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421화 (421/1,055)

0살부터 슈퍼스타 421화

뮤직비디오 촬영이 끝나고 코코아엔터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을 때, 서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음악방송 무대에 맞춰 블루문과 함께 댄스 연습도 해야 했고, 틈틈이 대본 작업도 해야 했다.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트레이너의 말에 블루문이 으아, 소리를 내뱉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서준이 웃으며 멤버들에게 물병을 건네주고 그 옆에 앉았다.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너 체력 장난 아니다.”

“그러게 말이야. 왜 우리만 힘든 것 같지?”

김시훈과 백이현의 말에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선배님 작업실 안 가?”

박이든의 물음에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오늘은 너희랑 티저 보래.”

뮤비 촬영이 끝나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황예준에게서 ‘도움!’이라고 적힌 메시지가 날아왔다.

거문고와 해금, 그리고 다른 전통악기도 연주할 수 있으면 더 연주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서준은 흔쾌히 수락했다.

‘마침 새로 빌린 연습실이 예준이 형 사무실 근처라 가기도 편하고.’

서준은 이제 익숙해진 연습실을 둘러보았다. 회사 주위는 파란 머리를 찾는 기자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코코아엔터는 아예 새로운 연습실을 빌렸다.

검은 머리라면 직원인 척 들어갔겠지만 아무래도 파란색은 눈에 띌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으. 티저랑 뮤비 공개라니! 너무 긴장된다!”

김시훈이 두 팔을 번쩍 들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서준아. 오늘 저녁 뭐 먹을래?”

“뭐, 치킨이나 피자는 못 먹잖아요?”

서준의 말에 블루문이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갑작스럽게 당겨진 컴백 일정에 몸 관리도 얼떨결에 급하게 시작되었다.

“그냥 적당히 먹어요.”

“그래. 그러자.”

“좀 아쉽긴 하네. 서준이가 처음으로 우리 숙소에서 와서 자고 가는 날인데.”

박이든이 아쉬운 얼굴로 말하자 다른 멤버들도 동의했다.

오늘 서준은 블루문의 숙소에서 티저와 뮤비를 보고 하룻밤 자고 가기로 했다. 회사 숙소이니만큼 친구들을 부르기도 어려워서 첫 친구 손님에 블루문은 조금 들뜬 모습이었다.

“괜찮아. 다음에는 형들이랑 너희 쉴 때 놀러 가면 되지. 그때 피자랑 치킨 잔뜩 먹자.”

서준의 말에 블루문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 * *

연습이 모두 끝난 후, 서준은 블루문의 차를 타고 블루문의 숙소로 향했다.

냉장고 안에 있던, 멤버들이 집에서 가져온 반찬들을 꺼내 저녁을 먹고 나니 금세 8시가 되었다.

8시가 되기 10분 전부터 시계만 바라보고 있던 서준과 블루문이 눈을 반짝였다.

미리 연결해 둔 너튜브에서 코코아엔터 채널로 들어가 티저를 찾았다. 그새 조회수가 많이 올라가 있었다.

“10초면 엄청 짧겠네.”

“훅 지나갈걸.”

서준과 블루문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텔레비전을 보았다.

화면에 블루문 멤버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고 마지막으로 서준의 얼굴이 비칠까 말까 하더니 티저 영상이 끝났다.

정은성의 말대로 10초는 금세 지나가, 서준과 블루문은 눈을 깜빡이기만 했다.

“좋은데…… 진짜 빨리 끝나네.”

“근데 이거 너무 어그로 끄는 거 아니야? 이건 거의 대놓고 제6의 멤버요, 하고 보여주는 것 같은데……?”

백이현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확실히 인터넷도 들썩이고 있었다.

-이건 거의 확인사살 아닌가?

=222 제6의 멤버 등장!

=신인상 받고 새 멤버 추가라니ㅎㄷㄷ

-(심한욕)코코아엔터가 이럴 줄은 몰랐다.

=도대체 빽이 누구길래 이렇게 중간에 들어올 수가 있지???

=진짜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레드크라운까지는 잘만 케어했으면서 왜 우리 애들한테 이래???

-와…… 처음부터 장난 아니게 등장하네.

=22 그룹 이름이 블루문인데 다 검정 머리고 얘 혼자만 파란 머리야ㅋㅋㅋ

=333 그냥 얘 중심으로 가는 모양인데?

-근데 슬쩍만 나와도 잘생긴 게 보여.

=ㅇㅇ그러니까.

