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222화 (222/1,055)

0살부터 슈퍼스타 222화

“준!”

“잭!”

오랜만에 만나는 잭 스미스의 모습에 서준이 활짝 웃었다.

크랭크인을 이틀 앞두고 쉐도우맨팀은 잠시 일을 멈추고 쉬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촬영에 들어가면 엄청 바쁠 게 예상되었기 때문에 다들 마지막처럼 휴가를 즐겼다.

서준도 휴가를 즐기기 위해 잭 스미스를 만나러 왔다.

액션 훈련을 받는 중에도 쉬는 날이 있어 충분히 만날 수 있었지만, 그때는 잭 스미스가 야구 훈련으로 바빴다.

“어서 들어와!”

잭이 웃으며 서준을 반겼다. 스미스 가족의 집은 잭의 학교 때문에 한 번 이사를 했다. 마당이 있는 이 집에 온 적이 있는 서준은 익숙하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안다호에게도 인사한 잭이 음료수를 들고 왔다.

“이야. 이젠 진짜 야구선수 같은데?”

또래 학생들보다 큰, 잭 스미스의 모습에 서준이 감탄했다. 서준보다 겨우 한 살 많은 잭 스미스는 볼 때마다 훌쩍훌쩍 자라는 것 같았다.

“뭐, 이 정도는 기본이지.”

서준의 칭찬에 잭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체격을 키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는 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내 인형 달라고 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서준의 말에 잭은 얼굴을 붉히며 커다란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추었다.

“……벌써 10년 전 일인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당연하지.”

바로 옆집에 살면서 형제처럼 자란 사이였다. 잭도 지금보다 어렸던 서준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던 자신의 모습도 기억했다.

“우리 엄마 아빠도 그렇게 말해.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한 살 어린 준이 안쓰럽게 보면서 인형을 줬다든가, 준이 놀러 가면 항상 따라갔다든가.”

싸워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같이 놀러 갔다.

“내가 이 정도로 튼튼하게 자란 것도 준의 먹방 덕분이라더라.”

“음. 틀린 말은 없네.”

서준의 말에 잭이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서로의 학교생활, 친구들의 이야기. 사소한 이야기였고 메시지로 나눴던 이야기지만 직접 만나 대화하는 건 더 즐거웠다.

즐겁게 이야기하던 잭이 고개를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

“그럼 옷 갈아입을까?”

서준도 시계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자. 근데 좀비 분장이면 우리 집으로 오는 게 낫지 않았어? 조나단한테 부탁하면 재료 빌려줬을 텐데.”

“그건 너무 본격적이잖아.”

미리 사둔 새빨간 페이스 페인팅용 물감을 꺼내 든 잭이 피식 웃었다.

“이건 그냥 작은 축제라고.”

오늘은 10월의 마지막 날.

귀신과 유령, 인외의 것들의 축젯날.

핼러윈이었다.

서준과 잭은 집에서 분장하고 가기로 했다. 미리 이야기를 들었던 안다호와 보디가드들도 간단히 분장했다.

며칠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피투성이 옷을 갈아입고 나온 서준이 잭을 보고 눈을 깜박였다.

“그건 뭐야?”

“좀비한테 물린 야구선수.”

못 쓰는 야구복을 그대로 재사용한 모양인지 등 뒤에 스미스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빨간 물감으로 범벅된 야구복을 보던 서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럴 때까지 야구선수인 티를 내야 해?”

“넌 뭔데?”

“좀비한테 물린 환자. 이스케이프 버전이야.”

아빠가 한국에서 보내준 O.W.C.병원복에 엄마랑 같이 이리저리 뜯고 물감을 칠했다.

“그것참. 잘 골랐네. 절대 안 들키겠어.”

“응?”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하는 잭 스미스의 모습에 서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냐. 이쪽에 앉아봐. 얼굴도 분장하자.”

“근데 사람 많은 곳이면 나는 얼굴 가리는 게 낫지 않아? 안경이나 가면 같은 거로.”

