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495화
[숲 속의 병아리반] 2화가 방송된 후 사람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다음 방송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강 피디님.
3화 편집을 위해 편집실에 있던 강수정 피디가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가 들려오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몸을 떨었다. 뭐야, 이 사람 왜 이래? 휴대폰 화면을 다시 봐도 이름은 변하지 않았다.
[DD가전 담당자]
[숲 속의 병아리반]의 주방 가전 PPL을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였다. 그리고 이런 나긋나긋한 목소리 대신 딱딱한 목소리와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편집까지 간섭하는 진상은 아니라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괜찮은 사람의 기준이 너무 낮은 것 같지만…….’
방송계에 있다 보면 그렇게 된다.
“네에. 팀장님. 무슨 일이세요?”
강수정 피디가 의아함을 숨기고 물었다.
-하하하. 어제 방송 잘 봤습니다. 역시 강 피디님 프로라서 그런가 편집도 정말 좋더라고요. 낚시? 낚시라고 하죠? 저도 긴가민가했다니까요.
……아하.
강수정 피디가 눈을 빛내며 3화 촬영분에서 DD가전이 나오는 장면들을 살펴보았다.
“강 피디님…….”
그때 조연출이 편집실 안으로 들어왔다가, 통화하고 있는 강수정 피디를 발견하고는 그대로 나가 조용히 문을 닫았다. 지나가던 피디가 그냥 나오는 조연출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왜 안 들어가?”
“강 피디님이 통화하고 계셔서요.”
“아…… PPL 담당자인가?”
“PPL 담당자요?”
고개를 갸웃하는 조연출에 강수정 피디과 동기인 피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 PPL이라는 게 방송 내에서 브랜드를 보여주고 출연자들이 몇 초, 몇 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거잖아. 근데 그 출연자들보다 인기 많은 이서준 배우가 방송에 출연했으니 상황이 많이 달라진 거지.”
“근데 그날 이서준 배우에게 PPL 상품은 안 알려줬는데요?”
갑작스러운 촬영이라 그럴 정신까지 없었다. 게다가 PPL과 이서준은 상관이 없기도 했다. 계약서엔 네 명의 출연자만 언급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몇 개는 사용했을 거 아니야. 주방에서 요리도 했다며? 그럼 주방 가전을 썼겠지.”
“네. 그건 그렇죠.”
“예를 들면…… 이서준 배우가 냉장고를 썼을 거 아니야.”
“네.”
조연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강 피디는 이서준 배우가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는 걸 아예 없애는 편집을 할 수도 있고, 냉장고 광고인 것처럼 공을 들여서 길게 편집할 수 있잖아. 냉장고 브랜드도 잘 보이게, 여러 각도에서.”
“……아하.”
“그거 조정하려고 전화하는 거지. 이서준 배우하고 홍보 상품 투 샷을 찍어서 방송해 봐. 시청자들은 어떤 건지 궁금해할걸. 회사에 보고하기도 좋고. 이서준 배우잖아. 이서준 배우. 해외광고도 알아서 되고.”
“……이야…….”
조연출이 감탄했다. 자신은 그냥 히히히 재미있다, 하면서 보는데, 다른 사람들은 방송을 보면서 저런 생각을 하나 보다.
“이서준 배우를 쓰는 데 광고료가 얼마나 들겠냐. 아니, 쓸 수 있으면 다행이지. 이서준 배우가 광고엔 전혀 관심이 없잖아. 근데 이런 기회가 딱 온 거지. 이서준 배우 예상 광고료보다는 싸면서도 효과는 비슷하게 나올 테니까 말이야.”
“그렇네요.”
“근데 방송 시간은 정해져 있고 PPL 상품이 한두 개가 아니란 게 문제지. 방송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가장 오래, 가장 멋지게 편집돼야 하니까 투자를 더 할 수도 있고 광고를 더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차기작 투자를 약속할 수도 있지.”
슈퍼스타의 출연만으로도 이렇게 대우가 달라지는 것이 바로 이곳이었다.
