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264화
……찜찜하다.
연극 ‘거울’을 보고 관객들이 동시에 느낀 감정이었다.
연극의 첫 시작부터 끝나기 바로 직전까지 관객들은 이 연극의 주인공이 이중인격의 ‘김진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온 신경을 김진우에게 집중했다.
순한 인상으로 등장해서 관객들의 마음을 사고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관객들의 동정을 샀다. 그림자를 통해 두 인격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고 정체를 들켰을 때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그렇게 가장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캐릭터였는데,
‘……왜 속은 듯한 느낌이 들지?’
묘한 침묵이 여울홀을 맴돌았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앞쪽에 앉은 학생들 쪽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들 흥분한 듯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시끌벅적하게 떠들었다. 특히 연기과 아이들은 잔뜩 들뜬 모습이었다.
“소름……! 이제 이해했어!”
“와씨. 그걸 이렇게 했구나!”
“세상에. 소품도 엄청 신경 썼나 봐! 그거 봤어!?”
“이서준 선배님 연기 진짜 잘하시지 않아? 진짜 다른 인격 있는 거 아니야?”
“다른 선배님들도 잘하셨어! 특히 양주희 선배님……!”
감탄하는 학생들의 반응에 따라가지 못한 이다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의아했던 이다진이 옆자리에 앉은 세 배우와 작가에게 이 위화감을 물어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가장 날카로운 눈으로 무대를 지켜봤을 테니 답을 알고 있을 터였다.
‘서준이가 연기는 잘해도 각색은 좀 애매하네.’
그런데 다른 사람들 생각은 다른 모양이었다. 김종호와 이지석, 박도훈, 소은진 작가는 눈을 빛내고 있었다.
“소품 활용을 잘했네. 너무 익숙해서 중반까지 알아채지도 못했어.”
“이중인격 연기도. 어디가 2인격인지 말투부터 분위기까지 확실히 구분돼서 좋았어.”
“연기 강약조절도요. 연극 내내 온 신경이 김진우에게로 갔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정채원에게 쏠렸던 거요. 일부러 서준이랑 애들이 힘을 뺀 것 같죠?”
“동선도 두말할 것 없고 그림자 연기도 인상 깊었어요. 으. 빨리 촬영본 보고 싶네요!”
찜찜한 것 따윈 하나도 없다는 듯, 호평을 쏟아냈다.
이다진이 눈을 끔벅이다 입을 열었다.
“저만 결말이 좀 허무해요? 찜찜하지 않아요?”
세 배우와 소은진 작가가 그런 이다진을 바라보다 학부모석과 학생석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연기에는 찬사를 보내지만 찜찜한 뒷마무리가 어리둥절한 학부모들과 넋을 놓고 보다가 모든 걸 알아차리고 감탄하는 학생들.
그 두 집단의 차이를 알아챈 김종호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너 책 안 읽었구나?”
“책이요? 아, 거울이라면 연극 보고 읽으려고 아직 안 읽었어요.”
“허어. 그래?”
“왜요? 뭔데요?”
“소 작가님은 책 읽으셨나 봐요?”
박도훈의 물음에 소은진 작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서준이가 골랐다길래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죠.”
김종호의 말에 다시 한번 학부모 석과 학생석을 바라보던 이지석이 감탄했다.
“학부모들은 책을 안 읽었고 애들은 읽은 모양이네.”
“애들은 오디션이 있었으니까 읽었겠지.”
이다진이 이지석과 김종호의 이야기에 초조해진 얼굴로 말했다.
“도대체 책이 무슨 내용이길래 그래요?!”
“어마어마하지.”
세 배우와 작가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 * *
무대 뒤로 온 서준이 준비한 수건으로 얼굴에 묻은 물을 닦아냈다. 연습 때도 몇 번이고 맞은 덕분인지 깔끔하게 맞을 수 있었다. 그사이 함께 무대 뒤로 들어온 재한과 성민도 후우 숨을 내쉬며 두근두근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둘 다 잘했어.”
“나보단 성민이가 잘했지. 서준이 넘어질 때 진짜 때린 줄 알았어.”
“서준이가 잘 넘어진 거지. 액션 어렵더라.”
서준과 두 아이가 키득키득 웃었다.
연극이 끝나고 나니 기분이 홀가분해졌다.
그사이 막이 내려갔다.
