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701화 (701/1,055)

0살부터 슈퍼스타 701화

너튜브 채널[JUN]에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다는 소식은 금세 알림을 해둔 새싹들에게도 알려졌다.

[생일 축하 감사드립니다! 휴일 LA & 추억 여행 브이로그!]

이라는 제목에 어릴 적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며 웃고 있는 서준의 모습이 썸네일로 떠 있는 영상이었다. 새벽부터 DVD 배송을 기다리던 새싹들이 눈을 반짝였다.

“크게, 크게 보자!”

“잠시만!”

임예나의 집에 먼저 배송된 팬미팅 DVD를 함께 보려고 놀러 왔던(팬미팅에 갔지만 DVD로 또 볼 생각인 두 사람이었다.) 송유정의 말에, 임예나도 설레는 표정으로 얼른 너튜브와 가정용 빔프로젝터를 연결했다.

마치 영화관처럼 새하얀 스크린 가득 밝은 빛이 비치며, 서준의 웃는 얼굴이 더더욱 크고 선명하게 보였다.

“대박이다……!”

“월급 모아서 샀지!”

송유정의 감탄에 임예나가 어깨를 으쓱이며 자랑했다.

좋은 화질을 위해 비싸고 좋은 제품을 사느라 돈이 꽤 들었지만, [플러스+]나 [유니버스]등 OTT플랫폼에 올라온 서준의 작품들을 빔프로젝터로 볼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래서 돈을 버는 모양이었다.

“나중에는 서준이 사진들을 모아서 슬라이드 액자처럼 한 시간마다 바뀌게 하려고.”

“미쳤다…….”

시간마다 바뀌는 서준의 사진이라니.

송유정이 탄식했다.

“그거 일상생활 불가능한 거 아니야?”

설거지를 하다가도, 청소를 하다가도, TV를 보다가도 한 번 서준의 사진을 보면 그대로 멈춰서 ‘우와아아……’ 하고 마치 미술작품처럼 감상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하던 송유정이 외쳤다.

“나도 일상생활 불가능해지고 싶어!”

송유정의 말에 임예나가 킬킬 웃으며 자신이 산 빔프로젝터 제품명을 알려주었다. 한 글자라도 틀릴까 싶어 신중하게 휴대폰에 메모하는 송유정의 모습을 보던 임예나가 말했다.

“이제 너튜브 영상 보자.”

“그래!”

송유정과 임예나가 나란히 앉아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재생되는 영상을 보는 두 새싹, 아니, 전 세계 새싹들의 눈이 반짝였다.

[안녕하세요. 새싹 여러분. 이서준입니다.]

아주 가끔 일상생활을 찍어 너튜브 채널 [JUN]에 올리는 서준이 익숙하게 화면을 보며 인사했다. 화면 아래로는 영어 자막이 나오고 있었다.

여전히 잘생긴 얼굴에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오늘은 제 생일을 맞아, 제가 LA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그리고 예전에 어떻게 지냈는지를 이야기해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브이로그로 찾아뵙게 됐습니다.]

서준이 찡긋 웃었다.

[아직 생일은 며칠 남았지만요.]

서준의 눈웃음에 송유정과 임예나가 숨을 들이켠 상태로 그대로 멈추었다. 서준은 그저 웃었을 뿐이었지만, 새싹들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심장에 안 좋아…….”

“근데…… 더 안 좋았으면 좋겠어.”

“응응.”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송유정과 임예나의 눈은 스크린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브이로그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제 생일을 축하해 주시는 여러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서준이 진심이 가득 담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연기를 시작한 지도 십여 년이 흘렀지만 새싹분들이 꾸준히 사랑해 주신 덕분에, 제가 여전히 즐겁고 행복하게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열심히 연기를 하고 촬영을 해도 아무도 봐주시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카메라를 보며 꾸벅 인사하는 배우의 모습에 새싹들의 눈망울이 그렁그렁해졌다.

-서준아!! 넌 그냥 즐겁게 연기만 해!!ㅠㅠ

-지금까지처럼만 해도 괜찮아!ㅠ

-서준아! 행복해야 해!!ㅠㅠㅠ

-서준이처럼 오래도록 팬들을 생각하는 연예인도 드물 거야ㅠㅠ

너튜브 댓글창이 눈물로 가득 찼다.

[앞으로도 새싹 여러분들이 즐겁고 재미있는 작품들과 슬프지만 감동적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슬픈 건 빼주라ㅠㅠㅠ

-그래도 서준이가 찍는 영화니까 재미있긴 하겠지만ㅠㅠ

-두 번 슬펐다가는 진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서준 오빠ㅠㅠ

이어지는 서준의 말에 다른 의미로 눈물이 차오르는 새싹들이었다.

그런 새싹들의 마음을 모르는 영상 속 서준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반짝반짝한 얼굴로 사랑이 가득 담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올해도 제 생일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제 팬이 되어주셔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새싹들!]

