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744화 (744/1,055)

0살부터 슈퍼스타 744화

[배우 조승환, 음주운전으로 전치 5주!]

[배우 조승환 음주운전으로 지나가던 행인 2인, 타박상!]

[SBC 드라마, ‘새벽’ 앞으로의 행방은?!]

[드라마 ‘새벽’ 이번 주 휴방!]

-ㅅㅂ 오랜만에 드라마 잘 보고 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냐?

=222 저기 소속사는 도대체 뭐함?

=333 배우 관리 좀 잘하지……

=배우가 작정하면 소속사도 못 막지.

=사고치는 거 막으라고 있는 게 매니저 아님?

=배우 잘못이든 소속사 잘못이든 이제 망했지. 조승환은.

=이번 작품 잘 끝내면 광고 많이 들어올 것 같았는데 지가 다 말아먹음.

-이제 좀 유명해짐>기분 좋음>술 마심>운전>사고>배우 인생 망함.

=기분 좋으면 더 열심히 연기 연습이나 하라고요…… 드라마 잘 보던 시청자들 앞길 막지 말고……

-그래도 크게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임.

=222 조승환은 지가 사고 일으킨 거지만, 행인 2명은 무슨 날벼락이냐.

-그럼 이제 드라마는 어떻게 되는 거임??

=내 새벽…… 돌려내……ㅠㅠㅠ

=오랜만에 볼만한 드라마가 나왔는데ㅠ

=여주남주는 남아있지만, 쓰리톱으로 가는 드라마에 하나가 빠졌으니 이제 전개는 산으로 가겠지……ㅎ

-그래서 이번 에피소드 범인이 누구냐고ㅠㅠ

=진짜 사이다 마시기 직전에 이렇게 되다니……

=빨리 일주일이 지나갔으면 하고 기도했는데, 이젠 뭐 무기한으로 기다려야 할 듯.

=22 조승환…… 진짜……

* * *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그레이스에게서 기쁜 소식을 들은 서준은 즐거운 기분으로 코코아엔터에 출근했다.

“촬영은 어땠어?”

“재미있었어요. 빌런이 아니라 히어로로 연기하는 느낌도 새로웠고요. 액션 장면도 오랜만에 찍는 거라 좋았어요.”

먼저 거의 제 방 드나들듯 드나드는 안다호 이사 사무실에 들러 수다를 떨고,

“이번에 사온 과자예요. 엄청 맛있더라고요.”

“오오! 잘 먹을게!”

“태우 형, 뭐 해요?”

“안 이사님께 올릴 보고서 작성 중이야.”

“아하.”

이서준 배우 전담 1팀에 인사를 하고,

“맛있게 드세요!”

“고마워, 서준아!”

“이서준 배우님……!”

“실물이다……!”

다른 팀에도 얼굴을 내밀고 (서준을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직원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연습실로 내려와, 단체 연습실에서 오늘 출근한 배우들과 함께 LA의 유명 가게에서 사 온 과자를 나눠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드라마는 재미있었는데 말이지.”

“그러게요. 저도 본방 챙겨 봤는데…….”

“저도 미국에서 봤어요. 스토리 진행이 흥미진진하더라고요.”

헤헤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 배우들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와삭와삭-

서준과 배우들은 맛있는 과자를 먹으며 드라마 [새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틀 전 일어난 배우 조승환의 음주운전으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다들 궁금해했다.

“아무래도 새 배우를 캐스팅하겠지?”

“그렇겠죠.”

“우리 쪽에도 연락 왔다고 하던데…… 할 사람 있어요?”

일단 캐릭터가 나이가 있으니, 코코아엔터 소속 배우 중에서 해당하는 배우는 몇 없었다.

그중 하나인 배승원이 슬며시 손을 들었다.

“……생각 중이긴 한데 말이야.”

“오오!”

“그러고 보니 승원 오빠는 처음 대본 왔을 때부터 관심 있었죠?”

그말에 서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조승환보다는 배승원의 연기력이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오디션에서 실수하지 않았다면 승원이 형이 캐스팅되었을 텐데…… 왜지?

“맞아. 다른 작품 촬영 중이라서 못했지만.”

아하.

서준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

그때 배승원이 촬영 중이 아니었다면, 드라마 [새벽]에 캐스팅됐다면, 드라마 [새벽]도 조승환의 음주운전 사건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을 터였다.

“지금은 하는 작품도 없으니까 해볼까 싶기도 해.”

“해요. 형. 우리 회사는 하고 싶으면 안 말리잖아요.”

