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568화
다음 날.
어제저녁 촬영을 무사히 끝낸 [화]팀은 다음 촬영을 이어나갔다.
“레디, 액션!”
또 다른 편지가 도착했다.
그 편지를 직접 받은 아저씨는 사색이 되었다. 민한이 읽으려다 실패한 편지를 보고(좋은 소식이었나 보다) 천천히 방 밖으로 나오고 있던 도련님도 이씨 아저씨처럼 혈색 하나 없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편지를 읽다가 또다시 방에 틀어박혔다.
이젠 편지가 올 때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겁이 났다.
그리고 이번에도 민한은 그 편지를 읽지 못했다.
“하아…….”
그게 바로 이틀 전의 일이었다.
“읏차.”
침대에 이불을 내려놓은 민한이 뻐근한 허리를 폈다.
민한은 이씨 아저씨와 함께 저택 내의 방들을 치우고 있었다. 그전에도 가끔 청소를 하긴 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더 본격적인 청소였다.
“손님이 더 올 모양인가?”
그렇다면 일손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민한은 어쩌면 좀 더 여기서 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부자리를 정리한 민한이 1층으로 내려왔다. 곧 점심시간이라서 방에 틀어박힌 도련님께 점심 식사를 가져다 줘야 했다.
“저 왔어요.”
“잠시만 기다리렴. 얼른 준비할게.”
“천천히 하세요.”
민한이 부엌 한쪽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마찬가지로 편지를 보며 눈을 글썽이던 고성댁 아주머니는 어느새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어쩌면 이런 편지가 익숙한 건지도 모른다.
그게 뭔지 자신이 알면 안 되는 건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 멀리서 봤던 서양식 저택은 마냥 신기하고 아름답기만 했는데, 지금은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도련님께 점심 가져다드리려고?”
이씨 아저씨가 부엌에 나타났다. 민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운 좀 내셔야 할 텐데…….”
이씨 아저씨의 표정이 흐려졌다. 민한도 같은 마음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고성댁 아주머니가 점심을 준비하면서 내는 달그락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 보니 민한이 너 사람 찾는다며?”
“……네?”
뜬금없는 이씨 아저씨의 말에 민한이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 들른 손님 중에 찾는 사람이 있다며.”
민한이 눈을 끔벅였다. 무슨 사람을…… 아……!
“어, 네…… 그런데 어떻게 아셨어요?”
“도련님이 찾아달라고 하시더라.”
“……도련님이요?”
“그래.”
민한은 멍한 얼굴로 이씨 아저씨를 바라보기만 했다. 아니, 빙그레 웃던 도련님을 떠올리고 있었다.
언제, 언제 그런 부탁을 한 것일까.
민한은 가슴이 조금 뻐근해지는 것을 느꼈다.
“13년 전에 들렀던 손님들이 좀 있어서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 도착한 편지하고 같이 왔더라.”
“어, 네…….”
민한이 이씨 아저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분이다. 자신에게 이름을 지어주신 그분.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아주 나중에, 한양에서 상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찾는다는 막연한 계획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조금 긴장한 것 같으면서도 기대감이 가득한 민한의 얼굴에 이씨 아저씨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먼저 이씨 아저씨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고성댁도 비슷한 얼굴이었다.
“이 선생님이라고…….”
성이 이 씨셨구나.
아저씨랑 똑같네. 그럼 나는 이제 이민한이 되는 건가. 얼른 도련님에게도 알려드려야지. 마을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글도 배웠으니, 이민한이라는 이름을 적어봐야겠다.
‘아, 편지.’
편지도 보내자. 이민한이라고 써서, 이 선생님에게.
상기된 표정의 민한에게 이씨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슬픔과 안타까움이 담긴 목소리였다.
“……재작년에 돌아가셨단다.”
* * *
그사이 오늘 출연이 없는 서준은 미술팀과 함께 있었다. 물감을 정한 미술팀은 이제 실제로 눈 위에 그리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깊이는 이 정도면 될 것 같죠?/”
-/괜찮은데. 번짐도 좋고./
모레 찍을 클라이맥스에 프랑스에 있는 마테오도 무척 이른 시간이지만 참여했다. 지금 파리는 새벽 3시 쯤일 거다.
