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669화
-에. 그럼 지금부터 울보 영화객의 [오버 더 레인보우 : 포 마이 영화객]의 리뷰가 있겠습니다.
-ㅋㅋ울보ㅋㅋ
-저기여ㅋㅋ 포 마이 영화객이라니여ㅋㅋ
-울보는 인정해도 포 마이 영화객은 인정 못 한다!!!
-내 이름도 넣어줘!
-[오버 더 레인보우: 포 마이 새싹0310호]?
-ㅋㅋㅋ무슨 SF 영화같잖아ㅋㅋㅋ
“크흠. 모두 그만 진정하시고…….”
-눈물이나 닦아요ㅋㅋㅋ
-오늘 레전드짤 나왔다ㅋㅋ
-ㅋㅋㅋ급 야방에 폭풍눈물ㅋㅋㅋ
-우리 영화객님 놀리지마ㅠㅠ기념티켓보면 안 울 수가 없다고ㅠㅠ
-나도 울고 있는데ㅠㅠ다들 울면서 채팅치고 있는 거 아님ㅠㅠ?
-뜨끔
-뜨끔
-따끔
-따끔 뭐야ㅋㅋㅋㅋ
거실에서 방으로 이동한 영화객이 다시 카메라 설정을 옮겼다. 그러고는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흠칫 놀라 얼른 찬물로 세수를 하고 왔다.
-본인 얼굴 보고 놀란 영화객ㅋㅋㅋ
-근데 다들 비슷한 얼굴로 보고 있을 듯ㅋㅋ
-222 방금 거울 봤는데 웬 붕어가 있더라.
-어젠 2편 보고 울고 오늘은 연주회 보고 울고ㅠㅠ 눈이 건조하다면 서준이 작품 보면 될 듯.
-내의원은 아직도 내 눈물버튼임.
-성녕대군마마ㅠㅠㅠ
-내의원도 오래된 작품 아니야?
“네. 방송한 지 12년 됐죠. 당시 말 그대로 한국을 뒤집어놓았던 사극이었습니다. 시청률도 어마어마했죠. 명절 때마다 재방송도 하고요. 영화도 아니고 드라마를요.”
눈치만 보고 있던 영화객이 얼른 끼어들며 말했다. 분명 이 라이브의 주인은 자신인데 왠지 끼어들어야 하는 느낌이었다.
-벌써 12년!
-KBC도 눈치 있으면 10주년 방송 만들었어야지!
-12주년 기념도 괜찮음.
-12주년은 너무 애매하지 않냐ㅋㅋㅋ
-거긴 내의원 플러스까지해서 엄청 우려먹어서.
-그래도 미방영 비하인드도 좀 있을 것 아니야.
-22 어른이 된 성녕대군마마 보여줘!(짝!)보여줘!(짝!)보여줘!(짝!)
-그렇게 치면 이서준은 작품은 전부 10주년 방송 만들게?... 라고 쓰려던 순간 윗댓을 보고 혹했다. 12주년 방송 만들어라! KBC!!
-ㅋㅋㅋㅋㅋㅋㅋ
“자자. 관련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안 한다고는 안 하넼ㅋㅋ
-덕질 이야기가 제일 잼있음!
“하하하. 그럼 본격적으로 오버 더 레인보우2 : 포 마이 프렌드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본업으로 돌아온 영화객이 제법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먼저 ‘오버 더 레인보우2: 포 마이 프렌드’는 이서준 배우가 전역하고 난 후 처음으로 찍은 작품입니다. 7월 14일 전역을 하고 8월 1일 첫 촬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전역한 지 거의 2주 만에 찍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역 2주면 아직 늘어져 있을 때 아닌가?
-22 나는 집에서 한 걸음도 안 나왔음.
-난 아직도 이서준 군대썰이 너무 재밌어ㅋㅋㅋ
-몰래 입대해서 전역 2달 전까지 몰랐다는 것부터 관심병사 케어 맡았던 것(그것도 아주 성공적인 갱생)까지 너무 완벽함ㅋㅋㅋㅋ
영화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진짜 충격적이었죠. 영화 화를 리뷰할 때도 전혀 몰랐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귀국 후에 찍힌 사진들은 다 짧은 머리더라.