얼굴을 가리지 않아도 정체를 숨길 자신은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불안할 터였다. 핼러윈 축제 소식을 들은 엄마는 반가면을 쓰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을 추천했다.

그 말에 서준의 얼굴에 마구잡이로 빨간 물감을 바르던 잭 스미스가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좀비가 제일 눈에 안 띄어.”

“응?”

“괜히 다른 거 하면 더 눈에 띌걸. 자. 끝. 나도 해줘.”

“? 그래.”

붓을 받아 든 서준도 잭 스미스의 얼굴에 빨간 물감을 발랐다. 이스케이프를 찍을 때 분장하던 모습을 떠올려 붓을 놀리자 제법 좀비 같은 모습이 나왔다. 잭 스미스의 얼굴을 연습장 삼아 연습한 서준이 거울을 보며 자신의 분장을 수정했다.

분장을 모두 끝낸 서준과 잭, 안다호와 보디가드들은 차를 타고 핼러윈 축제장으로 향했다. 창밖으로 걸어서 오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던 서준과 안다호의 표정이 점점 이상해졌다.

“……이 사람들이 전부 좀비라고?”

“그래.”

놀란 서준의 모습에 잭이 웃음을 터뜨렸다.

핼러윈 축제장으로 향하는 사람들 복장 대부분이 새빨간 피가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보통 저런 옷은 좀비밖에 입지 않으니, 전부 좀비 분장이라는 소리였다.

‘게다가…… 병원복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자신이 입은 O.W.C. 병원복과 사람들이 입은 옷을 번갈아 보던 서준이 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얼굴은 멀쩡한데? 옷만 좀비 같은…… LA의 새로운 유령이야?”

서준의 의문에 잭이 어깨를 으쓱였다.

“행사장에 페이스 페인팅 부스가 있대. 거기서 얼굴까지 분장할 생각이겠지. 너야 거기서 받으면 바로 들킬 테니까 집에서 하고 온 거야.”

“그렇구나.”

주차장에 차를 대고 행사장으로 향하니 잭의 말대로 여기저기 페이스 페인팅 부스가 서 있었다. 옷이 엉망진창인 사람들이 하하 호호 웃으며 줄을 서 있었다. 거의 핼러윈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 중 반 이상이 좀비 분장을 하는 것 같았다.

“꺄아아! 좀비다!”

“아하하하!”

서로를 바라보며 꺄르르 웃는, 좀비로 분장한 아이들을 보며 서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옛날에는 마녀나 뱀파이어가 인기 많지 않았어?”

‘난 도깨비를 했지만.’

아기 서준은 다른 사람들이 못 알아봐서 쬐끔 슬프기도 했다. 물론 금방 잊고 몬스터들 사이에서 실컷 놀긴 했다.

그때, 추억에 잠겨 있던 서준의 옆구리를 잭 스미스가 살짝 찔렀다.

“너 때문이잖아.”

“……나?”

그때였다.

[지금을 흘려보낼 수는 없어.]

“응?”

한국어가 들렸다. 서준도 잘 아는 노래였다.

“이 노래…….”

“미드나잇이야.”

“미드나…… 잭. 넌 어떻게 알아?”

레드크라운의 미드나잇이었다. 그 노랫소리에 좀비 분장을 한 사람들이 고개를 번쩍 들어 노래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일제히 노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어어어. 어른들이 움직이자 아이들도 그아아아 소리를 내며 어른들과 함께 움직였다. 아직 분장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그어어어어.

아무런 신호도 없이, 누구의 말도 없이 좀비 떼가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서준의 주위에서 경호하던 보디가드들마저 뒷걸음치게 할 정도의 박력이었다.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모습에 서준과 안다호가 얼떨떨한 얼굴로 좀비 떼를 바라보았다. 그사이에도 많은 좀비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게 ……뭐야?”

“뭐긴 뭐야. 이스케이프지.”

“응?”

잭 스미스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모든 일의 시작은 한 게시글이었다. LA 핼러윈 축제에 대해 이리저리 떠들던 중 누군가 글을 올렸다.

[제목 : 이번 LA 핼러윈에 이스케이프 놀이할 사람!!!]

