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784화 (784/1,055)

0살부터 슈퍼스타 784화

-새싹은 이서준 팬들 이름 아니야? 걔들이 뭘 했다고?

=요약: 새싹들이 WTV시상식에 투표해서 이서준이랑 에반 블록 공동수상으로 만듦.

=????

=……예에↗?

=태클 걸고 싶은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닌데?

=22 그냥 말이 안 되는데???

=33 WTV 투표는 비공개인데, 그걸 어떻게 새싹들이???

[제목: 그런데 그게 실제로 일어났습니다.(Feat. WTV 공동수상)]

이거 적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했다!!!

동생이 이서준 팬(새싹)인데, 내 휴대폰 들고가서 투표를 한다는 거임.(라면이랑 교환)

그래서 동생이 끓여준 라면 먹으면서 투표하는 거 보는데 동생이 자기 휴대폰이란 내 휴대폰 번갈아 보면서 뭘 하는 거임.

나: 뭐하는데?

동생: 라면이나 처먹어.

나: …….

방금전까지 휴대폰 달라고 간절히 부탁하던 애는 어디로 갔는지……ㅋ

하여튼.

슬쩍 보니까 갑자기 에반 블록한테 투표를 하는 거임! 얘는 그냥 진성 이서준빠인데!!

방을 이서준 사진으로 도배하고! 매일같이 영상 보고! 손수 이서준 인형까지 디자인해서 만들 정도로!

나: 에반 블록으로 갈아탔냐?

동생: @&%%$!!!

그날 저세상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덕분에 알아냈음!

새싹에서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음!

일명 ‘이서준&에반 블록 공동수상 프로젝트!’

나이트 진과 쉐도우맨이 같이 받았으면 좋겠다, 라는 댓글로 시작한 거라고 하더라. 뭐, 둘이 같이 받으니까 감동적이긴 했음.(코쓱)

동생이 설명하는 거 들으니까 장난 아니더라.

에반 블록 팬들까지 섭외(?)하고, 일반인들이 얼마나 투표할지 계산하고(이게 계산으로 되는 거임???), 에반 블록 표가 부족하다 싶으면 한 나라의 새싹이 통째로 에반 블록에게 투표하고, 이서준 표가 부족하다 싶으면 이서준한테 통째로 투표하고.(한국은 이서준 반 에반 블록 반 투표였음.)

근데 중요한 건, WTV 투표가 비공개라 전부 지휘부의 감과 계산(부정확한)으로 이루어졌다는 거임;;; 도대체 새싹 간부? 지휘부?는 뭐하는 사람들인지ㅎㄷㄷ

(동생 폰으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걸 봤는데도 여전히 안 믿어짐.)

하여튼.

난 의문이 생김.

나: ……이게 된다고? 안 될 것 같은데???

동생: 그러니까 비밀로 하고 있잖아. 괜히 기사 같은 거 나면 서준이한테 피해 갈 수도 있으니까.

나: 이게 숨겨진다고 숨겨지겠냐? 규모가 전세계급인데? 게다가 이서준이랑 에반 블록이잖아. 기자들이 아주 신나서 달려들걸. 기사도 완전 도배되고.

……근데 그게 됐습니다?

아니, 기자들은 기삿거리만 있으면 달려드는 종족 아니었냐고.

동생한테 이야기 들을 때부터 언제 기사 뜰까, 살펴보고 있는데 진짜 하나도 안 뜸;;; 외국에서도 안뜸;;;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뭘 했길래…… 새싹의 대단함을 느낀 나날들이었음.

(무서워서 나도 입 다물고 있었다ㅋㅋ)

그렇게 일반인들은 전혀 모르는, 물밑에서 어마어마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던 WTV투표가 끝나고 시상식 날이 됐음.

그리고 모두 알듯이 이서준&에반 블록 공동수상!!

진짜로 해낼 줄이야…… 무서운 새싹들;;;

+)물론 새싹들도 하늘이 도와준 거라고 울면서 기도하고 있음ㅋㅋㅋ

-단 한 표만 차이 나도 수상자가 정해지는데, 그걸 이서준 팬들이 조작했다고??

=조작ㄴㄴ 조절ㅇㅇ

=ㅅㅂ 그게 더 무섭다;;;;

-와! 새싹 가족분이시구나!! 비밀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헉! 진짜가 나타났어!!

-인터넷 사용시 주의할 점: 새싹은 어디에나 어느 순간에나 있다.

=무슨 무림소설에서 노인과 어린애를 조심하라는 말 같네ㅋㅋ

-너 이런 글 올려도 괜찮냐???

=22 글쓴이가 걱정되는;;;

=글쓴이: 괜찮음! 동생한테 허락받음!!

=허락ㅋㅋㅋㅋ

그 게시글을 시작으로, 마치 엠바고가 풀린 것처럼 [새싹부터]의 비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퍼지기 시작했다.