-ㅇㅇ촬영 때는 가발 썼겠지.
-근데 위화감 1도 없음.
“그리고 오버 더 레인보우2는 모두가 알다시피 1편의 10주년 기념 겸 마린사의 OTT 플랫폼 유니버스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였습니다. 그 홍보가 제대로 먹혀서 공개하자마자 사이트가 잠시 멈칫할 정도로 가입자들이 엄청났었죠.”
-대기 타고 있던 1인.
-22 사이트 터지는 줄.
“대대적으로 기사가 날 정도로 유니버스의 첫 가입자 확보는 성공적이었지만 그 가입자들이 계속 유지될지, 아니면 떨어질지는 이제 마린사에 달렸습니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오리지널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네요. 볼 작품이 많아지면 고객으로서 참 좋으니까요.”
-222 열심히 만들어줬으면!
-플러스도 오리지널 열심히 만들어라!
-플랫폼끼리 싸우면 우리는 좋지ㅋㅋㅋ
“그럼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서, 영화의 첫 장면은 누군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른이라는 것이 확 느껴지는 장면이었죠.”
-딱 봐도 그레이더라.
-그레이ㅠㅠ
“그리고 그가 무대로 향하면서 성인이 된 레베카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1편에서 들려왔던 내레이션과 비슷한 문구였습니다.”
-음악을 하는 데 필요한 건 뭘까?
-재능?
-노력?
-돈?
-아니,
-사랑이다.
-이 고인물들... 완벽했다ㅠㅠ
-점수: (10)(10)(10)(10)
“……네. 하여튼, 1편에서는 ‘돈’으로 끝맺었던 내레이션이 이번에는 ‘사랑’으로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그레이가 여전히 바이올린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반만 맞은 추측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어려워졌지.
-원래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힘들어ㅠㅠ
영화객이 조금 쓰게 웃으며 말했다.
“사람의 초심이라는 게 영원히 지켜질 수 있으면 ‘초심’이라는 단어가 생기지 않았겠죠. 저도 영화를 좋아해서 리뷰를 하고 있긴 하지만 가끔 고민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힘내. 마이 프렌드ㅠㅠ
-ㅋㅋㅋ저 영화객님 리뷰만 봐요ㅋㅋ
오래도록 함께해 온 고인물들과 새롭게 유입되는 시청자들이 우르르 올리는 격려의 댓글들에 영화객이 활짝 웃었다.
“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사랑을 담아 리뷰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어... 사랑은 필요 없음(시선 회피)
-ㅇㅇ오직 리뷰만 원할 뿐.
“네. 그럼 사랑을 쫙 뺀 리뷰만 가겠습니다. 완전 담백하게요.”
-ㅋㅋㅋ삐쳣음???
-ㅋㅋ그냥 평소대로 해주세요ㅋㅋ
시청자들의 말에 이내 웃음을 터트린 영화객이 말을 이었다.
“그레이의 뉴욕 연주회는 훌륭하게 끝납니다. 다른 연주회 장면보다 오래 보여줘서 저희도 잠깐 연주를 들을 수 있었죠. 훌륭하게 자란 그레이 바이니의 모습에 감격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2년 전 여름, 바이올리니스트 제이슨 무어의 연주회에 참여했던 G.B.의 모습도 떠올랐을 거고요.”
-그것도 진짜 뜬금없었어ㅋㅋ
-바이올리니스트 G.B.가 누구야? 했더니 서준이ㅋㅋㅋ
“소문에 의하면 2편 기획의 시작점이 그때의 연주회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G.B. 그러니까 ‘그레이 바이니’를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마린사와 웨일 스튜디오가 알아차린 거죠.”
-오호…… 그렇게 연결된 거임? 신기하네.
-근데 이거 할리우드 정보 아님? 영화객 그의 인맥은 어디까지인가ㅎㄷㄷㄷ
“서준이가 할리우드에서도 활동하니 그쪽에도 정보원들을…… 크흠.”
영화객이 헛기침을 하듯 말했다.
