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676화
(중략)
물론 하루아침에 나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 때도 있었죠.
하지만 한 걸음 물러서도 두 걸음 걸어나가면 결국 한 걸음 앞으로 걸은 것이 되는 것처럼, 저는 점점 나아져 이렇게 제 의지로 글을 올리게 될 정도로 괜찮아졌습니다.
문 뒤에서 연주만 들었던 [오버 더 레인보우2:포 마이 프렌드]도 가족과 함께 제대로 봤습니다.
바이올린 연주도 좋았지만 영상과 함께 보니 더욱 좋더라고요. 특히 쿠키영상이요. 10년 전 [오버 더 레인보우1]을 보고 동생과 함께 용돈을 모아 적은 돈이나마 기부했던 일도 떠올랐습니다.
그때의 ‘친구’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혹시 영화 속 관객석에 앉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ㅎㅎ
저는 지금도 이서준 배우님의 연주를 듣고 있습니다.
음악 치료라고 할까요.
힘을 내기로 결심한 날부터 매일같이 바이올리니스트 그레이 바이니 씨(ㅎㅎ)와 이서준 배우님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있습니다. 2편에 나왔던 연주부터 1편의 연주, 그리고 BIN과 함께 연주한 곡까지요. 거의 한 달 내내 들은 것 같은데 여전히 가슴을 뛰게 만들고 힘을 내게 만드는 연주들입니다ㅎㅎ
특히 [굿모닝]과 [굿나잇]을 좋아합니다.
아침에 [굿모닝]을 들으면 하루가 상쾌해지는 기분이 들고 밤에 [굿나잇]을 들으면 편안하게 잠들 수 있거든요. 다운록에서의 장면과 공동묘지에서의 장면도 참 명장면이었죠. 특히나 영화객 님의 리뷰를 보니 [굿나잇]은 즉흥곡! 정말이지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 그리고 [포 마이 프렌드]와 [오버 더 레인보우]도 정말 좋아합니다……(중략)……[자장가]와 [굿 이브닝], [굿 애프터눈]도……(중략)……[NO.1]과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도……(하략)
……적고 보니 전부 좋아하고 있네요……ㅎㅎ좋은 곡들이긴 하니까요.
제가 방 안에 있는 동안 밖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서준 배우가 터널 사고를 당할 뻔하지 않나(워킹맨은 어떻게 또 만났대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 [화]가 나오지 않나(동생과 함께 봤는데 옛날 태극기를 손에 쥐여주더라고요ㅎ 왜 그런가 했는데ㅎㅎ), 김종호 배우님이 오스카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지를 않나(축하드려요!!)
그중 가장 놀라운 건 역시 이서준 배우의 입대>전역 소식이었습니다.(몇 번을 들어도 놀랍더라고요ㅇㅁㅇ 다들 전역 2개월 전까지 모르셨다는 사실도요.ㅇㅁㅇ!! 어떻게 모르실 수가 있었죠!?)
하여튼, 이렇게 다시 세상의 소식을 들으며 천천히 일상으로 복귀할 생각입니다. 병원도 다니고 건강을 회복하면 직장도 찾고요.(아무래도 덕질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ㅋㅋ)
[오버 더 레인보우2: 포 마이 프렌드]
‘포 마이 프렌드(나의 친구를 위해)’라는 말이 저를 뜻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 정도로 정말로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신 웨일 스튜디오 제작진 여러분과 멋진 연기를 보여주신 배우분들, 그리고 친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서준 배우님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그레이 바이니 님.
제 인생곡이 된, 멋진 연주들을 들려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눈물 때문에 글이 안 보여ㅠㅠㅠ
=222 부모님도 동생도 본인도 정말 고생했어요ㅠㅠ
-ㅠㅠ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 작품이라니ㅠ멋지다ㅠㅠ
=22 나도 굿나잇 듣고 잘 자고 있어서 더욱 공감함.
-근데 서준이 입대는 진짜 모를 수밖에 없었음. 새싹도 아무도 몰랐음.
=ㅋㅋㅋ터널 사고랑 ‘화’도. 촬영한 워킹맨 제작진도 몰랐는걸ㅋㅋ
=오스카 수상도 진짜 예상 못했어욬ㅋㅋ
=이렇게 보니 스펙타클한 날들이었네ㅋㅋㅋ
-앞으로 행복한 나날만 있길 바랍니다!
이 게시글처럼 눈에 띄게 나아진 사람들부터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 마음의 병에 조금이나마 효과를 본 사람들까지.
1팀에서 보내준 글만 해도 꽤 많았는데 서준이 찾아보니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감사의 글을 올리고 있었다.
“으음.”
