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470화 (470/1,055)

0살부터 슈퍼스타 470화

[연극 ‘MOEB-436’ 직관 리뷰! 이서준 배우의 연기를 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왔습니다! (동생에게 무한한 감사를!)]

너튜브 생방 알림에 접속했던 영화객 채널의 시청자들이 제목을 보고 잠깐 멈칫했다.

-제목 보고 잘못 들어온 줄;;;

-22 왜 이렇게 길어;;;

-뭔가 오늘 저세상 텐션일 것 같은데ㅋㅋㅋ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러분!”

평소보다 높은 영화객의 텐션에 시청자들이 움찔거리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영하?

-예에. 안녕하세요……(영화객 본인인가 의심의 눈초리)

-영혼이 바뀐 것 같은데? (영화객 하이!)

-위에ㅋㅋㅋ 속마음이랑 대사가 바꼈어ㅋㅋㅋ

“영화객 본인입니다. 아니, 아니죠! 오늘만은 연극객입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할 때마다 영화객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바보처럼 실실 웃고 있는 그 모습에 시청자들도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역시 다른 영혼이었나 봐!

-연극객이라니……! 전설로는 단 한 번만 나타났었다고 들었는데!!

-눈을 뜨세요. 연극객 님. 세계의 평화는 당신의 손에 달렸습니다.

-ㅋㅋㅋ영혼 바뀜>전설의 용사ㅋㅋㅋ

-아, 난 못 따라가겠다ㅎ

“네! 전설의 용사도 아니고 영혼도 바뀐 게 아니지만, 연극 거울 때 한 번 연극객이 됐었죠! 제가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와아아아!!

-느낌표가 난무하는 저세상 텐션ㅋㅋ

-근데 이해는 감. 436 너무 재밌었어.

-22 영상으로 봤는데도 그 정돈데 실제로 보면 어떻겠어요ㅠㅠ

-부럽다ㅠㅠㅠ

-거기다 영화객 님 서준이 연기 직접 보는 거 이번이 처음임.

-이서준 팬미팅 때 아니면 볼 장소가 없는데, 영화객 님은 똥손이니까ㅋㅋ

-서준이 팬미팅도 드물고ㅠㅠ

-10년 존버해서 본 거니 충분히 이해함.

“네! 맞습니다! 처음입니다! 역시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 건 다르더라고요! 숨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 진짜 이번에 연극 안 봤으면 후회할 뻔했습니다! 티켓팅을 저 대신 해준 동생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감격한 표정의 영화객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ㅋㅋ평소랑 상황이 달라진듯ㅋㅋ

-그러게. 평소엔 우리가 저세상 텐션인데ㅋㅋㅋ

-시청자들이 차분해지는 효과ㅋㅋ

평소와 달리 시청자들이 차분해 보이는 상황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영화객이 헛기침을 했다.

“아, 너무 흥분한 것 같네요. 최대한 차분히 진행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바로 몇 시간 전에 연극을 보고 와서 진정이 안 되네요.”

-어디서 봤다고 생각했더니, 오버 더 레인보우 투어 떠날 때 텐션이랑 비슷하네.

-그때도 영화 끝나자마자 출발했지ㅋㅋㅋ

-진짜 웃겼는데ㅋㅋ

-그럼 바로 5시간 전에 일어났던 생생한 리뷰 들려주세요!

-너무 생생해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팔딱팔딱 뜀ㅋㅋ

영화객이 제법 진정한 듯 차분해진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네. 생생한 리뷰 알겠습니다.”

영화객이 진지한 얼굴과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제저녁. 저는 기대감과 흥분감으로 너무 들뜬 나머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늦잠을 잘까 걱정이 돼 알람을 스무 개나 켜놨었죠.”

-아니, 왜 거기서부터 시작하세요ㅋㅋㅋ

-ㅋㅋ영화객의 일과 따위 알고 싶지 않은데ㅋㅋ

-얼굴이랑 목소리만 차분하지ㅋㅋㅋ입은 날뛰고 있어ㅋㅋ

-근데 연극이 오후 5시인데 좀 늦게 일어나도 괜찮지 않음?

-그러니까ㅋㅋㅋ

“그리고 여차저차해서 은하수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여차저차로 넘어가지 마ㅋㅋ

-아니, 그럼 왜 알람 이야기를 꺼낸 거야ㅋㅋㅋ

-오늘 방송 엉망진창이다ㅋㅋ 진짜ㅋㅋ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영화객이 어깨를 으쓱이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은하수센터에 도착하니까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많은 분들이 자기 손으로 티켓팅을 했다고 생각하니, 치트키를 쓴 제 양심이 많이 찔렸죠.”

