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436화
켜진 카메라에 영화객이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영화객입니다.”
-ㅋㅋ영화객 소환!
-영하!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갑작스럽게 찾아온 리뷰 방송에 얼떨떨해하는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영화객도 턱을 긁적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이렇게 갑자기 방송을 켤 줄은 몰랐지만, 그만큼 이번 영화가 리뷰를 할 만한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엄청 화제이기도 하고요.”
-기사도 엄청 나왔지.
-22 플러스 순위도 팍팍 오름.
-해외 랭킹도 오르고 있더라.
-이럴 때 보면 이서준이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새삼 실감 남.
-22 그게 한국만이 아니라는 게 엄청나지.
-역시 이서준……!
영화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음악으로 따지면 커버곡?쯤 될까요? 가수 쪽에서는 유명 가수가 커버곡을 부르면 원곡까지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배우 쪽에서는 아주 아주 드문 일이죠.”
-배우 쪽은 커버하면…… 그냥 리메이크 아님?
-ㅋㅋㅋㅋㅋ
-확실히 가볍게 부르기만 하면 되는 노래 커버에 비해 영상 쪽은 돈과 시간이 엄청 필요함.
-근데 리메이크 한다고 해도 원작을 따로 찾아보지는 않잖아?
-22 그냥 화질 좋은 리메이크를 봄.
-하지만 그 리메이크 버전이 망작이라면?
-원작 팬들이 욕하겠죠ㅋㅋㅋ
“원작을 찾아보는 경우라면…… 해외 작품을 리메이크하거나 우리나라 작품을 해외로 수출해서 리메이크할 때,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같이 2분 남짓한 영상을 찍는 경우도 드물고 그 영상으로 원작이 이렇게나 화제가 되는 건 거의 없는 일이죠.”
-내가 미국 독립영화를 보게 될 줄은 몰랐음;;;
-22 저도요.
“저도 간간이 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독립 영화들을 리뷰한 적이 있었지만, 이 영화는 이번에 처음 봅니다. 이서준 배우는 이런 영화를 도대체 어떻게 찾아내는지 모르겠습니다. 반성해야겠어요. 저도 작품 꽤 많이 찾아본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반성하는 영화객을 보며 웃음을 터뜨린 시청자들이 기사로도 나와 잘 알려진 사실을 언급했다.
-감독이 조나단 윌이잖아!
-라이언 감독 조카!
-영화감독 재능이 핏줄에 흐르나 봄.
“네. 알고 보니 감독이 이서준 배우와 아는 사이였죠. 쉐도우맨 시리즈의 감독, 라이언 윌 감독의 조카, 조나단 윌 감독이 독립영화 ‘신의 이름으로’의 감독이었습니다. 조나단 감독은 쉐도우맨 1편부터 스태프로 이름을 올렸더라고요. 그때가 중학생이었답니다.”
-오오.
-내가 중학생 때 뭐했더라(먼산)
-그럼 서준이 데뷔 때부터 봤겠네요!
영화객이 모니터에 영어로 된 기사 몇 개를 띄었다. 형광색으로 몇 군데 줄이 그어져 있었다.
“당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까 조나단 감독이 막내 스태프로 들어가서 잡일을 맡았다고 하던데 그중 아역 배우들을 관리하는 일도 있었답니다. 아마 이서준 배우를 본 것뿐만 아니라 케어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오오!
-되게 신기하겠다. 어릴 때 만난 엑스트라/스태프가, 어느새 이렇게 탑 배우/감독이 됐어.
-근데 기사가 14년 전 기사야;;;
-이야…… 벌써 그렇게 됐어?? 시간 왜 이렇게 빨라?
-이제 너희가 생각하는 10년 전은 10년 전이 아니라 20년 전임.
-ㅋㅋㅋ뼈 맞음ㅋㅋ
-너무 아프다ㅋㅋㅠㅠ
시청자들과 함께, ‘아니, 그게 20년 전이라고!?’ 하며 세월의 빠름을 온몸으로 실감하던 영화객이 입을 열었다.