“/고마워요. 마테오./”
-/별말씀을. 나도 어떤 그림이 될지 정말 궁금하거든. 모레 촬영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줘./
“/그럴게요./”
그렇게 본격적인 그림 연습이 시작되었다.
기다란 막대를 든 미술팀 팀원들이 콕콕콕 눈 위를 찍어댔다.
막대의 끝에는 막대보다 넓은 면적의 무언가가 달려 있었는데, 모양과 크기를 보면 사람의 발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곳에 물감이 묻어 있어, 미술팀 팀원들이 눈 위를 찍을 때마다 발자국과 함께 물감이 눈 위에 묻어났다.
마치 물감 묻은 발로 눈 위를 찍는 것처럼 보였다.
손이 아니라 발로 그리는 그림.
모레 서준이, 아니, ‘무명 화가’가 그릴 그림이었다.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어! 거긴 밟으면 안 되지!”
“선배! 여기 맞아요!?”
첫 대규모 연습이다 보니 실수가 많이 나왔다. 그럼에도 미술팀의 얼굴은 즐거운 듯 보였다. 눈 위에 그림이라니, 보통은 못 해볼 작업이었다.
“저기 눈 좀 부어주세요!”
“그래.”
유서영의 부름에 삽을 들고 있던 소품팀 팀원이 조심스럽게 이동해 물감에 물든 눈을 퍼내고 새하얀 눈을 그 위에 덮었다. 수정테이프를 붙인 듯 다시 깨끗해진 눈 위로 미술팀 팀원이 콕콕 발자국을 남겼다.
마테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서준이 유서영에게 물었다.
“저도 연습해도 될까요?”
“그래.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발 시리면 바로 나와.”
“네. 그럴게요. 걱정 마세요.”
서준은 소품팀이 준비한 신발로 갈아신었다.
이 신발은 서준의 피부색과 비슷한 색에 무늬도 하나 없이 밋밋했으며 신발의 소재 또한 신발로 쓸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얇았다. 물론 보이지 않는 발바닥 쪽은 제법 두툼했다.
맨발로 눈 위를 걸으며 그림을 그리는 ‘무명 화가’지만, 서준까지 맨발로 눈을 밟을 수는 없으니 최대한 멀리서 보면 맨발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었다.
‘물론 클로즈업 샷에서는 맨발로 움직여야겠지만.’
신발을 신은 서준은 다음으로 양쪽 종아리에 작은 물감 주머니를 매달았다. 이것도 소품팀이 만든 장치인데, 물감 주머니를 누르면 연결된 관으로 물감이 나오는 것이었다. 연결된 관은 신발 발바닥 부분과 이어져 있었다.
‘비틀거릴 때마다 누르면 되겠네.’
준비를 끝낸 서준이 신발 바닥 부분에 물감을 묻히고, 사박사박 눈 위를 걸었다.
물감이 눈에 잘 묻어나도록 힘껏 누르기도 하고 힘이 빠진 듯 가볍게 걷기도 하고, 비틀거리기도 하며 꽃잎을 그렸다. 간간이 종아리에 매단 물감 주머니를 눌러 잘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
-/정말 멋지네!/
그런 서준의 모습에 감탄이 흘러나왔다. 가볍게 하는 연습인데도 느낌이 좋았다.
그렇게 제법 커다란 꽃송이들이 눈 위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 * *
이틀 후, 클라이맥스 촬영 날.
[화]팀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외촬영이니 점심 식사도 챙기고 촬영 도구도 챙겨야 했고, 9인승 승합차로 여러 번 왕복해 총 서른두 명의 팀원들도 옮겨야 했다. 가장 먼저 소품팀과 미술팀이 이동하고 촬영팀 조명팀, 그리고 음향팀과 배우들이 이동했다.
숙소에서 옷을 갈아입고 온 서준과 황도윤이 소품팀이 설치한 천막 앞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백구가 꼬리를 흔들며 앉아 있었다.
“아니, 백구는 여기 왜 있어?”
