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105화 (105/1,055)

0살부터 슈퍼스타 105화

[KBC 방송국, 설날 연휴 ‘내의원’ 연속 방송!]

[설날 연휴, 각 방송국 편성표!]

[영화로 가득한 설날, 단 하나의 드라마!]

[과연 이번에도 시청률로 돌아올까?]

[KBC, 내의원 3시간씩 하루 2회, 4일간 연속 방송!]

“미친 거 아니야!?”

KBC의 편성에 다른 방송국들이 발칵 뒤집혔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면 좀, 양보도 하고 그래라!”

“진정하세요. 피디님.”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의 피디가 화면 가득히 뜬 KBC의 편성표를 보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조연출과 스태프들이 피디를 말렸다.

“그래도 방송 끝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안 보는 사람들 많지 않을까?

“……댓글 봐라.”

조연출과 스태프들이 각자 휴대폰을 들어 기사에 달린 댓글을 찾아보았다.

-오! 좋음. 할머니 집 텔레비전, 엄청 크고 최신형이라서 잘 볼 수 있을 것 같음ㅎ 노트북 너무 작음ㅠ

-내의원 스페셜도 해주라! 아침-내의원-점심-내의원-저녁-내의원 스페셜!

-안 돼! 나 해외여행 가는데!

-본방 사수!

“우린 망했어!”

설날 연휴, 파일럿 예능으로 편성을 노리려던 피디가 머리를 싸맸다.

* * *

4일의 설날 연휴가 끝나고 하나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올라왔다.

[제목 : 삼촌 쫓겨남ㅋㅋ]

할 말 못 할 말 다하는 삼촌 있거든. 입만 열면 사람 기분 나쁘게 하긴 최고. 올해도 그 삼촌 말을 듣겠구나, 해탈해서 할아버지 댁 갔음. 입시 준비하는 애들, 취직 준비하는 애들 다들 예상했는지 표정 안 좋음ㅎ

점심 먹고 그런 조짐이 보이니까, 티비 소리라도 들어야지, 해서 그나마 집중 잘될 것 같은 내의원 틈. 그래서 한 귀로는 삼촌 말, 한 귀로는 내의원 소리 듣고 있었는데. 하하 호호 웃고 있던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내의원 보기 시작함. 엄청 집중하시면서 ‘쟤는 누구냐, 하는 일이 뭐냐’ 물으시더라ㅋ 다 가르쳐 드림.

알고 보니, 내의원이 10시에 하잖아?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9시에 주무심. 재방송도 밭일하고 놀러 다니시느라 못 봄ㅋ 내의원 처음 보심ㅋㅋ

여튼, 친척들 열심히 내의원 보는데, 삼촌이 말함.

‘아버지 어머니, 이거 안 보셨구나. 쟤 죽어요.’

ㅋㅋㅋㅋㅋ그때가 5화였음. 성녕대군 첫 등장ㅋㅋ 순식간에 분위기 싸해짐.

‘그리고 허유선인가 쟤가…….’

‘너 입 안 다물 거면 나가.’

할아버지ㅋㅋㅋ삼촌 그 말 듣고 넋 나감ㅋㅋ 그렇게 정색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처음 봤음. 그 덕에 설날 연휴 내내 조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KBC!

-저녁 먹고 내의원은 안 하잖아?

=삼촌 입 열려고 하니까 사촌이 얼른 티비에 플러스+ 연결함. 플러스+로 내의원 스페셜 봤음ㅋㅋ 할머니 열심히 필기하시더라.

-(속보)스포일러하려던 사촌 동생, 용돈 받고 입 다물음.

-(속보)성인이 되고 한 번도 운 적 없다던 작은아버지, 14화에 오열!

-우리 집도 다 울고 있음ㅋㅋ

-(속보)사촌동생왈 : 윗윗글의 작은아버지, 마지막 화에 바닥을 치며 통곡!

-우리 가족 23화랑 24화 보려고 아직도 외가에 있음ㅋㅋ 보통 때면 차 막힌다고 일찍 출발했을 텐데ㅋㅋ

-다들 똑같은 생각 했는지, 24화 끝나고 출발했는데 차가 막히고 있다ㅋㅋ

[제목: 설날 연휴 읽은 패러디 소설 추천!]