막을 내리는 스위치를 작동시킨 음악팀 팀장, 김채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았다.
“드디어 끝났다…….”
진이 빠진 듯한 김채연을 향해 서준과 아이들이 엄지를 척 들었다.
“오늘 타이밍 진짜 좋았어.”
“연습 때보다 잘한 것 같던데?”
“그래? 다행이다!”
아이들의 말에 김채연도 기쁜 듯 활짝 웃었다.
이번에도 서준의 연기를 보다 넋을 놓을까, 걱정했는데 딱 정신을 차려야 할 때마다 번쩍 정신이 들었다.
김채연이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사이, 서준은 문양을 가져왔다. ‘지금!’이라는 글자가 김채연의 머리 위를 떠돌다 서준의 손으로 흡수됐다.
[(선)홉고블린의 텔레파시-하급]
홉고블린의 텔레파시입니다.
단 다섯 번. 다섯 글자만 전할 수 있습니다.
횟수: 3/5
‘채연이가 잘해줘서 별로 안 썼네.’
서준이 빙그레 웃었다.
막이 모두 내려가고, 마지막 대사까지 끝내고 온 시영과 주희가 잔뜩 들뜬 얼굴로 나타났다.
“실수 안 했어!”
“나도! 오늘 제일 잘한 것 같지 않아?”
“확실히 우리가 실전에 강하긴 한가 봐.”
배우팀과 김채연이 들뜬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배경팀 아이들이 나타났다. 무대를 정리해야 했지만 다른 곳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우르르 몰려온 아이들 중에는 할 일은 없지만,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었던 음악팀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 왔어!”
“완벽했어요! 선배들!”
“채연 선배! 최고였어요!”
“그림자 짱! 완전 무섭더라!”
“연습보다 백 배 천 배 더 좋았어요!”
잔뜩 흥분한 얼굴로 몰려드는 거울팀에 서준과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 *
[여울 예중 졸업 공연 끝!]
[졸업 공연, 너튜브 업로드는 언제?]
[아니, 여기에 왜 여러분들이?!]
[졸업 공연 촬영 카메라를 잡은 감독들?!]
[촬영부터 편집까지 우리에게 맡겨라! 이서준 사단 출동!]
-끝났구나!
-빨리 업로드!!
-빨리 QR코드!!
-와. 우정한 감독, 최대만 감독, 최민성 피디에 소은진 작가까지?
=배우들도 있음.
=……그 사람들은 없으면 이상한 거고ㅎ
=ㅋㅋㅋㅋ
-중학생 졸업 공연에 감독들이ㅋㅋ 무슨 특별기획도 아니고ㅋㅋ
=22 영상은 기가 막히겠다.
=근데 싸우는 거 아니야? 세 감독 다 연출 방법이 달라서.
=싸워도 결과물만 좋으면 괜찮ㅋㅋ
=222 제일 멋진 연출만 골라서 편집해 주십쇼!
-후기 올라왔다!
=(링크)
[제목 : 여울 예중 졸업 공연 후기(스포 없음)]
어째서 여울 예중 3학년을 황금세대라고 부르는 건지 알겠음.
황금세대에 어울리는 졸업 공연이었다.
진짜 중학생 맞냐ㅋㅋㅠ
여튼 1번부터 6번까지 다른 연극도 재미있음. 보는 거 추천.
뭐, 가장 관심이 있는 건 7번이겠지. 거울팀ㅎ
다들 잘함. 진짜 잘함.
후기 끝!
……이 아니라, 연극 이후에 할 이야기가 좀 있음.
연극 ‘거울’ 다 보고 나면 뭔가 찜찜함. 뭘 놓치고 있는 것 같음.
그래서 들고 간 책 ‘거울’을 읽었음. 나같이 책 들고 온 사람들이 있더라ㅎ 다른 사람들 다 나갔는데 여울홀에서 책 읽다가 쫓겨남. 근데 여울홀 나가면서도 책에서 시선을 못 뗐음.
……하 ……장난 아니더라.
책 다 읽고 나니까, 온몸에 소름이 돋았음.
이런 책이 묻혀 있었다니……!
책 읽고 나니까 연극에 나왔던 장면들이 계속 떠오름. 근데 기억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빨리 영상으로 나와서 하나하나 샅샅이 훑어보고 싶더라.
