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694화 (694/1,055)

0살부터 슈퍼스타 694화

[코코아엔터, 이서준 팬미팅 연주곡 오늘 전곡 음원 공개!]

[배우 이서준, 작곡&편곡&연주까지!]

[‘내의원’ 성녕대군의 연주곡 ‘오버 더 레인보우’, ‘굿나잇’]

[배우 이서준이 연주한 곡명/작품명/캐릭터명 목록!]

“오버 더 레인보우2로 끝인 줄 알았더니…….”

오전부터 떠들썩한 인터넷에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들이 이마를 짚었다.

[오버 더 레인보우2]로 한차례 음원차트를 점령했던 것(아직도 50위 안에 있다)이 아쉬웠던 건지. 또 한차례 연주곡들을 들고 나온 서준과 코코아엔터에 원망이 생겼다.

“그래서 안 들으실 거예요?”

“아니! 무슨 소리야. 성녕대군마마라는데!”

물론, 왜 DVD를 빨리 내주지 않느냐는 원망이었다.

“나도 어른이 된 성녕대군마마 보고 싶다고. 음원만으로는 부족해! DVD 팔라고! 코코아엔터!”

코코아엔터를 향해 외치는 선배의 모습에 후배가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러다 팀장님께 걸리면 큰일 날 것 같은데……. 근데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 선배? 오버레2 때처럼 컴백 일정을 미룬다거나…….”

후배가 물음에 DVD 예약 날짜를 살펴보고 있던 선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못 해. 오버레2처럼 예고하고 나온 음원도 아니고 팬미팅에서 나온 연주곡을 팬들의 성화로 공개하는 거니까. 이건 그냥 자연재해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야 해. 애들 데뷔하거나 컴백할 때마다 이런 일이 생긴다고 일정 다 미룰 수는 없으니까. ”

선배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뭐, 미룰 수 있는 거라면 미뤄야 하겠지만. 코코아엔터 신입 보이그룹 데뷔일 같은 거? 소문 들어보니까 멤버 잘 뽑았다고 하던데…….”

선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후배가 물었다.

“근데 몇 시에 공개할까요? 오늘 공개된다는 건 기사로 나왔는데 시간은 아직 안 떴잖아요.”

“뭐, 거기도 가수팀이 있으니까 차트에 반영되기 좋은 시간에 맞춰서 올리겠지.”

그리고 오후 9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자연재해 곡’들이 공개되었다.

-??? 왜 지금 공개한 거야? 시간이 애매한데???

=그러게. 음원 공개 시간도 차트에 영향 주지 않나?

=222 보통 음원 공개는 눈치싸움 하면서 시간 맞춰서 내는 거 아니야? 이 시간에 공개하는 회사는 또 처음 보네;;;

=코코아엔터에도 가수들 있어서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건 그렇지만. 그런 거 안 해도 들으니까.

=22 너희도 시간 신경 1도 안 쓰고 다 여기 모였잖아.

-그냥 ‘음. 보통 6시면 퇴근하고……. 아니, 늦게 퇴근하고 집에 가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씻고 저녁 먹고 하면 9시쯤 되겠지? 그럼 여유롭게 듣겠네.’ 하고 올린 듯.

=아무 생각 없는 코코아엔터 배우팀.

=근데 서준이라서 납득ㅋㅋ

=22 배우라서 음원순위는 별로 신경 안 쓰기도 하겠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올렸으나 벌써 실시간 차트 지붕뚫음ㅋㅋㅋ

NEW! [오버 더 레인보우/성녕대군]

NEW! [굿나잇/성녕대군]

NEW! [굿 이브닝/진 나트라]

NEW! [굿 애프터눈/정가람]

NEW! [포 마이 프렌드/고주원]

NEW! [굿모닝/이현우]

NEW! [그레이의 바이올린 연주곡 NO.1 (피아노 버전)/이서준]

NEW!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이서준, 김수빈]

-당연하다는 듯 1위부터 줄 세웠네ㅋㅋ

=끼어들 틈이 없어ㅋ진짜 한 번에 밀려남ㅎㄷㄷ

=이 중에 네가 좋아하는 하나는 있겠지! 하고 전부 준비한 느낌.