내덕(대충 내의원 덕후라는 뜻)입니다! 패러디 소설 추천합니다!

1. [늑대대군마마를 고쳐라!] > 성녕대군 귀여움. 귀랑 꼬리 숨긴다고 허유선하고 꽁냥꽁냥댐. 엄마 아빠랑 형들 피해 다녀서 다들 충격받음ㅋ

2. [허의관의 동료가 되어버렸다.] > 내의원 팬이 허의관 동료가 됨. 목표는 성녕대군 완치! 내의원 스페셜까지 달달 외우는 내덕의 힘을 보여주마!

3. [내가 성녕대군?!] > 이건 호불호 좀 갈림. 내덕이 내의원 속으로 들어가는데 성녕대군이 된 거임. 일차목표는 창진 치료! 이차목표는 허유선 말리기! (찐)성녕대군이 사라져서 별로라는 평이 있음.

-감사. 잘 볼게.

-‘늑대대군’은 만화도 있음.[링크]

-‘허의관 동료’는 내덕으로서 감정이입 너무 잘 됨.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덕질이야ㅋㅋ 진짜 부럽더라.

주인공 : 여기가 14화 때, 허의관이 엎드렸던 곳!(오열)

허의관 : ?(걷다가 갑자기 울다니, 미쳤나?)

-‘허의관 동료’ 너무 웃김ㅋㅋ추천2222

성녕대군 : (꿈뻑) 동료 의관은 내일 오는 거 아니었어요?

주인공 : 내일도 모레도 올 겁니다! (성녕대군 너무 귀엽!)

허의관 : (귀찮)

-‘허의관 동료’ 영어 번역도 떴다ㅋㅋ 양덕 반응도 장난 아님ㅋ 금손님이 만화로 그려주실 듯ㅋ

성녕대군 : 콜록.

어의 양홍달 : 고뿔…….

주인공 : 아닙니다아!!! 창진입니다! 창진에는 이게 특효입니다아아!

내의원 스페셜에서 본 탕약으로 성녕대군 완치!

허의관 : …….(고맙긴 한데 고맙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주인공 : 크읍(2월이 지나도 멀쩡한 성녕대군과 평화로운 허유선을 보고 감격.)

=열심히 덕질만 하는 것처럼 보여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주인공 대단! 얌마. 허유선! 네가 그렇게 막 대하는 주인공이 네 은인이라고!

-계속 연재해 줬으면…… 자까님! ㅋㅋ 주인공 처음부터 끝까지 깽판ㅋㅋ

허의관 : (세자가 된 충녕대군을 보는 눈빛이 싸하다.)

주인공 : 안 된다!! 보고 배운 게 그것뿐이라고 해도!! 성녕대군마마를 생각해야지! 세종대왕, 아니, 충녕대군마마에게 무슨 짓이라도 하면!

허의관 : (싸늘) ……하면?

주인공 : 성녕대군마마께 고자질한다!

허의관 : ……(ㅠ)

-지금 ‘허의관 동료’ 독자들 싸움ㅋㅋ 왕으로 누가 될 것인가.

=좋은 방법 있음. 작가님이 충녕이 왕 되는 버전하고 성녕이 왕 되는 버전, 두 개 다 쓰시면 돼. 우린 볼 게 2배! 작가님은 쓸 게 2배!

=작가 : ……악마다. 악마!

* * *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다. 매실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서준은 평화로운 1학기를 보내고 여름방학을 맞았다. 안다호와 코코아엔터 직원들은 올해는 서준이 휴식기를 갖는구나 생각했다.

그사이 김종호가 촬영한 드라마가 방영되었고 제법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내의원의 단맛을 톡톡히 본 KBC와 그런 KBC의 축제를 바라보기만 했던 다른 방송국들은 이서준의 차기작이 부디 자신들의 드라마이길 바랐다.

하지만 그런 바람과는 달리, 바다 건너에서 전해진 메일 하나가 코코아엔터, 2팀을 뒤집어 놓았다. 메일을 보낸 사람부터 엄청났다.

