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458화
네 팀 모두 일반인 출연자들을 찾아왔다.
박영진이 얼굴과 이름을 밝히지 않고 싶다는 새내기 출연자의 말을 전하자 피디와 작가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캐릭터를 넣어도 좋지.”
“수수께끼의 새내기. 재미있네요.”
일반인 출연자인 만큼 개성이 강한 쪽이 방송 분량을 챙기기에 좋았다.
잠시 후.
두 번째 게임이 시작되었다.
1명이 몸으로 단어를 설명하면 3명이 정답을 맞히는 게임이었는데, 단어를 설명하는 것은 팀원들이 돌아가며 하게 되어 있었다.
“나, 정훈이, 소영이, 새내기 순서대로 하자.”
“넵!”
“네.”
“알겠습니다.”
박영진의 말에 두 연예인과 새내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소영팀은 박영진이 가장 먼저, 새내기가 맨 마지막에 문제를 내기로 했다.
거기에 피디가 새로운 조건을 붙였다.
“이 게임은 첫 번째 게임에 있었던 조건 중 맨 앞에 있었던 조건을 그대로 가져가셔야 합니다.”
스태프가 물이 반쯤 든 종이컵 4개를 가지고 나타났다.
“어묵 국물 팀은 어묵 국물이 든 종이컵을 들고 단어를 설명하고 정답을 맞히셔야 합니다. 물론 진짜 어묵 국물은 뜨거우니까 찬물이 든 물컵을 드립니다. 흘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헐! 그럼 다른 팀은요?”
종이컵을 든 멤버가 물었다.
“고글 팀은 전원 고글을 써 주시고요. 스키팀은 발에 스키 장비를 신어주세요.”
최소영과 새내기가 있는 고글 팀은 고글을 쓰고 맞혀야 했고, 사람 찾기가 가장 쉬웠던 스키는 스키 장비를 착용한 상태로 몸을 이용해 단어를 설명하고 맞혀야 했다.
“아. 이건 어렵겠네.”
스태프들이 가져온 기다란 스키판을 발에 장착한 워킹맨 멤버가 엉거주춤 발을 들어 올렸다. 스키 때문에 움직이기 불편했다. 단어 설명 때는 상체만 써야 할 것 같았다.
게다가 정답을 맞히면 문제를 내는 사람과 정답을 맞히는 사람이 서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게임의 특징상, 재빠르게 움직여야 하니 기다란 스키는 방해될 터였다.
“사람 찾는 건 어려웠지만, 이번 게임은 쉬울 것 같아요!”
고글만 쓰면 되는 최소영 팀은 나름 맞춰진 밸런스에 기뻐했다.
고글 때문에 시야가 좁아지고 상대방의 표정을 읽을 수 없다는 게 문제긴 했지만, 몸으로 설명하는 게임이니 표정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정훈의 말에 박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계속 꼴등만 해서 이번엔 꼭 이겨야 하는데……. 아. 잘 부탁할게요. 새내기분. 표현하기 힘든 문제가 있으면 바로 패스해도 괜찮아요.”
“네. 열심히 할게요.”
고글 아래, 새내기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어쩐지 최소영은 익숙한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순서는 가장 빨리 도착한 스키팀이었다.
[스키. 40대 남자.]가 조건이었던 터라 사람은 금방 찾았지만, 확실히 스키를 신고 몸으로 퀴즈를 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답자와 문제 제출자의 위치를 바꾸는 데도 제법 이동 시간이 걸렸다.
“스노보드가 아닌 게 어디야. 형.”
“……그건 그래.”
폴대를 사용해 썰매처럼 미끄러지듯 이동하다 거하게 슬라이딩해 버린 멤버가 어깨를 토닥이는 정훈의 말에 조용히 수긍했다.
두 번째 팀, 세 번째 팀의 차례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최소영 팀의 차례가 되었다.
커다란 고글 탓에 입술과 턱밖에 보이지 않은 박영진, 정훈, 최소영, 그리고 새내기가 하나, 둘 파이팅! 을 외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팀장 최소영이 여러 개의 미션지 중 하나를 뽑았다. 피디가 아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난이도 별 하나짜리네요. 제시어는 스포츠입니다.”
“쉽다!”
