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72화 (72/1,055)

0살부터 슈퍼스타 72화

나 진이라는 서준의 예명이 밝혀진 그 날.

코코아엔터에서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뿌리기 전에 서준의 팬카페에 글을 올렸다. 어린이 연극 ‘봄’에 대한 이야기와 예명을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한 글이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들과 후기 글을 살펴보던 팬들이 모두 그 글을 클릭했다.

-서준이의 (목소리뿐이지만)연기를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약간의 힌트만 줬어도, 알아내서 보러 갔을 텐데!

-공지글 보면 이유는 이해가 가는데……. 그래도 아쉽네요.

아쉽다는 댓글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공지의 조회 수도 빠르게 올라갔다. 그리고 아이와 조카의 떼에 어쩔 수 없이 보러 갔다가 성덕이 된 팬들의 후기도 종종 올라왔다.

[제목: 조카에게 장난감 선물을 잔뜩 주고 왔어요.]

청룡님 보고 싶다고 거의 일주일 동안 떼를 쓰던 조카한테 선물을 주고 왔습니다.

마침 할 일이 많다던 언니와 형부에게도 맛있는 치킨을 사 주고 왔어요.

그래요.

조카와 함께 보러 갔다 왔습니다!

솔직히 목소리만 듣고는 서준인 줄 모릅니다. 저도 기사 뜨고 알았어요. 그저, 아이들이 연기를 참 잘하네. 와. 재밌네. 하다가 청룡님이 나오면 거기서부터 압도당하죠. 진짜 자신도 모르게 의자에 몸을 파묻게 됩니다.

어른들은 거의 그렇던데 아이들은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모르죠. 아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게 그런 게 아닐까요ㅋㅋ

그래도 연극이 끝나면 다들 똑같습니다. 팸플릿을 펼쳐서 청룡 역을 맡은 배우를 찾죠.

[청룡역-나 진/8세]

그리고 8살 아역 배우라는 사실에 놀라죠. 솔직히 전 ‘이야, 얘랑 이서준이랑 같이 연기하면 장난 아니겠다, 둘이 친구 돼서 나란히 할리우드 영화에 나왔으면……’이라고 생각했는데……. 본인일 줄이야ㅋㅋ

여튼, 목소리만으로도 압도적인 이서준 배우였습니다.

-부럽……. 진심 부럽…….

-팬카페 회원이 몇인데, 극장 좌석 수를 봐서는 절대 못 봤을 것 같지만 진짜 아쉬워요ㅠㅠ

극장은 작았고, 본 사람도 적었다. 못 본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 서준의 팬카페에는 몇 초마다 한 번씩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팬카페를 살펴보던 김수련 홍보팀장이 고개를 돌려 서은찬을 바라보았다.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홍보실은 2팀 직원들과 홍보팀 직원들로 가득했다. 여기저기 전화벨 소리가 들려왔다.

“올릴까요?”

“네. 지금 올리죠.”

클릭.

김수련 홍보팀장의 손가락 한 번에 다시금 팬카페가 폭발했다.

“올라왔다!”

“오. 벌써 올라왔어?”

“지금이 딱 좋기는 하지.”

서준과 부부가 거실에 모여 노트북을 들여다보았다. 서준의 사진으로 예쁘게 꾸며진 카페에 가장 눈에 띄는 게시글이 보였다.

[(공지)이서준 배우의 팬미팅 일정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공지에는 팬미팅 날짜와 시간, 그리고 티켓팅 날짜가 적혀 있었다. 장소는 보안을 위해 두루뭉술하게 적혀 있었다. 그리고 유난히 큰 글씨로 ‘팬카페 정회원 대상’이라는 제한이 적혀 있었다.

“다호 씨도 참 생각이 깊어. 연극을 못 본 팬들을 위해 팬미팅도 생각해 내고.”

“다호 형, 대단해!”

서준은 아빠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열심히 연극을 연습하고 있을 때, 다호 형이 여기저기 전화를 걸고 일하고 있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고는 했는데 그게 팬미팅 때문이었다니!

3개월 전부터 천천히 준비한 덕분에 팬미팅 준비는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서준은 연극이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안다호에게 그 사실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연극을 못 봐서 아쉬울 팬들을 위한 팬미팅이었다.