연극만으로도 인상 깊은데 책을 보고 싶게 만드는 연극이랄까?
다들 연극 보고 나면 꼭 책 읽어봤으면 좋겠음.
-……부럽다.
-학부모임? 관계자임?
=꼭 부모 아니라도 2명까지는 형제자매,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도 가능함.
-난 책 먼저 읽었는데…… 별로이려나?
=ㄱㅆ : 책 읽었으면 더 잘 볼 수 있음. 이 찜찜함은 못 느끼겠지만ㅎ 움직임 하나부터 대사 하나까지 모든 게 복선 같음. 글로만 보는 책보다 시각까지 속는 느낌이랄까.
=……무슨 뜻임?
=ㄱㅆ : 봐야 안다고ㅋㅋ
-빨리 업로드됐으면!
* * *
[브라운블랙 15주년 콘서트 성황리에 끝나!]
[브라운블랙 콘서트, 배우 이서준 특별 게스트로 등장!]
[브블 박서진, “그동안 브라운블랙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블 황예준, “그럼 해체하는 것 같잖아!”]
[브블 케빈 킴, “걱정 마세요. 저희 해체 안 합니다.”]
[브블 최시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배우 이서준, “우리 형들 많이 사랑해 주세요!”]
-초심 잃지 않기를 바랐지만 이렇게 변하지 않는 건…… 너무 좋음!
=22 다들 여전히 사이좋아서 너무 좋아ㅠ
=콘서트인지 팬미팅인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할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피켓팅을 뚫고 갔구나……부럽다.
-어째 막내랑 서준이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ㅋㅋ
-서준이 등장할 때 난리였음. 환호성 장난 아님ㅎ
=브블 : 어째 우리 등장할 때보다 소리가 더 큰 것 같은데요?
브블팬 : 아니에요!……(라고 했지만 48시간으로 입덕해서 서준이도 진짜 좋아함ㅎ)
=222 둘 다 좋아함ㅋㅋ
-근데 다큐는 언제 방송하냐?
=아직 확실한 날짜는 안 떴는데 여울 예중 졸업 공연 너튜브 업로드하고 좀 지나서 할걸.
=왜?
=아무래도 화제가 그쪽으로 쏠릴 테니까ㅎ
* * *
며칠 후.
서준과 안다호가 도시락을 챙겨 편집실로 향했다.
“우정한 감독님이 영화 작업을 할 때 항상 이용하는 곳인데 이번에 잠시 빌렸대.”
“그렇구나. 저 편집실은 처음이에요.”
들뜬 얼굴로 편집실로 향하던 서준이 편집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소은진 작가를 보고 활짝 웃었다. 서준을 보며 반갑게 웃던 소은진 작가가 이내 어휴,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나흘 동안 집에 안 가신다니까.”
4일이나?
서준과 안다호가 놀란 표정으로 소은진 작가를 바라보았다.
“세 분 다요?”
“그래. 6번 팀까지 영상을 빨리 만들어내길래 거울팀 것도 금방 나올 줄 알았거든? 근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편집실에 박혀서 나오질 않아. 처음에는 큰소리도 났었다니까.”
서준과 안다호의 눈이 마주쳤다.
연출 방법이 달라 싸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떠올린 서준이 볼을 긁적였다.
“그럼 오늘은 도시락이랑 영어 대본들만 전해드리고 갈게요.”
“영어 자막용이지?”
“네.”
“서준이가 번역했으면 믿을 만하지.”
소은진 작가의 말에 서준이 작게 웃었다.
연극 ‘거울’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연극 대본도 서준이 번역해서 들고 왔다. 친구들의 연극도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했다.
소은진 작가는 여러 편집실 중 가장 안쪽에 있는 편집실의 문을 두드렸다. 몇 번을 두드리고 나서야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렸다.
밤을 새운 듯 초췌한 얼굴의 최민성 피디가 보였다.
“어, 소 작가.”
“서준이랑 매니저님 왔어요.”
“도시락 들고 왔는데, 식사하셨어요?”
“아, 아직.”
최민성 피디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한쪽으로 향했다. 서준과 안다호, 소은진 작가의 고개가 따라갔다.
문 옆에 놓여 있는 편의점 도시락 세 개가 비닐에 포장된 채 그대로 놓여 있었다.
“안 먹었어요?!”
