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485화
응원봉 구경이 끝나고 임예나는 하나는 상자째로 보관하고, 포장을 뜯은 하나는 지금까지 모은 응원봉 모형들 사이에 놓아두었다.
응원봉 손잡이에 끼워야 하는 터라 크기가 다 비슷비슷해서 잘 어울렸다.
“이제 포토북 보자.”
“그래.”
송유정과 임예나가 반짝이는 눈으로 테이블 위에 놓아둔 포토북을 바라보았다.
임예나는 고대 유물을 다루듯 조심스러운 손길로 하드커버의 표지가 펼쳤다. 질 좋은 종이의 첫 장에는 마치 목록처럼 촬영 날짜, 방영(개봉) 날짜와 함께 서준이 출연했던 작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오. 송유정이 손가락으로 한 군데를 가리켰다.
“쉐도우맨2 촬영은 7살인데 개봉은 8살에 했네.”
“영화는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니까. 그래서 같이 적어놨나 봐.”
살펴보니 드라마는 촬영과 방영이 제법 비슷한 시간대였지만, 영화는 1년 전쯤 촬영했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촬영과 개봉 사이에 시간 텀이 꽤 있었다.
“신기하다. 그럼 우리가 보는 영화 속 서준이는 1년 전 서준이인 거네.”
“어릴 때는 쑥쑥 자라서 가끔 홍보 기사가 나올 때 영화 속 모습이랑 차이가 많이 나긴 했지. 그게 또 엄청 귀여웠어.”
서준이 어렸을 때부터 팬이었던 임예나가 웃으며 말하자, 고3이 돼서야 팬이 되었던 송유정이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덕질은 하루라도 일찍 하는 편이 좋은 것 같아.”
“그러니까 말이야.”
임예나가 조심스럽게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첫 사진은 전 세계 밥 안 먹는 아기들이라면 20개월까지는 꼭 봤을 영상. 아기 서준의 먹방 사진이었다. 아기자기한 숟가락을 입에 물고 두 팔을 휘휘 저으며 꺄르르 웃고 있는 사진에 임예나와 송유정이 크으, 앓는 소리를 냈다.
“너무 귀엽다.”
“나 여기서 죽음.”
“이제 첫 페이지야. 견뎌!”
다음 사진은 뜻밖에도 아기 서준의 옆모습.
무언가 성에 차지 않는 듯, 해골 모양의 인형(이름: 리치왕 에드문드/제작: 김희상)을 찌그러지라 안고 있는 아기 서준의 모습에 크흡, 입을 틀어막았다. 뾰로통한 표정 때문에 더욱 통통해진 아기 뺨이 너무 귀여웠다.
“이거 처음 보는 사진인데!”
“진짜 너무 좋다……!”
그걸 시작으로 공개된 사진과 비공개된 사진이 번갈아 나왔다. [48시간] 당시의 사진도 있었고 서준이 미국에서 지낼 때의 사진도 있었다.
“돌잡이 사진인가 봐.”
테이블 위에 앉은 아기 서준의 앞에는 돌잡이를 위해 준비된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아기가 잡아야 하는 만큼 다들 알록달록하고 단순한 모양의 장난감들이었다.
“근데 이건 어떻게 잡았대…….”
아기 서준이 잡은 물건에 임예나와 송유정이 빵 터지고 말았다.
만족한 듯 상기된 표정으로 꺄르르 웃고 있는 아기 서준이 꼬옥 안고 있는 건 돌잡이를 촬영하던 사진기사의 카메라인 것 같은, 커다란 렌즈가 달린 프로의 카메라였다.
그 새까맣고 커다란 카메라를 단풍잎만 한 아기 손으로 꼭 잡고, 배부른 새끼강아지처럼 웃고 있으니 언밸런스하면서도 깜찍했다.
“근데 카메라를 잡으면 감독이나 포토그래퍼 쪽 아닌가?”
“물건들 중에 배우에 어울리는 게 없었나 봐.”
아기가 뭘 알겠느냐마는.
임예나와 송유정은 ‘서준이라면 그럴 것 같다.’고 웃으며 팔랑, 페이지가 넘겼다.
이번에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서준과 함께 있었다.
“이 아기가 서준이 친구?”
“야구 선수라던?”