=첫 목격담 글쓴이, 이 아이라고 확신 글 올림.

=이런 매력 있으니까 코코아엔터도 넣은 건가?

=그래도 처음 겪은 일이라, 너무 당황스러움;;;

-아이돌은 관심 없는데 굉장히 흥미진진하네(팝콘)

=222 코코아엔터가 미쳤나 봐(3D안경)

=333 새로 들어온 애는 얼굴도 안 보이는데 벌써 팬 생기고 있고.

=444 근데 얘 배우라며? 연기까지 잘하면 나도 팬 될 것 같은데 ㅎ

=555 이서준 소속사니까 연기도 꽤 할 듯.

-진짜 난리났네ㅋㅋㅋ

공식 기사로 발표해도 도통 믿지를 않아 아예 노이즈마케팅이 뭔지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하더니, 진짜 사방팔방으로 난리가 났다. 티저를 캡처해서 기사로 쓴 기자들도 많았다.

“여러분 4시간만 기다려 주세요!”

“4시간! 4시간 뒤에 다 밝혀져요!”

팬카페에 들어가 팬들의 반응을 살피던 블루문 멤버들이 안절부절못하며 팬들에게 전해지지 않을 말을 전했다.

인터넷을 둘러보며 티저 반응을 살피던 서준이 [새싹부터]에 들어갔다. 블루문이 서준의 친구라 [새싹부터]에서도 꽤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콬아??????

-콬아아아??????

여기도 코코아엔터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물음표와 의아함이 가득했다. 그래도 당사자가 아닌 만큼 블루문을 팬카페만큼 분위기가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때, 서준의 눈에 몇몇 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근데…… 저만 턱선이 익숙해 보이나요?

=22 멀리서 보면 낯선 분위긴데…… 얼굴 쪽을 확대해서 보면 되게 익숙한 느낌이 들죠?

=333 서준이가 연기할 때처럼요.

=……서준인가???

=서준인가?!

시간이 흐르고 하나둘 알아차리는 새싹들이 늘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어 아직 긴가민가한 팬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이러한 추측이 팬카페 밖으로 알려지는 것보다 12시가 되는 게 더욱 빨랐다.

그리고 목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성공적인 노이즈마케팅으로, 팬들과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블루문의 싱글앨범 [블루문]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 * *

따단!

새까만 화면이 밝아지며 전주가 흘렀다.

파스텔 톤의 무대 위, 최재원이 스탠드마이크 앞에 서 있었다. 최재원이 입을 열었다.

[나 혼자서 꿈꾸던 그때]

[아직 너를 모르던 그때]

감미로운 선율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최재원의 외롭고 쓸쓸한 얼굴에 시선을 빼앗겼을 때, 카메라가 빙글 돌아 그 옆을 비추었다.

최재원의 옆에 누군가 서 있었다. 그는 흑백으로 처리되어 있어, 파스텔톤으로 가득한 화면 속에서 홀로 이질적으로 보였다.

그때, 최재원이 스탠드마이크를 손으로 잡았다. 동시에 그도 스탠드마이크를 손으로 잡았다.

[난- 홀로 서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최재원의 시선이 외로움을 표현하듯 아래로 향했다. 동시에 입을 벙긋거리고 있던 그의 시선도 아래로 향했다. 바로 옆에서 똑같이 움직이고 있었지만, 최재원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박자에 맞춰 검지손가락을 까딱이는 최재원과 동시에 박자에 맞춰 검지손가락을 까딱이는 그.

그 순간 그가 입고 있었던 겉옷 안의 상의가 푸른빛이 도는 흰색으로 물들었다. 흑백 사이로 홀로 파란색의 색감이 눈에 확 띄었다.

[노래를 불렀어-]

최재원과 그가 동시에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마치 쌍둥이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이 화면에 잡히다가 이내 화면이 바뀌었다.

가정집의 거실 같은 배경 속, 박이든이 리모콘을 누르며 지루한 듯 소파에 누워 있었다.

텔레비전 화면에 브라운블랙의 모습이 나타났다.

카메라가 빙글 돌아 텔레비전에 시선을 빼앗긴 상태로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나 앉아 상체를 앞으로 당기고 눈을 반짝이는 박이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볍게 박자를 타던 박이든이 입을 열었다.

[저 높은 밤하늘에서]

[빛나던 별이 보였어]

그런 박이든의 옆에 또다시 그가 나타났다. 최재원 때와 마찬가지로 박이든도 눈치채지 못했다.

