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140화 (140/1,055)

0살부터 슈퍼스타 140화

-이번 편 레전드다. 숨은 서준이 찾는 거부터, 멤버들 멘붕하는 거에, 결국 1 대 8로 게임을 했는데 서준이가 이긴 것도. 마무리까지 완벽!

-난 그게 젤 웃겼어. 서준이가 박영진 뒤에서 하트 하는 거.

-난 ‘김치’ㅋ 거기서 김치가 나올 줄이야.

-서준이 진짜 게임 잘하더라. 미션 다 어려웠는데 진짜 잘했어.

-유인한다는 건 생각도 못 했다. 워킹맨은 항상 쫓거나 쫓기는 거였는데 유인ㅋㅋ

-마지막 사진도 완벽. 다들 놀란 얼굴에 서준이만 밝아ㅋ

[SBC 워킹맨?! 이서준 편! 진짜 이서준 등장!]

[워킹맨! 1 VS 8, 승자는 과연!]

[이서준은 똥손인가, 금손인가! 미션은 꽝, 사람 찾기는 대박!]

[이곳저곳에 숨어 있는 배우, 이서준! 어째서 워킹맨은 못 알아봤나?]

-다시보기로 한 번 더 봐야겠다.

-나도. 오프닝부터 잘 봐야지. 어째서 서준인 줄 몰랐지?

=아는 사람 말로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 그렇대. 다들 진짜 스태프인 줄 알았대. 거기서 일하던 제작진들도.

=아, 버스킹 때랑 같은 건가? 그때도 이서준인 거 못 알아봤잖아.

=222 그런듯.

박영진

[서준이가 내 뒤에 있었을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박영진 뒤에서 하트 하는 서준이 사진)]

#워킹맨?!#이서준#하트

최소희

[회의 때도 있었구나. 바로 앞에 있었는데 왜 못 알아봤지.ㅠㅠ]

#워킹맨?!#이서준#추리실패

정훈

[유인이었다니, 생각도 못 했다. 서준이 진짜 대단하네! 다음에도 또 술래잡기하자, 서준아!]

#워킹맨?!#이서준#술래잡기#유인일줄이야

워킹맨 멤버들의 SNS가 업로드되었다. 시청자들의 생각대로, 다들 본방송을 보고 깜짝 놀란 게 그대로 느껴졌다. 멤버들의 SNS도 바로 기사화됐다.

* * *

“서준아! 워킹맨 짱 재미있었어!”

“서준이가 이길 줄은 몰랐는데! 진짜 잘하더라!”

친구들의 말에 서준이 활짝 웃었다. 6학년이 된 서준은 올해도,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되었다.

“나도 촬영 엄청 재미있었어. 추천해 줘서 고마워. 다음에도 추천해 줘.”

서준의 말에 친구들이 환하게 웃었다. 정말로 서준이 재미있게 촬영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자리에 앉은 아이들이 재잘댔다.

“나도 처음엔 서준인 줄 몰랐어. 엄청 대단하더라.”

“하긴 옛날부터 서준이랑 숨바꼭질하면 다 찾아내고, 서준이가 숨으면 꼭 마지막까지 숨어 있었어.”

‘그건 뭐.’

서준이 볼을 긁적였다. 친구들은 기억 안 나는 모양이지만, 서준은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책상 밑에 숨어서 자기 눈을 가리고 있던 지윤, 커튼 뒤에 숨었지만 통통한 발까지는 숨기지 못했던 미나, 어두운 곳에 숨었다가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리던 지오, 항상 지오와 함께 숨어 있다가 지오가 울어서 같이 들켰던 지후.

‘그건 못 찾을 수가 없지.’

숨는 장소가 달라도 매번 패턴은 똑같았던 친구들이었다. 재미있는 추억을 떠올리며 서준이 웃었다.

“마지막에도 엄청 잘했지?”

“유인도 잘했어. 진짜 영화 보는 것 같았다니까!”

아이들이 재잘대는 사이, 수업 종이 울렸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1교시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 시간은 생각보다 느리게 갔고, 쉬는 시간은 쏜살같이 사라졌다. 그렇게 4교시가 지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지오가 입을 열었다.

“서준아, 어셈블 2 개봉하면 같이 보러 갈래?”

“나야 좋지만, 경호원분들 따라올 건데 괜찮아?”

엄마 아빠 없이 외출할 때는 다호 형이나 경호원 한 명이 같이 다니고는 했다.

시상식 때문에 관심이 늘면서 경호원도 늘었다. 시상식의 여운이 잦아들면 줄일 계획이었지만, 워킹맨 방송의 여파로 한동안 그대로일 것 같았다.

‘어셈블 2가 개봉되면 더 이어지겠지.’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엄청 주위를 경계하면서 경호하는 게 아니라, 부담되는 건 아니라서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았다.

“응. 나는 상관없어. 저번에 놀러 갔을 때도, 누가 경호원인지도 모르겠더라. 게다가 우리 엄마 아빠는 그게 더 좋대.”