“이서준 배우 4화까지 나온다면서? 그럼 다음 편집까지 엄청 연락 오겠네.”
“그렇겠네요.”
피디의 말에 조연출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이서준 배우의 촬영분 중에 PPL 상품이 있는 장면을 찾아놓는 게 좋을 것 같았다.
* * *
“하랑이 엄마도 고생 많겠네.”
“그러게 말이야.”
월요일.
[숲 속의 어린이반]의 출연하고 있는 아이들 중 가장 어린 유하랑이 다니는 아파트 내 어린이집.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랑이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 애도 밥을 잘 안 먹어서 문제야.”
“우리 앤 하랑이랑 비슷해. 죽어도 안 먹어.”
잘 못 먹는 아이들의 엄마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하랑이 저번에 보니까 점점 살이 빠지는 것 같던데.”
“우리 애도 그래. 안 먹으니까 살도 빠지고 체력도 없고. 면역력이 없어서 자주 아프고.”
“맞아. 한약 먹여도 안 되더라.”
“어. 하랑이다!”
“하랑아!”
어린이집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이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엄마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눈을 크게 떴다.
엄마 손을 잡고 걸어오는 하랑이의 모습이 저번 주와 전혀 달랐다.
비쩍 마른 정도는 아니었지만, 얄팍했던 얼굴이 보기 좋게 통통해졌고 얼굴에 건강한 빛이 돌았다. 걷는 모습도 활기가 넘쳐흘렀다.
바로 이틀 전에 TV에서 봤던 비실비실 하랑이와는 전혀 달랐다.
“엄마! 안뇽!”
하고 인사한 하랑이가 친구들에게로 달려갔다. 그 움직임도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았다. 엄마들은 그런 하랑이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변화도 이런 변화가 없었다.
“……하랑이 엄마.”
“응?”
하랑이와 친구들이 어린이집 선생님께 꾸벅 인사를 하는 모습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던 하랑이 엄마가 뒤를 돌아보았다. 엄마들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하랑이가 완전히 달라졌는데?”
“그러니깐요! 저 다른 애인 줄 알았어요!”
“맞아! 밥 안 먹는 애 같지가 않던데! 혈색도 좋고!”
하랑이가 얼마나 밥을 안 먹는지 알고 있었던 엄마들의 말에 하랑이 엄마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병아리반]에서 보내온 영상을 긴가민가하며 보여준 것이 저번 주 토요일이었다. 신기하게도 하랑이는 먹방을 보여주면 밥을 아주 잘 먹었고, 그 영양소들의 효과가 몸속을 바꾸고 몸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 이번 주말이었다.
변화는 마치 꿈 같았다. 그리고 부부는 울었다.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인 줄 알았던 하랑이는, 그저 힘이 없어서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지 못한 것뿐이었다.
활기차게 놀던 하랑이의 모습을 떠올리자, 하랑이 엄마는 다시 울컥했다.
“어떻게 된 거야? 애들 입맛에 맞는 요리라도 찾았어?”
“아니면 영양제 바꿨어요?”
하랑이처럼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의 엄마들이 간절한 표정으로 하랑이 엄마를 바라보았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하랑이 엄마가 입을 열었다. 강수정 피디에게서 알려도 괜찮다는 메시지도 있어 마음이 편했다.
“그게…… 방송국에서 영상을 하나 보내줬거든. 근데 하랑이가 그걸 보면 밥을 되게 잘 먹지 뭐야.”
“……영상?”
기대와는 조금 다른 대답에 엄마들의 표정이 얼떨떨해졌다. 하랑이 엄마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응. 아기 먹방처럼!”
!!
그 어마어마한 영상을 모르는 엄마가 있을까.
엄마들은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그, 그게 정말이야?”
“그건 20개월까지가 아니고요?”
“응. 출연했던 애들 중에 6살짜리 있잖아. 걔한테도 효과가 있대.”
엄마들이 입을 쩌억 벌렸다.
