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439화 (439/1,055)

0살부터 슈퍼스타 439화

[수능 끝! 수능 시험지 답안 공개!]

[수능날 아침 이모저모!]

[배우 이서준, 아침 뉴스에 등장!]

[이서준 목도리 품절!]

[이서준 코트 품절!]

-아침에 일어나서 TV를 보니 이서준(배우, 수험생)이 나오고 있었다.

=22 TV 보고 그대로 얼어버림.

=333 영화제나 귀국 영상으로 배우 이서준은 많이 봤지만, 학생 이서준은 처음이라 귀엽더라ㅋㅋ

=444 수능 치러 간 거면 화장도 안 했을 텐데 엄청 잘생김.

-실기 영상 보고 이거 보니, 왜 이렇게 순해 보이는지.

=22 그 갭이 진짜 멋짐. 역시 연기 천재.

-저기 사람들은 직접 봤겠지. 부럽다.

=내 친구(수험생) 아침에 시험장 적응하려고 일찍 갔다가 이서준 봤음. 사진도 찍었다고 함.

=ㅎㅎ 나 7년 차 새싹. 저 학교 쪽으로 출근하거든? 수능이라고 늦게 출근하라고 해서 엄청 좋아 했는데ㅎㅎ 서준이가 올 줄이야…… 오늘 제시간에 출근했으면 봤을 텐데……ㅎㅎ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온다ㅎㅎ

=일찍 출근 못 해서 억울한 일이 생길 줄이야;;;

-오늘 뉴스 웃겼음ㅋㅋ 다들 급하게 멘트 치고 이원생중계ㅋㅋ

=근데 이해가 감. 그때 나도 뉴스 틀었거든.

=SNS에 갑자기 뉴스에 이서준 나왔다고 해서 무슨일인가 했다.

=헐레벌떡 리모컨 찾음ㅋㅋ

=난 머리 감고 있다가 나와서 서준이 들어가는 것까지 다 보고 다시 씻으러 감ㅋㅋ 눈이랑 등 아파 죽는 줄ㅋㅋ

=등은 왜 아파?

=엄마한테 등짝 맞음ㅋㅋㅠ

-리포터가 하나라서 그런가. 어딜 틀어도 다 같은 영상이라서 웃기더라ㅎ

=괜히 시험치는 애 붙잡고 세 명 따로 인터뷰하는 것보다야 나음.

-목도리 갖고 싶다……!

=코트도. 내 키로는 저런 핏이 안 나오겠지만……ㅠ

=방금 가방 품절!

=운동화는 아직 남아 있음! (링크)

=아니;;; 운동화는 학교로 들어갈 때 아주 잠깐, 조그마하게 찍힌 건데 어떻게 알아낸 거야?

* * *

수능이라는 커다란 일을 끝낸 [436]팀은 본격적으로 졸업 공연 준비에 들어갔다. 물론, 수능 이후에 실기나 면접 같은 일정이 있는 3학년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우리가 수능 준비하는 동안 애들끼리 잘 연습했나 몰라.”

김주경의 말에 한지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악팀은 3학년 없이 연습하고 있었고 미술팀도 1, 2학년들끼리 만들 수 있는 것만 만들고 있었다더라.”

“근데 우리는…….”

연기팀은 중심이 되는 3학년들이 죄다 빠져 버리고 말았다.

3학년들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간간이 들리긴 했지만…… 1, 2학년 둘이서는 힘들었겠지.”

강재한이 쓰게 웃으며 제1 연습실의 문을 열었다. 먼저 도착해 있던 1학년 김영찬과 2학년 박연지가 활짝 웃으며 서준과 친구들을 반겼다.

“미안. 수능 준비하느라 자주 못 와서. 연습 잘 못 했지?”

김영찬과 박연지와 합을 맞춰야 하는 강재한이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선배님의 사과에 눈을 동그랗게 뜬 김영찬과 박연지가 얼른 고개를 저었다.

