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512화
아침이 밝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을 먹은 박지오는 경기장으로 향했고 서준과 아이들은 오후 3시까지 바르셀로나를 돌아보기로 했다.
“여기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구나!”
지윤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서준과 미나, 지후도 흥미로운 얼굴로 눈앞의 성당을 바라보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로마 가톨릭 성당으로 1883년부터 지어진 이 성당은 여전히 공사 중이었는데, 오래된 성당 옆에 노란색의 커다란 크레인들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은 굉장히 이질적으로 보였다.
“아직도 공사 중이라니 신기하다.”
서준의 말에 아이들이 위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쯤 완성되려나?”
“완성되면 또 보러 오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구경하고 난 아이들은 가우디가 건축한 건물들을 중심으로 바르셀로나를 구경했다. 곳곳에 가우디가 만든, 모자이크 형식의 타일들이 곡면과 곡선으로 꾸며진 아름답고 기이한 건축물들로 가득했다.
그렇게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현재 위치와 맛집 지도(바르셀로나 편)를 번갈아 보고 있던 미나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점심은 바다에서 먹을까?”
“그래.”
바로 옆에 바다도 있어서, 서준과 아이들은 푸르른 바다를 보며 점심을 먹기도 했다.
“엄청 맛있었어.”
“그러게. 양도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은 아이들의 얼굴에 만족이 가득했다. 다른 테이블도 만족스러운 식사에 활기찬 분위기였다.
“관광지인데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재료도 다 신선하고. 좋은 곳인 것 같아. 아, 주방 들어가 보고 싶은데 안 되겠지?”
어느새 요리사 모드로 변해 가게 안과 주방 쪽을 살펴보는 미나에 서준과 지후, 지윤이 웃음을 터뜨렸다.
“후식은 주스?”
“좋아.”
서준의 물음에 아이들이 활짝 웃으며 아까 눈여겨봤던 주스 가게로 향했다.
과일가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이 주스 가게는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더 많은 곳이었는데, 한입 맛보고 나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시원하면서도 과일 특유의 달콤하고 새콤한 과즙이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맛있어!”
“그러게. 진짜 맛있다.”
오렌지 주스를 마시던 서준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은, 아니, 바르셀로나를 떠나서도 생각날 것 같은 맛이었다. 미나도 같은 마음인지, 맛집 지도에는 없는 가게라 눈을 반짝이며 펜으로 추가했다.
지후가 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슬슬 출발할까?”
“그래. 그러자.”
서준과 아이들이 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캄프 누.
바르셀로나 FC의 홈구장으로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경기장이었다.
“지오는 미니 에스타디에서 시합하지만, 바르셀로나까지 왔는데 캄프 누 경기장은 구경해야지.”
박지오의 시합이 있을 미니 에스타디 경기장은 캄프 누 경기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될 정도로 가까운 곳이라, 서준과 아이들은 미니 에스타디에 가기 전에 캄프 누를 먼저 구경하기로 했다.
“사람이 많네.”
그렇게 도착한 캄프 누는 오늘 시합이 없는데도 양손 가득 유니폼과 기념품을 사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단의 홈구장다운 모습이었다.
감탄하는 아이들에게 팸플릿을 들고 있던 지후가 짧게 경기장에 대해 설명했다.
“여긴 약 10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대.”
“엄청 크네…… 지오 팀 홈구장은?”
“미니 에스타디는…….”
서준의 말에 지후가 팸플릿을 살폈다.
‘2군 경기장이라 없으려나?’
미니 에스타디.
바르셀로나 FC의 2군인 B팀의 홈구장으로, 오늘 지오의 시합이 있을 경기장이었다.
“만오천 명 정도 수용할 수 있대.”
……이야.
10만 명과 만오천 명이라니.
그 어마어마한 격차에 서준은 물론이고 다른 아이들까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1군이랑 2군이 그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그러게. 헐. 그럼 지오 1군 되면 10만 명 앞에서 경기하는 거야?”
“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는 듯, 미나와 지윤은 물론이고 지후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서준도 10만 명이 어느 정도나 될까, 생각했다.
‘시타를 했던 다저스 스타디움 수용인 원이 아마 5만 명이었던 것 같은데…….’