-ㅋㅋ정보원ㅋㅋ
-정보원: 미국 새싹
-아하...!
-새싹은 어디에든 있다!
영화객이 꾸벅 인사했다.
“언제나 정확한 정보 제공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서 레베카와 조지가 그레이를 축하하기 위해 무대 뒤로 옵니다. 환하게 웃는 그레이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관객분들에게는 아쉽게도 꽃다발을 받아든 그레이의 모습이 아주 잠시 잡히고 레베카와 조지의 조금 놀란 표정만 화면에 나옵니다.”
-설마 그게 떡밥이었을 줄이야.
-22 그냥 ‘나도 보고 싶다고!! 우리 그레이 웃는 거!!’ 했는데ㅠㅠㅠ
-설마 그게ㅠㅠ 그런 표정이었을 줄이야ㅠ
“그 이야기는 잠시 후에 하기로 하고, 뉴욕 연주회 다음 날. 호텔에서의 그레이는 마치 어렸을 때, 레베카와 조지를 만나기 전과 같은 무채색의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현실과는 조금 떨어져 있는 듯, 금방이라도 지워질 것만 같이 존재감이 없죠.”
-……솔직히 말하면 난 서준이&그레이 상체 탈의에서 넋 놓고 있었음.
-22 집에 와서도 계속 봤음.
-3333
-4444
말없이 숫자를 다는 새싹들에 영화객이 웃었다.
“팬분들이 좋아할 장면이긴 했죠. 또 그런 장면이 이서준이라는 배우가 정말로 성인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고요. 조용하고 차가운 분위기와 정말로 어른이 된 그레이의 모습이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물론 그런 모습도 찾아온 레베카와 조지를 보며 웃는 그레이의 모습에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지만요.”
영화객이 말을 이었다.
“아침부터 찾아온 조지와 레베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들 진짜 어른이 됐구나, 를 느끼게 됐죠.”
-상사한테 쪼이는 조지와 레베카ㅠㅠㅠ
-현실의 나 같은ㅠㅠ
“네. 그저 꿈과 희망이 가득했던 1편과 달리 현실에 치이는 두 친구의 모습이 나왔습니다. 그 때문에 그레이는 다큐멘터리를 찍게 됐죠. 딱히 그레이가 준비할 건 없었습니다. 원래 모습 그대로를 찍는 게 다큐멘터리였으니까요.”
-하지만 사실은...ㅋ
-ㅋㅋㅋㅋㅠㅠㅠ
웃으며 우는 시청자들에 영화객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면 매니저와 다녔던 투어에 조지와 레베카가 함께 했다는 것입니다. 그건 그레이의 마음을 제법 편하게 만들어주었죠. 그레이의 성격상, 월드 투어에서도 관광은커녕 연주회에 전념했을 것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밖을 돌아다니는 것도 드문 일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레이라면ㅠㅠ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싶어서 계속 연습실에만 있었을 것 같음.
-222 제대로 투어 시작할 때부터 계속 연습-공연-연습-공연만 했겠지.
“그런 그레이를 레베카와 조지가 끌고 다닙니다. 그곳에서 그레이는 노인 음악가와 세 악사, 린다 가족과 중년 여성, 그리고 다운록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죠.”
-잠깐 이상하기는 했음.
-222 너무 ‘음악’과 관련된 사람들이라서.
-근데 또 오버 더 레인보우가 음악영화니까 그러려니 했지.
-그리고 다큐멘터리라는 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르니까.
-게다가 이건 대본이 있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니까. 기승전결과 사건사고가 필요한 법이잖아.
“네. 저도 아주 잠깐 그렇게 의심하긴 했습니다만, 슬럼프를 잠시 이겨냈다가 다시 좌절감에 빠지고, 또 나아지는 그레이를 보면서 금세 잊어버렸죠. 그 자리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하는 그레이의 모습은 어렸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행복하게 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는 그레이의 표정이 너무 잘 읽혀서 눈물 났음.
-22 다른 장면에서도 속마음을 드러내는 대사는 별로 없었는데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더라.
-무대로 나가기 전에 멍하니 서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음.
