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577화
다시 화면이 바뀌어, 승합차가 멈춘 곳.
사람들이 얼빠진 모습으로 멀어져가는 소방차들을 보고 있을 때, 휴대폰 벨소리가 들렸다.
일반적인 벨소리부터 가요, 트로트까지.
[워킹맨!] 제작진이 삽입한 것이 분명한, 선명한 벨소리에 맞춰 CCTV 화면에 나오고 있는 사람들이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사람들이 소방차들이 향한 곳에서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통화를 하고 있는 도중 구급차 소리가 들려왔다. 아까보다 작은 소리였다. 그에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곧 새하얀 구급차가 도롯가에 멈추었다. 구급대원들이 이동식 침대를 끌고 와 벤치에 웅크려 있던 사람을 침대 위에 눕혔다.
가장 처음 달려왔던 사람이 휴대폰을 환자에게 건네주며 짧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환자를 실은 구급차가 병원으로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다시 승합차에 오르는 모습도 찍혔다. 승합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CCTV 화면 속, 점점 멀어지는 승합차를 비추던 화면이 검게 변했다. 그리고 하얀 자막이 떴다.
[한 달 후]
화면이 점차 밝아지며, 드론 카메라로 찍고 있는 도로가 보였다.
그 아래, 도로 위를 달리던 관광버스와 트럭과 승합차가 곧장 휴게소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나타났다.
-헐…… 저 차……!
어디로 보나 CCTV 화면에 나왔던 그 차로 보이는 승합차가 주차장에 멈춰 섰다. 그리고 차에서 내리는 학생들, 달려오는 [워킹맨!] 멤버들.
-……미친…….
[워킹맨!]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며, 깜짝 놀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새롭게 유입된 시청자들까지 입을 쩌억 벌리며 TV를 바라보았다.
화면이 바뀌었다.
영화감독이라고 소개한 황지윤의 모습이 보였다.
“그게…… 촬영 장소로 가던 길이었어요. 운전하던 팀원이 길가에 앉아있는 아내분을 발견하고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던 모양이에요.”
이어지는 이야기에 TV 속 [워킹맨!]멤버들처럼 시청자들도 탄성을 멈추지 못했다.
-○○터널로 가던 중;;;
-와…… 같이 가던 관광버스도 사고 났으니까 얘네들도 그대로 갔으면 사고 100퍼 났겠다.
-아니지. 얘네는 차도 작잖아. 관광버스 세 대 사이에 끼었으면 더 큰일 났지.
-222 그러면 사망자 0명은 아니었을듯ㅎㄷㄷㄷ
-……헐…….
곧이어 게시글을 올린 사연자의 인터뷰도 나왔다.
나란히 앉은 부부, 그리고 아내의 불룩한 배에 시청자들의 입에서는 다시 한번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조금만 더 늦었다면 큰일 났다고.”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는 듯 남편이 말했다.
“아, 물론, 지금은 한예대 학생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아이도 아내도 건강합니다!”
활짝 웃은 부부는 좀 더 상세하게 당시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비명조차 내지 못했던 아픔, 아이를 잃을까 봐 느꼈던 두려움, 어떻게 알았는지 가던 길을 멈추고 달려와 준 학생들, 따뜻한 담요와 핫팩, 남편과의 전화 통화, 계속되는 위로와 격려.
-이야기만 들어도 얼마나 착한지 알겠네ㅠㅠ
-나 왜 울지ㅠㅠ
-세상엔 참 좋은 사람들이 많아ㅠㅠ
“9중 충돌 사고 났다는 전화가 왔을 때는, 진짜 아픈 것도 잊고 놀랄 정도였어요. 그 학생들도 터널로 가는 길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곧 아기엄마가 될 아내가 부드럽게 배를 만지며 입을 열었다.
“보답이라도 하고 싶어서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저를 도와준 학생이 그랬어요. 자신들이 아기를 구한 줄 알았는데, 아기가 자신들을 구했다고 말이에요.”
-ㅠㅠㅠㅠ
-부담 갖지 말라고ㅠㅠ
-말도 예쁘게 하네ㅠㅠㅠ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서 글을 올렸는데, 이렇게 방송을 통해서 알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부부가 꾸벅 인사를 했다.