“본격적인 리뷰를 하기 전,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서준이 한예대 실기 영상!
-갑자기 알림 울려서 놀람ㅋㅋ
-안 올라올 줄 알았는데, 올라왔습니다!
“그러게요. 깜짝 선물이라도 받은 것 같았죠. 게다가 이전의 영상과 달리 화질도 좋았고, 편집도 되어 있어서 더 몰입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연기력이야 두말할 것도 없죠.”
크으, 감탄하는 영화객에 시청자들도 동의했다.
-끄덕끄덕
-짧아서 몇 번이나 돌려봤는지 모르겠다.
-밤에는 못 보겠던데ㅋㅋ
“다들 아시죠? 실기 영상 편집을 이서준 배우가 했다는 거.”
-?! 그랬음?
-ㅇㅇ 더보기란에 적혀 있었음.
-출연 : 이서준 / 편집 : 이서준ㅋㅋ너무 웃김ㅋㅋ
-ㅋㅋ근데 편집 잘한 것 같지 않아요? 원작 편집이랑 같지도 않고.
영화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배우 한 명의 연기만 담긴 영상이다 보니, 다른 영상의 편집보다 난이도가 낮긴 하지만 아주 멋진 영상이었습니다. 경험이 많은 만큼 어느 부분에서 어딜 강조해야 하는 건지 알고 있고, 배우 자신이 ‘이 부분에서는 얼굴을, 손을, 눈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랑 잘 맞아서 더욱 멋지게 나왔는지도 모르겠네요.”
-ㅇㅇ 배우=감독이니 그런 듯.
-(서준이 머릿속)
감독 이서준 : 여기선 이런 식으로 하자. (복잡한 감정 표현 지시)
배우 이서준 : 아하. 알겠음. (한 번에 연기)
감독 이서준: 오케이, 컷! (만족)
-감독 이서준 : 이거 할 수 있지? (보통 배우는 못 함.)
배우 이서준 : ㅇㅇ 쉬움. (식은 죽 먹기)
감독 이서준 : 오케이, 컷! (만족)
영화객과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ㅋㅋ이렇게 하면 촬영 며칠 안 걸리겠다.
“확실히 어떤 배역을 얼마나 연기할 수 있을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테니, 연기력을 최대치로 뽑아낼 수 있을 것 같네요.”
-편집까지 할 줄 알면…… 이번 연극도 창작이라던데, 이러다 영화 하나 뚝딱 만드는 거 아닌가 몰라ㅋㅋ
-주연 : 이서준 / 감독 : 이서준
-(이건 왜 뺌?) 투자 : 이서준
-(이것도) 투자사 : 플러스+
-ㅋㅋ플러스도 요즘 물들어왔다고 노 젓는 거 장난 아니더라ㅋㅋ
-물 만난 물고기ㅎㅎ
-이서준 만난 플러스ㅋㅋㅋ
-이러니 이서준한테 투자를 안 할 수가 없지.
한바탕 웃고 난 영화객은 본격적으로 [신의 이름으로]의 리뷰를 시작했다.
“신의 이름으로는 4년 전 개봉한 미국의 독립영화로, 조나단 윌 감독은 이 영화로 영화제에서 수상한 다음 쉐도우맨 3 촬영에 합류했다고 합니다.”
-오. 이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는뎈ㅋㅋ
-신기하네ㅋㅋ
“수많은 인력과 많은 제작비를 바탕으로 온갖 배경과 소품을 만들 수 있는 상업 영화와는 달리, 독립영화는 모든 게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막 데뷔하는 신인 감독이면 더욱 그렇죠. 그래서 조나단 감독은 영화 속 배경을 ‘건물 안’으로 한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확실히 그러면 세트장이랑 계단만 있으면 되겠다.
-나까지 갇혀 있는 기분이 들더라.
-22 답답함.
“그리고 연출도 그렇습니다. 다른 스릴러 영화들과는 달리, ‘신의 이름으로’ 속에서는 범죄자들이 죽는 모습이 그렇게 자세히 나오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장면이 화면에 대놓고 나오면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후처리도 해야 하고,”
-돈이 든다.