박이든의 반대쪽에 앉은 그는 여전히 겉옷 안쪽 상의만이 아주 연한 하늘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박이든과 그가 똑같은 곳에 시선을 두고 똑같은 가사를 내뱉으며 노래를 불렀다. 그가 입고 있던 바지가 진한 남색으로 물들었다.

화면이 다시 한번 바뀌었다.

이번에는 작고 알록달록한 영화관이었다.

정은성이 팝콘과 음료수를 들고 앉아, 지루한 듯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정은성의 얼굴 위에서 반짝였다.

뚱한 표정을 지으며 영화를 보고 있던 정은성이 어느 순간부터 팝콘으로 향하던 손을 멈추었다.

카메라가 영화가 흘러나오는 스크린을 아주 잠깐 비추었다. 주인공이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 위로 메인래퍼 정은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꼭 블루문의 음악이 영화의 OST로 삽입된 것 같았다.

카메라가 빙글 돌아 관객석에 앉은 정은성을 비추자, 정은성은 흘러나오는 가사에 맞춰 입이 움직였다.

화면이 뒤로 물러나 정은성의 반대쪽에 앉은 그를 보여주었다. 정은성과 똑같은 자세로 앉아 있던 그도 정은성처럼 빠르게 랩을 내뱉었다. 그의 짙은 회색이던 겉옷이 푸른색으로 물들어갔다.

따다단!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고 있던 김시훈의 눈에 길 한쪽에서 비보잉을 하는 댄서들이 보였다. 처음에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던 김시훈이 어느 순간부터 발을 까딱까딱거리며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시작은 어설프고 서툴렀지만]

김시훈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김시훈의 고개도 박자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고, 팔과 손도 댄서들을 따라 하는 듯 움직였다.

그때, 김시훈의 옆에 그가 나타났다. 김시훈도 벽이 가로막고 있는 듯, 이제 제법 파란빛으로 물든 그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김시훈이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처음 춤을 배우는 마냥 간단한 춤을 췄다. 그도 김시훈과 같은 동작으로 춤을 췄다. 김시훈과 그의 모습을 비추던 카메라가 점점 클로즈업돼 두 사람의 상체를 비추다가 천천히 밑으로 향했다.

경쾌하게 스텝을 밟은 두 사람의 다리와 발이 보였다. 그의 진한 남색 바지 아래, 흑백으로 물들어 있던 신발이 새까말 정도의 푸른색으로 변했다.

따다단!

길가에 서 있던 백이현이 택시의 문을 열고 뒷자리에 올라탔다.

백이현이 지루한 듯 창밖을 내다보고 있을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블루문의 노래가 울렸다. 저도 모르게 까딱까딱 박자를 타던 백이현이 따라 부르듯 노래를 불렀다. 점점 기분이 좋아지는 듯 표정이 밝아졌다.

그리고 빙글.

카메라가 돌았다.

택시 뒷자리의 정중앙을 접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접어 찍어낸 듯 반대 방향을 바라보며 똑같은 자세, 똑같은 움직이는 그가 보였다.

어느새 푸른 빛으로 물들어 있는 그는 얼굴빛과 머리카락 색만이 흑백으로 남아 있었다.

카메라가 뒤로 물러나 한 화면에 그와 백이현을 함께 비추었다. 두 사람은 서로 반대쪽 창밖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다.

동시에 열리고 닫히는 입술에 마치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새하얗던 피부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고, 회색빛이던 머리카락이 물빛처럼 맑고 투명한 푸른색으로 변해 반짝였다.

동시에 그와 백이현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앞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까지 푸르게 변해 있었다.

[이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

[난 달이 되었어]

따단!

[난 달이 되었어!]

밝은 회색빛 배경 앞에 다섯 명의 블루문 멤버들이 나타났다.

앞에 세 명, 뒤에 두 명.

M 모양으로 선 블루문 멤버들이 음악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따단!

존재감을 죽인, 월식에 사라져 버린 달 같은 ‘그’가 홀로 정해진 동선을 따라 이동했다.

M자 대형, 가장 오른쪽 앞에 서 있던 최재원과 비스듬히 서서 세 동작을 겹치듯 춤을 췄다.

처음으로 그를 알아차리고 그와 눈이 마주친 최재원이 미소를 짓고는 움직임을 그대로 멈추었다.

그는 조금 더 활기차게 움직였다.

다음은 뒤쪽에 서 있던 박이든.

