처음 소식 들었을 때는 엄청 놀랐는데 말이야.

미술팀 팀장이었던 이솔의 말에 음악팀 팀장이었던 김채연이 동의했다.

>김채연: 근데 민형이는 잘할 것 같아.

>김영찬: 맞아요! 436 의상도 잘 만들었고! 미술도 잘하잖아요!

>김주경: 민형아.

>김주경: 1화 미션 몇 번 옷이 네 옷이야?

>한지호: 9번 아님? 9번이어야 함!

<1번일 것 같은데. 민형이 느낌이 나잖아.

서준도 친구들과 함께 방송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거기엔 오늘의 주인공인 박민형도 있었다.

>박민형: 맞아요. 1번이에요.

>한지호: 악! 틀렸다!! 내 노트북!

>이솔: 난 맞혔어!

BNA 홈페이지에 올라온 [패션위크] 방송 1시간 전에 마감한, 의상을 만든 제작자를 맞히는 [정체를 감춘 출연자들이 만든 옷은?]의 투표는 [436] 단톡방에서도 화제였다.

>김영찬: 하나 틀려도 상품 줬으면ㅠㅠㅠ

>한지호: 그러니까ㅠㅠ

<과연 하나만 틀렸을까?

>김주경: ㅋㅋㅋㅋㅋ

>이솔: ㅋㅋㅋㅋ

서준은 친구들과 웃고 떠들면서 인터넷 반응도 함께 살펴보았다.

‘정체를 감춘 출연자들’이라는 것이 꽤 흥미를 끌었는지 시청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 같았다.

-근데 광고 왜 이렇게 많아?

줄줄이 나오는 광고들에 불만이 많아 보였지만.

-그러니까. 케이블인데 왜 휴대폰, 냉장고 광고가 나오는 건데???

=22 광고만 보면 무슨 지상파 채널인 줄?

=33 지상파 중에서도 시청률 잘 나오는 시간대에 내보내는 광고들.

-이게 이렇게 시청률이 잘 나왔어?

=그건 아님. 화제가 좀 되긴 했지만.

-아는 사람이 패션위크 관계자인데…… 참가자 중에 엄청난 인맥을 가진 사람이 있댕.

=인증 없음 뭐다??

=근데 그게 아니면 말이 안 되기는 함.

=22 뭔가 소스가 있으니까 저 회사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광고를 집어넣었겠지.

=진짜 뭐지???

-누가 나오는지 모르겠고. 광고 언제 끝남??

지루한 광고에 대한 이야기는 단톡방에서도 나왔다.

>김영찬: 서준이 형 때문이겠죠?

>한지호: 그렇겠지ㅋㅋㅋ

>박민형: 스태프분들이 이야기하는 거 들었는데 경쟁률이 엄청 치열했대요.

>박민형: 제작진분들이 정말 행복해 보이시더라고요.

>이솔: ㅋㅋㅋㅋ

>김채연: 나라도 그럴 것 같아ㅋㅋ

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패션위크] 제작진들의 얼굴은 못 봤지만, 자신을 바라보던 [워킹맨!] 제작진들의 행복해하는 표정과 비슷할 것 같았다.

>박연지: 이제 시작하나 봐요!

길었던 광고의 행렬이 끝나고, 어느새 나온 서은혜와 이민준도 소파에 앉았다. 서준의 후배가 참가했다는 이야기에 방송을 보기 위해서였다.

“실력이 좋으면 우리 회사에서 영입할 수도 있고.”

웃으며 말하는 몬스터사 대표, 이민준의 말에 서준이 오, 하고 감탄했다.

‘민형이 그림 실력까지 더해지면…….’

더 멋진 인형들과 제품들이 나올 것 같았다.

어릴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몬스터 인형과 제품들을 좋아하는 서준이 히히 웃었다.

* * *

힘을 빡! 준 [패션위크] 오프닝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방송이 시작되었다.

2화의 시작은 신기하게도 결말 부분부터였다.

[아니, 진짜 이래도 되는 거예요?]

시청자들이 할 말이었다.

여전히 출연자들은 없었고, 예고편에 나왔던 12개의 옷만 마네킹에 입혀져 달랑 나와 있었다.

-과정은 안 보여주는 거야?

=일단 1등 먼저 뽑고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시청자들의 추리대로, 먼저 옷부터 평가하는 듯했다.

TV 화면 속 심사위원들이 차분히 12벌의 옷을 심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 부분 마감이 덜 되었군요./]

[다른 분들의 옷들을 보면 시간이 그다지 촉박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인데…….]

1번부터 꼼꼼하게 심사한 심사위원들은 이내 꼴등부터 1등까지의 순위를 정했다.

[1등은 3번입니다.]

그리고 각 옷에 대한 평가도 함께 말해주었다.