“피 같은 게 세트장이나 옷, 소품에 튀면 다시 복구해야 하는데……”
-돈이 든다×2
“네. 돈이 듭니다.”
영화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최대한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난 15세 관람가로 맞추려는 줄;;;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ㅋㅋ 돈이 문제였어ㅋㅋ
“아마 그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겁니다. 모든 게 부족한 제작 상황과 관객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맞물려서 이런 멋진 연출이 나온 거죠.”
-감독이 생각을 많이 했다는 게 느껴짐.
영화객이 동의하며 입을 열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럼 이번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보는 곳에서 눈을 뜬 13명의 사람들을 비추며 영화가 시작합니다. 여기서 잠깐. 왜 13명일까요?”
-13일의 금요일?
-미국에서 불행의 숫자라서?
-최후의 만찬일 듯.
“네. 신의 이름으로, 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신’이라는 존재와 함께 해석해 나가야 합니다. 다들 최후의 만찬 그림을 한 번씩 보셨을 겁니다. 관련된 이야기도 지나가듯 들어보셨을 거고요.”
영화객이 화면에 최후의 만찬 그림을 띄웠다.
그림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테이블에 가운데 자리를 잡은 예수를 중심으로 총 13명의 인물이 앉아 있었다.
“최후의 만찬에는 예수와 11명의 제자, 그리고 1명의 배신자, 예수를 팔아넘기는 유다가 그려져 있습니다. 어쩐지 이 영화와 꽤 비슷하지 않습니까?”
-일단 범인은 유다인 듯.
-오오. 그럼 마지막에 죽은 남자가 예수인가? 죄 안 지었다고 했잖아.
-22 게다가 혼자서 옷 던지면서 범인 방해하고. 착함.
-그게 복선이었어?!
-그럼 범죄자들이 11명의 제자?
-생각해 봤는데…… 범죄자라는 증거가 없지 않음?
-ㅇㅇ나도 그렇게 생각함. 범인이 그렇다고 말할 뿐이지, 그게 사실이라는 말은 한 번도 안 나왔음.
-……ㅇㅁㅇ!!(충격)
“네. 그렇습니다. 다른 11명의 사람들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안 저질렀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맨 마지막에 죽은 청년을 빼고는 말이죠. 어쩌면 제이크 도블도 그저 성격이 급한 평범한 사람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영화객의 말에 채팅창이 술렁였다.
-하긴. 나라도 저런 곳에 갇히면 눈에 보이는 게 없을 듯.
-이상한 건물에 갇혀, 같이 있던 사람들은 함정으로 죽어 나가는 상황에 범인이 ‘나 범인이요.’ 하는데 공격 안 하는 게 이상하지.
-와…… 그럼 신을 판 유다가 ‘신의 이름으로’라면서 심판한 거임???
-아이러니하네.
“거기에 범인은 청년을 죽이면서 이런 대사를 하죠. ‘이 세상에 신이 어디 있어?’라고요.”
-갑자기 본업ㅋㅋ
-유다(???세, 본업 배신자)
“이 영화가 제작되기 전, 미국은 한창 교회의 범죄로 떠들썩했습니다. 겉으로는 신의 뜻을 전하던 사람들이 뒤로는 범죄를 저질렀죠. 마치 신의 이름으로 심판하던 범인이 마지막에 가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말이죠.”
-그냥 반전에 놀라면서 재미있게 봤는데…… 심오하다;;;
-이건 삼촌에게 영향을 받은 듯.
-22 나도 그 생각함. 라이언 감독도 사회 문제와 관련된 영화들 만들었음.
영화객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중학생 때부터, 아니, 그전부터 라이언 윌 감독과 함께 지냈다면 많은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력적인 부분에서도, 작품에 담는 의미 같은 부분에서도 말이죠.”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하던 영화객이 새로운 화제를 꺼냈다.
“지금까지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되는 조나단 윌 감독의 독립영화, ‘신의 이름으로’의 내용을 알아봤습니다. 이제 배우를 살펴볼까요? 이번에 이서준 배우가 연기했던 ‘범인’ 역의 배우. 바로, 루카스 터너입니다.”