-동생분=치트키

-ㅋㅋㅋ근데 저기 가신 분들은 진짜 다들 행운아이신 듯.

-선택받은 자들ㅠㅠ 부럽다ㅠㅠ

“금손 새싹님들에게 굿즈를 받고 실물 티켓으로 교환한 뒤에 연극 장소인 제2 소극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소극장이지만 제법 크더라고요. 제 자리는 ‘바’ 석이었습니다. 여기 이 자리요.”

영화객이 [제2 소극장 좌석도]를 모니터에 띄우고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붉은 펜으로 동그랗게 표시했다.

-자리 괜찮은 것 같은데? 옆에 바로 계단이고.

-영상 보니까 자리 이야기 나올 때마다 연극 봤던 사람들이 애매해졌는지 알 것 같더라.

-연극객 님! 자리 좋았어요?

“네! 좋았습니다! 진짜 딱! 크으……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겠습니다!”

-저기네.

-222 저기서 나왔네ㅋㅋ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고 있는 시청자들의 댓글들에도 영화객은 씨익 웃기만 하고 제 할 말을 했다.

“그리고 여기서 정말 우연히, 아주 중요한 인물을 만났습니다.”

-라이언 감독?

-조나단 감독?

-최소영도 있었다던데!

“이분은 이름보다 별명이 더 잘 알려진 분이시죠.”

-오…… 나 목격담 본 것 같음.

“나 진의 첫 팬! 김수한 감독님이십니다!”

영화객이 기사로 나왔던 김수한의 사진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영화 [수려]로 칸 영화제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김수한 감독님은 영화 ‘수려’의 조연출로 칸 영화제에도 가셨던 분입니다.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면 처음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게 ‘어린이 연극 봄’과 이서준 배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꿈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감탄만 나오더라고요. 사인도 받았습니다.”

-감독님은 봄도 보고 436도 봤네. 부럽다. 진짜.

-근데 봄은 목소리만 나와서 연기를 실제로 본 건 처음 아님?

“아뇨. 알아보니까 공익 영상 ‘한 걸음’의 조감독도 맡으셨더라고요. 그때 촬영하면서 이서준 배우의 연기를 보셨을 겁니다.”

-한 걸음! 진짜 부럽네!!

-222 목소리뿐이라지만 8살 서준이 연기, 짧은 촬영이었지만 13살 서준이 연기. 그리고 오늘 20살 서준이 연기까지 다 봤다는 거 아님?

-그 변화를 두 눈으로 직접 느낄 수 있다니……!

-근데 라이언 감독님만 하겠어요?

-ㅋㅋㅋ그건 그럼. 쉐도우맨은 거의 서준이 성장일기잖아.

-성장일기ㅋㅋㅋ

성장일기란 말에 빵 터진 영화객이 어깨를 들썩이며 말을 이었다.

“하하. 제 바로 옆자리가 김수한 감독님의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앞 구역, 나석에 라이언 감독님과 조나단 감독님, 최소영 배우님이 앉으셨죠. 멀리서 봐도 다들 멋지셨습니다.”

-자리 진짜 좋았네.

-22 역시 치트키.

연극이 시작되기 전의 느낌에 대해 짧게 이야기한 영화객이 들뜬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연극 MOEB-436의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연극 MOEB-436은 미리내 예고 학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만든 창작극으로, 음악, 효과음, 배경, 소품, 의상까지 최대한 자체 제작했다고 합니다.”

-서준이만 대본을 쓴 줄 알았는데 다 직접 만들었구나;;;

-애들 참 대단하다ㅎㄷㄷ

“무대 배경은 너튜브에 올라온 영상과 똑같습니다. 커다란 모니터를 쓰는 컴퓨터가 있고 무대 양옆에 두 개의 방이 있죠. 제일 먼저 과학자가 등장합니다.”

-근데 그 크으으? 소리는 뭐예요? 외국어는 아닌 것 같던데.

-실수인가 싶기엔 너무 자주 나옴.

“외국어는 아닙니다. 이 작품의 배경이 우주거든요. 근데 그게 과학 발전으로 인해서 인류가 우주로 나아간 미래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종족인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외국어 아니면…… 외계인이라는 거임?

-크으읏. 그거 외계인 말인 듯.

“네. 처음 과학자가 말을 합니다. 크으스슥? 저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주파수를 맞추듯 점점 한국어로 들리죠. 이 언어의 변화에서 우리는 등장인물들이 보기와는 다르게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객이 모니터에 영상을 캡쳐한 이미지를 띄우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과학자가 컴퓨터 앞에 있습니다. 극장에서는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영상에서는 카메라 덕분에 앞모습, 표정까지 잘 볼 수 있었죠. 영상은 그런 점에서 좋았습니다.”