“세상에!”
“6살?!”
“그리고 편식에도 효과가 있대. 물론 잘 안 보이게 작게 잘라야 하지만. 예전 같으면 다 빼고 먹었을 텐데 지금은 안 그런대.”
“세상에!!”
“편식도요?!”
그건 무슨 마법 같은 영상인가.
엄마들의 눈이 반짝였다.
“하랑이 엄마. 그 영상 나한테도 보내줄 수 있어?”
“저도요!”
“나한테도 보내줄 수 있을까?”
열정적인 엄마들의 모습에 하랑이 엄마가 미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근데 이게 방송할 거라서 유출하면 안 되거든. 공개해도 되는 건 1분짜리인데 괜찮아?”
강수정 피디가 공개를 수락한 건 겨우 1분짜리 영상이었다.
엄마들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방송할 거리니까 어쩔 수 없죠.”
“1분이면 10번만 돌려보면 되겠네.”
“맞아. 아기 먹방도 반복 재생해도 효과가 있잖아.”
하랑이 엄마가 바나나톡을 통해 영상을 보내자 엄마들이 얼른 영상을 살폈다. 등장인물은 배우 이서준이었다. 아기 먹방의 주인공이 다시 또 먹방을 찍었다. 자신들의 아이들에게도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믿음이 갔다.
“선생님한테 점심시간에 애들한테 보여줘 달라고 할까요?”
“그거 좋겠다!”
엄마들이 어린이집 안으로 향하는 사이, 하랑이 엄마는 출근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때 누군가 하랑이 엄마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안녕하세요. 어머님.”
“아, 네. 안녕하세요.”
하랑이 엄마가 눈을 끔벅였다. 처음 보는 남자였다. 하랑이 친구 아버님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데…….
“3세 반 아버님이신가요?”
“아, 아뇨. 제 아들은 4세 반에 있습니다. 그게…… 본의 아니게 이야기를 들어서요. 괜찮으시다면 저한테도…… 영상을 보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간절한 아빠의 모습에 하랑이 엄마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 * *
이서준의 출연으로 기자들과 대중들이 인터넷을 도배하며 [숲 속의 병아리반] 3화 방송을 기다리고 있을 무렵. 전국의 맘카페에는 마법 같은 영상의 이야기가 소문처럼 떠돌고 있었다.
-아기 먹방 같은 영상이 또 있다면서요?
=저도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그렇대요.
=근데 왜 너튜브에는 없죠?
=그게 방송국 영상이라서 업로드는 못하고, 방송국 쪽에서는 아직 방송 전이라 관련 영상을 안 올렸대요.
=22 그래서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만 쓰고 있는 중이라더라구요.
-효과는 있대요?
=엄청요! 아기부터 7살까지도 커버된대요.
=세상에!! 무슨 방송이래요?
=숲 속의 병아리반이라고 KBC 토요일 9시 방송이에요.
=꼭 봐야겠네요ㅠㅠ
-건너건너 듣기로는 이번 영상도 이서준 배우 먹방이라고 하던데요?
=??이서준 배우요??
=맞는 것 같아요. 병아리반에 이서준 배우도 나오잖아요.
=와…… 진짜라면 이서준 배우가 아이들한테 통하는 뭔가가 있나 봐요.
=그러게요. 아기 먹방에, 청룡님에, 또 도움을 받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채널[JUN]에 이서준 배우 먹방 있던데 그것도 효과가 있을까요?
=아! 그게 있었죠! 효과는 모르겠지만 일단 보여줘 봐야겠어요!
=저도요!!
그렇게 ‘이것도 효과가 있을까?’ 하면서 채널 [JUN]의 영상을 보는 부모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 * *
수많은 광고가 끝나고 [숲 속의 병아리반] 3화가 방송되었다.
첫 시작은 저번 방송의 끝부분, 정나희가 차를 발견하면서부터였다.
-근데 이서준 팬들은 2팀장님이라고 해도 이서준 매니저인 거 알더라?