-222 무서운데 연주는 하고 싶고.
-무대 위에서도 안심하고 연주하는 모습에 제가 다 눈물 날 뻔 했어요ㅠㅠ
-1년 반 동안 군백기가 있어서 조금 어려워하지 않을까 싶었는데ㅋㅋ
-이서준 : ? 연기가 어려워? 그게 뭐야? 어떻게 하는 건데??
그 드립에 영화객과 시청자들이 빵 터졌다. 정말로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서준이 상상되는 듯했다.
“네. 그랬죠. 표정 연기 하나 움직임 하나도 함부로 하지 않는 이서준 배우의 연기가 돋보이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두려워하면서도 그래도 연주하고 싶어 하는 모습과 무대 위에 올라가서는 안심하고 빛날 정도로 화려하게 연주하던 장면. 그리고 하고 싶은 연주를 하면서 행복해하는 그레이의 모습이 특히 좋았죠.”
-난 그게 씁쓸하더라. 성공적인 연주회라고 뜨던 기사들.
-222 그레이는 속으로 엄청 고민하고 걱정하는데 아무도 몰라주는 느낌이었지.
-33 무대 뒤의 그레이와 성공적이라는 기사가 너무 대비돼서 눈물 나더라.
이야기하려던 것을 먼저 풀어놓는 모습이 역시 고인물들이었다.
“그것도 이번 영화의 중요한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속 관객들이 몰라봤던 그레이의 우울과 두려움을 레베카와 조지는 한눈에 알아차렸죠. 그게 바로 앞에서 말했던 뉴욕 연주회 장면이었습니다.”
-조지ㅠㅜ레베카ㅠㅠ
-그레이ㅠㅠㅠ난 그것도 모르고ㅠㅠ
-회상 장면에서 울 것 같은 그레이 표정 보고 또 울었다ㅠㅠㅠ
-난 그냥 계속 울었음ㅠㅠ
“아마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게 조지와 레베카가 아니었다면 그레이가 저도 모르게 그런 표정을 드러내지 못했을 거고, 그리고 조지와 레베카가 아니었다면 그런 그레이의 표정을 읽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ㅠㅠㅠㅠㅠ
-조지 레베카 같은 친구는 없을거야ㅠㅠ
“그 표정을 보고 놀란 두 친구는, 그레이를 위해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움직이기 시작하죠.”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벅차오른 영화객이 말했다.
“그렇게 조지와 레베카의 ‘나의 친구를 위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촬영이 시작됩니다.”
-크으으ㅠㅠ
-너무 멋있음. 조지! 레베카!
-게다가 너무 잘 숨겨서 인터뷰가 나올 때까지 관객들도 그저 평범한 다큐멘터리 촬영이라고 믿었음.
-22 나도ㅋㅋㅋ
영화객도 허탈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슬럼프를 이겨나가는 그레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인 줄 알았는데, 설마 관객까지 속이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였을 줄이야…….”
-진짜 인터뷰 보고 놀랐음!
-그저 스쳐 지나가는 연주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두 조지와 레베카가 준비한 사람들이라니…… 생각도 못 함.
-다운록은 빼야지.
-자선연주회도 조금 뜬금없긴 했는데 조지가 계획한 줄은ㅋㅋㅋ
-조지 : 그레이를 위해서라면 방송국을 이용한다!
-ㅋㅋ스케일이 너무 크잖아ㅋㅋ
-근데 그것도 ‘그냥’ 준비한 사람들이 아니었음.
“그렇습니다. 조지가 말하죠. ‘그분들은 그레이를 후원해 주셨던 분들입니다. 그리고 그레이가 후원했던 분들입니다.’라고 말입니다.”
-진짜 폭풍눈물ㅠㅠㅠ
“저도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버 더 레인보우2 : 포 마이 프렌드의 페이크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죠.”
-ㅎㅎ쿠키영상ㅎㅎ
-...예?? 뭐라고요?? 하고 봤음.
-진짜 상상도 못한 ㄴㅇㄱ
영화객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쿠키영상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다들 ‘트루먼’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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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제: 트루먼쇼(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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