“사라 로트 감독!?”

“진짜요? 진짜, 그린윙의 감독이에요?”

다른 유명한 할리우드 감독들도 많지만 이서준을 담당하고 있는 2팀으로서는 그 어느 감독들보다도 마린사의 감독들을 더 신경 쓰고 있었다.

“캐스팅 문의인 것 같은데, 일단 대본부터 볼까요?”

2팀 직원 중 하나가 얼른 메일 속 대본을 프린트했다. 징징- 프린트가 작동하는 사이 직원들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할리우드 쪽 대본이 들어오긴 했지만, 지금까지 다 거절이었죠?”

“어쩌면, 이건 될지도 모르겠네요.”

“사라 로트 감독이면 다른 히어로 영화일까요?”

“근데 쉐도우맨 시리즈가 있어서…….”

마린 팬인 한 직원이 미묘한 얼굴로 웃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요. 스포일러는 딱 질색이긴 한데, 일이니까요.”

“그래도 대본으로 보는 거랑 영상으로 보는 거랑은 많은 차이가 있죠.”

프린터기 앞에 서 있던 직원이 대본을 정리해서 가지고 왔다. 한 장 한 장 옆으로 넘겨주며 읽어내려가는 직원들의 눈이 빛났다.

다음 날, 평소처럼 코코아엔터에 들러 서준에게 줄 대본을 챙기고 있던 안다호에게 2팀 직원이 대본 하나를 건넸다.

“이건?”

“미국에서 온 대본입니다. 그린윙의 감독이랍니다.”

안다호의 눈이 반짝였다. 쉐도우맨 2를 보고 매니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운이 좋아 서준의 매니저가 되었다. 그것도 벌써 3년이 다 되었다.

‘국내 영화도 좋지만…….’

역시 전 세계에서 상영되는 영화, 그리고 그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를 서포터하고 싶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꽤 많은 할리우드 작품들이 들어왔지만 서준은 전부 거절했다. 이번에도 그럴 확률이 높은데, 왠지 느낌이 좋았다.

안다호는 새하얀 대본 표지를 내려다보았다. 표지 중앙, 검은색의 알파벳이 왠지 반짝이는 것 같았다.

* * *

평소처럼 대본이 든 상자를 받아 든 서준의 눈이 빛났다. 영어!

“할리우드 영화예요?”

“응. 그린윙 감독인 사라 로트 감독 거래.”

서준이 눈을 깜빡였다. 영화제 뒤풀이 때 본 사라 로트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린윙이 떠올랐다. 히어로 영화일까, 아니면 다른 영화일까.

“다호 형은 읽어 봤어요?”

얼른 상자를 제자리에 내려두고 서준이 즐겁게 맨 위의 대본을 꺼냈다. 두꺼운 대본을 볼 때면 매번 신이 났다.

“난 아직 안 읽었는데, 먼저 읽은 2팀 직원들은 평이 좋더라.”

“음. 그럼 같이 볼래요?”

“아니야. 난 다른 대본 먼저 보고 있을게. 천천히 읽어.”

“네!”

두근두근, 서준은 즐거운 마음으로 표지를 보았다.

어떤 작품을 볼 때도 매번 즐겁고 행복했다. 그만큼 기대 이하의 작품이면 실망도 크지만 말이다.

[가제 : 바이올린]

“바이올린?”

“음악 영화인가 보네.”

서준이 눈을 깜빡였다. 음악 영화. 게다가 바이올린. 생의 도서관에 있는 책 하나가 성질부리는 것 같다면 착각이려나. 하지만 이번 생은 내 것이었다.

‘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서준의 눈이 반짝이며 대본을 읽어 내려갔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다른 대본을 읽던 안다호가 시간을 확인했다.

평소라면 다 읽고 다음 대본을 읽고 있을 서준이었다. 서준을 바라보자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 읽고 고개를 끄덕이며 읽고 있었다.

읽기는 다 읽었나 보네. 안다호가 입을 열었다.

“어때, 하고 싶어?”