“수능! 수능이 더 중요하죠!”

“맞아요! 저희는 분량도 적어서 괜찮아요!”

“거기다 서준 선배님이 매일 와주셨는걸요!”

응?

박연지의 말에 3학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준을 바라보았다. 휴대폰을 보고 있던 서준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매일 왔다고?”

“어? 아. 응. 학교 끝나고 30분 정도만.”

“1시간 넘을 때도 있었어요!”

‘그건…….’

공부보다 연기 연습이 너무 재미있다 보니 그만.

서준이 볼을 긁적이자 3학년들이 감탄했다.

“연기팀에만 왔을 리는 없고……음악팀이랑 미술팀에도 종종 들렀지?”

“뭐, 그렇지.”

김주경의 말에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만든 [436]팀이니, 3학년들이 없을 다른 팀들이 일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살펴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하고도 국어랑 영어가 만점이라니…….”

한지호가 탄성을 흘리며 말했다. 김영찬과 박연지가 입을 쩌억 벌렸다.

“만점이요?!”

“가채점이긴 하지만 말이야.”

우와아아.

민망한 듯 말하는 서준의 모습에도 후배들은 감탄한 얼굴로 서준을 바라보았다.

우리 선배님은 도대체 못 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 뒷목을 매만지던 서준이 입을 열었다.

“그럼 난 음악팀이랑 미술팀에 다녀올게.”

“알았어. 우리끼리 연습하고 있을게.”

김주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재한이 후배들을 향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서준이한테 배웠으면 금방 맞출 수 있을 것 같네.”

“그러게. 거의 일대일 레슨 아니야? 얼마나 잘하는지 볼까?”

한지호의 장난기 가득한 말에 후배들의 눈이 크게 요동쳤다.

선배님들의 앞에서 연기한다는 사실에 새삼 긴장하는 후배들과 후배들의 연기를 기대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서준은 제1 연습실을 나왔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시선을 내렸다.

[미술팀]

>이솔 : 배경2 스케치해 봤는데 1번이 나음? 2번이 나음?

>이솔 : (1번 사진)

>이솔 : (2번 사진)

<2번이 괜찮은 것 같아.

<1번의 이쪽 디자인도 넣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솔 : ㅇㅋ

[음악팀]

>김채연 : 템포는 이 정도?

>김채연 : (연주 파일)

<좀 더 느리게 가면 좋을 것 같아.

<따뜻하고 평화로운 느낌으로.

>김채연 : 알았어!

그동안 미술팀과 음악팀에서 온 메시지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던 서준은 먼저 미술팀에 들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미술팀은 연극[436]의 배경, 소품, 의상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효율을 위해, 배경&소품팀과 의상팀으로 나뉜 상태였다.

1학년임에도 실력을 인정받아 의상팀 팀장이 된 박민형이 [436]팀이 배정받은 미술실로 들어오는 서준을 반겼다. 의상팀 팀원들도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활짝 웃으며 서준을 맞이했다.

그런 후배들의 모습에 서준이 빙그레 웃었다.

‘처음에는 다들 엄청 놀라더니…….’

서준이 틈틈이 미술팀에 들른 덕분에 이제는 꽤 익숙한 듯 보였다.

“안녕. 얘들아. 혹시 미술팀장 어디 있는지 알아?”

“팀장님은 옆방에 있어요.”

서준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의상팀 팀원들이 해탈한 듯 웃었다.

“옆 교실 빌린다고 하더니 진짜 빌렸네?”

미술실 하나만 쓰기에는 좁아서 하나를 더 빌린다고 하더니, 진짜 빌린 모양이었다.

“네. 서준 선배님 연극이니까 정식 공연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볼 거라면서…… 팀장님이랑 다른 선배님들이 엄청 정성 들여서 만드실 거래요.”

이야기만 들어도 아주 대단한 배경과 소품들이 나올 것 같았다.