공동 수상에 실패했다면 그저 이서준 팬들의 노력이 갸륵했던, 한편으로는 웃긴 에피소드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정말 공동 수상을 해버리니 어마어마한 화제가 된 것이었다.

[새싹부터 투표 당시 실시간 계산 기록ㅎㄷㄷ]

[에반 블록에게 투표한 나라와 이서준에게 투표한 나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WTV 투표 현황 모음]

[이서준 투표 인증했는데 친구가 울었어요ㅋㅋ]

-아니. 이게 실제로 가능하다고?

=22 공개 투표일 때 팬들이 투표수 맞추는 건 몇 번 봤는데ㅋㅋ 비공개 투표는 어떻게 한거야ㅋㅋ??

=33진짜 대단함ㅋㅋ 이거 기네스북에 올라야 할 듯?

=ㅋㅋ그러니까ㅋㅋ 전세계 대통합 아니야ㅋㅋ

-실시간 너무 웃김ㅋㅋ 한시간 전까지는 ‘이서준 투표’였는데, 계산 결과 나오자마자 바로 ‘에반 블록 투표’로 바뀜.

=근데 그걸 또 군말 없이 투표하는 새싹들.

=ㅋㅋ단합력 대단ㅋㅋ

-우리과 교수님(수학과) 계산 기록들 살펴보고 있음. ‘……말이 안 되는데??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이러고 계심.

=앜ㅋㅋㅋ실패했다면 ‘열심히 했네ㅎㅎ’ 할 텐데 성공해버려서 ‘이게 어떻게??’가 되어버린 계산들ㅋㅋ

=오. 방금 얘네들(계산한 이과 새싹들) 대학원으로 부르고 싶다고 하심.

=우리 교수님도ㅋㅋㅋ

=도망쳐라!! 새싹!!

=아냐. 이 정도 노가다력와 실력을 보면 이미 노예(A.K.A 대학원생)일지도 몰라.

=ㅋㅋㅋ진짜 그럴 것 같다ㅋㅋㅋ

-이제 보니까 너무 웃김. 어쩐지ㅋㅋ친구(새싹)한테 ‘나 이서준 투표했어!’하고 인증글 보내니까 <<울면서>> 고맙다더라ㅋㅋㅋ

=나도ㅋㅋ 새싹인 친구한테 나+가족+친구들 다 이서준 투표했다니까ㅋㅋ ‘ㅠㅠㅠ’ 하고 처음엔 울기만 하더니 ‘정말 고마워. 근데……몇 명 투표했어ㅠㅠ?’라고 하더라ㅋ

=222 감동해서 우는 줄 알았는데ㅋㅋ아니었고요ㅋㅋㅋ

=새싹: 아니에요. 다들 감동했어요ㅠㅠ그저 투표수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게 너무ㅠㅠㅠ

=ㅋㅋㅋㅋㅋ

당연히 기사도 났다.

[WTV시상식 최초의 공동 수상! 배우 이서준&에반 블록 팬들이 나섰다!]

[우연? 아니, 운명! 하늘까지 도운 팬들의 마음!]

[‘최고의 히어로상’ 공동 수상에 숨겨진 히어로들!]

그리고 WTV시상식 뒤풀이 파티에 참석하고 있던 배우들과 감독들, 영화관계자들도 그 상황에 대해 모두 알게 되었다.

[WTV 공동수상! 서준 리의 팬들이 움직였다!]

[하늘마저 감동한 서준 리와 에반 블록 팬들의 노력!!]

모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들에 탄성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서준 리’라는 배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걸어다니는 흥행 보증 수표나 다름없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화력을 가진 팬들이 있다니. 게다가 ‘공동 수상’이라는 믿을 수 없는 결과까지 생각해 보면 하늘까지 서준 리가 스타가 되는 걸 돕고 있는 것 같았다.

그야말로 ‘슈퍼스타’였다.

그리고 그 슈퍼스타가 바로 이 자리에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방금 매니저에게서 소식을 들었는지 [쉐앤나]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휴대폰을 보는 서준 리가 보였다.

서준을 보는 배우들과 감독들, 그리고 영화 관계자들의 눈이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매처럼 번뜩였다.

* * *

“와아…….”

휴대폰으로 [새싹부터]와 한국 사이트들을 살펴본 서준은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새싹부터]에 자주 들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준의 팬들 진짜 대단하네.”

에반 블록도 감탄했다.

게시글 몇 개만 훑어봐도 새싹들이 얼마나 서준과 에반 블록의 공동수상을 위해 노력했는지 알 것 같았다.

“물론, 내 팬들도 대단하지만.”

새싹들과 함께 열심히 투표했을 자신의 팬들도 잊지 않는 에반 블록이었다.

“어쩐지 우연이라고 치기엔 엄청나다고 생각했는데 팬들의 힘이었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조나단 감독의 말에, 커크 로렌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우연이 작용한 일이겠지만, 그 바탕에 팬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리가 없었던 일이었다.