“댓글 엄청 달렸어.”

엄마의 말에 나는 댓글 창을 보았다. 한 번 새로 고침을 하면 댓글이 수십 개가 생겨났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댓글들을 읽었다.

-어째서 서준이가 예명을 썼는지 알 것 같은 화력이네…….

-팬미팅 장소가 얼마나 넓든지 나는 못 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선좌…….

“이선좌가 뭐야?”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고, 이미 예매된 자리를 말하는 거야.”

“그렇구나.”

서준이 댓글을 읽어 내려가다 한 부분부터 바뀌는 기류를 발견했다.

-브라운블랙 팬카페에서도 난리래요.

=???거기서 왜요?

=서준이 팬미팅에 올지도 모른다면서요ㅠ

=아니, 거긴 콘서트도 하고 팬미팅도 많이 하잖아요ㅠ 티켓팅이면 여기랑 경력이 비교도 안 돼는데ㅠ 벌써 이선좌인가요ㅠ

-팬카페 가입된 회원들만 살 수 있잖아요?

=48시간 때문에 초기에 이 카페에 가입한 브블팬들도 많아요ㅠ

=가입연도만 보면 우리보다 오래됐을걸요 ㅠ

서준이 고개를 갸웃하고 재미 삼아 가입한 브라운블랙의 팬카페로 향했다. 여기도 서준의 팬미팅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그 작던 아기가 벌써 팬미팅을 할 정도라니ㅠ’, ‘많이 컸다ㅠㅠ’라는 글들이 올라왔지만 곧,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그 글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근데 팬미팅에 지인들 많이 오는데, 브블도 올까?]

-그러게. 오겠지?

-안 올 리가 없지. 그 날 브블 스케줄이 있었나?

-브블이 서준이랑만 만나면 저세상 텐션이라……. 재밌겠다.

“엄마, 삼촌한테 전화해야겠는데?”

“왜?”

서준이 엄마 아빠에게 브라운블랙의 팬카페 게시글을 보여주었다. 게시글 제목들을 읽어 내려가던 부부의 표정도 점점 심각해졌다.

이건 오직 서준의 팬들을 위한 팬 미팅이었다. 브라운블랙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은 알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서은혜가 휴대폰을 들었다. 응응! 이건 아니지!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사이 인터넷은 시끌벅적했다.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화제가 될 이야기를 기사로 만들어 올리는 기자들도 쉴 틈이 없었다.

“진짜 이서준만 나오면 대박이네!”

“쉴 새 없이 일이 터진다니까요!”

서준의 정체가 밝혀진 후, ‘기사 역주행’이라고 하는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른 기사들에게 묻혀 있던 나 진에 관한 기사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저 상사의 지시로 썼던 기사가, 조회 수나 나올까 싶었던 기사가, 날개를 단 듯 퍼져 나가고 있었다.

[8세, 나 진. 재능 있는 성우!]

[성우계의 제2의 이서준! 나 진!]

-제2의 이서준인 줄 알았는데, 본인이었습니다!

-애 주제에 얼마나 잘하냐고?! 마린사 영화에도 나왔다!

실실 웃으며 조회 수가 확확 올라가는 자신의 기사를 보던 기자가 다시 인터넷 서핑을 시작했다.

기사를 올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보다도 먼저 화제 글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어라, 이거?”

[제목 : 어째 컴퓨터 주문량이 늘었다.]

울집 조립컴이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거든. 다른 건 다 무시하고 티켓팅만 잘할 수 있게 셋팅해서 신청하면 집에 가서 인터넷 속도도 확인해 주고. 꽤 성공 확률도 높음.

근데 몇 시간 전부터 컴 주문량이 늘었다. 속도 확인 문의도 많아졌어. 보통 이럴 때는 콘서트 있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없거든.

무슨 일인지 알아?

-이서준 팬미팅 일정 떴음. 같은 소속사, 브라운블랙이 올지도 모른다고 소문남.

-ㄱㅆ : ……이야. 알바 구하러 가야겠다.

“이서준이랑 브라운블랙이라…….”