=팬 몇 년 하면 회사 직원들 제법 알게 됨.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ㅋㅋ이게 뭐야ㅋㅋ
=22 게다가 2팀은 옛날부터 2팀이었고 12년이면 알 만도 하지.
그리고 박이든의 왜 왔냐는 질문에 서준이 대답하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모두가 궁금해하던 질문이었다.
-애들이 걱정돼서 왔대ㅠㅠ
=진짜 착하다ㅠ
-하랑이는 서준이 껌딱지넼ㅋㅋㅋ
=22 하랑이랑 서준이 투 샷 너무 귀여워ㅠㅠ
=미인, 아기, 동물 중에 두 개나 있어.
=병아리랑 토끼도 있으니까 세 개 다 있음ㅠㅠ
유치원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아이들이 서준에게 흥미를 잃고 놀러 가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애들 너무 빨리 흥미가 식는다ㅋㅋ
-너희들 크면 백퍼 후회함ㅋㅋㅋ
=22 좀 더 붙어 있을걸ㅋㅋ 하고
음악수업 때 서준을 끌고 가는 하랑이의 모습에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리고, [날다람쥐 피포의 모험] 인형극에서 혀를 내둘렀다.
그저 평범한 인형극이었던 [날다람쥐 피포의 모험]을 서준의 의견으로 관객 참여 인형극으로 탈바꿈한 것이었다.
-진짜 재능 낭비ㅋㅋㅋ
=MOEB-436 창작자다운 실력.
-나도 직접 관람하고 싶다!
-관객 참여 인형극이라니ㅋㅋ 청룡님 생각남ㅋㅋ
-딱 애들이 좋아하는 거 잘 아네.
-편집도 잘했어ㅋㅋ 우리 아들 졸다가 인형극 시작할 때부터 완전 관객 모드ㅋㅋ
=22 우리 딸도 두 손 꽉 쥐고 얍얍! 하고 있음ㅋㅋ
=저 인형극 너튜브에 안 올려주려나?
인형극을 정리하고 있을 때, 뻐꾸기시계가 울렸다.
오후 5시. 긴장하는 출연자들의 대화에 시청자들도 2화를 떠올렸다.
-아. 조금 전까지 예능모드여서 까먹고 있었다.
=222 이게 다큐 시작ㅠㅠ
서준과 출연자들은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박이든의 말에 서준이 한식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안 시청자들이 놀라고 능숙한 요리 솜씨에 감탄했다.
-못하는 게 없어! 우리 서준이! 쿡방도 잘했지!
=22 서준이 요리 먹어보고 싶다ㅠ
-냉장고 디자인 좋아 보인다. 세련돼 보임.
=ㄴㄴ 이서준이 쓰니까 좋아 보이는 거. 지금 볶음밥 하려고 밥 푸는데 밥솥도 좋아 보임?
=ㅇㅇㅇ(카드 들고 결제 준비 중인 짤)
=ㅋㅋㅋㅋㅋㅋ
-속보) 최ㅇㅇ씨(우리 엄마), 이서준 칼, 도마, 프라이팬 어디 건지 찾아보는 중
=광고 효과 제대로네ㅋㅋㅋ
=속보2) 최ㅇㅇ씨 딸(새싹), 이서준 쿡방에 나왔던 거랑 다른 회사라며 말리는 중
=앜ㅋㅋㅋ쿡방은 실사용이고 방송은 협찬이니까ㅋㅋ
요리가 끝나고 정말로 다큐의 시간이 돌아왔다.
-두둥! 과연 오늘은 밥을 먹을 것인가!
-날다람쥐 피포의 힘으로 일단 자리엔 앉음.
=ㅠㅠ근데 딱 봐도 뛰어나갈 삘ㅠㅠ
그때, 화면 속에서 서준과 박이든이 움직였다. 목적지는 장난감 방. 마이크를 통해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렸다.
“너 성우 목소리도 흉내 낼 수 있지?”