“맞아요.”

(서준보다는 형이지만) 막내인 김찬희의 말에 서준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배승원이 볼을 긁적였다.

“그렇긴 한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야.”

배승원이 한숨처럼 말을 이었다.

“갑자기 투입되는 거니까, 주연 배우들이랑 어울리게 연기할 수 있을지도 걱정되고, 조승환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랑 비슷하게 연기할 수 있을지도 걱정되고…….”

“조승환 배우랑 비슷하게 연기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한 배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래도 시청자들은 그쪽이 익숙하니까 말이야.”

“으음.”

그건 그렇다.

캐릭터의 분위기가 확 바뀌면 아무래도 이질감을 느낄 터였다.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네요.”

“그러게.”

서준이 눈을 반짝였다.

눈앞에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배우가 있다. 그럼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

서준이 ‘승원이 형.’ 하고 배승원을 부르기 직전.

배승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서준이한테 부탁하고 싶은데…….”

서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괜찮으면 나 연기 연습하는 거 좀 도와줄 수 있을까?”

마치 서준에게 연기를 봐달라고, 용기를 내 말했던 첫날처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눈으로 배승원이 말했다.

그에 오오, 배우들의 입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이 형. 치트키 쓰네. 나 같아도 쓰겠지만.”

“승원이 오빠 다음은 나!”

“나도 예약할게. 물론 시간 괜찮으면 말이야.”

“맞아요. 서준이 힘들게 하면 안 이사님이 내려올 테니까 조심해야 해요.”

웃으며 이야기하는 배우들에 서준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저만 믿으세요!”

연기에 대한 열정이 처음 봤을 때와 변하지 않은 동료 배우들의 모습에 가슴이 벅찰 정도로 기뻤다.

* * *

[드라마 ‘새벽’ 이번 주 휴방!]

-휴방, 휴방, 종영만 아니었으면.

=ㅅㅂ그랬던 적이 있음?

=나도 몰라. 근데 처음으로 생길지도ㅋㅋㅋ(안웃김)

“나도 안 웃겨요…….”

마우스를 드르륵거리며 기사와 댓글들을 살펴보던 스릴러 드라마 [새벽]의 피디가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쥐어 싸맸다. 머릿속으로 오디션 때 봤던, 선한 표정으로 웃던 배우 조승환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아니, 그런 연기력은 드라마에서 보여달라고……!’

“으아아아!”

괴음을 지르며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피디와 절망적인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드라마 [새벽] 제작진의 모습에, 지나가던 SBC 직원들이 안타까움을 표하며 시원한 에너지 드링크를 건네주었다.

“이거 먹고 힘내.”

이건 야근각이었다.

아니, 야근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다행인 일이었다.

“……감사합니다.”

훌쩍.

울먹이는 소리까지 들린다.

OTT 플랫폼이 가득한 지금.

초반부터 시청률이 20%를 넘을 것 같았던 드라마였다. 광고도 많이 붙었고 드라마가 끝나면 포상휴가도 예약되어 있었다.

“왜 하필 18%일 때…….”

“18…… 18…….”

[새벽] 제작진은 욕인지 숫자인지 모를 단어를 중얼거렸다. 이제는 무서울 지경이었다. 뭐라고 한마디 하러 온 드라마국 국장도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고였지만,

해결해야 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어떻게든 해야 했다.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진정시키며 피디는 작가에게 연락했다.

“작가님. 조승환 역할…… 죽일 수 있어요?”

-……무리예요.

소식을 들은 작가도 이미 멘탈이 나가 있었다. 흐, 흐흐, 흐흐흐흐. 웃음소리인지 울음소리인지 모를 흐느낌이 들렸다.

-그 캐릭터를 빼면 스토리는 엉망진창이 되고요. 시청률은 나락 갈 거예요. 아니, 여기가 나락인가? 지옥도 여기보단 나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피디님?

“그러게요. 흐흐흐.”

이제는 피디까지 해탈한 듯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멈추었다. 현실도피는 그만해야 했다.

-피디님, 새 배우를 구하는 건 어떻게 됐어요?

작가의 말에 피디가 한숨처럼 말했다.

“아무도 안 하고 싶어 합니다. 연락이 전혀 없어요.”

[새벽] 제작진의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 있었다. 여기저기 급하게 뿌린 ‘대타를 구합니다! 제발 와주세요!!’라는 연락에 대한 답장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시청률이 이제 20%인데도요?

“촬영도 빨리 해야 하는 데다가 연기 못 하면 조승환하고 비교가 되니까요.”

