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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살부터 슈퍼스타-778화 (778/1,055)

0살부터 슈퍼스타 778화

처음 [쉐도우앤나이트]를 봤을 때 느꼈던 슬픔과 초조함, 그리고 분노를 떠올린 영화객과 시청자들은 후후후, 악당처럼 웃고 말았다. 다시 생각해도 아찔했다.

“다행히도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린사의 영화라면 빼놓을 수 없는 쿠키영상이 있었죠.”

-우리의 마지막 희망!

-하지만 그 쿠키영상도…….

-ㅎㅎㅎㅎ(안웃김)

“네. 그 쿠키영상도 쉐도우맨에 대한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쉐도우맨의 죽음을 확인하게 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던 쿠키영상이었죠. 바로 어셈블의 뒤를 이을 슈퍼히어로 단체, 일레귤러스에 대한 영상이었습니다.”

-일레귤러스!!

-이름부터 비정규군ㅋㅋㅋ

-이제 히어로 세계에도 비정규직이ㅠㅠㅠ

-궁금하긴 했어. 쟤네는 정규직일까? 비정규직일까?

-22 월급은 받을까, 안 받을까?

-ㅋㅋ그게 왜 궁금해요ㅋㅋ (근데 듣고보니 궁금하다ㅋ)

작게 웃은 영화객이 말을 이었다.

“그냥 일레귤러스라는 다음 영화가 나온다라고 받아들이신 분들이 많겠지만, 저같이 과몰입하시는 분들은 쉐도우맨이 죽어버려서 어셈블은 이제 없는 거구나. 그래서 새 단체를 만들었구나. 하고 생각했을 겁니다.”

-22 그래서 울었다.

-33 어셈블-쉐도우맨=0 -> 새로운 단체 설립: 일레귤러스ㅠㅠ

-ㅠㅠ쉐도우맨ㅠㅠㅠ

“물론 어셈블 시리즈는 이미 끝났지만요.”

그 말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영화객의 말대로 [어셈블4]를 끝으로 [어셈블 시리즈]는 완전히 끝났다. 미래는 잘 모르는 일이지만 다시 나올 확률은 희박했다.

-그래도 저 세계에서는 아직 남아있었을 텐데!

-22 우리는 못 보더라도!!

-33 너희들만 보지 말고 우리도 보여줘라1!

-근데 우리가 보기 위해선 우리 세계로 와야 할 텐데, 그럼 지구가 파괴되고, 빌런이 시도때도없이 출몰하고, 우주인들이 쳐들어오고……

-취소(정색)

-ㅋㅋㅋㅋㅋ

“네. 저도 정말 히어로들의 실물이 보고 싶지만, 영화로만 만나도록 합시다.”

웃으며 말한 영화객이 리뷰를 이어나갔다.

“쉐도우맨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새로운 히어로 단체, 일레귤러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일레귤러스. 사전을 검색해 보면 ‘비정규군’이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형용사로는 ‘불규칙한, 비정상적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면에 일레귤러의 사전적 의미가 나타났다.

1. 고르지 못한 2.비정규병 3.불규칙적인 4.비정상적인

“그래서 저는 일레귤러스라는 이름에 아마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영화 속 세계 사람들이 받아들일 표면적인 뜻인 ‘비정규군’이라는 뜻. 딱 봐도 정식 군인이 아닌 히어로들에게 어울리는 이름이긴 하죠?”

-22 군인이라기엔 애매하긴 하지.

-그럼 두 번째는?

“두 번째 뜻은,”

영화객의 클릭에 새로운 글자가 나타났다.

[Irregular (Heroe)s]

“평범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히어로들’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

영화객이 웃으며 설명을 계속했다.

“개성이 강하긴 했지만 제법 정석적인 히어로들이었던 시즌1의 히어로들과 달리, 시즌2의 히어로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과 배경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니까요. ‘비정상적인 히어로들’. 딱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나이트 진만 봐도 원래는 빌런이었잖아.

-지구랑 나트라 행성도 동시에 파괴할 뻔했고;;;

-퍼스트 공인 위험도 5+5

-다른 히어로들도 위험도가……ㅋㅋㅋ

-애초에 히어로들한테 위험도가 붙는다는 것부터가 평범하지 않다는 이야기지.

-듣고 보니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느낌ㅋㅋㅋ

-히어로들 이대로 괜찮은 건가……!

-……히어로가 맞긴 하죠?

영화객도 웃으며 말했다.

“네. 히어로들입니다. 5점이 최대인 위험도에, 4점짜리 화이트블러드가 있고, 5점 만점의 매드해터가 있고, 5점을 꽉 채우다 못해 5점을 더 추가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을 잃은 전직 빌런, 나이트 진이 있지만 말이죠.”

-앜ㅋㅋㅋㅋ

-다시 말하지만…… 히어로들 이대로 괜찮은 건가!