“몰라. 차가 이동할 때 따라왔나 봐.”
“왕!”
제일 처음 도착한 황지윤이 황도윤의 물음에 답하는 사이, 서준이 웃으며 백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촬영할 때는 조용히 해야 해?”
“왕!”
서준과 두 사람, 그리고 백구가 함께 촬영장소로 향했다. 왼쪽 부분에 이리저리 옮겨둔 나무 기둥들을 빼면 정말로 새하얀 백지처럼 변해버린 언덕이 보였다.
먼저 도착한 팀원들이 벌써 다 준비를 끝낸 모양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세연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촬영 시작합시다!”
모두 제자리로 향했다.
오늘의 주인공인 서준도 두루마기를 다시 한번 매만지며 대본 속의 무명 화가를 되뇌었다.
무명 화가, 멋진 캐릭터다.
그만큼 그 마음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
“레디,”
서준이 가볍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그리고,
“액션!”
눈빛이 바뀌었다.
무명 화가는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가슴의 열기가 몸 전체로 퍼져, 숨이 턱 막히고 눈앞이 아찔해지고 끝내는 머릿속까지 녹여 버리는 것 같았다.
시원한 바람을 맞아도 답답했고, 차가운 눈을 맨발로 밟아도 도저히 식지를 않았다. 오히려 더 큰불을 일으키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걷고 또 걸어 도착한 곳은, 마음속 깊이 남아있던 9년 전 죽어버린 언덕. 꽃이 피지 않는 언덕. 양옆에 우뚝 선 나무들을 보니, 더욱 가련하고 슬프고 안타깝고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꼭 우리와 같지 않은가.
하하.
새하얀 눈을 뒤덮인 언덕을 바라보며, 무명 화가가 마른 웃음을 내뱉었다. 그러나 표정은 일그러져 당장에라도 울 것만 같았다.
“꽃 한 송이 피우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 건지…….”
무명 화가가 덜덜 떨리는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 같은데, 너무 많이 울었던 모양인지 나오질 않았다.
아아.
그림을 그리고 싶다.
대의적인 생각 끄트머리에 소소한 자신의 욕망이 샘솟았다. 이 망가진 손으로는 그릴 수 없는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망가진 손.
울컥, 무명 화가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또 한 번 저도 모르게 과거를 원망하고, 또 한 번 그런 자신에게 실망하며, 또 한 번 민한을 떠올린다.
이씨 아저씨를 떠올린다. 고성댁 아주머니를 떠올린다. 마을 사람들을 떠올린다. 한양 사람들을 떠올린다. 사람들을 떠올린다.
엉망이 된 머릿속.
무명 화가의 시선이 문득, 아래로 향했다. 그리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무명 화가를 따라온 발자국이 붉었다. 꽃잎처럼, 물감처럼 붉었다.
무명 화가가 다시 고개를 돌려 새하얀 언덕을 바라보았다.
꽃이 피지 않는 언덕.
무명 화가는 꽃이 그리고 싶어졌다.
“컷! 오케이!”
“미술팀 바로 들어갑니다!”
유서영과 미술팀이 빠르게 눈밭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발 모양 막대를 콕콕 눌러대니, 새하얀 눈밭 위로 빨간색 꽃이 피기 시작했다. 물론 서준이 그려야 할 부분은 빼놓은 상태라 미완성이었지만.
오오오!
그것만으로도 감탄이 나왔다.
미술팀이 큰 실수 없이 바탕 그림을 그리고 뿌듯한 얼굴로 내려왔다. 우리가 생각해도 잘 그렸다.
그 모습에 웃던 서준이 눈밭에 발을 디디고 다시 촬영 준비를 시작했다.
“어디로 움직이든 카메라가 따라갈 거니까 편하게 움직여. 무명 화가가 된 것처럼. 그림 생각하면서.”
“네. 그럴게요.”
배우에게 자유를 주는 황지윤 감독의 말에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디,”
황도윤이 긴장한 얼굴로 숨을 내쉬고, 서준이 가볍게 발을 눈 위에 올려두었다. 서준이 입은 흰색 두루마기가 바람에 펄럭였다.