“맞아. 안전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지후와 지윤, 미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같이 보러 가자.”

서준의 대답에 아이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 * *

3월 말.

어셈블 2의 개봉을 앞두고, 마린팬들이 기다리고 있던 그들이 한국에 나타났다. 입국장 문이 열리고, 세 명의 히어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항에 커다란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리첼 힐! 벨 나트라!”

“여기 좀 봐주세요! 에반 블록!”

“레드본! 레드본이다!!”

리첼 힐과 에반 블록, 데이비스 가렛이 환하게 웃으며 자신들의 환영하는 한국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어셈블 2! 개봉 기념. 히어로들의 한국 방문!]

[히어로들을 보기 위해 공항에 몰려든 인파!]

[리첼 힐, “팬분들의 환영에 감사.”]

[에반 블록, 쉐도우맨, “진 나트라를 만나러 왔다.”]

[데이비스 가렛, “한국에서의 행사 기대돼.”]

[내일 휴식을 취하고 모레부터 일정 시작!]

-어셈블 2의 주요 멤버는 다 왔네!

-이서준이랑 만나겠지?

=그럴 수도? 저번 시상식 파티 라이브 보면 엄청 친한 것 같던데.

-아, 어셈블 2 행사 광탈했는데…….

=너튜브에서 라이브방송한대!

* * *

경복궁 매표소 직원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까, 하고 생각하자마자 손님이 나타났다.

남색 두루마기를 입은 외국인이었다.

“/어서 오세요./”

직원은 매표소에서 일하면서 숙련된 영어로 그를 반겼다.

“안녕하세요. 어른 네 명, 아이 한 명입니다.”

경복궁 매표소 직원이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영어가 들려올 줄 알았는데, 한국어가 들려와, 머리에 입력되지 않았다.

“어, 네?”

“어른 네 명, 아이 한 명입니다. 얼마입니까?”

“아, 한복 입고 있으시니까, 무료에요.”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유창하게 한국어를 말한 외국인이 슬렁슬렁 걸어 일행에게로 향했다. 한복을 입고 있는 여자와 두 남자, 그리고 남자아이에게 영어로 말하고 다 같이 경복궁 입구로 향했다.

“한국어 진짜 잘하네.”

“그렇죠? 근데 저 외국인, 쉐도우맨 닮은 것 같지 않아요?”

옆자리 직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쉐도우맨? 글쎄. 할리우드 배우가 저렇게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까?”

“역시 그렇죠? 네. 어서 오세요.”

고민도 잠시 매표소 직원은 다음 손님을 맞았다.

“에반, 한국어 진짜 잘하네요.”

서준의 눈이 반짝였다. 에반 블록은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한복을 차려입은 세 배우와 서준, 안다호가 경복궁 안으로 향했다. 경호원들도 어디인가 있을 터였다.

“자기만 배우는 게 어디 있어!”

“너도 배워.”

“그럴 거야!”

서준이 선물해 준 하늘색 한복을 입은 리첼 힐이 씩씩댔다.

“준이 연기하는 걸 더 잘 보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다니! 생각도 못 했어.”

한복을 입은 외국인이 빠르게 영어를 뱉어내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점점 멀어졌다. 서준은 그 얼굴을 잘 알고 있었다. 영어 시간만 되면 반 친구들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영어 울렁증이었다.

“나도 준이랑 한국어로 대화하고 싶다고!”

리첼의 말에 에반 블록은 그가 한국어를 배우기로 결심했던 때를 떠올렸다.

에반 블록이 한국어를 배우기로 한 건, 서준이 준 DVD로 어린이 연극 ‘봄’을 봤을 때였다.

서준은 목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뜻을 몰라 자막에 의지해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서준의 연기력을 알 수 있었지만 아쉬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많겠지. 플러스+에 업로드된 내의원을 반쯤 한국어로 알아들으면서 한국어 공부에 확신이 들었다.

‘한국인 정도는 아니겠지만…….’

자막으로 봤을 때보다 더 가깝게 서준과 그 작품의 분위기를 더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준과 한국어로 대화도 할 수 있지만, 준이랑 한국 영화에 출연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좋은 시나리오 있으면 나한테도 소개해 줄래, 준?/”

“/에반 출연료 내려면…… 망할 것 같은데요?/”

“/나보다 오스카상을 받은 준의 출연료가 더 많을 거 같은데?/”

“영어로 해!”

“그래. 나도 좀 끼워줘.”

리첼과 데이비스의 말에 에반과 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세 배우와 서준, 안다호는 경복궁을 구경하며 사진과 영상을 남겼다.

간간이 세 배우를 알아보는 듯한 사람이 있었지만, 에반 블록이 유창한 한국어를 뱉어내면, 동공 지진을 일으키며, 아, 아니구나!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한국어 엄청 잘해! 에반 블록 아닌가 봐!”

친구에게 말하는 관광객을 보며 에반 블록이 뒷목을 매만졌다.

“한국어가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누가 에반이 한국어를 이렇게 잘한다고 생각하겠어요?”