“그때 도와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한예대 학생 여러분.”
“영화 꼭 보러 갈게요!”
화면이 바뀌었다.
왁자지껄 웃으며 밥 먹는 한예대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제육볶음과 돈가스를 나누어 먹고 으하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또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모습이 왜 이렇게 감동적인지 모르겠네ㅠㅠ
-그냥 보면 평범한 애들 같아서 더 그래ㅠㅠ
마지막으로 ‘아내분도 아기도 건강해서 다행입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라는 황지윤의 인터뷰가 이어지고 차에 오르는 한예대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드론 카메라에, 휴게소를 떠나는 관광버스와 트럭과 승합차가 보였다. 이어 한예대 학생들이 출품하는 한국 독립영화제에 대한 소개가 짧게 나타났다.
다시 화면이 바뀌고 오디오가 시끌벅적해졌다.
SNS 홍보를 보고 밀려드는 손님들에 [워킹맨!] 멤버들이 허둥지둥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앜ㅋㅋ이거 워킹맨이었지???
-ㅋㅋ순간 뭐 감동실화 보는 줄ㅋㅋ
-난 영화ㅋㅋ
다시 멤버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워킹맨!]을 보고 있던 엄마아빠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서준을 바라보았다.
“앞에서 도와준 사람 서준이지?”
서준에게 이야기는 들었지만 멋지게 편집된 영상으로 보니 더 극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응. 나 맞아.”
서준이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부부는 감탄을 터뜨리며 ‘잘했어! 우리 아들 최고!’ 하며 마구 칭찬했다.
하하하 웃으며 살펴본 [화]팀 단톡방도 떠들썩했다.
>우리 부모님 나 TV 나왔다고 잔치 열 것 같다.
>ㅋㅋ우린 벌써 친척집 전화하고 난리야ㅋ
>22 저희 부모님도 한예대 의인이 우리 딸이라며 사방팔방 전화하고 있어요.
>엄마 그거 내가 아니라 선발대야…… 난 후발대고…….
>ㅋㅋㅋㅋ
>나 편집 됐네…… 열심히 이야기했는데……ㅠ
>무슨 이야기요?
>백구 이야기.
>……그거 편집 안 되는 게 이상한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
>근데 꽤 많이 편집한 것 같던데?
<원래 방송이 그렇죠, 뭐.
>그래도 풀샷에는 다 한 번씩 찍힌 것 같네.
>서준이도 있던데?
>아무도 모르지만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
키득키득 웃으며 메시지를 보낸 서준이 고개를 들어 TV를 바라보았다.
밀려드는 손님들에 고군분투하는 [워킹맨!] 멤버들이 보였다. 웃음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재미있었다.
* * *
[워킹맨! 휴게소 편! 감동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
[워킹맨! 휴게소에서 만난 의인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한예대 의인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목격자들의 인터뷰!]
-내가 워킹맨을 보고 울 줄이야ㅠㅠㅠ
=22 이거 예능 아니었냐고ㅠㅠㅠ
-착한 일 하면 복 받는다더니……아기를 구한 줄 알았는데 구해질 줄이야…….
=22 그대로 갔으면 빼박 10중 충돌 사고 됐을 듯.
=33 게다가 관광버스 사이에 끼어서 대형 사고;;;
-근데 왜 다른 사람들은 발견 못 했을까?
=그거 인터뷰에서 봤는데, 그냥 앉아서 쉬고 있다고 생각했대.
=하긴, 어지간히 관찰하지 않는 이상 그냥 쉬고 있는 건지 아픈 건지 모를 듯.
-우리 아빠ㅠㅠ 이때 있었는데ㅠㅠ
=??근데 왜 움??
=+)○○터널 가는 길이었거든ㅠㅠㅠ
=……헐!
