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818화 (818/1,055)

0살부터 슈퍼스타 818화

[내일 오전 10시, 아카데미 시상식 생방송 예정!]

[오스카 시상식! 중계는 MBS에서!]

[배우 이서준, 한국인 최초 오스카상 두 번째 노미네이트!!]

[마린사의 슈퍼히어로 영화, ‘쉐도우앤나이트’ 노미네이트 부문!]

[세계적인 스타, 이서준의 수상 가능성은?!]

-드디어!!

=드디어 방송이구나!!

=나 12시 넘어서 일어나는 백수인데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할 듯.

=22 시상식은 봐야지.

=33 한국인이라면 봐야지.

-중계는 또 MBS네?

=다른 방송사들도 돈 엄청 제시했을 텐데, 이걸 MBS가 가져가네ㅋ

=어쩐짘ㅋㅋㅋ 며칠 전부터 이서준+아카데미 영상 열심히 방송하더라니.

=MBS 드라마채널에선 ‘봄돌’ 재방송도 하더라.

=그건 다른 방송사들도 똑같음. 이서준 나온 드라마+예능 재방송ㅋㅋㅋ

=TV로 보니까 좋더라ㅠㅠ

-내의원 정주행 해줄 때 불판 웃김. 다들‘ㅠㅠ대군마마ㅠㅠ’만 치고 있음.

=봄돌: 미친ㅠㅠㅠ

=병아리반: 하랑아ㅠ주니쌤ㅠㅠ

=바벨탑: 정장 입은 서준이ㅠㅠ

=다 우넼ㅋㅋ

=ㄴㄴ안우는 것도 있음.

=워킹맨: ……네가 왜 거기서 나와?

-ㅋㅋ워킹맨 이서준 특집 너무 웃겨ㅋㅋ

=정식 게스트로 나온 워킹맨: 숨바꼭질이라 서준이가 보이지 않음.(서준이(특기:일반인 코스프레)에 대해 잘 몰랐던 제작진: 빨리 잡힐 줄 알았는데ㅇㅁㅇ!!)

=평범한 워킹맨 방송: 지나가던 이서준 나옴.(제작진/멤버/시청자:????)

=22 다른 사람이라면 아, 저건 주작이지ㅋ할텐뎈ㅋㅋ이서준은 진짜 지나가던 중임.

=33 그러니까ㅋㅋㅋ 말도 안 해서 그대로 묻힐 뻔ㅋㅋ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가 발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서준에 대한 이야기로 들썩거리고 있었다.

아니.

아카데미 시상식이 내일인 만큼 오늘은 더욱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카데미라니까 10년 전에 오버레 때 기억나네. 그때 정말 손에 땀을 쥐고 기다렸는데.

=나 그때 학생이었는데, 수업 중에 옆 반에서 누가 소리 지름ㅋㅋ

=22 울 학교도. 누가 휴대폰으로 보고 있다가 소리 지름. 뭐지? 했는데, 상 받았다는 이야기 듣고 선생님이랑 애들이랑 다 같이 소리 지름ㅋㅋ

=나 몰래 보고 있었는데ㅋㅋ 소리 안 지를 수가 없더라.

=우리학교는 아예 시상식 틀어줌. 교장쌤이 한국배우가 오스카 후보에 오른 일(+최연소)은 최초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면서.

=우리도ㅠㅠ 진짜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ㅠ

=오. 좋은 학교들이네. 우리는 다들 못 받는다, 힘들다, 이야기 많아서 우리는 안 틀어줬는데…… 받았지ㅠㅠ 이번에는 꼭 생방송으로 봐야지ㅠㅠ

-난 엄청 어릴 때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엄마아빠가 TV보다가 소리 지른 기억은 있음. 저 형아(이서준)가 엄청 받기 힘든 상을 받았다고 설명해주더라.

=나도 엄빠가 청룡님이라고 설명해줬는데ㅋㅋ이해 못했음. 청룡님은 용인데?? 저 오빠는 오빠잖아??

=ㅋㅋ저 오빠는 오빠잖아ㅋㅋㅋ

=22 진짜 용으로 생각한 꼬마들 많을듯ㅋㅋ

-서준이 진짜 대단함ㅠㅠ어떻게 두 번이나 후보에 오름ㅠ

=거기에 아직 나이가 20대.

=10대에 받고, 20대에 받고, 30대에 받곸ㅋㅋ

=ㅋㅋ10년마다 하나씩 받는 거임?