-……조승환이 연기를 괜찮게 하긴 했죠.

그러니 시청률이 18%까지 갔지.

피디와 작가의 입에서 동시에 한숨이 흘러나왔다.

18%까지 올라갔던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새로 캐스팅된 배우가 1순위로 언급될 것이 분명했다. ‘음주운전 배우보다 못한 배우’라는 딱지가 붙을지도 모른다. 그럼 이후 작품 활동에도 지장이 생길 터였고.

배우의 소속사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주연 배우분들은 다시 촬영 가능하시대요?

“네. 두 분 다 기꺼이 승낙해 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하네요.

진심이 가득한 작가의 말에 피디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이 피디와 작가의 작품에는 두 주연 배우가 자주 캐스팅될 듯싶었다.

-그럼 전 새 대본 쓰고 있을게요. 조승환이 죽는 버전으로.

“예. 부탁드립니다.”

-……흐흐흐. 가능한 비참하고 처참하게 죽여 버릴……!

휴대폰 건너에서 들리는 원한이 가득한 작가의 목소리에, 피디는 흐뭇하게 웃으며 작가를 응원했다.

“일단 플랜B는 마련했고.”

베스트 플랜은 연기력 죽이는 새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

그러나 제작진들의 휴대폰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띠링-

그때 피디의 휴대폰이 울렸다.

“작가님인가?”

뭔가 이야기할 게 남았나 보다.

그렇게 생각한 피디는 화면도 보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네. 작가님.”

-……? 네?

“……누구세요?”

휴대폰 건너에서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에, 피디가 멍청한 얼굴로 되물었다.

당황하던 상대방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여기 코코아엔터입니다만, 드라마 새벽 피디님 맞으시죠?

……예?

피디가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피디라면 입봉과 동시에 전화번호부에 꼭 등록해 놓는 그 소속사.

[코코아엔터]

그 소속사의 이름이 화면에 뚜렷하게 띄워져 있었다.

……어라? 왜 여기서 연락이?

어쩐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 * *

[드라마 ‘새벽’ 피디, 배우 조승환 대신 새로운 배우 캐스팅 완료!]

[SBC드라마 ‘새벽’, 다음 주 방송 확정!]

-아니, 이걸 이어받는 배우가 있네?

=그래도 종영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조승환이 두 주인공에 비해서 연기를 좀 못 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울리던데ㅠㅠ괜찮으려나?

=22 갑자기 들어와서 연습할 시간도 거의 없었을 텐데…….

=드라마는 보고 싶은데, 새 배우는 걱정되고……ㅎ 난 이제 모르겠다ㅎ

=네 맘 내 맘

-오오, 괜찮을 듯!!

=???

=새 배우 소속사가 코코아엔터래!!

=?!!??!

=ㅅㅂ!! 풍악을 울려라!!

=미쳤다!!! (만세 삼창하는 짤)

=아니, 조승환이 가고 코코아엔터 배우가 오다니, 무슨 일이래???

=피디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ㅋㅋㅋ

=우리 새벽이 아직 살아있어요ㅠㅠ

-다들 태세전환 너무 빨라서 웃김ㅋㅋㅋ

=22 새벽 게시판도 ㅠㅠㅠ에서 !!!!으로 바뀌고 난리남.

=333 댓글창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꿔버리는 ‘코코아엔터’ㅋㅋㅋ

-코코아엔터 소속 배우라면 믿을만하니까ㅎㅎ나도 계속 웃음이 나오네ㅎㅎ

=ㅇㅇ연기력 걱정은 안 함. 들어간 작품마다 잘 끝내고, 사고도 안 치고.

=새벽 애청자로서 너무 좋음ㅠㅠㅠ

=부족했던 18%가 채워지는 느낌ㅠㅠ

=윗댓ㅋㅋㅋ

-그래서 새 배우는 누구래?

=코코아엔터면 이서준 아냐? 며칠 전에 귀국했잖아.

=ㄴㄴ 캐릭터 나이가 있어서 이서준은 못하지……는 않을 것 같네. 분장하면 잘할 것 같아.(납득)

=ㅋㅋㅋ혼자 말하다 납득ㅋㅋ

=근데 이해함. 이서준은 분장만 잘되면 뭐든 연기할 것 같음.

-그래도 이서준은 아님. 방금 이름 떴어.(기사 링크)

=오오오! 배승원!!

=배승원 연기 잘하지!

=ㅠㅠ배 배우님만 믿을게요ㅠㅠ

=우리 새벽이 좀 살려주세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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