잭 스미스에 대해서는 [우리는 지금/ 바다에 있다]를 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이야기만 나오면 자동적으로 잭 스미스-이서준이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그런 선수와 배우가 나란히 서서 똑같은 늑대인간(늑대 버전/제작: 김희상) 인형을 들고 히히히 웃고 있는 어린 시절의 모습은 정말 귀여웠다.
“근데 잭 스미스는 운 것 같은데?”
“그러게. 눈이 부었어. 인형 때문에 울었나?”
임예나와 송유정이 웃음을 터뜨렸다.
미국에 있을 때의 사진은 사적인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너튜브 채널 [JUN]에 공개되었던 장면도, 공개되지 않았던 장면도 있었다.
그런 사적인 사진들을 넘겨보다가 송유정과 임예나가 눈을 반짝였다.
“이건 역사적인 사진이지.”
“그러니까 말이야.”
라이언 윌 감독과 [쉐도우맨1]의 윌리엄 의상을 입은 꼬꼬마 서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는 사진이었다. 슈퍼스타 이서준의 첫걸음, 첫 촬영 정도의 제목을 붙여도 좋을 것 같았다.
그때부터는 작품 촬영 당시의 사진들이 중심이 되었다.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모습, 대본 리딩을 하는 모습, 작품 속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밥을 먹거나 간식을 먹는 서준의 모습.
“이지석 배우다.”
꼬꼬마 서준에게 사인을 받고 있는 이지석의 사진에 두 사람이 웃음을 터트렸다.
“리첼 힐이랑 에반 블록도 있어.”
나이 차이가 있는데도 진지한 표정으로 서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쉐도우맨2]의 배우들의 모습도 있었고.
“최소영 배우랑 이다진 배우네.”
어린이 연극 [봄]의 배우들이 연습하는 모습도 있었고.
“허 내관만 보면 눈물이 나와.”
“김종호 배우랑 박도훈 배우도 있어.”
성녕대군 의상 위에 패딩을 입은 서준에게 간식을 쥐여주는 [내의원]의 배우들의 모습도 있었다.
그런 촬영 당시의 사진들 사이에, 간간이 일상생활을 하는 서준의 사진들이 들어가 있었다. 친구들과 노는 듯 카페에서 웃고 있는 모습,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 시험공부 중인 듯 공부하는 모습.
점점 자라나는 서준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생존자들]에서 분장으로 엉망진창이 된 모습으로 이안 위버 역을 맡은 앤드류 워커와 놀아주는 모습, [흘러가다]에서 김한석과 [한 판]의 김종호와 이지석과 함께 이불을 덮고 귤을 까먹고 있는 모습.
작품과 일상의 경계에선 배우들의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금발!”
“탈색했나 봐!”
별들의 축제, 칸 영화제의 사진을 넘기자, 미용실을 배경으로 웃고 있는 금발의 서준이 보였다. 찰떡같이 어울리는 그 모습에 환호성이 저절로 나왔다.
그다음에 나온 [블루문]의 파란 머리도 아이돌 화보 같아서 좋았다. 음악방송 녹화에 들어가기 직전, 무대 뒤에서의 서준의 모습은 진짜 아이돌 멤버처럼 보였다.
“가끔 블루문 멤버로 행사 돌아도 될 것 같은데 말이야.”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긴 하지만, 아이돌이 만날 기회가 많긴 하지.”
전 아이돌 팬, 송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오……!”
그다음 사진은 일상 사진으로, 어딘가 수영장에라도 간 듯한 모습이었다.
반짝이는 햇빛 아래 물에 젖어 촉촉한 파란 머리칼, 청량하게 웃고 있는 서준의 표정과 물이 스며들어 옷 아래 피부에 찰싹 달라붙은 상의까지.
그것도 무려 네 장이나 있었다.
“……나 여기서 죽음.”
“나도.”
바닥에 풀썩 쓰러져 ‘행복한 삶이었다.’하고 감탄하던 송유정과 임예나가 정신을 차리고 움직이지 않는 손을 강제로 움직여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이러지 않으면 계속 이 사진들만 보고 있을 것 같았다.
대학 실기 시험 [신의 이름으로]의 사진이 두 장, 수능 날 사진이 한 장 있었고, 그다음 [MOEB-436]의 사진들이었다.
“다시 봐도 정장 너무 좋다. 레드카펫 정장이 아니라 조금 집사 느낌이 나는 정장이라서 더 좋은 것 같아. 장발도 좋고. 으아…… 장산범 백발도 진짜 좋다!”