-근데 아직 모르는 거 아님? 영화 장르가 장르라서.

=22 히어로 영화잖아. 힘들걸.

=(오버레1 때 기사들 캡쳐본) 11년 전에도 그랬다.

=음. 이때랑은 분위기가 좀 다르지 않나?

=ㅇㅇ오버레1 때는 서준이가 어려서 부담될까 봐ㅠㅠ 다들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음.

=22 방송국이랑 기사들도 ‘후보도 대단한 일이다.’라는 걸 바탕으로 사람들 기대 최대한 없애려고 했고.(간만에 착했던 방송국과 기자들……ㅎ)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한국배우(최연소)는 처음이라 다들 엄청 들떠 있었음.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 발표됐을 때부터 겨울 내내 이야기하면서도 다들 걱정 반 기대 반이지.

=나 그때 매실초 다녔는데, 엄빠가 부담 주지 말라고 했던 거 기억남ㅋㅋㅋ

=오오오! 이서준 동창?!

-한 번 가능했으니까, 또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22 나도.

=근데 또 이게 배우한테 부담이 되면 어떻게 함ㅠㅠ

=어…… 서준이가……요?

=물론 부담은 되겠지만…… 서준이는 못 받아도 ‘다음에 받으면 되지!’하고 바로 차기작 들어갈 것 같음.

=22 벌써 시상식 잊고 연기할 서준이가 떠오른다.

=33 나 이서준 팬 아닌데ㅋㅋ 알 것 같음ㅋㅋ

=44 서준: 받으면 좋고 감사한 일이지만, 못 받아도 뭐.(어깨 으쓱/대본 펼침)

=앜ㅋㅋ대본 펼침ㅋㅋㅋ

=이제 이서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ㅋㅋ

-ㅅㅂ벌써 새벽 2시야…… 잠 못 자겠다ㅋㅋ내일 회사가야하는데ㅠㅠ

=어차피 내일 다들 일 안하고 시상식 볼테니까ㅋㅋ안 자도 괜찮지 않나ㅋㅋ

=22 우리 같이 월급루팡하자ㅋㅋ

* * *

그렇게 한국인과 전 세계의 새싹들이 긴장감과 설렘으로 잠 못 들고 있을 때.

태풍의 중심인 LA의 할리우드는, 빛날 준비를 하는 별들과 그 별을 돕는 스태프들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서준 리의 저택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어제까지.

몇 번이고 체크한 액세서리들과 의상, 구두였지만 최태우는 마치 뭔가 빠진 게 있는 듯이, 초조하고 경직된 얼굴로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스태프들도 자꾸 묻는 최태우의 행동이 귀찮을 만도 한데, 더 긴장한 얼굴로 몇 번이고 확인하고 있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니!

서준이 [오버 더 레인보우1]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갔을 때가 11년 전이었다.

무려 11년.

강산이 한 번 변하는 시간이었다.

최태우 매니저가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온 것처럼, 다른 스태프들도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긴장이 안 되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아니.

긴장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둘이나.

“날씨가 좋네요.”

푹신한 의자에 앉아, 헤어스타일링을 받고 있던 서준이 창밖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 LA는 날씨가 쾌적해서 좋다니까.”

어제 비행기로 LA까지 날아온, 안다호 이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그에 다리를 달달달 떨며, 당사자인 배우보다 더욱 긴장한 것처럼 보이던 최태우와 스태프들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말대로, 창밖의 날씨는 좋았다.

높은 하늘은 바다처럼 새파랬고, 떠있는 구름은 솜사탕처럼 새하앴다. 햇볕도 따뜻했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었다.

2월이지만 한국의 봄가을 날씨와 비슷한 온도의 LA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못해 극과 극을 이루는 한국날씨에 비해 훨씬 쾌적했다.

그 풍경 때문인지 아니면 보통 때와 같이 편안한 배우의 모습 때문인지, 바짝 긴장하던 사람들의 입에서 가벼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런 최태우와 스태프들의 모습을 거울로 보던 서준이 작게 웃었다.

“근데 다호 형이 올 줄은 몰랐어요.”

헤어스타일링과 화장을 끝내고, 어제 레든에서 수선을 마무리하고 도착한 새하얀 셔츠의 손목 단추를 채우며 서준이 입을 열었다.

“안 올 수는 없지. 11년만의 노미네이트잖아.”