3학년들이 수능 준비로 없는 동안에는 1, 2학년들끼리 잘 못 만들어도 티가 안 나는 자잘한 소품이나 가구, 무대 뒤에서만 보일 배경 지지대 같은 것을 만들고 있었는데, 3학년들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고개를 끄덕인 서준이 옆 교실로 가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박민형이 서준을 불렀다.

“아, 선배님.”

“응?”

“나중에 옷 치수 재러 가도 괜찮을까요?”

“의상 크기라면 지금 알려줄게.”

서준의 대답에 박민형이 얼른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 신체 부위별 치수가 필요하거든요.”

“그건 왜?”

서준이 고개를 갸웃하자 박민형이 헤헤 웃으며 대답했다.

“의상…… 저희가 직접 만들어 보려고요.”

“직접, 만든다고?”

서준이 놀란 표정을 짓자 의상팀 팀원들이 꺄르르 웃었다. 슈퍼스타를 놀라게 하다니, 어쩐지 뿌듯하기도 했다.

“네! 저 재봉틀 쓸 수 있거든요. 다른 애들이 도와주면 제시간 안에 만들 수 있어요. 다른 배역들도요!”

“민형이 엄청 잘 만들어요! 선배님!”

박민형과 후배들의 말에 서준은 잠시 고민했다.

‘의상까지 손수 만들면야 더 의미가 있고 좋긴 하겠지만.’

의상팀이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잠시 눈도 깜빡이지 않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후배들을 바라보던 서준이 입을 열었다.

“음. 시간 안에 못 만들 것 같을 때, 바로 나한테 연락한다고 약속해 주면.”

“걱정 마세요! 못 만들 때를 대비해서 기성품도 미리 찾아 놓을게요! 하루 전에 배송되는 사이트로요!”

그 정도까지 준비한다면야.

서준이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준비되면 언제든지 말해.”

서준의 승낙에 의상팀이 와아아! 소리를 질렀다.

그런 아이들을 반응에 웃으며 미술실을 나온 서준이 옆방으로 향했다. 확실히 옆 미술실보다 넓은 교실에는 커다란 소품들이 놓여 있었다.

미술팀 팀장 이솔과 미술과 3학년들이 눈을 반짝이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능 전에 만났을 때는 다 죽어가던 얼굴이더니 지금은 생기가 넘쳤다.

확실히 좋아하는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한 때인 모양이었다.

“이거 문밖으로 나갈 수는 있어?”

“걱정 마. 다 계산하고 하는 거니까.”

이솔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하고는 서준에게 제작 중인 배경을 보여주었다. 서준은 꼼꼼히 배경을 살펴보았다.

“이건 소재가 바뀌었네?”

“민형이가 그러더라. 무대 왼쪽에 세울 세트는 조명 때문에 반사돼서 너무 반짝이면 안 좋다고. 알아보니까 확실히 그렇더라. 그래서 덜 반사되는 거로 바꿨어.”

“민형이가?”

서준이 방금 만났던 미술과 1학년 박민형을 떠올렸다.

“걔 대단하던데? 우리 미술과는 미르홀에 미술 작품을 올린 적이 없으니까 미르홀에 대해 잘 모르거든. 근데 걘 조명부터 관객석에서 무대가 어떻게 보일지 잘 알고 있더라. 그래서 의상팀이긴 한데 배경이나 소품에도 도움을 받고 있어.”

“그래?”

놀라는 서준의 모습에 이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전에 무대 소품 위치도 수정해서 보냈잖아.”

“응. 그랬지. 내가 봐도 그게 더 좋을 것 같더라.”

“그것도 민형이 의견이었어.”

오.

서준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걔 중학교 때도 너랑 같이 연극했다며? 그때도 그랬어?”

“글쎄…….”

이솔의 말에 서준이 기억을 더듬었다.

그때도 박민형은 의상 담당으로 흰색-회색-검은색으로 이어지는 ‘김진우’의 의상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었다.