그 두 배나 되는 인원이라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뭐, 그것도 박지오가 1군이 되어야 하는 거겠지만.”
언제 놀랐냐는 듯, 냉정하게 말하는 지후의 모습에 서준과 아이들이 웃고 말았다.
* * *
서준과 아이들은 캄프 누 안으로 들어섰다.
관광객들을 반기는 듯 입구부터 화려했다. 축구 역사에 이름이 남은 레전드 선수들의 사진들과 영상들이 가득했고, 바르셀로나 FC의 수많은 트로피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바르셀로나 FC의 역사에 감탄만 흘러나왔다.
“지오도 언젠가 여기 있겠지?”
지윤의 말에 서준과 지후, 미나는 여기에 박지오의 사진이 붙어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먼 훗날의 일인 듯 막연하면서도 왠지 금방 그렇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바로 옆에 최초 한국인 아카데미 수상자도 있으니까 아예 가능성 없는 일이라고는 못하지.”
“그러니까 말이야.”
지후와 미나의 말에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우고 있는 배우 이서준이 어깨를 으쓱였다.
“나중에 지오랑 같이 와서 사진 찍자. 지오 1군 돼서 보면 되게 재미있을 것 같아!”
“그땐 다른 팀에 있는 거 아니야?”
“그럴지도.”
서준과 아이들이 웃으며 이야기를 할 때,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국어였다.
“박지오는 무리지.”
친구의 이름이 들리자 서준과 아이들은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왜 전부 어렸을 때부터 유럽에 가겠어? 다 한국 축구하고 유럽 축구 스타일이 달라서 그렇지. 한국에서만 지냈는데 익숙해지겠어?”
묘한 데자뷔를 느끼며 서준은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해도 1군에 못 가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유망주들이 많은데…… 박지오는 글렀지.”
“그래도…… 생각보다 잘하던데?”
부정적인 남자와는 달리 그의 친구는 박지오가 마음에 든 듯했다. 하지만 그렇게 힘껏 주장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3부 리그에서 잘해봤자지.”
박지오가 3부 리그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오늘 승격전에서 이기면…….”
“2부로 올라간다고 해도 계속 출전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잖아. 2부 리그 선수들이랑 경기하다가 실력만 들통 나서 다시 3부로 내려올 수도 있고 적응 못 해서 한국에 돌아올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도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던데?”
박지오에 관한 기사 몇 개만 봐도 부정적인 댓글과 긍정적인 댓글이 뒤섞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유명세는 다 이서준 때문인 거지. 본인이 잘해서 그런 건 아니잖아. 오죽하면 바르셀로나에서 이서준 마케팅 때문에 박지오 입단시켰다는 이야기가 있겠냐?”
서준이 쓰게 웃었다.
스키장 때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근데 이번에는 내가 나설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박지오가 자신의 실력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입을 꾹 다물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오늘 승격전 안 본다고?”
박지오를 마음에 들어 하던 친구가 기분이 상한 듯 말하자, 남자가 아차 싶었는지 손을 내저었다.
“아니. 인터넷 여론이 그렇다고. 나도 박지오가 싫은 게 아니라 좀 더 일찍 유럽행을 선택했으면 했다는 거지. 야. 야! 같이 가!”
멀어지는 두 남자를 바라보는 지후의 눈이 번뜩이는 것 같았다. 저렇게 살벌한 표정의 지후는 처음이었다.
그런 지후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지윤과 미나의 모습에 서준이 부러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이런 기분으로 지오의 중요한 시합을 보러 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저건 그거지.”
“응?”
“형은 까도 내가 깐다.”
미나와 지윤이 웃음을 터뜨렸고 지후도 피식 웃고 말았다.
* * *
“왔어?”
반기는 김태주의 모습에 미니 에스타티에 도착해 지오에게 연락한 서준과 아이들이 눈을 끔벅였다.
“태주 형. 원래 에이전트는 이렇게 계속 돌봐주는 거예요?”
“각자 스타일이 다르긴 한데, 난 이런 스타일이야. 선수가 최대한 편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하는 거지. 그게 승격전이라 더더욱 신경 쓰는 거고.”