-확실히 클로즈업이 많아서 표정, 눈빛까지 잘 보이긴 함.

-연극만의 생생함은 부족하지만.

-연극, 영상 둘 다 본 사람이 위너. 영화객 님 위너ㅠㅠ

하하, 진심으로 밝게 웃은 영화객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실험관 같은 곳에서 한 인물이 나타납니다. 등 뒤에 이어진 기이한 관들과 어설픈 걸음걸이를 보면 보통 인물이 아닐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죠.”

-서준이!

-유진아ㅠㅠ

영화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유진. 과학자가 그를 그렇게 부릅니다. 유진은 갓 태어난 듯, 티 하나 없이 순수해 보이죠. 직접 봐도 그런 새하얀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연극보단 못하겠지만, 영상도 그래요ㅠㅠ

-나도 서준이 연기 보고 싶다ㅠ

“유진은 어설프게 과학자의 말을 따라 하며 그 말을 키워드로 새로운 지식을 다운로드받습니다. 그와 동시에 모니터에 나타나는 영상으로 유진이 평범한 생명체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죠.”

-다운로드받을 때 눈에 초점이 없던데.

-22 뭔가 순수해 보이긴 하는데 생기가 없는 느낌이랄까…… 좀 이상했음.

영화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질적임이야말로 이서준 배우가 안드로이드라는 배역을 잘 연기했다는 증거입니다. ‘불쾌한 골짜기’라는 현상이 있습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인간을 닮은 물건이나 생명체를 보고 느끼는 불쾌감을 말하죠. 아마 그걸 느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 알 것 같다.

-근데 처음에만 그랬음.

“네. 지식을 배우고 어머니와 함께 웃으며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유진의 분위기는 변화합니다. 점점 인간과 동화되면서 인간과 안드로이드를 구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하죠.”

영화객이 말을 이었다.

“과학자와 유진이 식사를 하고, 여기서 중요한 대사가 나오지만, 뒤에서 설명할게요. 그리고 무대가 어두워집니다. 영상처럼 편집할 수 없는 연극에서는 시간을 흐름이나 장소의 변화를 알려주는 효과죠.”

새로운 장면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가위를 든 과학자와 그 앞에 앉아 있는 유진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과학자는 유진의 머리를 다듬어줍니다. 그 행동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죠. 또 유진이 자유롭게 메인 컴퓨터에 추억이 담긴 사진을 업로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과학자는 그저 웃으며 넘어가는 이 두 부분도 뒤에서 중요하게 작용하죠.”

-온 사방이 떡밥이라 집중 안 할 수가 없어ㅋㅋ

-222 소리도 잘 들어야 함.

-그렇게 웃을 때가 아닙니다. 어머님. 당장 A/S를 부르세요.

-에이에스ㅋㅋㅋ

-출장 전문 : 000-0000-0000

-ㄴㄴ 우주 출장 전문: 0000-0000-0000 (모든 종류의 안드로이드를 가장 싼 가격에 수리해 드립니다.)

-ㅋㅋ진짜 있을 것 같다ㅋㅋ

시청자들의 드립에 웃던 영화객이 모니터에 새로운 등장인물의 사진을 띄었다.

“그렇게 평화롭던 시간이 흐르고 커다란 사건이 일어납니다.”

-??? : 내가 진짜 유진이다! 꺼져! 깡통!

-왜 내가 깡통이라는 말에 상처받는지 모르겠더라ㅠㅠ

-ㅠ서준이가 충격받은 연기를 너무 잘해ㅠ

-유진아ㅠㅠㅠ

-진짜 유진 : 왜?

-너 말고(정색)

“네. 과학자의 진짜 아들, 유진이 등장하죠. 딱 봐도 그렇게 좋은 인물은 아닌 걸 알 수 있습니다. 과학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부드럽고 인자하던 모습을 버리고 아들에게 쩔쩔매죠. 그 모습에 감정을 느끼는 안드로이드는 불안해합니다.”

-??? : 유진아아악!!

-22 충격적이었지.

-33 진짜 아들이 죽은 줄 알고 안드로이드를 만들다니…….

-근데 그것도 능력이 되니까 만들지, 문과는 못 만듦.

-너어어어는……!

“그리고 또 한 번 시간이 흐릅니다.”

영화객이 사진을 하나 띄웠다.

검은 정장을 입고 와인을 들고 있는 안드로이드였다.

“편안한 과학자와 아들의 복장과 달리, 딱딱한 느낌의 정장과 굳은 표정을 지닌 남자. 아들은 그를 M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이 연극의 제목이 나오죠. MOEB-436. 주인공이자 가짜 유진인 M은 MOEB라는 안드로이드 모델 중 436번째의 실험으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였습니다.”