=근데 전부 좋아ㅠ고를 수가 없어ㅠㅠ

-성녕대군마마ㅠ

=감읍하게도 두 곡이나 연주해주시다니ㅠㅠ

=강림해주셔서 감사드리옵니다. 마마! (큰절)

-이현우 곡…… 진짜 개봉판 맞지?? 나 감독판 트라우마 있음ㅠㅠ

=ㅇㅇㅇ걱정말고 들어. 가슴이 벅차오름ㅠㅠ

=오히려 굿 애프터눈이 PTSD 돋는다. 조심해.

=영화개액!!!

-음원 차트로 알아보는 이서준 작품 순위?

=라기엔 엎치락뒤치락하는데?

=방금 고주원 곡 올라감!

=이현우 곡도!

=이현우 곡은 생존자들 감독판 본 사람들이 겁나서 늦게 눌렀다는 게 학계 정설.

=ㅋㅋㅋ인정ㅋㅋㅋ

-진 나트라가 연주한 곡 들으니까 왠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어! 이것은…… 사랑의 두근거림?!

=그거 위험한 거 아니냐? 난 소름이 쫙 끼쳤는데;;;

=1.흔들다리 효과 2.부정맥 3.스톡홀름 증후군. 골라봐.

=ㅋㅋ친절한 예시ㅋㅋ

-그래도 1위곡은 성녕대군마마 곡!! 풍악을 울려라!!

=국악이 음원차트 1위라니 신기하다.

=국악……은 아니지 않나? 원곡은 바이올린 곡이고.

=? 성녕대군마마가 연주했으니 ‘조선 왕실 정통’ 국악이지.

=ㅋㅋ어디까지 과몰입하냐ㅋㅋㅋ

-찐 성녕대군마마도 음악적 재능이 있었을 것 같다.

=222 형님이신 세종대왕님도 음악적 재능 있으셨다니까 있었을 듯.

=그렇게 생각하니 눈물이 줄줄 흐른다ㅠㅠ

=ㅠㅠ진짜 성녕대군마마가 연주한 것 같고요

-내의원 나올 때까지는 성녕대군의 ㅅ도 몰랐는데 이젠 중요한 왕들 다음으로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인물이 성녕대군마마ㅠㅠ

=그러니까ㅠㅠ 최애임ㅠㅠ

-포 마이 프렌드ㅠㅠ 이렇게 울리기냐ㅠ

=주원아ㅠㅠ 이스케이프 다시 봐야지ㅠㅠ

-작품 보고 음원 들으면 폭풍눈물임.

=22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그냥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려ㅠㅠㅠ

=이렇게 서준이 작품 정주행하고.

=아직 겨울방학이라서 다행! 현생 망칠 뻔.

=나 직장인. 내일 출근 할 수 있을 것인가!

=22 내일 늦습니다! 팀장님!

=그리고 팀장님도 늦어버린……ㅋㅋㅋ

-누가 플러스랑 유니버스에 있는 서준이 작품들 좀 알려줘ㅠㅁㅠ

=22 무슨 퍼즐 조각도 아니고……여긴 있고, 저긴 없고. 여긴 없고 저긴 있고.

=33 OTT 사이트 좀 통합시켜줘라.

-근데 나만 코코아엔터 과몰입 웃겨?

=ㄴㄴ나도 웃김ㅋㅋ 연주자들 이름이 전부 캐릭터 이름ㅋㅋ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예명으로 데뷔한 신인들인 줄 알겠는데?