‘그 배우에 그 팬들이네.’

커크 로렌스가 웃고 말았다.

“으아아아! 진짜 될 줄이야!”

전혀 몰랐던 소식에 놀라는 사람과는 달리, 리첼 힐은 활짝 웃으며 마치 만세를 할 것만 같은 모습으로 말했다.

어라?

모두의 시선이 혼자만 리액션이 다른 리첼 힐에게로 향했다.

“리첼은 알고 있었어요?”

서준의 물음에 리첼 힐이 헤헤헤 웃었다.

“팬들만 아는 비밀 프로젝트였으니까 비밀로 했지!”

“리첼은 배우잖아요.”

“새싹이기도 하지!”

눈을 끔벅이며 말하는 서준에, 리첼 힐이 찡긋 웃으며 말했다.

“아까 난리를 쳤던 게 그것 때문이었구나.”

어쩐지 시상식 때 과하게 기뻐한다고 했더니.

미쳤다! 미쳤어!를 연발하던 리첼 힐을 떠올린 에반 블록이 작게 웃었다.

“진짜로 될 줄은 몰랐으니까. 비공개 투표라서 얼마나 기도했는지 몰라. 준과 에반의 팬들도 그랬을걸.”

‘최고의 히어로상’을 시상할 때 두 손을 꽉 모으고 기도했을 새싹들이 떠오른 서준이 빙그레 웃었다.

“원래 일찍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더 빨리 가야겠어요.”

“왜?”

조나단 감독의 물음에 서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너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려고요.”

원래도 WTV시상식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뒤풀이 파티를 조금 일찍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너튜브 라이브로 30분 만이라도 열심히 투표해준 새싹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깜짝 선물까지 주다니.

얼른 집으로 가 새싹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마음이 들썩였다.

상기된 서준의 모습에 [쉐앤나]팀이 미소를 지었다.

“나도 팬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해야겠는걸.”

에반 블록도 새싹들과 함께 노력했을 자신의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로 했다.

“그럼 돌아가기 전에 짧고 굵게 파티를 즐겨볼까!”

리첼 힐의 말에 서준과 에반 블록, 조나단 감독과 커크 로렌스까지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짠! 하고 들고 있던 잔을 부딪쳤다.

* * *

[띠링-]

알림이 울렸다.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료에 폭풍눈물을 흘리며 축배를 들던 새싹들이 모두 동시에 휴대폰을 들었다.

다른 건 다 무음으로 해놓더라도 오직 하나.

알림이 울리도록 설정해 둔 것이 있었다.

-서준이 떴다아!!

그것도 라이브였다!

-지금 이 시간에?

=다른 배우들 SNS에 시상식 뒤풀이파티 중이라고 올라오던데?

=그럼 파티장인가?

곧 화면이 밝아졌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얼굴이 나타났다.

“/모두 안녕하세요. 이서준입니다./”

-ㄲ아아아아악!

-서준아아!!

-JUUUUUN!!

활짝 웃으며 유창한 영어로 인사하는 서준의 눈부신 모습(생중계로 봤지만 라이브로 보니, 새싹들은 더욱 황홀해했다.)에, 한국어를 비롯해 온갖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대부분 서준의 이름이거나 비명이라, 딱히 읽을 만한 건 없었다.

그에 잠시 새싹들이 진정하길 기다리던 서준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WTV시상식 뒤풀이 파티 중에 그 이야기를 들었어요. 새싹 여러분들이 저와 에반의 공동수상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 주셨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그래서 얼른 파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ㅠㅠ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되는데ㅠㅠ

-그냥 우리가 주고 싶었어ㅠ

-/같이 받으면 좋을 것 같아서ㅠㅠ/

“/신경 안 쓸 수는 없죠. 투표해 준 것만으로도 정말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깜짝 선물까지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에반과 함께 최고의 히어로상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으아아아ㅠㅠ

-/우리가 더 기뻤어요!/

-좋아하는 모습 보니까 좋았어!!

“/그럼 이제부터 우리끼리 시상식 뒤풀이 파티를 시작하죠! 오렌지주스랑 케이크도 준비해 왔어요. 아, 옷이요?/”

서준이 카메라를 움직여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집으로 돌아왔다고 하길래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나 했더니, 시상식 때의 정장 그대로였다.

아니, 뭐랄까.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짐도 없는 모습이 방금 막 스타일링을 한 것처럼 보였다.

시상식이며 파티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옷이나 머리가 흐트러졌을 텐데?

새싹들이 의문을 가질 때,

서준이 찡긋 웃으며 말했다.

“/사랑하는 새싹분들을 만나는 거잖아요.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조금 단장해 봤어요. 괜찮나요?/”

그 눈웃음에 정신이 혼미해진 새싹들의 비명들이 채팅창을 가득 채웠다.

-서준이 유죄……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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