-나도 사랑해ㅠㅠ 서준아ㅠㅠ

-생일 축하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해요ㅠㅠ서준 오빠ㅠ

“서준아……!”

“나도 사랑해!!”

감동이 넘쳐흘러 훌쩍거리는 송유정과 임예나였다.

새싹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서준은 본격적으로 브이로그 촬영을 시작했다.

먼저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을 소개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LA에서 촬영할 때 머무는 숙소예요. 오버 더 레인보우2의 LA의 촬영 때도 잠시 머물렀고, 지금은 쉐도우앤나이트의 준비를 위해서 여기서 지내고 있어요. 촬영도 여기서 할 테니까 몇 달은 머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준이 카메라를 움직여 방 내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방은 평상시에도 서준이 깔끔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려주었다.

-서준이 방이라니!!!

=LA 숙소지만!!

-깨알 같은 몬스터사 인형과 제품들ㅋㅋㅋ

=이제 없으면 아쉬워ㅋㅋ

[이번 학기는 사이버강의 위주로 들을 예정이에요. 촬영이랑 같이 하긴 힘들긴 하겠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촬영하면서 공부라니ㅠㅠ 성실한 서준이ㅜ

-……왠지 양심이 마구 찔림.

=22 난 사이버강의 있으면 미뤄서 듣는데.

=33 누워서 듣는데;;;

-헉! 쉐앤나 대본!

화면에 [쉐도우앤나이트]의 대본이 비치자 댓글창이 한차례 술렁였다.

물론 표지만 보였지만 조금 전까지 서준이 읽고 있었다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건 쉐도우앤나이트 대본인데…… 좀 지저분하죠?]

쑥스러워하는 서준의 말대로, 대본은 손을 많이 탄 듯 꾸깃꾸깃했고 알록달록한 포스트잇들도 여기저기 튀어나와 있었다.

-그만큼 열심히 분석한다는 거겠지ㅠㅠ

=우리 서준이가 최고야ㅠ 도대체 부족한 게 뭐야ㅠㅠ

=……나?

=?????

-으아아아!! 쉐앤나 떴다는 소식 듣고 왔다!!

=한 글자라도 보여줘!!

[안은 못 보여 드려요. 영화 개봉하면 봐주세요.]

하하하.

댓글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서준의 웃음소리와 함께 카메라가 돌아갔다.

-으아아아ㅠㅠ

=그럴 줄 알았지만!!

[그럼 방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내일은 휴일이라 LA를 돌아다닐 예정이에요. 특별한 게스트도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서준의 모습이 사라지고 화면이 새까맣게 변했다. 그리고 [다음 날]이라는 자막이 지나가고 화면이 밝아졌다.

“차?”

카메라는 텅 빈 운전석과 조수석을 보여주고 있었다.

-차 타고 이동하나 보네.

=미국은 땅이 넓으니까.

-LA라면 어디어디 가려나?

곧 서준이 조수석에 앉고 운전석에 누군가 타는 모습이 보였다.

-잭 스미스!! 서준이 친구!!

=22 메이저리거!!

-바르셀로나 FC 선수도 이서준 친구 아니었음?

=ㅇㅇㅇ맞음.

=이서준 친구들 장난 아니네;;;;

[/안녕하세요. 야구선수 잭 스미스입니다. 오늘은 준과 함께 이곳저곳 돌아다닐 예정입니다./]

[/그럼 출발해 볼까요?/]

영어로 말하는 서준과 잭에, 한국어로 자막이 깔렸다.

진짜 친한 친구처럼 가볍게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서준과 잭 스미스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새싹들이었다.

-할리우드 배우랑 메이저리거의 대화 주제가 점심 메뉴네ㅋㅋ

=너무 익숙해서 웃김ㅋㅋㅋ

=22 나랑 내 친구 같음

-근데 나만 데자뷔 느껴짐?

=22 나도 묘하게 뭔가 익숙한 느낌.

[/첫 목적지는 씨 세이브 센터입니다!/]

[/준이 LA에 들를 때마다 꼭 들르고는 하죠./]

서준과 잭의 말에 다들 !! 느낌표를 쳤다.

-씨 세이브 센터!!

-어쩐지ㅋㅋ 서준이가 뉴스에 나왔던 날이랑 비슷했구나ㅋㅋㅋ

=22 그때도 잭 스미스랑 놀던 중이라고 했음.

-우리ㅠㅠ로키ㅠㅠ

=잘 지내고 있지ㅠㅠㅠ

[/어서 오세요!/]

열렬히, 그리고 익숙하게 반기는 씨 세이브 센터 직원들의 모습에 새싹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얼마나 자주 간 거야ㅋㅋ

=진짜 LA갈 때마다 가는 것 같은데?

=다음에 LA 여행가서 씨 세이브 센터에 가면 서준이 볼 수 있을까?