첫 타자 박영진이 호쾌하게 소리를 질렀다.
확실히 몸으로 표현하기 쉬운 주제에다가 방해될 만한 게 없는 만큼 빠르게 정답을 맞혔다.
정훈과 최소영의 차례가 지나고 이번에는 일반인인 새내기 차례.
새내기가 서 있는 곳 바로 뒤쪽, 구경꾼들 사이에서 파이팅! 소리가 들려왔다. 친구들인 모양이었다. 구경하던 사람들의 반응을 찍고 있던 카메라가 친구들에게로 향했다. 고글의 친구라서 그런지 전부 고글을 쓰고 있었다.
[양궁]
풉!
나타난 제시어에 새내기의 친구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들린 듯했다. 그 모습을 찍고 있던 막내 카메라맨이 고개를 갸웃했다.
‘웃긴 제시어는 아닐 텐데?’
새내기가 두 팔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무언가를 잡는 시늉을 했다. 몸에 밴 듯 부드러운 동작이었다.
앞서 일반인 출연자들의 어설픈 설명을 보며 각오를 다졌던 박영진과 최소영, 정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왼손으로 무언가를 고정하고 오른손을 천천히 뒤로 당겼다. 허공을 잡고 있는 두 손은 장력이 작용하는 듯 묘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고글 바로 옆까지, 안 보이는 줄을 힘껏 당기는 새내기의 모습에 투명한 활이 보이는 듯했다.
“양궁!”
세 사람이 동시에 외쳤다.
피디가 ‘정답!’을 외치고 새내기와 박영진이 자리를 바꾸었다.
구경꾼들은 새내기의 고퀄리티의 설명에 쑥덕거렸다. 일반인이 봐도 보통 움직임이 아니었다.
“쟤 되게 잘한다.”
“익숙해 보이는데…… 양궁 선순가?”
구경꾼 중 하나가 새내기의 친구들로 보이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너희 혹시 운동하니?”
‘고주원’의 친구들이 나올 것 같은 웃음을 힘겹게 참으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다시 박영진, 정훈, 최소영의 순서가 지나가고 새내기의 차례가 되었다.
고글을 쓴 새내기가 제시어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그 모습에 최소영이 물었다.
“패스? 패스할까?”
“아니요. 괜찮아요.”
그렇게 말한 새내기가 앞으로 조금 걸어 나왔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다들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는 사이, 새내기는 고개를 돌려 뒤쪽을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앞을 보았다.
보고 있던 사람들이 뭘 하는 거지, 하고 생각하기도 전에, 무릎을 굽혀 반동을 준 새내기가 어느새 손을 뻗어 바닥을 짚고 몸을 뒤로 넘겨버렸다.
‘……!’
그리고 또 한 번 반동을 줘서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뒤로 넘기고, 착지했다.
짠! 하고 멋지게 두 팔을 벌려 포즈까지 취했다.
촬영장이 침묵에 잠겼다.
고글을 쓴 새내기가 두 번, 백덤블링을 했다.
“……서커스?”
정훈이 입을 쩌억 벌리고 최소영이 저도 모르게 그렇게 내뱉는 사이, 정신을 차린 박영진이 다급하게 외쳤다.
“……아아아니, 체조! 기계체조!”
“……정답…….”
정답을 외치는 피디와 그 옆에 앉아 있던 작가, [기계체조]라는 제시어를 들고 있던 워킹맨 멤버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란 얼굴이었다.
구경꾼이 새내기의 친구들에게 다시 물었다.
“……너희 진짜 체육고 애들 아니니?”
“……쟤만 저래요.”
* * *
“고마워요!”
“덕분에 이겼어!”
최소영과 박영진, 정훈이 고글을 쓴 새내기의 손을 붙잡고 와아아아! 함성을 질렀다. 얼마나 신이 났는지 다 같이 빙글빙글 강강술래까지 돌았다.
“우리 꼴찌하고 있었는데!”
“1등이야!”
그랬다.
제일 늦게 도착했지만 재빠르게 문제를 맞힌 데다가 새내기의 화려한 퍼포먼스 점수(?)까지 더해지니 최소영팀이 1등이 되어버렸다.
점수를 준 작가와 피디가 흐뭇하게 웃었다. 독특하고 개성적인, 분량 주기 딱 좋은 캐릭터였다.