외국은 처음인 박지오가 이곳에 제법 익숙해질 때까지는 계속 신경 쓸 예정이었다. 김태주의 대답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구경하러 갈래? 팀에 말해서 적당한 곳까지는 구경할 수 있거든. 잠깐이지만 지오도 만날 수 있을 거야.”
“좋아요.”
서준과 아이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팀에서 준 임시 출입증을 목에 건 서준과 아이들이 김태주와 함께 미니 에스타디 안으로 들어갔다.
“캄프 누보다 작지?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어.”
김태주가 이곳저곳을 소개해 주었다. 지후는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곳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박지오가 지내는 곳이 이런 곳이라며 부모님께 이야기해 주기 위해서였다.
“오! 왔네!”
그렇게 구경하다가 작은 사무실 같은 곳에서 박지오를 만났다. 지오는 시합을 앞두고 들뜬 얼굴이었다.
“캄프 누 가 봤어? 여기도 좋긴 한데 거기는 진짜 엄청나. 저번에 시합 때 가 본 적이 있는데, 사람들도 엄청…….”
“이겨.”
“……응?”
“오늘 꼭 이겨라. 박지오.”
“열심히 해. 지오야!”
“찍소리도 못하게!”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 친구들은 아직까지 분이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경기 잘하고 와. 이기면 더 좋고.”
물론, 서준도 그랬다.
그런 친구들과 동생의 모습에 박지오가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시합 시간이 가까워지자 미니 에스타디 관중석이 하나둘 차기 시작했다.
서준과 아이들도 B팀에서 마련해 준 자리에 앉았고 김태주도 그 옆자리에 앉았다. 정중앙 자리로 경기장이 한눈에 보였다.
“확실히 캄프 누보다 작긴 하지만 사람들이 앉으니까 느낌이 다르네.”
“압도감도 느껴지는 것 같고.”
서준과 지후의 말에 미나와 지윤도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10만 명과 비교해 보면 만오천 명은 너무 적어 보였지만, 이렇게 실물로 보니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지윤이 질린 얼굴로 말했다.
“이 사람들이 전부 날 쳐다본다고 생각하니까 기절할 것 같은데…… 지오는 어떻게 그렇게 태평한 거지?”
“지오는 부담이라는 말을 모르니까.”
미나의 말에 아이들과 김태주가 웃음을 터뜨렸다.
* * *
바르셀로나 FC B팀 라커룸.
옷을 갈아입는 선수들로 가득한 곳에 축구화를 고쳐 신고 있던 박지오가 간지러운 귀를 매만지며 말했다.
“어디서 내 이야기를…… 아, 걔들인가?”
관중석에 있을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린 박지오가 빙그레 웃었다.
유럽에 온 이후로 한국의 친구들이나 가족이 경기를 보러온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오기에는 지인들과 가족들이 바쁘기도 했고, 박지오도 웬만하면 2부 리그나 1부 리그의 경기에 부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좋네.”
친구들이 응원하고 있다니, 기분 좋은 떨림이 느껴졌다.
조금 전 만난 친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애초에 질 마음도 없었고 그 어떤 경기보다 중요한 승격전이니만큼 열심히 뛸 생각이었지만, 친구들이 꼭 이기라고 하니 다시금 각오를 다잡게 된다.
“이기자.”
박지오가 진지한 얼굴로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박지오는 장소를 잘못 고른 것 같았다. 박지오와 친한 동료 선수들이 박지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오 오늘 왜 저래? 답지 않게 진지하네./”
승격전이라서 긴장했나, 조금 걱정이 들었다. 음. 근데 쟤가 긴장하는 건 못 본 것 같은데? 데뷔 때도 신나서 나갔던 애가 아닌가.
“/오늘 친구들이 경기 보러 왔대./”
“/처음 오는 거라던데요?/”
동료 선수들의 얼굴이 짓궂게 변했다.
“/아하. 쫄았구나?/”
“/만석인 데다가 친구들까지 왔으니 쫄 만도 하지./”
“/쫄긴 누가 쫄았다고 그래요?!/”
지오가 이리저리 놀려대는 동료 선수들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자, 다들 낄낄 웃어댔다.
* * *
잠시 후.
미니 에스타디의 분위기가 천천히 가라앉는 듯하면서도 들뜨는 것처럼 변했다. 경기 시간이 가까워진 것이었다.