다들 각자 성격에 따라 부드러운, 차가운, 무뚝뚝한 목소리로 아주 꼼꼼히 말해주었다.

>박민형: 이것도 편집된 거예요.

>박민형: 촬영장에서는 더 길고 무시무시했어요ㅠㅠ

의욕이 넘치는 박민형마저 ㅠㅠ를 칠 정도면 얼마나 촌철살인이었을지.

서준이 작게 웃었다.

-결과부터 말해줘서 시원하긴 한데요. 과정 좀 보여줘ㅠㅠ

=22 서바이벌은 과정이랑 출연자들의 케미가 제일 재미있다고.

-이러다 2화에도 출연자들 안 나오는 거 아님?

다행히도 시청자들의 걱정과 달리.

출연자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3등은 12번입니다.]

아까 순위를 발표했던 장면이 한 번 더 나오고, 화면이 바뀌었다. [패션위크]에 처음으로 나오는 얼굴이 보였다.

대기실처럼 보이는 작은 공간.

긴장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는 20대 여자가 있었다.

-출연자다아아1!!!

=기다렸다고!!

=헐! 저 사람 유제민 아님? 나 저 사람이 만든 옷 되게 좋아하는데!!

드디어 등장한 첫 출연자의 모습에 인터넷이 시끌벅적해졌다.

유제민에 대해 아는 시청자들이 빠르게 짧은 게시글을 올렸다.

그에 맞춰, 예고편에서 나왔던 5번의 화려한 경력이 자막으로 나타났다.

[3등. 12번 의상 - 5번 유제민- 경력]

-5번이었구나!

=아자! 맞혔다아!!

-처음부터 틀림ㅋㅋㅠㅠ

=이거 맞히면 진짜 찍기의 신 아니냐고……

긴장한 얼굴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던 유제민이 3등이라는 말에 안도와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는 것이 보였다.

화면이 과거로 돌아간다.

[으아아! 합격!]

합격을 받은 유제민이 기뻐하는 모습이 보이고,

[……출연자 정체를 안 가르쳐준다고요?]

제작진의 말에 당황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나랑 같은 표정ㅋㅋㅋ

=출연자들도 서로 몰랐구나.

=22 그래도 미션은 같이 할 줄 알았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했지??

[아무래도 이쪽은 바꿔야겠어요. 생각했던 느낌이랑 다르게 나오네요.]

유제민이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이 만든 의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에 앞서 나왔던 심사위원들이 유제민이 수정한 곳을 칭찬하는 장면이 나타났다.

[/소재를 잘 선택했어요. 다른 소재를 썼으면 이런 느낌이 안 나왔을 것 같군요./]

-심사위원들이 칭찬한 부분이 수정한 거였구나.

-오. 유제민이 생각하는 거 심사위원들이 딱 잡아냄.

-심사위원들 대단하다. 옷만 보고도 앎;;;

옷만 보고도 유제민이 어떤 식으로 의상을 만들고 싶어 했는지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파악했다. 그 모습에 시청자들은 연신 감탄했다.

-이래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건가?

=출연자 테스트 NO. 심사위원 테스트 YES.

=패션위크: 우리 심사위원들이 이렇게나 대단합니다!!

=근데 다들 진짜 대단하다. 저런 걸 어떻게 알지?

=그래서 프로인 듯.

그렇게 유제민의 영상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나온 유제민이 촬영장으로 와 심사위원들과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나왔다. MC도 신이 난 표정으로 말했다.

[드디어 출연자를 보네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2번 의상을 만든 유제민입니다.]

유제민의 소개와 함께, 촬영장 뒤에 있던 모니터에 유제민의 경력과 수상 이력이 떴다. 그리고 생략되어 있던 경력에 몇 회 대회, 대상 등등의 수식어가 나타났다.

[유명한 대회죠. 저도 예전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그럴 만한 실력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오! 대상! 대단하네!

=국제대회도 있음!

화려한 경력에 시청자들이 감탄했다.

-유제민이 3등이면 1, 2등은 얼마나 대단한 거야?

=누가 출연자 후보 목록 올려뒀던데 거기서 찾아보면 될 듯.

-다음은 누가 나올까?

=12번 의상이었으니까 11번 의상?.

심사위원들과 짧게 대화한 유제민이 촬영장 한쪽 마련된 자리에 가서 앉았고, 다음으로 11번 의상을 만든 출연자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12명 중 10등이라고 발표가 나는 순간, 마른세수를 하고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는 여자.

-누구야? 후보 목록엔 없던데?

=그럼 그 중학교, 고등학교 아님?

=아. 그런가?