-웃으며 넘겼던 위험도 5+5…… 무섭다;;;

-근데 원래 군인이었던 버서커는 그렇다 치더라도, 위험도 2개 팬텀이 너무 하찮아보여ㅋㅋㅋ

-그러니까ㅋㅋ 이리저리 치이는 거 아니야?

-히어로들 성격 보면 팬텀이랑 나이트 진이 제일 부딪칠 것 같은데ㅋㅋ위험도 2와 위험도 10의 싸움이라ㅋㅋㅋ기대된다+_+

-22 얼른 일레귤러스 나왔으면!!

“그러게요. 얼른 촬영하고 개봉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인 영화객이 말했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 보죠. 쉐도우맨이 나오지 않은 첫 번째 쿠키영상에 저를 포함해서 모두 체념하고 있을 무렵, 화면이 바뀌었죠.”

-ㅎㅎ희망을 안고 봤는뎋ㅎㅎ

-보기 전: 조나단 감독님! 믿고 있었습니다!

-본 후: ……쉐도우우ㅜㅇㅜ!!!

“네.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쉐도우맨의 ㅅ도 나오지 않았죠. 아니다. ㅅ은 나왔죠. 곧 사라졌지만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쉐도우&나이트 > 나이트 진

-제목 변경 연출을 그렇게 멋있게 하다니ㅠㅠ 진짜 쉐도우맨이 죽은 것만 아니었으면 감탄하면서 봤을 텐데ㅠ

-22 우와! 검으로 변했어! 다음 시리즈 제목은 나이트 진이구나! 하고 행복하게 봤을 텐데ㅋㅋ큐ㅠㅠ

-33 아무리 멋지게 연출해도 관객들에겐 그저 쉐도우맨 죽음에 대한 확인사살이었을 뿐이었구요.

-난 그때 다 포기했었어.

-22 꿈도 희망도 다 놓았었죠.

-33 영혼이 가출했었지.

“저도요. 진짜 끝났구나. 쉐도우맨의 죽음으로 나이트 진이 탄생했구나. 그 생각만 들었습니다.”

-영화객이 그랬지^^ 누군가 죽을 거라고.

-맞아요. 그랬었죠.(살생부를 꺼낸다)

-깜빡하고 있었다!(데스노트를 꺼낸다)

“그 누군가가 쉐도우맨일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죽을 위기에 처한 영화객이 얼른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쿠키 영상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난 뒤에 나왔었죠!”

-서준아ㅠㅠ감독님ㅠㅠ감사해요ㅠㅠㅠ

-ㅠㅠㄹㅇ배우신 분들ㅠㅠ

-이렇게 살려내면……ㅈㄴ좋죠!!

눈물로 가득 찬 채팅창에 영화객은 안도의 한숨을 삼키며 리뷰를 이어나갔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윌리엄은 언제나처럼 공원을 달릴 준비를 합니다. 이제 진로를 바꿨지만 히어로로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겠죠. 그리고 갈림길 앞에 섭니다. 오른쪽 길과 왼쪽 길. 왼쪽 길로 가려는 윌리엄에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죠.”

-???: 오른 길로 가야지.

-쉐도우맨ㅠㅠㅠㅠㅠ

-매액!!!

“네. 쉐도우맨, 맥이었습니다. 죽었다고 생각한 자신의 영웅이 살아 돌아오자 윌리엄은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고 말죠.”

-나도 울었음ㅜㅜㅜ

-내가 다 벅찼다ㅠ진짜ㅠㅠ

-쉐도우맨ㅠㅠ무사했었어ㅠㅠㅠ

-살아있었으면 살아있다고 연락은 해야 할 거 아니야! 휴대폰은 폼이야?! 그럴 거면 왜 들고 다녀?!

-……우리 부모님인 줄.

-ㅋㅋㅋㅋㅋ

시청자들과 함께 빵 터진 영화객이 말을 이었다.

“퍼스트에서도 확인을 하지 못했던 걸 보면 심각한 상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떻게 침몰하는 배 안에서 탈출했고 치료했는지는 다음 영화에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뭐가 됐든 살아서 다행임ㅠㅠ

-22 그러니까ㅠ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사가 있습니다. 바로 ‘오른 길’입니다. 쉐도우맨의 대사는 ‘right way’였죠. 단순히 번역한다면 ‘오른쪽 길’이라고 할 수 있었을 텐데, 번역가는 ‘오른 길’이라고 표기했습니다.”

영화객이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right way에 담긴 또 하나의 의미인 ‘옳은 길’을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거겠죠.”

-쉐도우맨: 오른(옳은) 길로 가야지.

-ㅠㅠㅠㅠㅠ

“어쩌면 진 나트라에게도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힘들고 혼란스러운 일이 있어도, 함께 ‘옳은 길’을 걸으면서 말이죠.”