김태주가 주섬주섬 이어폰을 꺼내 서준과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아이들이 의아한 얼굴로 이어폰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생중계하거든. 조금 딜레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한국어로 해설 들으면서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오오.
확실히 그편이 좋을 것 같았다.
김태주가 알려주는 대로 휴대폰을 꺼내 방송을 틀고 이어폰을 끼웠다. 현장의 소리도 듣기 위해 한쪽 귀에만.
[안녕하세요. 시청자 여러분. 오늘 해설을 맡은…….]
떠들썩한 외국어들 사이에서 한국어가 들려왔다.
“선수들 나온다.”
김태주의 말에 서준과 아이들이 시선을 돌렸다. 바르셀로나 FC B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과 상대팀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 느리게 이어폰으로 중계가 들려왔다.
[지금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이 바르셀로나 FC B팀인데요, 네. 등 번호 11번, 박지오 선수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박지오 선수는 19살까지 한국에서……]
나란히 등장한 선수들이 넓은 잔디 위, 자신의 자리로 흩어졌다. 가볍게 몸을 움직이고 있는 지오도 보였다.
와아아아!
아직 경기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B팀 응원과 상대팀 응원으로 관중석이 떠들썩해졌다.
“나까지 심장이 두근거리네.”
“나도 그래.”
분위기에 휩쓸린 듯 미나와 지윤이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서준과 지후도 같은 마음이었다.
현장의 분위기가 온몸을 울렸다. 차분하고 조용한 촬영장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이 떠들썩함이 지오가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일 터였다.
삐이이이-
울리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조금 늦게 중계가 들려왔다.
[네. 바르셀로나 FC B의 선축으로 경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자리에 서 있던 선수들이 움직이는 축구공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공을 잡은 바르셀로나 B팀의 공격수들.
[바르샤. 시작부터 공격적인데요.]
선수들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빠르게 치고 나갔다. 그 빠른 속도에 상대팀이 대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어진 킬패스로 한 선수가 찬스를 잡았다. 등 번호 11번.
[네! 박지오 선수!]
왼쪽 귀에 낀 이어폰으로 높아진 해설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오른쪽 귀로 관중석에서 안타까운 함성이 들려왔다. 서준과 친구들, 김태주의 입에서도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 골포스트에 맞았군요. 코스는 좋았지만, 힘이 너무 들어간 모양입니다.]
안타까운 건 11번, 박지오도 마찬가지였는지 잠시 골대를 바라보다가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경기는 계속 이어졌다.
[다시 한번 찬스! 박지오 선수! 위치 선정 좋습니다! 슈웃!]
아아아.
중계보다 한발 먼저 안타까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골포스트 옆 기둥을 때리고 나온 공이 상대팀에게 이어졌다.
그렇게 총 네 번의 슈팅 시도가 이어졌다.
[……박지오 선수. 슈팅 시도는 많습니다만 들어가질 않는군요. 승격전 마지막 경기라서 부담이 많은 모양입니다.]
[답답해하시는 시청자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런 시도 끝에 골이 나오는 거죠.]
[현재 0 대 0, 박지오 선수뿐만 아니라 서로 슈팅 시도만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좀처럼 첫 골이 터지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공 점유율은 바르셀로나 FC B팀이 조금 더 높습……박지오 선수! 찬스!]
아아아.
숨을 죽이고 엉덩이를 들썩이던 관중들의 입에서 다시 한번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 또다시 골포스트 위쪽을 맞고 관중석 쪽으로 나가는 공. 조금만, 조금만 내려오면 되는데……그게 안 되네요.]
[볼보이가 새로운 공을 건네줍니다.]
잠시 소강상태.
쥐고 있던 손에 땀이 흥건했다. 힘을 주고 있던 어깨도 뻐근했다. 서준이 가볍게 숨을 내쉬며 가볍게 몸을 움직일 때, 지윤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기라고 말했던 게…… 부담이었을까?”
지윤의 말에 서준과 미나, 지후가 왼쪽 팔뚝에 노란 띠를 맨 주장과 대화하고 있는 지오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전의 지오라면 아니겠지만…….’
반년간 만나지 못한 바르셀로나 FC B의 박지오는 어떨지 모르겠다, 고 생각한 서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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