촬영팀도, 음향팀도, 조명팀도, 소품팀도, 배우들과 권세아, 그리고 백구의 모습을 한 ‘그것’마저도 분위기에 압도된 듯 숨을 죽였다.
“액션.”
이 추운 날씨에 사라진 도련님을 찾아, 땀이 흥건할 정도로 뛰어다니던 민한의 발걸음이 어느 순간부터 느려졌다. 밤사이 내린 눈으로 새하얗게 뒤덮여 있어야 하는 언덕에 붉은 꽃이 피고 있었다.
언덕 앞.
어느새 걸음을 멈춘 민한이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그 새하얀 눈과 붉은 꽃 사이에 도련님이 있었다. 도련님이 걸을 때마다 발아래로 붉은 꽃잎이 생겨났다.
무명 화가가 발을 옮겼다. 새하얗고 붉은 발이 차가운 눈을 내리눌렀다. 피부를 에는 듯한 바람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여기에 있었는지 얼굴이 다 창백했다.
펄럭, 바람에 흰색 두루마기가 흔들렸다. 그에 무명 화가도 같이 비틀거린다. 넘어질 듯 보이면서도 그림을 망치기 싫은 듯 자세를 잡는다. 그렇게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눈 위로 붉은색 발자국이 남겨졌다.
하아, 생명 같은 숨이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붉은 꽃잎이 다시 눈 위에 새겨졌다. 무명 화가의 눈이 불꽃처럼 빛났다.
그림을 그려서 그런 것인지, 목 끝까지 채워진 감정을 쏟아내서 그런 것인지, 민한은 알 수 없었다.
사박. 사박.
눈을 내리누르는 발은 동상이 걸릴 듯 감각이 없었다. 그러나 무명 화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줄어가는 피에 상처를 내듯 발바닥을 바닥에 강하게 짓눌렀다. 뜨겁고 붉은 피가 다시 눈을 물들였다.
그렇게 하나의 꽃이 완성됐다.
언덕이 마치 도화지가 된 듯하다.
불규칙적으로 쓰러져 있는 나무기둥을 나뭇가지처럼 이용해, 아래에서부터 왼쪽 끝까지 천천히 크고 작은 붉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모양으로 보면 동백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었다.
꽃(花) 같기도 하며, 불(火)꽃 같기도 한 그림(畫).
가슴 속의 화(忿怒:분노)를 그대로 토해낸 것 같기도 하다.
숨이 가빠져온다. 온몸의 근육이 경련한다. 입술이 바짝 마르고 손과 발에 감각이 없다. 그러나 머리는 맑았다. 오랜만에 그리는 그림에 심장이 뛰었다. 피식피식 웃음도 나온다.
꽃.
여기에도 꽃이 피고 있었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머릿속에 떠오른 심상 그대로 그려내던 무명 화가가 마지막 붓 터치를, 아니, 발자국을 남겼다.
그림이 완성됐다.
허억, 하고 숨이 돌아왔다.
“……련님! 도련님!”
그리고 그제서야 목소리가 들렸다. 민한이다.
……여기에, 이제는 꽃이 피지 않는다고 했던 민한이다.
붉은 꽃잎에 발을 디디고 선 무명 화가가 창백한 얼굴로 빙그레 웃었다.
“……형.”
“도련님 얼른 내려오세요!”
정신은 맑으나, 어쩐지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민한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무명 화가는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
“……형……꽃이…….”
“야! 얼른 내려…… 아니, 내가 올라갈게!”
형은 피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여기에도 꽃이 피었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언젠가…….
무명 화가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그리고 그림에 모든 생명을 불어넣은 듯 풀썩, 쓰러졌다.
새하얀 눈 사이로 쓰러진 무명 화가의 옆얼굴이 보였다. 눈에 고인 눈물이 옆으로 흘러내렸다. 가련하고 슬프고 안타깝고 불쌍하기 짝이 없으나…… 희미한 미소가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무명 화가가 입고 있던 흰색 두루마기가 펄럭, 펼쳐졌다.
마치 붉은 꽃에 내려앉은 흰나비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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