“아니. 점수에 화려함이 들어가는 게 말이 돼?!”
“우린 뭐 웃음 점수 안 쳐줘요?”
스키를 장비를 신고 움직이다가 거하게 넘어져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던 워킹맨 멤버가 항의하자 피디가 익숙하다는 듯 담담히 말했다.
“넣었습니다.”
“아…… 넣었어? 진작 말하지.”
[워킹맨!] 하면 땡깡, 야비, 배신, 규칙 외가 아니던가.
눈앞에서 보는 워킹맨들의 익숙한 모습에 구경하던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두 번째 게임이 끝나고 워킹맨 멤버들과 게스트들, 그리고 일반인 출연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재미있었어요!”
“설명 되게 잘하더라.”
연예인들이 촬영을 계속 진행하는 사이, 일반인 출연자들은 카메라 밖으로 나왔다.
스태프가 일반인 출연자 4명을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 연예인들과 문제를 맞히고 촬영까지 해서 그런지 다들 아직도 들뜬 얼굴이었다. 고글로 얼굴이 가려진 새내기만 빼고.
‘고글 때문에 표정이 안 보이는 건가?’
묘하게 침착하다고 생각한 스태프는 4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백화점 상품권을 건네주었다. 연예인도 만나고 상품권도 받게 된 일반인 참가자들은 기쁜 얼굴로 각자의 일행에게로 돌아갔다.
고글을 쓴 서준도 흰색 봉투를 받아들고 친구들에게로 향했다. 사람들의 반응을 찍고 있던 막내 카메라맨의 카메라가 유난히 인상 깊었던 새내기를 비추었다.
“거기서 백덤블링이야?”
“정확히는 백핸드 스프링이야. 바닥에 손을 짚고 도는 거거든.”
서준의 설명에 전성민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니. 친구야.”
그 말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준도 웃다가 민망한 듯 뒷목을 매만졌다.
“오랜만에 예능 출연이라서 그런가. 기분 좀 내봤어.”
“그런 것 같더라. 아마 방송하고 나면 엄청 화제일걸.”
“뭔가…… 콘서트에서 아무나 잡고 노래를 시켜보니 전공자?! 같은 느낌이지?”
김주경의 말에 모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누가 체고 애들 아니냐고 물어보더라.”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러다 내 친구 스타 되겠네.”
“진짜 본 투 비 슈퍼스타다. 슈퍼스타.”
촬영에 익숙한 서준과 친구들이 오디오에 잡히지 않게 조용히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사이 [워킹맨!]은 보너스 게임을 진행 중이었다.
워킹맨 멤버들과 게스트들은 마이크가 연결된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피디가 설명을 위해 입을 열었다.
“여러분의 연예인 지인에게 연락해서 얼마 만에 전화를 받는지 알아보는, 보너스 게임입니다. 상대방이 가장 빨리 전화를 받는 분에게 추가점을 드립니다.”
“이거 스케줄 잘 파악해야겠는데.”
“그러게요. 시간도 어중간하고.”
다들 전화번호부를 보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이, 최소영도 휴대폰 화면에 뜬 전화번호부를 천천히 넘겨보고 있었다.
‘다진이는 촬영 중이고 다른 배우들도 그렇고.’
그러다가 최소영의 손가락이 멈추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한 인물의 이름이 손가락 아래에 있었다.
‘그러고 보니…….’
새내기의 목소리가 얘랑 비슷했다.
최소영이 고개를 들어 구경하는 사람들 속에 서 있는 새내기와 친구들을 보던 사이, 최소영과 친한 [바벨탑]의 배우 한 명이 최소영의 휴대폰을 슬쩍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고는 얼른 최소영의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소영아. 전화 한번 해봐. 한 번만. 제발!”
“으음.”
“뭔데요, 누나? 소영아?”
정훈이 속닥속닥 대는 두 사람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러고는 휴대폰 화면을 보고 입을 쩌억 벌렸다.
“헐! 서준이!”
순간.
촬영장이 멈추었다.
서준.
그 두 글자에 피디와 작가의 눈이 번쩍이고 워킹맨 멤버들이 놀란 표정을 짓고 구경하던 사람들이 술렁였다. 이름만으로도 촬영장의 공기를 바꾸는 스타였다.