화면에 루카스 터너의 사진이 두 개 떴다. 두 사진은 다른 옷차림이었는데 영화객의 라이브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대부분 아는 사진이었다.
-이거 완전 놀람ㅋㅋㅋ
-아니, 네가 거기서 왜 나와??
-팬텀이 여기서 나오다니!
영화객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네. 마린사 시즌 2의 히어로, 팬텀을 연기한 배우, 루카스 터너의 신인 시절은 이랬습니다. 신인 때도 연기를 잘했었네요.”
-서준이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기는 했지만, 연기 잘했죠.
-ㅇㅇ배역에 어울리는 배우였음.
-근데 연기는 잘하는데…… 팬텀은…….
-22 재미있긴 한데 약간 아쉽달까?
-그건 배우보다 시나리오 문제지.
-손익분기점은 넘었잖아. 확! 흥행한 건 아니지만.
-시즌2 망할까요?
영화객이 미간을 조금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영화의 흥행이란 건, 어지간한 시리즈 작품이 아닌 이상 예상하기 힘들죠.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해도 항상 흥행하는 건 아니니까요. 11월 중순쯤, 마린사 시즌 2의 새 히어로 영화가 나온다니 두고 보면 알게 되겠죠.”
-어셈블 같은 걸 계획 중이라면 아직 나올 히어로들이 많을 듯.
-차근차근 쌓아나가다가 한 방에 터뜨리는 것도 괜찮지.
-근데 너무 쌓기만 하면 망함ㅋㅋㅋ
“그리고 11월 말. 올해 기대작이 나올 예정입니다. 홍보력이 대단해서, 다들 한 번씩 TV 광고나 인터넷 광고로 봤을 겁니다. 저도 소설을 재미있게 봐서 기대 중이고요.”
-저도 책 재미있게 봤어요!
-제발 원작대로만 갔으면……!
“저도 기도 중입니다.”
영화객이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한 후, 방송을 끝내는 멘트를 하다 무언가를 떠올렸다.
“아, 그러고 보니 2주 후면 수능이죠.”
-벌써? 그렇게 됐음?
-수능이라니……기억도 안남ㅋㅋ
-근데 여기 고3 있음??
-다들 공부하고 있지 않을까요?
-……(흠칫)
-위!??!
-지금 여기서 뭐 해!? 얼른 공부하러 가!
-너희에겐 14일의 기적이 있어!!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니라는 몇몇 시청자들의 성화에 영화객과 다른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네. 아직 포기할 때는 아닙니다. 책을 펼쳐서 조금이라도 읽어보시면 그 부분이 문제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 다다음 주, 수능 치시는 분들에게 모두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 * *
[영화 역주행? 플러스+ 랭킹 1위 ‘신의 이름으로’!]
[노래 커버? 연기 커버! 스타의 힘!]
[팬텀, 루카스 터너의 신인 시절 영화들!]
[배우 이서준, 직접 편집하다!]
-실기 영상 보고 보니까, 묘하게 웃기더랔ㅋㅋ
=222 범인이 있는 걸 아는데 누군지는 모르겠고, 유일하게 누군지 아는 제이크 도블은 함정에 걸려도 괜찮겠지, 싶고ㅋㅋㅋ
=33 그러니까ㅋㅋ ‘쟤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야……’라는 생각이 듦ㅋㅋ
-오오. 루카스 터너였구나.
=확실히 팬이 아니면 전작을 찾아보진 않지. 게다가 독립영화고.
=그래도 연기력은 좋네.
-근데 이서준이 훨씬 연기 잘하지 않음?
=22 소품도 옷도 배경도 없는데 더 인상 깊음.
=확실히 이서준은 빨려 들어갈 것처럼 보게 되는데…… 루카스 터너는 좀 힘이 빠진 느낌?
=몰입도가 다름.
-항상 느끼는 거지만 실기 영상은 짧아서 감질남.
=22 원작까지 보니까 이서준이 연기하는 거로 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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