그 도시락을 사 온 소은진 작가가 눈을 번뜩였다.
“……바빠서. 딱 마무리만 남았거든!”
“어제도 마무리만 남았다면서요!”
“그게…….”
최민성 피디가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엎었지.”
소은진 작가가 이마를 짚었다.
“벌써 10번을 엎었잖아요…….”
두 사람의 모습에 서준과 안다호가 작게 웃었다.
“그럼 배고프시겠어요. 얼른 드세요.”
서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최민성 피디가 편집실 안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우 감독님! 최 감독님! 저녁, 아니, 아침…….”
저녁이라기엔 밝았고 아침이라기엔 학교에 갔어야 하는 서준이 있었다. 최민성 피디의 말에 소은진 작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점심이요.”
“……점심 드십쇼.”
그리고 좀비 2마리가 나타났다. 우정한 감독과 최대만 감독이었다. 입맛이 없는 것 같더니 일부러 맛집까지 찾아가서 포장해 온 보람이 있는지 허겁지겁 먹는 세 감독님이었다.
“천천히 드세요.”
“고맙다. 서준아. 근데 오늘 학교 안 갔어?”
소은진 작가에게 사 온 케이크를 건네주던 서준과 안다호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소은진 작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오늘 일요일이라서요.”
“……벌써 일요일이야?”
편집실에만 박혀 있으니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몰랐다. 어리둥절해하는 세 감독의 모습에 소은진 작가가 못 박듯 말했다.
“마감 내일까지예요.”
“……허허.”
“좀만 늘려주면 안 될까요, 소 작가님?”
“죄송합니다. 제가 학교 관계자가 아니라서.”
그 말에 점심을 먹는 감독들의 손이 빨라졌다.
“근데 왜 10번이나 엎으셨어요?”
서준의 질문에 제일 먼저 도시락을 비운 최대만 감독이 입을 열었다.
“연극이 연극 그 자체로 끝나는 거면 편집이야 일찌감치 끝낼 수 있었지. 근데 이건 반전이 책에 있잖아.”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극은 성공적으로 사람들이 책을 펼칠 수 있게 만들었으니까,”
연극이 끝나고 그 자리에서 가져온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정한 감독이 웃었다.
“우리도 그 정도로 만들어야지.”
“게다가 서준이가 여기저기에 복선을 던져놓았잖아. 한 군데도 빠짐없이 강조하고 싶거든. 근데 너무 강조하면 티가 나고 좀 더 배경에 묻히면서도 눈에 띄는 좋은 구도가 있을 것 같아서 궁리하다가 이렇게 됐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그렇구나.”
도시락을 싹 비운 최민성 피디가 웃었다.
“마감까지는 완성될 테니까 걱정 말고.”
“네.”
* * *
세 감독의 장담대로 월요일 오후 3시.
여울 예중으로 편집이 끝난 7개의 영상이 도착했다.
[오늘 오후 5시, 여울 예중 졸업 공연 너튜브 업로드!]
[소설 ‘거울’의 책 띠지! QR코드를 찍어보자!]
[아침부터 서점이 북적북적! 사람들의 손에 들린 책은?!]
[연극 ‘거울’ 영어 자막도 있다!]
[배우 이서준의 거울을 들여다보다[■]!]
-오오! 드디어!
-QR코드 [준비 중]도 이제 안녕이다!
-영어 자막도 있으면 외국인들도 보겠네?
=이서준은 해외 팬들도 많아서 미리미리 준비한 듯.
=5시면 LA는 새벽 1시ㅎ 워싱턴은 새벽 4시ㅎ
=그래도 볼 사람은 봄ㅋㅋ
-책 읽는다는 후기가 많길래 바로 옆에 책 대기 중.
=222 연극 보고 바로 볼 거임!
=난 책 사러 나옴. 5시 전에 살 수 있을까 모르겠다ㅎ
=미리미리 사놔야지.
=그러면 연극 보기 전에 읽을 것 같아서;;;
오후 5시.
너튜브에 여울 예중 졸업 공연 영상들이 업로드됐다.
해외에서 기다리고 있는 서준 리의 팬들도 한국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서준의 팬들도 눈을 반짝이며 재생 버튼을 눌렀다.
영상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첫 댓글이 달렸다.
영어였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정신과 의사가 청진기를 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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