좀비 : 많으면 좋음.

임장우, 연재희, 고주원 : 3명 같이 돌아다녀야 함.

임과 연은 물총! 주원은 장난감 활!

물론 주원도 물총을 쏴야 해!

-세상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나 좀비 할래!

-나도 좀비!

-오. 친구들이랑 모여서 헌터s 해야겠다.

=헌터s?

=임장우, 연재희, 고주원!

-글쓴이 최애가 고주원이지? ‘고’만 이름이 주원이야ㅋㅋ

잭 스미스의 이야기에 서준과 안다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스케이프 놀이?”

“그래. 반쯤 농담처럼 시작한 게시글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거든. 다른 주에서도 온다고 할 정도니 말 다 했지.”

“세상에.”

“거기에 이것저것 룰이 추가됐어.”

-하는 김에 룰도 정하자.

-ㅇㅇ 이스케이프에 나온 노래가 들리면 좀비들은 그쪽으로 가기!

=재미있겠다ㅋㅋ

=이스케이프에 나온 노래만 됨!

=빨리 리스트에 올려서 외워야지!!

=콘서트도 아닌데…….

=안 외울 거야?

=놉. 바로 샀음.

“그래서……!”

레드크라운의 미드나잇이 멈추자, 그쪽으로 움직이던 좀비들이 다시 흩어졌다. 아무런 지시도 없이 모였다 흩어지는 게 재미있는지 다들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꼭 간단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플래시몹 같았다.

“그것 말고도 많아.”

잭 스미스가 말을 이었다.

-물총 맞으면 3분 프리즈!

=3분은 길지 않아? 30초로 하자!

=OK!!

-다칠 수도 있고 사람도 많을 테니 뛰는 거 금지!

-물총 맞기 싫을 수도 있으니 표식이 있는 사람만 쏘기로 하자.

=아니면 구역을 정하거나.

=그거 좋네! 주최 측에 말해둘게! 따로 표시하면 좋을 것 같아.

-나 좀비 페이스페인팅 할 수 있는데, 필요해?

=완전! 완전 필요해!

=나도! 꼭 와줘!

사람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LA 핼러윈 행사 주최 측에까지 이야기가 전해졌다. 진짜로 올 건가, 아닌가 긴가민가하면서도 주최 측은 미리 준비해 놓았다. 그렇게 모두 핼러윈 축젯날이 되기만을 기대하고 걱정하며 기다렸다.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의 SNS를 보고 있던 주최 측은 입을 쩌억 벌렸다.

-좀비 분장 끝! 행사장 출발!(차 안에서 찍은 사진)

-음악까지 다 외웠음!(플레이리스트 사진)

-고주원과 함께 갑니다.(장난감 활을 든 아이와 좀비 엄마 아빠 사진)

-물총 준비 완료!(알록달록한 물총 사진)

-페이스 페인팅 어디 가면 돼요?

=이쪽에 오시면 돼요!(지도)

쉴 새 없이 올라오는 글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주최 측이 허둥지둥 움직였다. 행사장을 더 넓히고 주차장을 확보하고 근처 음식점들에 음식을 부탁하고.

“좀비들은 어쩌지?!”

이렇게 많은 좀비를 만족하게 할 이벤트가 필요했다.

“노래! 노래 틀죠!”

[제목 : LA 핼러윈에서 알려드립니다.]

이스케이프 이벤트에 참여하는 좀비분들에게 알려드립니다.

이스케이프에서 나왔던 노래를 따라가면 사탕과 도장이 있습니다.

5개 이상 도장을 찍어오시면 좀비 쿠키를 드립니다.

주의 : 함정 노래도 있습니다. 틀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오오! 올 클리어 도전!

-주최 측도 빠름ㅎ

-LA. 재미있게 노네…… 부럽.

“게시글 올린 사람도 이 정도로 몰릴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거야.”

잭 스미스가 아련한 눈으로 북적거리는 좀비 떼를 바라보았다. 이야기를 듣던 서준과 안다호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로 LA 핼러윈 축제장 이곳저곳에서 한국 노래와 이스케이프에 나왔던 노래가 흘러나왔다.