=ㄴㄴ서준이 일코 때문에 바로 옆에 스쳐 지나가도 못 볼 듯ㅋㅋ

서준과 잭이 씨 세이브 센터에서 나와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는 장면에서 잭 스미스가 어릴 적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림 그리는 서준이ㅠㅠ귀엽겠다ㅠ

-근데 진짜 며칠 후에 그림이 뿅! 하고 인형이 되어 있으면 나라도 마법의 스케치북이라고 생각할 듯.

=22 어릴 때잖아ㅋㅋㅋ

-지금도 서준이가 디자인한 인형을 판다고?!

=??아니, 그런 건 대놓고 홍보를 해야 하는 거 아님?!

=22 안 그래도 서준이 굿즈는 없어서 난리인데……!

=33 몬스터사 일 진짜 못하네!

=속닥)거기 서준이 아버님이 공동대표야.

=……서준이 디자인을 못 알아본 제가 멍청입니다!!!

=22 멍청입니다!!

=33 새싹들이 눈이 삐었죠!!

=ㅋㅋㅋㅋ

-근데 새싹들 화력 생각하면…… 안 밝히는 게…….

=22 바빠서 퇴근도 못할 듯.

=33 이제 큰일 났다. 몬스터사;;;

“어떤 인형이지!?”

“여기 디자이너 S.J. 라고 적힌 인형이 아닐까?”

“오오오!”

송유정과 임예나도 너튜브 영상을 일시 정지하고 몬스터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상품들을 보고 있었다. 한시라도 늦었다가는 품절될 테니 그냥 막 질러야 했다.

“샀다!”

“헐! 이제 품절이야!”

아슬아슬하게 구매한 송유정과 임예나가 조용히 환호성을 질렀다. 아직 한밤중이었다.

-품절ㅠㅠ

-품절 떴다ㅠㅠㅠ

-영상이나 계속 봐야지ㅠㅠ

성공적으로 인형을 구매한 새싹들도, 구매하지 못한 새싹들도 다시 영상을 재생했다.

-점심은 스테이크네.

=저기 잭 스미스 사인 있던데…… 잭 스미스 단골집=서준이 단골집이 아닐까, 하는 킹리적 갓심.

=그럴듯하다!

=그럼 앞으로 잭 스미스 선수의 단골집을 찾아가면 되겠네!

“잭 스미스 선수 단골집…….”

언젠가의 LA여행을 상상하며 메모해 두는 송유정과 임예나였다.

서준과 잭이 점심을 먹고 이동한 곳은 스미스 가족의 집이었다.

[/잭의 집에 놀러 올 때마다 거의 이곳, 다락방에서 놀았어요. 그때는 진짜 크고 넓게 느껴졌는데……./]

[/앨범도 찾아놨어./]

서준과 잭이 다락방에 쌓여 있는 상자에서 이것저것 꺼내 가며 관련된 어린 시절을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래서 추억 여행이구나ㅎㅎ

=듣고 있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ㅎㅎㅎ

=너무 좋다ㅎ서준이 어린 시절 이야기ㅎㅎ

-사진도 귀여워ㅠㅠ 핼러윈 사진ㅠ 한복 입은 사진ㅠ

=콬아 저것도 팔아주라ㅠㅠ

=222 텅장이 되도 좋으니까ㅠㅠㅠ

=333 에어컨 필요하지 않니??

[/……녹음기?/]

그리고 장난감 녹음기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ㅋㅋ어릴 때부터 드라마 엄청 좋아해구나ㅋㅋ

=이래서 우리 팬카페 이름이 ‘새싹부터’인가.

=22 ‘새싹부터’ 배우인 서준이ㅋㅋ

-꼬마 서준이는 목소리도 귀여워ㅠㅠ

=22 드라마 본다고 ……응……응. 한박자 느리게 대답하는 거 상상 돼서 너무 귀엽다ㅠㅠ

=33 소파에서 발 동동거리면서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을 거 아니야ㅠ

=나 새싹 쿠션 터뜨려버림……ㅋ

-대충 시간을 따져보면 성녕대군 때쯤인가?

=헐! 그쯤이라고?!

=ㅠ진짜ㅠㅠ못 보는 게 한이다ㅠㅠ

-근데…… 구두계약도 계약이지?

=응? 그렇지?

=영화 보고 있는 서준이한테 결혼하자고 하면……!

=콬아!!! 여기 위험분자가!!!

=경찰아저씨!! 여기요!!!

=쳇, 아쉽다. (농담임. 농담*^^*)

=너 속마음이랑 말이랑 바뀜ㅋㅋㅋ

-근데 영화보고 있는 서준이를 발견할 수 있을까?

=미션! 영화 보느라 집중한 서준이에게 결혼하자고 고백!

=미션실패! 일코한 서준이를 못 찾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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