-그때는 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나이트 진과 함께 옳은 길을 걸어가겠지ㅠㅠ

-ㅠㅠ너무 좋다ㅠㅠ 이런 사제관계ㅠㅠ……아니, 잠깐. 형제인가?

-진짜ㅠㅠ쉐도우맨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ㅠ

“그리고 이런 멋진 번역을 해준 분이 바로 이서준 배우입니다.”

-오오?!

-정말???

영화객이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외국 영화는 외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대사 안에 담긴 의미를 한국인들이 모두 파악하기는 힘듭니다. 아무리 번역가가 뛰어나다고 해도 말이죠. 하지만 그 번역가가 영화의 세세한 부분까지 아주 잘 알고 있는, 시놉시스 제작까지 참여한 한국인 배우라면 어떨까요?”

영화객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 영화는 대사 안에 담긴 중의적인 내용까지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들이 가장 완벽하고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외국영화가 될 겁니다. 바로 쉐도우앤나이트가 그런 영화죠.”

-크으. 역시 이서준.

-니넨 이서준 없지? 우린 이서준 있다!!

-ㅋㅋㅋㅋㅋㅋ

-그럼 전부 다 이서준이 번역했음?

“아뇨. 그건 아니고 번역 검수와 중요한 부분만 번역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대단함.

-22 무서울 정도로 작품에 집착하는 배우……그래서 더 좋아!!

새싹으로서 뿌듯함을 느낀 영화객이 말을 이었다.

“이렇게 쉐도우맨과의 눈물의 재회로 쿠키영상이 끝날 줄 알았는데, 뒤에 더 있더군요. 아주 확실하게 해피엔딩으로 만들어줘서 정말 감독님과 이서준 배우에게 감사했습니다.”

-파트너가 윌리엄한테 넘어가서 쉐도우맨 앞으로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울리기도 확실히 울리지만, 챙길 때도 확실하게 챙기는 감독님과 서준이.

-22 단맵단맵맵단단으로 끝내는ㅋㅋㅋ

-33 너무 좋더라ㅠㅠ

“세 번째 쿠키영상이라고 할까요? 윌리엄과 맥은 항상 앉던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무래도 계승으로 인해 힘이 모두 윌리엄에게 넘어간 상황이라서 쉐도우맨으로서의 활동을 그만두나, 싶을 때.”

-파트너어어어!!

-이런 사고는 백번천번 쳐도 돼!

-222!!!

-333!!!

“네. 파트너가 맥의 그림자로 넘어가 버리죠. 그렇게 힘을 찾은 쉐도우맨은 다시 히어로로서 활동하겠다고 말합니다.”

-어째서 계승된 힘이 다시 넘어간거임?

“아무래도 나트라인과 지구인 사이의 계승이라서 예외상황이 생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자아가 있는 그림자가 2개라서 인원 초과라서 넘어간 걸지도 모르고.

-인원초과ㅋㅋㅋ

-엘리베이터냐고요ㅋㅋ

“그리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어버리는 문장이 나타납니다.”

[Hero is forever]

[영웅은 영원하다]

새까만 화면에 나타난 새하얀 문장에, 시청자들은 다시 한번 가슴 벅참을 느꼈다.

-크으으으으!

-이번엔 기쁨의 눈물이다ㅠ

-감격의 눈물이야ㅠㅠ

“다시 봐도 좋네요. 영웅은 영원하다.”

그 이미지를 화면에 띄운 영화객도 마찬가지였다.

뭉클한 눈으로 그 문장을 잠시 바라보고 있던 영화객의 눈이 반짝였다.

“아.”

-ㅅㅂ 아 금지라고.

-? 근데 이렇게 꽉 닫힌 해피엔딩에서 ‘아’라고?

-22 어떻게 여기서 ‘아’가 나올 수가 있지???

“제가 만약에 만들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안 들을래. 안들을래애애!!

-다들 빨리 탈출해!!

-어서 말해보세요!!

-흥미진진+_+

-이 ㅁㅊ놈들앜ㅋㅋㅋㅋ

“먼저 저 문장 뒤에 한 문장을 더 써넣는 거죠.”

영화객이 타닥타닥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영웅은 영원하다]

[우리들 마음속에]

-……!

라이브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입을 쩌억 벌리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화객은 신나게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 윌리엄이 침대에서 눈을 뜨는 겁니다. 눈물 한 방울을 흘리고서는 ‘……아, 꿈이었구나.’라고 말하면서 말이죠.”

잠시의 침묵 후.

태풍과 쓰나미와 허리케인이 합쳐진 것 같은 어마어마한 기세로, 채팅창이 엉망진창이 되기 시작했다.

-야아아악!!!

-영화개애액!!

-%$!&%[email protected]!!

캐릭터 연쇄삭제범은 이렇게 꽉 닫힌 해피엔딩에서도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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