블루문과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던 박이든의 앞에 그가 자리를 잡았다. 박이든은 제 앞에 있는 조금 모습을 드러낸 달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혼자론 부족하다는 걸 알아]

세 동작. 그와 겹쳐지자 박이든은 웃으며 기꺼이 자신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의 발걸음이 더욱 경쾌해졌다.

[너와 함께]

그다음은 왼쪽 뒤에 서 있던 정은성이, 그다음은 왼쪽 앞에 서 있던 백이현이.

점점 푸른 빛을 채워가던 달은 M자 대형의 겉을 돌듯 이동했고, 달과 마주치며 미소를 띤 정은성과 백이현은 흔쾌히 차례차례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김시훈과 그가 동시에 춤을 췄다.

두 팔을 뻗고 힘차게 발을 내디디며 조금 전까지의 어설픈 모습은 어디로 갔냐는 듯,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1초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강렬하게 춤을 췄다.

두 사람의 존재감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마침내 김시훈마저 시원스럽게 웃으며 움직임을 멈추자, 마침내 동그랗게 뜬 ‘블루문’이 멤버들의 가운데에 서서 벅차오르는 듯, 행복한 얼굴로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나도 빛나기 시작했어]

따단!

센터에 있던 김시훈이 뒤로 움직였다. 그것만으로도 M 대형에서 서준을 중심으로 한 A대형으로 변했다.

[빛나기 시작한 거야!]

딴!

얼음에서 깨어난 듯 블루문 전원이 움직였다.

중심에 선 블루문과 멤버들이 함께 춤을 추었다.

댄스 파트가 끝나고 다시 화면이 바뀌었다.

따단-

처음 ‘블루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멤버들 모두 ‘블루문’을 친근하게 대했다.

[그래]

[홀로 빛날 수 없다는 걸 알아]

함께 녹음을 하고, 함께 안무 연습을 하고, 함께 힘들어하고, 함께 즐거워하고, 싸우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쌍둥이처럼 똑같았던 조금 전과는 전혀 달랐다.

‘블루문’은 최재원과 있을 때는 백이현처럼 보였고, 백이현과 있을 땐 김시훈처럼 보였고, 김시훈과 있을 때는 박이든처럼 보였고, 박이든과 있을 때는 정은성처럼 보였고, 정은성과 있을 때는 최재원처럼 보였다.

5인의 5색을 모두 담아낸 ‘블루문’이 거기에 있었다.

따단!

다시 한번 댄스 파트가 시작되었다.

‘블루문’까지 포함해 여섯 명이 동시에 춤을 추기 시작했다. 각이 딱딱 맞는 군무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어느 순간, 무대 위에는 다섯 멤버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블루문’이 빠졌어도 노래와 댄스의 강렬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기 있는 다섯이야말로 ‘블루문’이었으니까.

그리고 노래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랐다.

[난]

블루문 멤버들이 오른팔을 쭈욱 뻗어 하늘을 가리켰다가, 몸을 돌리며 뒤쪽을 가리켰다.

[너의 빛을 받아!]

조금 전 사라졌던, 멤버들과 같은 모양이지만 푸른 계통의 색의 옷을 입은 ‘블루문’이 거기에 서 있었다.

멤버들을 뒤로한 ‘블루문’이 뚜벅뚜벅 걸음을 옮겼다. 거침없는 걸음걸이에 물빛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움직였다. ‘블루문’이 향하는 그 끝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왕좌가 있었다.

마침내 그 앞에 도착한 ‘블루문’이 몸을 돌려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앞에 놓여 있던, 태양을 담아낸 듯한 붉은 보석이 박힌 티아라를 두 손으로 들어 올려, 자신의 물빛 푸르른 머리 위에 올렸다.

[가장 높이 올라-!]

둥!

심장을 울리는 강렬한 선율과 함께 ‘블루문’이 오만한 듯, 당당한 듯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이 자리에 자신이 앉아 있는 건 당연하다는 듯, 푸른 눈을 반짝 빛내며 붉은 입술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가장 밝게 빛날 거야-!]

‘블루문’이 앉아 있는 왕좌의 뒤로 푸르르고 커다란 달이 떴다.

푸른 달빛 아래로.

날카롭고 멀게만 느껴지던 ‘블루문’의 표정이 부드럽게 풀렸다. 긴 속눈썹이 살랑 움직였다. 푸른 눈과 붉은 입술이 다정하게 휘어졌다.

[네가 볼 수 있도록]

[BLUE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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