=+)승합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혼자 앉아 있는 여자한테로 가니까 무슨 일 있을까 봐 걱정돼서 차에서 내렸대. 차 번호도 외우고ㅠㅠ 그거 아니었으면 우리 아빠도 아마 터널 사고에 휩쓸렸을지도 몰라ㅠㅠ
=아버님 좋으신 분이네ㅠㅠ
=이렇게 착한 분들이 많아요ㅠㅠㅠ
SBC는 [워킹맨!]만으로 끝낼 생각이 없는지, 9시 뉴스에서도 한예대 의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내보냈다. 다른 방송국에는 없는 단독뉴스라서 그런지 더욱 신난 듯 보였다.
너튜브 [워킹맨!] 채널에 [워킹맨!: 한예대 의인들]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워킹맨!] 본방을 못 본 사람들이 떠들썩한 분위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영상을 봤다가 다들 감탄하며 댓글을 남겼다.
-영화인 줄 알았는데ㅋㅋ 실화였냐ㅋㅋㅋ
=22 워킹맨ㅋㅋ연출ㅋㅋ 칼 갈은 듯ㅋㅋ
=333 뉴스 장면 나올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ㅋㅋㅋ
=난 소방차 스쳐 지나가는 거.
=난 ‘한 달 후’ 자막ㅎㄷㄷ
-근데 어떻게 운전하던 사람이 환자를 발견함?
=그런 거 꽤 있지 않음? 버스기사 분이 인도에 쓰러진 환자 발견한다던가.
=운전할 때 주위를 잘 살펴야 하니까 볼 확률이 높을 듯.
=아마 관찰력도 좋을 것 같더라. 형사들은 멀리서도 범인 발견하고 그러잖아.
=그건 좀 다르지 않나ㅋㅋㅋ
덩달아 한국 독립영화제도 관심을 받게 되었다.
[한예대 의인들, 한국 독립영화제 출품 예정!]
[한국 독립영화제, 내년 4월 개막!]
-영화제에서 상까지 받으면 진짜 감동!
=어디 영화제라고??? 이런 착한 애들은 돈쭐 내줘야지!
=근데 영화제는 상영관이 적어서 만석이라도 돈쭐 내기는 힘들어.
=개봉은 안 함?
=OTT에는 올라오겠지.
=플러스에 올라오면 당장 본다!!
물론, 이제 12월이라 4월까지 이 관심이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그때 가면 또 ‘한예대 의인들’이라는 타이틀로 홍보 기사를 내면 될 테니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 좋아야 할 텐데…….”
한국 독립영화제 측은 부디, ‘한예대 의인들’이 만든 영화가 후보에 오를 정도로 좋은 영화이기만을 바랐다.
* * *
여기 돌멩이가 있다.
어디에서나 볼 법한 돌멩이.
그러나 이 돌멩이는 자란다.
이 세계에 사는 하나의 종족으로, 식물에 가까운 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움직일 수도 없고 생각도 알지 못하지만 살아 있으며, 위로 옆으로 쑥쑥 자라기까지 한다.
돌로 태어나, 돌로 자라는 존재에게는 별다를 것 없는 일상.
그러나 바로 직전의 전생에서 바람의 정령으로 태어나 대륙은 물론이고 바다 끝까지, 돌아다니지 않는 곳이 없었던 존재에게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으어어어. 답답해 미치겠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 땅속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게 된 돌멩이는 빡 돌 것 같았다.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그 전날에도, 그그전날에도, 그그그전날에도!
여기 이 상태로 계속 있어야 했다.
어디 머리라도 박으며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깨꼬닥 죽어버리고 빨리 다음 생을 시작할까 싶지만, 앞서 말했듯 움직일 수가 없어 죽을 수도 없었다.
‘악의 도서관에서 자멸적인 능력을 쓰면 될 텐데…….’
열려 버린 게 선의 도서관이었다.
‘으어어어.’
답답함 다음으로는 심심했다. 심심해 죽을 것 같았다.
오른쪽에도 돌, 왼쪽에도 돌, 뒤에도 돌, 앞에도 돌.
말이라도 통하면 열심히 수다를 떨어댈 텐데, 이 종족은 특이하게도 살아있으면서 서로 의사소통도 되지 않았다. 어떻게 자신이 태어났는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세포분열 같은 건가?’
어제 읽은 삶의 책이 마침 과학이 발달한 세계의 책이었다.