노래가 시작되면 움직이던 좀비들이 동시에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 귀를 쫑긋 세우고 노래가 맞는지 아닌지 듣는다. 그리고 이스케이프의 노래가 나오면 일제히 노래가 흘러나오는 방향으로 향한다.

즐겁게 웃고 있는 표정만 다르지, 소리에 민감한 좀비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다호 형. 여기서 좀비 영화 찍어도 되겠는데요?”

서준의 말에 안다호가 동의했다.

[잊혀져 가는-]

또 한 번 노래가 흘러나왔다. 귀를 쫑긋 세운 좀비 하나가 입을 열었다.

“이거 한국 노래 맞지? 저쪽으로 가야 하나?”

“한국노랜 맞는데 이 노랜 아니야. 이스케이프에 안 나왔어.”

“그래?”

간간이 함정마냥 다른 한국 노래가 흘러나왔다. 한국 노래에 노래가 들리는 방향으로 가던 좀비들이 그 앞에 있는 엑스자 표시에 어이쿠, 이마를 짚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틀려도 재미있는 이벤트였다.

“고주원이다!”

그 목소리에 서준과 잭 스미스, 안다호, 보디가드들이 몸을 움찔 떨었다. 서준은 순간 자신이 연기 모드에 들어갔나 착각했을 정도였다.

“임장우도 있네! 귀여워!”

“연!”

사람들이 부른 건 고주원과 임장우, 연재희로 변장한 꼬마 헌터들이었다.

장난감 활을 든 꼬마 고주원은 야무지게 암가드와 체스트가드, 어깨에 화살통까지 메고 있었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화염병을 들고 있는 꼬마 연재희와 쇠파이프 같은 신문지를 들고 있는 꼬마 임장우도 있었다.

“귀엽긴 한데…… 쟤들이 이스케이프를 봤을까?”

“전체 연령가가 아니라서 못 봤을걸.”

그래도 귀여우니 됐다, 싶었다.

한껏 상기된 꼬마 헌터들이 한쪽으로 향했다. 노란색 폴리스라인으로 나뉜 구역 앞에 쓰여 있는 이름에 서준과 안다호가 빵 터졌다.

[O.W.C. 병원]

아이들이 [O.W.C 병원] 안쪽의 좀비들에게 물총을 쏘자 좀비들은 피하거나 물총에 당해 멈추는 시늉을 했다.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물에 젖은 좀비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한쪽에서는 좀비 분장을 한 좀비들이 좀비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피가 묻은 실험복이 마치 O.W.C. 연구소 관계자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변하는 기준이 확실하지가 않아. 누군 물리면 빠르게 감염되고 누군 오래 걸리지.”

“아마 물리는 곳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면역력이 좋으면 오래 걸릴 것 같긴 해. 노인 환자들은 꽤 빨리 좀비화됐잖아.”

“경비원하고 의사의 차이점이 뭘까?”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건지, 좀비 토론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때 서준의 눈에 새하얀 종이가 보였다.

[O.W.C. 연구소]

[O.W.C.병원] 같은 팻말이 아니라 테이프로 고정해 놓은 종이를 보니 주최 측에서 만든 게 아니라 저기서 토론하고 있는 좀비들이 직접 만든 것 같았다.

지나가던 좀비들과 사람들이 팔랑거리는 그 종이를 보고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준과 잭 스미스도 빵 터져 버렸다.

핼러윈 행사장을 한 바퀴 둘러본 서준은 어째서 잭이 좀비 분장이 눈에 안 띌 거라고 말했는지 알 것 같았다. 어디서 구했는지 O.W.C 병원복을 입은 좀비들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령, 마녀 등으로 분장했던 아이들도 엄마 아빠를 졸라 좀비로 변하고 있었다.

“난리네. 이스케이프로.”

“그럼. 이스케이프가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데. 지금도 많고.”

영화드림에서 알려준 수익으로 대단한 흥행을 거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눈으로 직접 보는 영향력은 더 가깝게 다가왔다.