=그래도 작곡/편곡에는 벤자민 모튼과 이서준ㅋㅋㅋ

=그럼 작곡자, 편곡자 중에 이서준이라는 동명이인이 있는 줄 알 것 같지 않음?ㅋㅋㅋ

=222 진짜로ㅋㅋ왜 배우가 여기에ㅋㅋ있냐고ㅋㅋ

-연주 진짜 좋다. 편곡도 각 캐릭터들 서사에 너무 잘 어울림.

=22 이서준 진짜 배우 안 했어도 유명했을 듯.

-근데 피아노는 언제 배웠대? 후기를 보긴 했지만 생각보다 더 잘하는데?

=팬들 이야기라 과장된 줄 알았더니, 아니네;;;

=대리연주 한 거 아님?

=ㄴㄴ바이올린으로 활동한 게 많아서 그렇지, 서준이 옛날부터 피아노도 같이 배웠음.

-오버레2 때문에 스피커 바꿨는데…… 바꾸길 잘했다!

=22 이렇게 다른 곡들까지 듣게 될 줄이야. 근데 이걸 귀로만 듣고 있어야 한다니……!

=33 나 TV도 바꿨다고요!! 연주장면 눈으로 보고 싶어요!!

=난 후기에 올라온 포토카드 모니터로 보면서 듣고 있음. 한복 입은 성녕대군마마ㅠㅠ정장 입은 진 나트라ㅠㅠ왜 하얀색 스웨터냐, 우리 가람이 안 죽었다!!ㅠㅠ하면서

=나도 고주원 안경ㅠㅠ서준이가 피아노ㅠㅠ하면서 보고 있음.

-그래서 dvd 예약일이 언제라고?

=모레래요. 잘하면 서준이 생일에 맞춰서 배송받을 것 같아요!

=너무 좋다ㅠㅠㅠ서준이 생일이지만 내 생일 선물 같을 듯.

* * *

오늘은 액션 트레이닝 센터에 가는 날.

어제 [쉐도우맨]팀과 나머지 연주 연습 영상을 보고 [쉐도우앤나이트]의 대본 리딩까지 짧게 한 서준은 기분 좋게 일어나 1층으로 내려왔다.

“태우 형은 아직 안 일어났나?”

하긴 일어나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기는 했다.

냉장고를 열어 재료들을 살펴본 서준은 순두부찌개를 끓여야겠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휴대폰을 켰다.

다행히 큰일은 없는지 가족과 다호 형, 1팀에서는 별다른 메시지가 없었다. 그 대신 친구들이 보낸 음원차트 캡처본과 메시지가 가득했다.

>지오: (캡처)

>지오: 너 꼴등ㅋㅋㅋ

>지후: 열심히 했는데…… 아쉽네.

>미나: 경쟁자들이 너무 강력했어.

>지윤: 서준아, 힘내!

스페인에 있어서 시차가 있는 지오부터 착하디착한 지윤이까지. 다들 놀릴 마음이 가득한 듯했다. 물론, 학교 친구들도 소꿉친구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양주희: 아까 잠시 순위 올랐는데 금세 떨어짐.

>양주희: (캡처)

>강재한: 난 열심히 듣고 있어!

>김주경: 난 정가람 편임!

>박시영: 미안. 성녕대군마마 곡이 너무 좋아ㅎㅎ

>전성민: 이현우가 연주 참 잘하더라.

>한지호: ㅋㅋㅋ난 공평하게 다 안 들음ㅋㅋㅋ

“……아무래도 친구를 잘못 사귄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키득키득 웃으며 친구들에게 답장을 보내는 서준이었다.

<꼴등이 너무 화가 나서

<음원들 비공개로 돌릴지도.

>강재한: !?!?!!

>김주경: 너…… 너 그러는 거 아니야!

>한지호: 이건 횡포다!!!

>양주희: 222 행패다!!

>전성민: 새싹분들도 이런 이서준을 알아야 하는데ㅋㅋ

>박시영: 다들 속고 있어요!!

성공적인 깽판이었다.