‘책 읽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돌멩이는 반쯤 넋 놓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래. 눈이라도 보여서 다행이었다.
쿵! 쿵! 쿵!
이 영역의 주인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여긴 커다란 나무들과 아주아주 가끔 지나가는 대형급 몬스터 한 마리만 보였는데, 이 몬스터가 꽤 강한지 다른 생명체는 아예 보이질 않았다. 진짜 개미 한 마리도 없었다.
‘재미없다…….’
이 종족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어지간하면 안 죽을 것 같은데…… 얼마나 이런 답답함과 심심함 속에서 살아야 하는지, 돌멩이는 걱정이 되었다.
그때, 살랑.
바람이 불었다.
‘바람…… 바람의 정령일 때가 좋았지…….’
……바람!
반쯤 영혼이 가출했던 돌멩이가 반짝 빛났다.
얼른 생의 도서관으로 들어간 돌멩이는 바람의 정령들로 살았던 삶의 책들을 탐독했다. 그리고 수많은 능력 중 필요한 능력을 몸에 새기고 눈을 떴다. 제법 시간이 흘렀는지 돌멩이는 조금 더 자라 있었다.
돌멩이가 능력을 발동했다.
쏴아아아-
바람이 불었다. 아무런 힘도 없는 바람이었지만 넓게 넓게 퍼져 나갔다. 그 바람들의 목적지는 바로 소리가 있는 곳.
/크와아아앙!!/
/뒤로 물러서! 방패 앞! 레인저들은 활을 준비하라! 우리는 반드시 살아서 돌아간다!/
/와아아아아!!/
북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올해는 농사가 잘됐어./
/그러게. 세금 내고 남으면 술이나 담가볼까?/
/그거 좋지!/
남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거 알아? 지난달에 쓰러졌던 그 영애 있잖아. 완전히 딴사람이 됐대./
/에이. 또 연기하는 거겠지. 그런 게 한두 번이야?/
/아니야. 이번엔 진짜……./
서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왕야. 슬슬 움직이시죠./
/목소리를 낮춰라. 군사. 하늘의 아들께선 이런 소리까지 듣는다 하시지 않으셨더냐./
/설마……그 무능한 황제가요?/
동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와아아아악!!!’
태어나서 땅, 풀, 나무, 하늘, 비, 이슬, 몬스터 한 마리밖에 보지 못했던 돌멩이가 발광했다. 말 그대로 반짝반짝 빛났다.
그렇게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돌멩이는 세계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북쪽의 복수극, 남쪽의 일상, 서쪽의 로맨스, 동쪽의 황위다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사방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하나도 놓치기 싫었던 돌멩이는 아주 작은 글자로 자신의 몸에 그 소리들을 새기기 시작했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돌멩이의 안쪽에서부터 둥글게 아주 작은 글씨들이 생겨났다.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 돌멩이가 자라 돌이 되고, 돌이 바위가 되고, 바위가 암석이 되었어도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
인간으로 폴리모프한 드래곤이 어떤 나라에서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숨기려면 확실히 숨기지, 자기가 드래곤이라는 온갖 티는 다 내고 다녔다.
마치 백수처럼 늘어져 세계의 이야기를 읽고 있던 돌이 눈살을 찌푸렸다.
‘아, 깽판물은 좀…….’
더 보기 싫었던 돌이 자신의 몸에서 드래곤의 이름을 지웠다.
쓱- 하고 지워지는 이름.
그리고 드래곤까지 사라졌다.
……?
……뭐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돌이 벌떡 일어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진짜 드래곤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더 있었다.
폴리모프한 드래곤에게 쩔쩔매던 인간들이 드래곤을 완전히 잊은 것처럼 보였다. 텅 비어버린 자리에 아무도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고 평소처럼 생활하는 것이었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돌은 얼른 앞서 기록들을 살폈다.
‘……헐?’
어디에도 그 드래곤은 없었다.
폴리모프를 하기 전 레어에서 살았던 기록도, 해츨링 시절의 기록도, 알 때의 기록도.
드래곤이 세상에 있었던 기록 자체가 사라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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