아는 시청자도 나타나지 않는, 낯선 얼굴에 시청자들은 가장 밋밋하고 평범하다 못해 의아한 경력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런 추측과 달리, 여자의 옆에 뜨는 수상 이력은 제법 화려했다.

-아니었네. 8번이었음.

여자가 옷을 만드는 영상이 나왔다.

심사위원들이 지적하는 부분을 자신 있게 만드는 모습에 다들 안타까워했다.

[이 장식이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심사위원의 말대로, 11번 의상은 여자가 장식을 붙이기 전이 더 깔끔하고 세련되어 보였다.

[안녕하세요. 11번 의상을 만든…….]

출연자가 촬영장으로 나와 꾸벅 인사했다. 가려져 있던 경력이 밝혀졌다.

-국제대회라고 생각했는데 지역대회였구나.

=대상인 줄 알았는데 동상.

-옷 잘 만들었고 경력도 괜찮은데 바로 앞이 유제민이라서…….

그렇게 12번 의상부터 역순으로 출연자들의 정체가 밝혀졌다.

예상한 출연자도 있었고, 전혀 예상 못 했던 출연자도 있었다.

-이제 한 사람 남았네.

-어라? 잠깐만. 아직 2등 안 나왔잖아.

=아직 안 나온 출연자가 2등이겠지.

=근데 그 사람도 안 나옴. 경력이 학교행사뿐이었던.

=???

=그러네? 남은 사람이 없네?

=헐. 그럼 그 12번 출연자가 2등이라는 거야?

-1번 옷을 만든 출연자가 그 12번이라고? 제일 마음에 들던 옷인데!

=아니, 대회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다른 것도 한 번도 안 해본 것 같던, 옷을 저렇게 잘 만들었다고?

-그 사람도 없음. 관계자 피셜 인맥 엄청 대단한 사람.

=역시 인증 없으면…….

=근데 그건 나와봐야 알듯. 의외로 다들 아는 사람일지도?

-오! 나온다!

앞서 사람들보다 좀 더 시간을 끈 후.

화면에 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2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

[2등. 1번 의상 - 12번 박민형- 경력]

이름도 떴다.

-오…… 완전 처음 보는 사람이야ㅋㅋㅋㅋ

=22 이름도 처음 듣는데ㅋㅋㅋ

-난 좀 익숙한 듯. 주변에 동명이인도 없는데 왜지?

=나도 그럼. 왜지??

박민형이 옷을 만드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심사위원들이 칭찬한 부분을 세심한 손길로 만들고, 아쉽다고 한 부분이 마음에 걸리는지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지호: 오오오. 박민형 멋진데?

<그러게. 진짜 프로 같은데.

>김주경: 인터뷰도 완전 잘해!

>박민형: 으아아……

카메라에 익숙한 배우들이 TV에 처음 나오는 일반인을 놀려댔다.

[그럼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MC의 말에 박민형이 입을 열었다.

출연자들과 심사위원들이 마지막 출연자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1번 의상을 만든 박민형이라고 합니다.]

촬영장 모니터와 TV 화면에 박민형의 이력이 떴다.

<중학교 연극/ 고등학교 연극/ 대학 행사>

-……여전히 난해한 경력이네.

-봐도봐도 웃김ㅋㅋㅋ

=22 옷을 잘 만들어서 더 그럼ㅋㅋ

-……어? 어!?

누군가 ‘뭐야? 왜 놀라?’ 하고 물어보기도 전에, 화면의 자막이 차례차례로 바뀌었다.

<여울 예술중학교>

……?

지금도 유명하지만, 한때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중학교의 이름이 나타났다.

<연극 [거울] 김진우 역(이서준 분) 의상 담당>

그리고 이 중학교를 유명하게 만든 학생이 만든 연극과 그 학생의 이름도.

아주 확실하게 적혀 있었다.

출연자들과 심사위원들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모두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데, 신이 난 제작진은 으흐흐 웃으며 그 뒤를 이어 또 다른 자막을 띄웠다.

<미리내 예술고등학교 - 연극 [MOEB-436](제작: 이서준) 의상팀 팀장>

……예?

<한국 예술대학교 - [신전 프로젝트](제작: 이서준) 의상팀 팀장>

……예에?

아주 대놓고 쓰여져 있는 이름에, 다들 눈도 깜빡하지 않고 모니터와 박민형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때 제작진에서 준 영어로 쓰인 이력을 보고 놀랐다가 정신을 차린 아레시스의 디자이너가 입을 열었다. 묘하게 눈이 반짝거렸다.

[/정말로 서준 리 배우와 함께 연극을 만들었습니까? 그의 의상도 제작하고요?/]

심사위원 중 한 명이 통역사보다도 빨리 통역해 주었다. 모두의 시선이 박민형에게로 향했다.

[네. 그렇습니다.]

박민형의 대답에 인터넷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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