안다호의 물음에 고개를 든, 서준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네! 하고 싶어요!”

서준의 대답에 안다호는 휴대폰을 들었다. 다시 한번 코코아엔터 2팀이 뒤집혔다.

“근데 할리우드 영화는 계약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게요. 우린 이번이 처음인데…….”

“할리우드 진출한 다른 배우 소속사에게 문의해 보면…….”

“안 되죠! 아직 그쪽에서 어떻게 홍보할지도 모르는데!”

직원들의 고민이 사장, 서은찬에게 전해졌다. 서은찬은 어깨를 으쓱이며 명쾌하게 답했다.

“그거 우리 일 아닙니다.”

“……네?”

“우리 일 아니라고요.”

“……네에?”

직원들이 그 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 * *

서준은 저녁을 먹으면서 엄마 아빠한테 이야기했다.

“사라 로트 감독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데 엄마 아빠는 어떻게 생각해?”

“우리야 서준이가 좋다면 좋지.”

서은혜와 이민준의 승낙에 서준이 활짝 웃었다. 당연히 허락할 줄 알았지만 그래도 엄청 지지해 주는 엄마 아빠가 너무 좋았다. 서준이 에헤헤 웃자 부부도 미소를 지었다.

“사라 로트 감독님이라면, 미국에서 촬영하겠네?”

“응. 대본에도 미국이라고 적혀 있었어.”

“그럼, 이번엔 내가 갈까?”

서은혜의 말에 이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준과 함께 갈 사람을 정했으니 이번엔 계약이 문제였다.

“계약은 나라에게 그쪽으로 잘 아는 사람 없냐고 물어보자.”

“나라 이모는 발이 넓어서 금방 찾을걸.”

“그것도 엄청 유능한 사람으로.”

나라 킴에게 메시지를 남기니, 금세 답장이 왔다.

>좋은 에이전시가 있어!

>연락처 줄게! 설명해 둬서 내 이름만 대면 알 거야!

“진짜 빠르네.”

“그러게. 이젠 좀 무섭다.”

나라 킴의 친화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이민준의 말에 서준과 서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지금 연락해 볼까?”

“일단 메시지만 남겨보자.”

나라가 준 연락처에 나라 킴에게 소개받았다고 메시지를 남기자 금세 연락이 왔다.

음. 이 사람도 나라 이모와 비슷한 부류인 것 같았다. 서준과 부부가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했다.

>서프라이즈! 우리 회사지롱!

“……와.”

나라의 답장에 서준과 부부가 할 말을 잃었다.

“이게 무슨……?”

금세 정신을 차린 서은혜가 전화를 걸었다. 탁자 위에 놓인 휴대폰에서 아하하하 웃는 나라 이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 나라 이모!”

-안녕, 서준아! 드라마 잘 봤어! 엄청 울었다니까!

“나라야. 이게 무슨 말이야?”

-아. 우리도 에이전시 비슷한 게 있거든. 전부 만세 때문이지. 브라운블랙으로 활동하면서 해외 활동도 있잖아. 걔가 부탁해서 브라운블랙의 해외 활동만 맡는 에이전시가 만들어졌거든.

브라운블랙 전용 에이전시라니, 역시 부자들은 스케일이 달랐다. 서준과 부부가 혀를 내둘렀다.

-코코아엔터랑도 계약해서 화이트도 맡고 있어.

“……왜 우리는 몰랐지?”

서은혜의 말에 나라가 웃었다.

-지금까지는 가수만 맡았으니까, 은찬이도 우리가 배우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건 모를 거야. 여기 사장은 나라서 서준이는 언제든지 대환영! 하고 싶은 거 다 해! 이모가 팍팍 밀어줄게!

나라의 말에 서준이 활짝 웃었다.

“응! 나라 이모!”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게. 코코아엔터에 말만 전해주면 돼. 아 참. 에이전시 찾는다는 거면 이번에 해외촬영이야?

“응! 나라 이모 보러 갈게!”

-정말? 내가 서준이 선물 좀 사뒀으니까, 얼른 와!

정말로 기뻐하는 나라의 목소리에 서준과 부부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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