“워킹맨 스키장 사진도 있어. 후광.”
임예나가 키득키득 웃었다.
“아, 벌써 마지막이야…….”
포토북의 마지막 사진은 가장 최근의 사진으로 보였다.
서준이 연습실인 듯한 장소에서 대본을 보고 있는 사진.
다른 배우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서준의 진지한 표정과 애정 어린 눈빛, 그리고 부드럽게 올라간 입꼬리는 이서준이라는 배우가 얼마만큼 대본을 좋아하고 연기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행복해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 모습이 제일 좋은 것 같지 않아?”
“수영장도 좋긴 했지만…… 이것도 좋긴 하지.”
임예나의 말에 송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사진을 팔랑 넘겼다. 종이가 한 장 더 있었다. 사진은 아니었다.
“……서준이 편지다.”
서준이 새싹들에게 전하는 편지였다.
새싹들 덕분에 이렇게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고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겠으니 많은 사랑을 바란다는 자필 편지였다. 그 아래에 서준의 사인도 있었다.
따뜻한 진심이 담긴 유려한 글씨의 편지에 두 새싹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며 말없이 여운을 느꼈다.
“아,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 얼마나 오래 본 거야? 벌써 해가 지고 있어.”
창밖의 주황빛 노을을 본 두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시간이 사라진 것 같았다. 그렇게 몇 시간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 건 송유정과 임예나뿐만이 아니었다.
-포토북 12412시간 들여다보고 있는 중;;;
=ㅋㅋ나도ㅋㅋ
=222 해 떠 있을 때 펼쳤다가 다 보고 나니 해가 짐;;;
=333 시간 순삭;;;
-포토북 너무 좋다ㅎㅎ 아기 때는 사랑스럽고 꼬마 때는 귀엽고ㅎ
=+++자라면서 멋짐까지 쏟아붓는 중.
-돌잡이ㅋㅋ 카메라ㅋㅋ
=진짜 아기 때부터 카메라 사랑ㅋㅋ
=왠지 서준이는 대본이 있었으면 대본을 잡았을 것 같다.
=2222ㅋㅋㅋ
=3333ㅋㅋㅋ
-잭 스미스ㅋㅋ울었어ㅋㅋ
=뭔뎈ㅋㅋ 서준이랑 잭 스미스 늑대인형 가지고 싸운 건가?
=원래 이런 건 똑같은 거로 각자 하나씩 줘야 하긴 함ㅋ
=22 안 그러면 전쟁나ㅋㅋ
=……근데 서준이는 안 운 것 같은데?
=ㅋㅋ서준이가 이겼나 봐ㅋㅋ 잭 스미스보다 덩치도 작은데ㅋㅋ
-서준이 몬스터사 인형 되게 좋아하네. 아기 때부터 일상생활 사진에 하나 이상 인형이 있어ㅋㅋ
=22 인형 아니면 액세서리ㅋㅋ 이거 협찬사 몬스터사 아님?
=그런 것 같다ㅋㅋ
=나도 하나 사고 싶어져서 찾아봤는데, 서준이 어릴 때 인형은 다 사장님(서준이 아버님 친구분) 수제작이라 없어;;;
-……나만 수영장에서 멈춘 거야?? 나만??
=ㄴㄴㄴ 나도 거기만 7354시간 보는 중.
=젖은 머리 쓸어올리는 서준이 너무 좋다ㅠ
=부드럽게 웃는 모습도ㅠㅠ
=이 4컷이 전부가 아닐 텐데……! B컷(서준이라면 무슨 사진이든 A컷이겠지만!) 내놔! 콬아! 사진 내놔!!
-역시 난 촬영과 일상이 겹쳐진 게 너무 좋음ㅋㅋ
=22 이현우 의상 입고 이안(앤드류)이랑 노는 거 너무 행복하고 좋다ㅎㅎ
=33 생존자들 다 같이 사진 찍은거ㅠ 감독판 보고 왔는데 눈물 남ㅠㅠ
-편지 보고 울었다ㅠ
=글씨도 예뻐서 두 번 울음. 정성껏 적었다는 게 느껴지더라.
=글씨 틀리면 다시 처음부터 적었을 것 같고ㅋㅋㅜㅜ
포토북이 하나둘 도착하면서 감상한 새싹들의 후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인증 사진은 포토북 표지 사진과 이미 공개된 사진들뿐이라, 아직 못 받은 새싹들은 후기 글들을 보며 애가 타야 했다.