[아기 사자, 뚜뚜루뚜뚜! 귀여운, 뚜뚜루뚜뚜! 밀림 속, 뚜뚜루뚜뚜! 아기 사자!]

이스케이프를 봤다면 잊을 수 없는 노래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다른 노래엔 긴가민가하던 좀비들도 이번만큼은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준. 우리도 가자.”

“그래!”

서준과 잭 스미스도 웃으며 좀비 무리에 합류했다.

* * *

[LA! 좀비 떼 출현?!]

[제2의 O.W.C 병원! 제2의 O.W.C 연구소! LA 지사!]

[피리 부는 사나이, 아니, 노래! 좀비들의 플래시몹!?]

[이렇게 올라간다고? 이스케이프 속 노래 차트 인!]

[핼러윈 축제 속 이스케이프!]

-으. 재밌겠다! 나도 하고 싶다!

-나도 고주원 하고 싶어!!

=얼굴?

=……임장우 할게.

-애기들 귀엽다ㅎㅎ

-진짜 피리 부는 사나이 같네. 다 같이 몰려감ㅎ

-기사로 뜨는 숫자도 대단했는데 이렇게 보니까 진짜 외국인들도 이스케이프 많이 본 듯.

=222 어떤 외국인은 좀비 분석한 거 올려놨더라. 백신 분석도 있었음. 생명 연장에 대한 의견도 있었고…… 아무리 봐도 관련 전공인 것 같던데.

=여기서 이과가 또…….

-뭐랄까. 왠지 LA한테 지는 느낌.

=22 우리 영환데 왜 LA가 더 즐기고 있지?

=333 우리도 하자! 핼러윈! 이스케이프 놀이!

=ㅠㅠ 핼러윈 벌써 지나갔어ㅠㅠ

=……내년에 하자.

-영화객 님. LA 핼러윈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장염……ㅋ 때문에 못 감ㅎㅎ 호텔에서 못 나오고 있다더라.

=영화객 님ㅠㅠ 운이 너무 없는 것 같다.

=내년에 한국에서 해요. 영화객 님ㅠㅠ

-헐. 이것 봤음?! (너튜브 채널[JUN] 링크)

[제목 : LA 핼러윈 축제에 갔다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서준입니다. 오늘은 액션 훈련 쉬는 날이라 친구랑 핼러윈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좀비 분장을 한 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다들 이스케이프를 엄청 좋아해 주셔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저도 이스케이프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도장을 8개 받아서 좀비 쿠키도 받았구요. 좀비 쿠키 맛있었어요.”

서준의 손에 들린 반쯤 먹은 듯 상체가 사라진 좀비 쿠키가 보였다.

“꼬마 헌터들도 귀여웠고 O.W.C. 병원도 O.W.C 연구소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오늘 정말 하루 종일 웃었습니다.”

영상을 통해서도 즐거워하는 서준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짤막하게 축제 후기를 남긴 이서준의 영상이 끝나자 댓글들이 달렸다.

-오오! 나 저 병원복 봤는데!

=……병원복은 다들 입고 와서.

=병원복이 많긴 했어.

-난 본 것 같아! 옆에 덩치 큰 사람이 있던데 경호원인가?

=친구 아니야?

-오. 사진 살펴보니까 준이랑 비슷한 사람이 찍힌 것 같아.(희미하게 찍힌 이서준을 확대한 사진.)

=맞는 것 같은데?!

-오. 내가 찍은 영상에 준이 있어!

=같이 보자!

=여기!(너튜브 링크)

슈퍼스타의 깜짝 등장에 놀라면서도 기뻐하는 미국 반응과는 달리, 한국 반응은 안타까움에 눈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세상에…….

-오…… 영화객 님 어떡해……ㅠㅠ

-진짜 운이 없구나…….

-이게 진정한 덕계못.

=222 덕은 계를 못탄다.

-영화객 글 떴다. 크리티컬 떠서 낼 방송 못 한대……ㅋㅋㅠㅠ

=치명타! 치명타! 치명타!

=영화객 님. HP는 남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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