“행사 때 한국어로 인터뷰하려고. 팬들이 좋아하겠지?”

“엄청요! 모두 깜짝 놀랄 거예요!”

깜짝 놀랄 마린 팬들을 떠올리며 서준과 세 배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안다호는 그런 배우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 * *

[Live-어셈블2 : 히어로들과 만남]

무대 위에 차례로 등장한, 레드본 역, 데이비스 가렛과 벨 나트라 역, 리첼 힐이 환호성과 박수를 받으며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그다음은 쉐도우맨 역, 에반 블록이 등장할 차례였다.

어셈블 측에서 나눠준 응원봉을 흔들며, 두 배우를 향해 환호성을 보내던 관객 중 하나가 친구에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나 어제 경복궁에서 에반 블록 닮은 외국인 봤어.”

“에반 블록인 거 아니야?”

“근데 한국어를 엄청 잘했어. 길도 가르쳐 주더라.”

“아, 그럼 아니겠네.”

할리우드 배우가 한국어를 배우다니,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영어가 세계공용어인데, 한국어를 배울 이유는 없겠지.”

“그러니까 말이야. 아, 에반 블록 나온다!”

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관객이 무대를 바라보았다.

MC의 말과 함께 에반 블록이 무대 위로 등장했다. 마이크를 든 에반 블록이 관객석을 가득 채운 한국인 팬들을 바라보았다.

리첼 힐과 데이비스 가렛은 곧 벌어질 광경을 떠올리며 숨죽여 웃었다.

“안녕하세요. 에반 블록입니다.”

?

쉐도우맨의 등장에 박수와 함성을 보내려던 관객들의 몸이 굳었다. 관객들뿐만 아니라, 이벤트를 준비한 스태프들도 관계자들도, MC도 모두 움직임을 멈추었다.

침묵이 가득한 공간에, 관객들의 손에 들린 어셈블 응원봉만이 반짝거렸다.

예상했던 분위기에 에반 블록이 미소를 지었다.

“오늘 행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내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알아들을 정도로 영어를 잘했나?’ 하고 멍하니 듣고 있던 관객들이, 에반 블록의 한국어가 이어지자, 입을 쩌억 벌리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이런 상황을 예상한 리첼 힐과 데이비스 가렛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리고, 어셈블의 감독인 조지 로버츠가 통역가에게 손짓했다.

넋을 놓고 있던 통역가가 얼른 영어로 번역했다.

통역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MC가 허둥지둥하다가 물었다.

“어, 방금 그 말은 이서준 배우가 가르쳐 준 건가요?”

그게 가장 예상하기 쉬운 상황이었다. 통역사가 에반 블록에게 영어로 전하려던 찰나, 에반 블록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아니요. 제가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저 잘하죠?”

!

으아아아아!

MC의 한국어를 알아듣고, 답변까지 한국어로 한 에반 블록. 그 유창한 한국어에 관객석에 있던 관객들과 너튜브 라이브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함성을 질렀다.

[쉐도우맨의 유창한 한국어. 계기는 이서준!]

[에반 블록, “자막 없이 이서준의 연기를 보고, 듣고 싶었다.”]

[어셈블팀, “워킹맨?! 봤다. 재미있었다.”]

-세상에. 세상에. 세상에.

-……말이 안 나옴.

-할리우드 스타가 한국어 배우는 건 처음 보는데?

-이서준 해외 팬들은 한국어 많이 배우던 모양이던데…… 할리우드 배우까지…….

-서준이 영향력 대단하다

그리고 몇 분도 되지 않아, 서준과 세 배우가 경복궁에 놀러 갔다는 사실이 퍼졌다. 경복궁에서 사진을 찍었던 사람들의 사진이 SNS에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직접 찍은 건 아니고 자신들의 사진을 찍을 때, 우연히 뒤에 있다가 함께 찍힌 사진을 찾아내 올린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화질이 좋지 않았다.

[제목 : 나 어제 경복궁에서 어셈블 봤는데!]

(사진)(사진)

흐릿하긴 한데 뒤에 남색 옷이 에반 블록, 하늘색이 리첼 힐, 녹색이 데이비스 가렛, 그리고 파란색이 이서준!

대충 그렇지 않을까, 그때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반 블록이 한국어를 너무 잘해서 아니라고 생각했음ㅎ 한국에서 10년은 산 것 같은 발음이었음.

-나도 봤는데 너무 잘했어ㅎ 여행 온 외국인 친구들 안내해주는 대한외국인 같았음ㅎ

-다들 한복 잘 어울리네. 고화질로 보고 싶다!

=22 너무 픽셀인 거 아니야? ㅋㅋ

팬들의 바람대로 곧 세 배우의 SNS와 너튜브 채널 [JUN]에 경복궁과 창덕궁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다.

경복궁에서 찍은 사진, 창덕궁에서 찍은 영상, 마지막 영상은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유쾌하게 웃고 있는 서준과 할리우드 스타들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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