-내 포토북…… 내 포토북이 옥천에서 멈췄어. 올 생각을 안 해ㅠㅠ
=22 거기 완전 블랙홀임. 그냥 언젠가 오겠거니…… 해야 함.
=33 택배 버뮤다 삼각지대ㅠ
=내 건 전국 여행 중. 왜지? 왜 근처까지 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거야??
-비공개 사진 너무 보고 싶다. 수영장…… 수영장……!
=(본 새싹) 현대에 내려온 물의 신 같음. 화보도 아닌데 화보 같은! 청량함의 인간화!!
=(본 새싹2) 완전 스포츠음료 모델이던데! 음악 자동 재생됨ㅋㅋ(라라라라~)
=부럽다 진짜ㅠㅠ
-……(똑똑) 내일은 오니? 택배야?
=왜 이렇게 아련해ㅋㅋ
* * *
밤을 꼴딱 새웠지만, 능력으로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서준은 수업 때문에 못 봤던 시간만큼 팬들을 보기 위해 라이브 방송을 계속 보고 있었다.
“정리 끝!”
방송을 켜 놓은 동안, 서준은 친구들에게서 받은 선물을 정리하고 [새싹부터]에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다는 인증샷과 글을 올렸다.
그 후에는 대본을 읽고 엄마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을 먹고 다시 대본을 읽었다.
서은혜와 이민준도 서준을 사랑해주는 팬들을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팬들의 반응을 보며 무슨 작품을 보고 있나, 추측해 보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3월 10일도 몇 분 남지 않았다.
지구를 한 바퀴 돈 라이브 방송의 마지막 나라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한국. 마지막 10분 동안 서울의 한 영화관의 모습이 비쳤다.
[안녕하세요. 흙흙입니다.]
낮 동안 쉬고 돌아온 흙흙이 마이크를 들었다.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짧게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번 이벤트를 위해 도움을 준 사람들을 언급하고 감사의 인사를 보낸 흙흙이 시간을 살피고 마무리멘트를 쳤다.
[몇몇 분들은 벌써 나무 응원봉을 가지고 계시네요.]
흙흙의 말에 몇몇 새싹들이 나무 모양 응원봉을 흔들었다. 택배를 받자마자 손잡이에 설치하고 영화관에 온 모양이었다.
[새싹 응원봉도 있고요.]
관객석에서 새싹 응원봉과 나무 응원봉이 섞여 함께 반짝였다.
그 모습에 흙흙과 마찬가지로, 낮 동안 푹 쉬었다 온 안다호가 빙그레 웃었다.
[네. 새싹부터 시작했던 서준이가, 저희가 어느새 커다란 나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은 아닙니다. 앞으로 더욱더 커다랗고 멋진 나무가 될 수 있는 나날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준과 관객석에 있던 새싹들, 집에서 보고 있던 새싹들이 흙흙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더 멋진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무가 자라는 데는 흙이, 햇빛이, 물이 필요합니다. 그것처럼 우리 새싹들이 서준이에게…… 이서준 배우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이서준 배우를 사랑해 주고 응원해주세요. 저도, 햇빛빛 님도, 물뿌리개 님도 서준이와 새싹 여러분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코코아엔터도 이서준 배우와 새싹 여러분들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흙흙의 뒤를 이어, 매니저 안다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관객석에서 웃음소리와 함께 커다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럼 마지막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올해 서준이의 생일 이벤트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생일 때는 이것보다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관객석에서 누군가 ‘괜찮아요!’ 하고 외쳤다.
“맞아요. 괜찮아요.”
방송을 보고 있던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팬들의 생일 축하 메시지 하나만으로도 서준은 오늘처럼 기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멋진 이벤트도 좋았지만 말이다.
[생일 축하해! 서준아!]
관객들의 외침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가 들려왔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었다.
오늘 하루 동안 [새싹부터]에 올라온 인증샷들을 모아놓은 듯, 슬라이드쇼처럼 수많은 새싹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라졌다.
3월 10일의 마지막 몇 초를 남겨두고, 새하얗게 변한 화면에 연둣빛 자막이 나타났다. 마치 작은 새싹처럼 보였다.
[생일 축하해!]
[Happy birthday!]
정말로,
멋진 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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