“그때 의상 아이디어가 좋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서준의 말에 이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최근에 재능이 피어난 건가 보네. 여튼, 실력 좋더라. 무대 연출 쪽으로 갈 생각인가?”

이솔의 말에 미술팀 팀원들이 하나둘 박민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다기엔 의상 쪽으로도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아? 걔가 만든 옷 팔아도 되겠더라.”

“걔 그림 못 봤어? 쌤들도 엄청 칭찬하잖아. 그림 쪽으로 가야지!”

그런 미술과 아이들의 반응에 서준이 눈을 끔벅였다.

중학교 때 함께 연극 [거울]을 만들었던 후배가 3년 만에 엄청난 능력자가 돼버린 모양이었다.

* * *

미술실을 나온 서준은 음악팀이 있을 음악실로 향했다.

음악팀이 준비하는 건 연극 도중 쓸 배경음과 연기에 맞춰 나올 여러 효과음들이었다.

배경음을 정할 때는 서준이 생각한 음악과 대본을 본 음악팀이 추천한 음악을 들어본 후 서준과 음악팀이 의논해서 결정했고, 효과음을 정할 때는 음악팀이 여러 가지 버전으로 녹음한 음원 중에서 서준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음원으로 골랐다.

음악팀 팀장, 김채연이 서준에게 그동안 녹음했던 음원들을 들려주었다.

“이건 소리를 좀 크게 해도 될 것 같은데?”

“그래? 알았어.”

서준의 의견에 메모하던 김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두 번째라서 쉽네.”

“그러게.”

3년 전, 한 번뿐이긴 하지만 함께 연극을 만들어 봐서 그런지 의견을 나누는 것도 한결 쉬워졌다.

“근데 나 이번에도 조명 맡아?”

김채연의 말에 서준이 웃고 말았다.

“글쎄. 일단 리허설 때 살펴보고 정하려고.”

연기팀의 열연에 넋을 놓지 않고, 타이밍에 맞게 조명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했다. 이번 연극은 조명의 역할이 중요해서 더욱 신중하게 고를 생각이었다.

‘어쩌면 이번에도 채연이한테 부탁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바톡!

그때 김채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도착한 메시지를 보던 김채연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서준아! 이거 진짜야?”

“응?”

서준이 눈을 끔벅이자, 김채연이 상기된 얼굴로 휴대폰 화면을 들어 서준에게 보여주었다.

>야야야야!

>우리 다음 주 특별 강의 브블 온대!

>브라운블랙!

“……아하.”

익숙한 이름에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올지도 모른다고는 들었는데…….”

진짜 오는 모양이었다.

“진짜구나!”

반색하는 김채연의 모습에 서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채연이 넌 피아노 전공이잖아? 클래식.”

아이돌 지망생이나 대중가요 쪽으로 진로를 잡은 애들도 아니고, 클래식 전공자가 브라운블랙 같은 대중가수의 특별강의를 저렇게 좋아할 이유는 없지 않나 싶었다.

서준의 말에 김채연이 어깨를 으쓱였다.

“뭐, 대중가요랑 클래식이랑 확실히 나누는 애들도 있긴 한데…… 사람 일이라는 게 모르는 거잖아.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이야기를 들어놓으면 나중에 도움이 될지 누가 알아? 게다가 요새는 클래식이랑 대중가요랑 크로스오버도 자주 하잖아.”

“그거야 그렇지.”

작은 오케스트라가 가수의 무대에 오르기도 하고, 가요 안에 클래식이 들어가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우리 엄마가 브블 팬이라서 예전에 엄마 따라서 브블 무대 보러 갔거든? 왜 사람들이 브블 무대 직접 보고 싶어 하는지 알겠더라. 노래 진짜 잘해! 그거 보고 팬 됐잖아. 그래서 콘서트도 가고 싶었는데 티켓팅부터 막혔어. 거긴 완전 전쟁터야, 전쟁터! 근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당장 엄마한테 자랑해야겠다며, 휴대폰을 두드리는 김채연의 모습에 서준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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