정장 재킷을 입는 서준을 바라보던 안다호 이사가 웃으며 말했다.

“WTV 시상식 때 못 가서 엄청 아쉬웠거든. 그래서 앞으로는 서준이 네가 후보에 오른 시상식에는 빠지지 않고 갈 생각이야.”

WTV 시상식 때는 아무래도 현 매니저인 최태우에게 맡기고 자신은 가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참석하지 않았는데, TV로 상을 받는 서준을 보고 있으려니 아쉬웠다.

정말 너무 아쉬웠다.

“이사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서준이 네 매니저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앞으로는 서준이 후보에 오른 시상식에는 빠지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에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으며 옷매무시를 가다듬던 서준이 작게 웃었다. 변함없이 자신의 일을 소중히 생각해 주는 다호 형이 고마웠다.

“고마워요, 다호 형.”

“별말씀을.”

언제나 서준이 1순위인, 안다호 이사가 빙그레 웃었다.

“태우 씨한테는 미안합니다. 태우 씨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제가 꼭 참석하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당연히 오셔야죠!”

초롱초롱 눈을 빛내고 있는 최태우는, 오히려 그런 배우와 매니저의 모습에 감동한 것 같았다.

‘참.’

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과하긴 하지만, 좋은 형이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서준의 준비가 모두 끝났다.

서준의 몸에 딱 알맞은 정장을 입고, 그 슈트에 어울리는 시계를 손목에 차고. 정장 주머니에 행커치프를 꽂고. 흠집 하나 없는 부드러운 구두를 신었다. 가벼운 화장에, 반만 뒤로 넘긴 머리스타일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멋을 낸 듯 보였다.

“그럼 가 볼까요?”

서준이 빙그레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 * *

LA의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반대로 한국의 해는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조금 잠잠해지려던 한국이 다시금 들끓기 시작했다.

-아직 시상식은 시작도 안 했는데, 떨림.

=22 왜 내가 떨리냐고ㅠㅠㅠ

=나도 떨려서 죽을 것 같아. 한 천명 앞에서 혼자 발표하는 느낌ㅠㅠ PPT는 없고, 대본도 없고, 마이크만 있는.

=와씨. 이해함. 내가 지금 심정임.

=22 내향성한텐 죽으란 이야기네.

=근데 생각해 보니까 수상 소감 발표가 그런 거잖아……?

=……그러네?

=이서준은 잘할 듯. 수상소감 경험도 많고.

=ㅇㅇ첫 수상소감이 8살임.(WTV 시상식 무대에 오른 이서준 사진)

=이야. 멘탈ㅋㅋ

-이서준 상 받으려나?

=모르겠음. 쉐앤나로 노미네이트 됐을 때부터 다들 예상도 못 하고 있음.

=22 기자들도 난리임. 애초에 골든글로브에서 후보에도 안 올랐잖아.

=33 진짜 어떤 결과가 나와도 놀랄 듯.

=이게 투표의 재미……지만 쫄려!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아!

그리고 오전 7시.

이 화제성을 더욱 크게 만들, 아카데미 시상식 생방송이 시작되었다.

-오. 방송 시작한다.

=MC석에 영화객님ㅋㅋ있어ㅋㅋ

=박영진에 양시은까지ㅋㅋ 익숙하면서도 낯선ㅋㅋㅋ

=이야. 11년 전 생각나네.

11년 전을 떠올리게 하는 듯, 중계석에는 MC 박영진과 영화평론가 양시은, 그리고 어색해하던 과거와 달리 제법 편안해 보이는 너튜버 영화객이 앉아 있었다.

[이렇게 다시 이렇게 모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11년 전 이 자리에 앉았을 때가 떠오르는군요!]

[저도요. 후보가 발표됐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객 님도 그러시죠?]

[네. 생방송으로 보는 중이었는데, 익숙한 이름이 들려서 정말 놀랐죠.]

영화객의 말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를 발표하는 영상이 나타났다.

‘서준 리!’ 하고 외치는 사회자.

[크으. 정말이지. 몇 번을 봐도 짜릿한 장면입니다.]

진심으로 감탄하는 박영진에 양시은과 영화객이 웃으며 말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름이었죠.]

[저도 이서준 배우의 팬이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아무래도 영화 장르가 장르다 보니 상상도 하지 않았죠.]

그 영상을 시작으로 세 사람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특별이고 특이한 경우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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