그 후기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던 서준은 어쩐지 등급 상승과 능력 변형의 원인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능력이 좋은 영향을 끼쳐서 그런 건가?”
‘선의 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말이다.
‘게임으로 따지자면 경험치(좋은 영향)가 쌓여 레벨 업을 하는 것처럼.’
변형된 능력들은 아직 레벨업하기에는 경험치가 부족한 것이었고, 등급이 상승한 능력들은 경험치가 가득 차서 레벨 업을 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이름 없는 신관의 찬가는 중급이라 레벨업이나 능력 변형까지도 경험치가 한참 남아서 변화가 없는 거겠지.’
말하자면 중하급이 레벨 업을 하려면 레벨 10의 경험치가 필요하고, 중급이 레벨 업하려면 레벨 100의 경험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거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나가던 서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요정의 반짝이는 이미 상급이 되고도 남았을 것 같은데?”
전 세계 모든 부모들의 구원자 아니, 구원 영상, [아기 먹방].
서준이 생각한 원인이 맞다면 그에 사용된 능력 [(선)요정의 반짝이-최하급]의 경험치는 벌써 천장을 뚫었을 거다.
‘근데 여전히 최하급이라는 거지.’
서준이 턱을 긁적였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최상급 문인가?’
서준이 성인이 되자 열렸던 생의 도서관, 최상급의 문.
그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었다.
‘하긴 최상급 문이 열렸는데, 침대만 주는 건 너무하긴 했지.’
응응.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최상급의 문’을 오픈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능력 변형이나 등급 상승에 대한 제약이 줄어든 게 아닌가 싶었다.
‘게임으로 따지자면 경험치 N배 이벤트 정도?’
그리고 [(선) 요정의 반짝이]나 [(선)블루 드래곤 해츨링의 약한 피어](청룡님도 부모들의 구원자다.) 등은 최상급의 문이 열리기 전에 사용한 능력이라서 경험치 N배 이벤트에 적용되지 않은 듯했다.
“뭐, 아닐 수도 있고.”
추측해 나가던 서준이 어깨를 으쓱했다.
현대인이 과거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 것처럼.
이번 생의 주인인 ‘이서준’이라도 오랜 생을 거쳐 만들어진 ‘생의 도서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그저 ‘그렇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이었다.
‘생의 도서관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신급 존재였으면 몰라도…….’
이번 생은 그저 일개 ‘인간 배우’이지 않나.
‘다음 생에 알아보면 되겠지.’
물론, 다음 생에 신급 존재로 태어날 거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말이다. 신급 존재로 태어날 때쯤이면 아마 ‘이서준’의 기억은 모두 잊지 않았을까.
‘운이 좋으면 내 삶의 책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생의 도서관에 있는 많고 많은 책들을 떠올리며 그저 웃고 마는 서준이었다.
* *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첫 음악으로 선정된 곡들은?]
[오버 더 레인보우2 여전히 화제! 5주째 유니버스 전세계 순위 1위!]
[불면증에 좋은 ‘굿나잇’에 대해 알아보자!]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면, 굿모닝을!]
새해가 되었다.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오버 더 레인보우2: 포 마이 프렌드]는 화제였다. 내용도 내용이고, 쿠키영상도 쿠키영상이었지만 영화에 삽입된 곡들의 특별한 효과 덕분이었다.
-원인이 뭘까?
-음악 치료 아님?
-22 그런 듯.
“그러게요. 뭘까요?”
새해 맞이 잡담 방송을 켠 영화객과 시청자들도 추리에 한창이었다.
-이제 누가 연구하지 않을까요? ‘[오버 더 레인보우2]의 음악적 치료 효과는?’라면서요.
-아마 영국에서 할 듯.
-222 영국은 희한한 연구 많이 하더라ㅋㅋ 빵을 떨어뜨렸을 때 버터 바른 면이 바닥에 닿을 확률은? 이라는 것도 영국 거.
-ㅋㅋㅋㅋㅋ
-근데 음악이 좋아. 영화객 말 듣고 굿모닝을 모닝콜로 쓰고 있는데 한 달 됐어도 그대로 좋더라.
-22 ‘굿모닝’ 모닝콜, ‘굿나잇’ 자장가. 국룰 아님?
-333 ‘자장가’(벤지민 교수님 곡)도 자장가로 좋더라.
“네. 저도 잘 듣고 있습니다. 안 좋은 곡이 없으니까요.”
물론 중하급 능력이라서 효과가 확률적으로 나타났다 안 나타났다 하지만, 곡과 바이올린 연주 자체가 좋으니 사람들이 듣기엔 그저 좋기만 했다.
-매드해터 보러 감?
“네. 첫 상영으로 예매했습니다.”
-난 시즌2는 좀…….