워킹맨 멤버들이 상기된 얼굴로 최소영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바벨탑]의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준이라고? 이서준 배우?”
“나 한 번만! 인사만이라도! 쉐도우맨 피규어도 다 모았어……!”
“소영아. 서준이한테 전화 걸 거야?”
격한 반응에 최소영이 눈을 데굴 굴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늘 쉬는 날이라고 들어서요. 근데 서준이가 전화 못 받을 수도 있어요.”
“괜찮아. 괜찮아! 우리 서준이 요새 바쁜 거 누가 몰라!”
박영진이 신난 얼굴로 외쳤다.
“헐. 우리 서준이래.”
워킹맨 멤버들이 크게 속닥거렸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박영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소영이는 맨 마지막에 하고…….”
다른 멤버들이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고 스태프가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는 사이, 구경꾼들도 들썩이고 있었다. 촬영 도중에 돌아가지 않은 보람이 있었다.
“헐. 진짜 이서준한테 전화하나 봐.”
“오오. 그러고 보니 최소영이 이서준이랑 같이 연극을 했지?”
그런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고글을 쓴 새내기와 일행들의 귀에도 들려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란 서준과 아이들은 이내 생각에 잠겼다.
“음. 전화 다른 곳에 가서 받을까?”
서준의 말에 친구들이 고개를 모로 꼬았다.
“근데 이렇게 되면 밝혀도 되지 않아?”
“맞아. 앞부분까지야 얼굴하고 이름이 안 나와서 상관없지만, 전화통화까지 하면 밝히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러면 나중에 돌아가기 힘들 텐데…….”
서준의 말에 아이들이 서준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를 상상해 보았다. 십중십으로 조용히 스키장을 떠나는 건 힘들 것 같았다.
“그리고 아직 리프트 시간도 남았잖아. 너희들 더 안 놀아도 돼?”
서준 자신이야 괜찮았지만 친구들이 신경 쓰였다.
“괜찮아. 하루종일 놀았는걸.”
“내일 분명히 삭신이 쑤실 거야.”
강재한과 한지호가 어깨를 으쓱였다.
“게다가 리프트 시간도 1시간도 안 남았고.”
“차도 음…… 택시 타고 갈까?”
“택시가 여기까지 오려나?”
김주경과 전성민, 양주희가 휴대폰을 꺼내 돌아갈 방법을 찾으며 말했다.
“나중에 최소영 선배님 사인받아 줘.”
최소영의 팬인 박시영까지.
고맙게도 친구들의 마음은 이미 정체를 밝힌다는 쪽으로 쏠린 모양이었다. 하지만 서준은 아직 고민하고 있었다.
“근데 그거 엄청 옛날 일 아니야?”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서준하고 연극한 것도 되게 오래전 일이잖아. 지금도 사이가 좋을지 누가 알아.”
비아냥대는 목소리였다.
서준과 친구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말없이 귀를 기울였다.
“같이 나온 이다진은 이서준이랑 같이 작품도 자주 하고 이서준 사단으로 기사도 뜨는데, 최소영은 그런 것도 없잖아.”
“그건 그렇지. 어릴 때 잠시 같은 작품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친분이 있다고 하면 친분 없는 연예인들이 어디 있어?”
“막상 전화 걸면 없는 번호라는 거 아니야? 아니면 다른 사람이 받거나.”
“꼭 자기가 안 유명하면 다른 사람 덕을 보려고 한다니까.”
“이번 작품도 끼워팔기로 들어간 거 아니야? 최소영 연기 잘하는지 모르겠던데.”
기분 나쁜 비웃음 소리가 들렸다.
촬영장 안에 있는 연예인들에게까지는 들리지 않았겠지만, 그 주위에 있는 구경꾼들에게는 확실히 들리는 목소리였다. 몇몇 사람들의 표정이 찌푸려지고 몇몇 사람들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들은 조용히 서준의 어깨를, 팔을 붙잡았다.
특히 서준의 어깨를 짚은 박시영의 손은 묘하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 최소영의 팬인 박시영이 으르렁거리듯 말을 뱉었다.
“이서준. 출동.”
“라져.”
서준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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