그렇게 친구들과 하하호호(?) 놀다 보니, 태우 형이 1층으로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태우 형, 일어나셨어요?”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소파에 앉아 있는 서준에 최태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서준아. 일찍 일어났네?”

“들떠서 그런지 눈이 저절로 떠지더라구요. 그럼 이제 아침 준비할까요?”

하하 웃는 서준에, 배우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차려주려던 매니저가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은 더 일찍 일어나야겠다!’

의욕이 넘치는 매니저 최태우였다.

보글보글.

서준이 순두부찌개를 끓이는 동안, 최태우는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을 그릇에 덜어내고 밥을 펐다. 곧 팔팔 끓인 순두부찌개가 식탁 중앙에 올라가고 아침 식사가 시작되었다.

“부족하지는 않아?”

한국에서 가져온 반찬에 뜨끈한 순부두찌개에 고슬고슬한 밥까지 있지만, 오늘 트레이닝을 하는데 부족하지는 않나 싶은 최태우였다.

“괜찮아요. 집밥 같아서 좋아요. 그리고 본격적인 훈련은 점심 이후에 받을 거라서 점심을 든든하게 먹으면 돼요.”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서준의 말에 안심한 최태우가 수저를 들었다.

“아, 태우 형. 음원차트 보셨어요?”

“일어나자마자 봤지. 1위부터 전부 서준이 네 연주더라. 회사에서도 메시지가 왔는데 빨리 DVD 안 내면 쳐들어올 것 같다고 하더라고. 아주 활활 타오르고 있대.”

최태우의 말에 서준이 아하하 웃었다.

“다행이네요. 다들 좋아해 줘서.”

“안 좋아할 수가 없지.”

아침까지 든든히 먹은 서준과 최태우는 마중 나온 킹즈 에이전시 직원과 함께 액션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여기서 이쪽 길로…….”

앞으로 서준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 최태우는 트레이닝 센터로 향하는 길을 살펴보고 있었다. 중간중간 휴대폰과 가게들을 번갈아 보며, 배달이나 포장할 음식점들이나 필요한 용품을 살 수 있는 곳을 기억해 두었다.

안다호 이사가 준 메모가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성실한 최 매니저를 살펴보며 웃던 킹즈에이전시 직원이 뒷좌석에 앉은 서준에게 말을 걸었다.

“준.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받는 건 두 번째죠?”

“네. 쉐도우맨3 때 받았었죠.”

서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킹즈 에이전시 직원이 웃었다.

“다음에 준이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할 액션영화는 어떤 걸까 궁금했는데 그게 또 마린사 영화, 쉐도우맨 시리즈의 후속작이라니 신기하네요.”

“저도 그래요.”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마린사에서 쉐도우앤나이트를 계획 중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저랑 저희 회사 직원들도 그랬습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와우! 소리가 절로 나왔죠. 스포일러가 그렇게 기뻤던 적은 오랜만이었어요.”

진심이 가득한 킹즈 에이전시 직원의 말에 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 그리고 들으셨죠? 스턴트맨이 바뀌었다는 소식.”

“네. 들었어요.”

서준이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쉐도우맨3]를 찍을 당시, 서준의 스턴트맨이었던 김재연.

서준이 능력을 사용하긴 했지만 김재연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질감 없는 ‘진 나트라의 액션’은 만들어질 수 없었을 거다.

“제 키가 커버렸으니 어쩔 수 없죠.”

[쉐도우맨3]를 찍을 당시 서준의 나이는 열다섯.

중학교 2학년인 또래보다 키가 크긴 했어도 다 자란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당시’ 서준의 몸에 맞춰 캐스팅한 김재연을 ‘지금’ 고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미리 알아보니 새로 캐스팅한 스턴트맨은 한국계 미국인이고 액션도 잘 소화한다고 하더군요. 출연한 작품으로는…….”

김재연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준은 자신과 함께 연기할 스턴트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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