-MMMMMMㅠㅠ

-실험에 실패한 435개의 안드로이드의 명복을 빕니다.

-알고 보니 제목에는 또 다른 의미가……!

-근데 처음처럼 불쾌한 엉덩이는 안 느껴짐.

-……불쾌한 골짜기.

-아하. ㅈㅅ

-ㅋㅋㅋ불쾌한 엉덩이ㅋㅋㅋ

영화객과 시청자들이 빵 터지고 말았다.

으하하학, 웃던 영화객이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며 진정했다. 그리고는 불쾌한 골짜기 대신 불쾌한 엉덩이라고 말하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집중하며 입을 열었다.

“네. 크흡.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지지 않는 건 아마 아직까지 감정이 많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로봇처럼 굳은 얼굴이긴 하지만 영상의 클로즈업을 보면 표정에 슬픔이나 우울함이 담겨 있거든요. 목소리도 그렇습니다.”

-머리카락! 머리카락!

-떡밥회수! 떡밥회수!

“네. 머리카락 복선을 빼먹을 수는 없죠. 지금은 어깨까지의 길이지만 뒷 장면에서는 허리까지 길어져서 나옵니다. 변화하는 머리 길이는 시간의 흐름도 물론 나타내고 있지만, 과학자의 무심함을 보여주고 있죠. M에 대한 애정이, 관심이 한 톨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머리카락이 이 정도로 길게 자라기 전에 자르라고 말할 거거든요.”

-과학자랑 아들 머리 길이는 그대로인데, 안드로이드는 머리가 길든 말든 신경 1도 안 쓴다는 이야기.

-22 혼자만 시간이 흐르는 것 같더라.

-33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감독 이서준ㅋㅋㅋ

-ㅠㅠ유진아ㅠㅠ

-진짜 유진 : 뭐. 왜.

-넌 좀 꺼져(질색)

-ㅋㅋㅋㅋㅋ

“다시 무대가 어두워졌다가 밝아집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듯 아들은 떠날 준비를 합니다. 과학자는 슬퍼하죠. 그 모습을 허리까지 길어진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은 M이 바라봅니다.”

-긴급 출장 A/S!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 : 늦었다!!

“‘내가 진짜 아들이라면 더 행복하실 텐데……’라고 말하는 M의 걸음걸음마다 우울함과 슬픔이 느껴집니다. 이건 진짜 직접 봐야 해요! 극장 안의 공기마저 모두 우울하게 바꿔 버린 그 분위기! 그저 고개를 돌리고, 허공을 바라보는 움직임인데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워워…… 진정하세요.

-잘하다가ㅋㅋ 흥분ㅋㅋ

-영상도 좋았는데ㅠㅠ 연극 보고 싶다ㅠ

-하지만 이제 못 봄ㅜㅜ

잠시 서준의 연기를 떠올리다가 흥분한 영화객이 침착하게 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M은 일개 ‘깡통’인 자신이 말하면 아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아마 방 안에 있는 사람이 허락해 줘야만 방문이 열리거나 안드로이드가 들어갈 수 있도록 기본 설정이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합니다. 바로 데이터베이스에서 과학자의 목소리를 다운받아 재생하는 것이었죠.”

-과학자 목소리랑 완전 똑같더라.

-222 녹음 아님?

“알아보니 실제로 이서준 배우가 목소리를 흉내 낸 거라고 하더라고요.”

-와…… 블루문 뮤비보고 움직임만 복사하는 줄 알았는데, 목소리도 흉내 내네.

“아마…… 봄이 돌아왔다의 메이킹 영상에서 나왔던, 목소리는 달랐지만, 배우들의 말투를 그대로 흉내 냈던 것과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 그러네요?

-모창이나 성대모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

“네. 그렇죠. 그렇게 M이 재생한 과학자의 목소리에 아들의 방문이 열립니다.”

-아들, 착한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음. 존댓말도 하고 부르면 문도 잘 열어주는데(난 엄마가 부르면 문 안 열고 왜?! 하고 외침ㅎ) 싸가지가 없고 제멋대로야.

-그냥 자유분방한 거 아닌가? 솔직히 쟤들 시점으로 보면 안드로이드=로봇청소기 잖아.

-22 맞는 말인 듯. 아님 인공지능 같은 거.

-로봇청소기ㅋㅋㅠㅠ웃프다.

-하긴 사람들 중에도 로봇청소기에 이름까지 지어주면서 정 주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으니까.

-근데 로봇청소기가 감정 가지면 무서울 것 같지 않아요? 얘가 청소하면서도 돌아다니는데 막 기뻤다 슬펐다 우울했다 하고. 가끔 혼잣말도 하고.

-ㅎㄷㄷ 나 같음 바로 버림;;;;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