“자주 들어봤던 목소리라면 할 수 있어.”
“제일 인기 있는 캐릭터들이니까 들어봤을걸? 하나는 우리 어릴 때부터 방송했었고.”
박이든이 웃으며 펭귄 인형과 버스 모양 인형을 들어 보였다.
-아니……!
=청룡님 다음은 초통령인가ㅋㅋㅋ
-근데 성우 목소리도 흉내 낼 수 있는 거야??
=이서준이라면 가능할 듯.
서준이 휴대폰 영상을 보며 두 캐릭터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모습이 나왔다. 박이든이 오오오, 하며 짝짝 박수를 쳤다.
-소오오름……!
=이서준이 보이스피싱하면 그냥 당할 듯.
=이서준이 왜 보이스피싱을 해ㅋㅋㅋ
그리고 밖으로 나온 서준과 박이든.
박이든이 인형 조종을 맡고 서준이 아이들의 시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목소리를 맡았다.
-장산범(애니메이션 버전)
=ㅋㅋ애들 밥 먹이려고 찾아온 장산범ㅋㅋ
-이 정도면 성대모사 장인 아니야?
-악당 보스라더니ㅋㅋ열일하고 가네ㅋㅋ
=열심히 해서 좋음ㅋㅋㅋ
-오! 애들 밥 먹음!
=이제야 먹네!
-근데 서준이 가고 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잖아.
=그러게ㅠㅠ
-어어? 애들 숟가락 놓는다!!
=헐. 다 먹음?
=저게 다 먹은 거라고?!
-너희 밥 그렇게 안 먹으면 몸 안 좋아져ㅠ
=222 경험담임ㅠ 다른 건 몰라도 밥은 잘 먹어야지ㅠ
-하랑이도 안 먹어ㅠ
=제일 쪼그만 한 애가ㅠㅠ
숟가락을 놓은 아이들이 하나둘 일어나는 모습을 보던 서준과 네 출연자가 서로 시선을 마주치더니 어깨를 축 늘어뜨리는 장면이 보였다. 해가 지는 하늘의 어두컴컴함과 묵직한 배경음악이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숲 속의 병아리반]
[다음 주 예고!]
-??이렇게 끝남?
=무슨 예능이 이렇게 우울하게 끝나?
=이거 힐링 예능 아니었어??
-……랜선 현실 육아하는 기분…….
=22 내 마음이 다 답답하네.
=33 보통이라면 굶겨서 배고플 때 먹이라고 하겠지만…… 쟤넨 너무 안 먹는 듯.
-이 정도면 교체삘.
-밥 좀 먹어라. 얘들아ㅠㅠ
그때, 예고편이 시작되었다.
경쾌한 음악이 흘렀다. 마치 파티 같은 분위기였다.
세로로 기다랗게 놓여 있는 식탁 상석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서준을 클로즈업하던 카메라가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줌 아웃되는 화면에 식탁 양옆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신나게 밥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리고 출연자들이 환한 얼굴로 아이들을 식사를 도와주며 돌아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
-갑자기 왠 파티 분위기??
=방금 전까지 우울했었잖아???
-애들은 왜 갑자기 밥을 이렇게 잘 먹어?
=22 청룡님 때도 이렇게 신나게 먹지는 않았는데? 게다가 메뉴를 보니까 아까랑 똑같아!
=……도대체 이 잠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다음 주엔 나오겠네ㅠ 기다리고 있었다ㅠ 풀영상ㅠㅠ
=22 진짜 오늘 방송 내내 기다리고 있었는데ㅠㅠ 다음 주 방송ㅠㅠ
=??기다려?? 뭘??
=33 너튜브에 올려줬으면 좋겠는데…… 안 그러면 다시보기 결제해야지ㅠㅠ
=아. 아직 모르셨어요? 이번에 올라온 이서준 배우 먹방도 효과 있대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뭐야? 나만 뭔 상황인지 모르는 거야??
=ㄴㄴㄴ 나도 모름;;;
=뭔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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