-나도. 시즌1 같은 애정이 안 생겨.
영화객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
“좀 더 기다려 보죠. 마린사에서도 다 생각하고 있는 게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들은 소식인데, 언론시사회 때는 없었던 영상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쿠키영상으로요.”
-시즌2 히어로는 매드해터에서 끝나는 거 아니었음?
-나도 그런 줄. 마린사 제작, 개봉 일정표보면 따로 볼 건 없던데?
-어셈블 같은 거 만든다고 예고편 넣은 거 아닐까?
영화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어셈블 같은 영화가 나오면 캐릭터 간의 케미가 생겨서 시즌1 때처럼 인기를 끌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죠.”
-그럼 좋겠다. 마린 영화 좋아하는데ㅠ시즌2도 재미있는데ㅠㅠ다들 기대 이하라고 해서 슬픔ㅠ
-22 시즌2도 재미있다고요ㅠ
-근데 님은 그런 소식은 어떻게 아는 건데요???;;;
-22 아직 기사도 없는데ㅎㄷㄷㄷ
“저 영화객입니다.”
영화객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자신만만한 표정에 채팅창이 ‘우우우우우’ 야유로 도배됐다. 그런 시청자들의 야유를 달갑게 받아들이던 때, 영화객의 휴대폰이 울렸다.
-방송 중에 휴대폰이라니! 초심을 잃었나! 영화객!
-근데 10년 넘게 했으면 초심이랄 것도 없지 않아요?;;;
-그건 그럼ㅋㅋㅋ
“죄송합니다. 급한 연락은 알림 설정으로 해둬서요.”
-급한 거라면 어쩔 수 없지.
-ㅋㅋㅋㅋㅋㅋㅋ
-? 님 왜 웃음?
-급한 연락이ㅋㅋㅋㅋ뭔지ㅋㅋㅋ 알 것 같아서욬ㅋㅋㅋ
-나도ㅋㅋㅋㅋ똑같은 타이밍에 휴대폰 울림ㅋㅋㅋ
-22222ㅋㅋㅋㅋㅋ
-뭐임?? 나만 몰라??
영화객이 휴대폰을 찾는 사이 채팅창이 웃음과 의아함으로 뒤섞였다.
“무슨 연락인……허억!”
휴대폰을 보고 심장이 땅에 떨어진 것처럼 놀라는 영화객의 모습에 다시 한번 채팅창이 ㅋㅋㅋㅋ과 ????로 가득 찼다.
-진짜 뭔데 그럼???
-서준이 2월 팬미팅 공지요ㅋㅋㅋ방금 떴어요ㅋㅋ
-아.
-아.
-ㅋㅋㅋ급한 연락잌ㅋㅋ그거였어?ㅋㅋㅋ
-중요하긴ㅋㅋㅋ하짘ㅋㅋㅋ새싹 영화객한텐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잠깐만요. 새싹부터 좀 보겠습니다.”
-ㅋㅋ라이브에서 덕질하는 너튜버ㅋㅋㅋ
-그리고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은 시청자들ㅋㅋㅋ
-ㅋㅋ이 방송 괜찮은 건갘ㅋ
시청자들의 웃음과 함께 영화객이 공지를 살펴보았다.
[공지: 2월 이서준 배우님 팬미팅 일정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팬미팅은 삼 일간 진행되네요. 좀 더 늘려줬……잠깐. 아니, 코코아엔터! 이 공연장 관객석만으로 새싹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예!? 너무 작잖아요!”
-맞아요! 작아요!!
-벌써 내 자린 없다. 내 자리 내놔!!
-?? 안 작은데 저기.
-새싹 규모를 봐ㅠ외국에서도 올거라고ㅠㅠ
-22 짧지만 연극도 보여줄 것 같고 바이올린 연주도 하면 엄청 올거라고ㅠㅠ
-33 전세계 친구들이 전부 한국에 모이겠네???(안 기쁨)
-ㅋㅋㅋㅋㅋ
공지에는 티켓팅 날짜도 적혀 있었는데,
“……매드해터 상영날이네요?”
하필이면 [매드해터] 첫 상영날이었다.
“티켓팅에 신경 쓰느라 제대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한숨을 내쉬는데 영화객에 시청자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차피 동생분에게 맡기실 거잖아??
-그러게. 왜 똥손인 영화객이 신경씀?
-영화객이 하면 안 봐도 이선좌임.
-??? :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 그것도 선택된 좌석입니다. 그것도 선택된. 그것도. 그것도. 네 자린 없다아!! 영화객!!
-영화객 아웃! 영화객 아웃!
“……맞는 말이지만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지 모르겠네요.”
심장께를 부여잡고 좌절하는 영화객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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