일반인이라도 몇 번은 들어봤을, 도저히 클릭하지 않고는 못 배길 인물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서준의 인맥은 브라운블랙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 사람들이 겨우 팬미팅 때문에 한국에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만한 기삿거리도 없지!”

기자는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렸다.

[이서준 팬미팅! 브라운블랙 등장?!]

[이서준의 첫 팬미팅이 열린다!]

[이서준 팬미팅에 출연할 수도 있는 할리우드 스타?]

그사이 두 팬카페의 화력에 실시간 순위에 이름이 올랐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자가 던진 떡밥을 물었다.

1. 이서준 팬미팅

2. 이서준 브라운블랙

3. 코코아엔터

4. 이서준 에반 블록

5. 이서준 리첼 힐

6. 이서준 나 진

…….

new! 어린이 연극 봄 DVD

서은혜의 전화를 받은 서은찬은 이미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코코아엔터가 관리할 연예인이 겨우 두 팀이라서 항상 두 팀의 팬카페는 모니터하기 때문이었다.

“어, 어. 괜찮아. 해결 방법도 있고.”

전화를 끊은 서은찬이 얼른 브라운블랙의 스케줄 표를 브라운블랙의 팬카페에 올렸다.

눈 깜짝할 사이 2,000을 넘은 조회 수를 본 직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해외 스케줄 잡기를 잘했네요.”

그것도 당일치기가 아니라 일주일 동안의 유럽 스케줄이었다.

브라운블랙은 서준의 팬미팅에 참가 못 한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서준의 첫 팬미팅을 그들의 팬으로 채우기는 싫었다.

다음에는 꼭 서로의 팬미팅에 출연하자고 서준과 손가락 걸고 약속까지 했다.

“3개월 전부터 준비했는데요. 웬만한 대책은 다 준비돼 있죠.”

“서준이 팬카페에도 올려야겠어요. 기자들에게도 보도자료 돌리고.”

지인들이 많이 나오는 다른 연예인들의 팬미팅과는 달리 서준의 팬미팅에는 다른 지인들은 나오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냥저냥 유명한 사람들이면 상관없는데, 서준이 지인들이 워낙 대단한 사람들이라서…….”

사장의 말에 열심히 반응을 살피고 있던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탑 아이돌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브라운블랙,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가 삼사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전성기를 맞은 배우 이지석, 그리고 마린사의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들.

서은찬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서준의 팬카페에 글을 올린 김수련 팀장이 웃었다.

곧 글에 많은 댓글이 달렸다. 다행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중 하나만 나타나도 난리가 나겠는데요.”

“근데, 서준이 팬들도 많아서요.”

쉴 새 없이 쌓이는 댓글들을 보며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올라온 댓글만 해도 팬미팅 좌석 수를 넘는데, 진짜 티켓팅이 시작되면 정말 피가 튀기는 티켓팅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건 그래요.”

그새 두 카페에 올라간 글이 기사화됐다.

[이서준 팬미팅! 브라운블랙은 해외 촬영!]

[그 누구도 오지 않는다! 오직 이서준 팬들을 위한 팬미팅!]

* * *

서준은 눈을 떴다.

눈앞에 생의 도서관이 나타났다.

서준의 앞에 있는 문은, 가장 최신에 열린 문이었다.

“저번에 보니까, 몸이 커서 첫 번째 문은 못 들어갈 것 같던데…….”

서준이 왼쪽으로 손짓했다.

“응?”

점점 작아져야 할 문이 그대로였다. 아니, 잘 살펴보니 작은 문들이 없었다.

서준이 발견했던 [슬라임의 소화능력], [요정의 반짝이]의 문도, 그것보다 컸던 [웃는 얼굴 버섯의 환상]의 문도.

오직 최근에 열린 서준의 키보다 살짝 큰 이 노란색 문밖에 없었다.

“어차피 몸이 커져서 들어가기 힘들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생의 내가 문을 없애진 않았을 텐데?”

의아해서 구석을 보니, 첫 생의 새까만 문은 그대로 있었다. 사라진 문들과 남아 있는 문. 그 기준을 알 수가 없어 서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긴 생의 도서관을 만든 것도 엄청 오래됐지.”

그것도 서준의 한 생이 만든 것도 아니었다. 아주아주 옛날, 하나의 생이 토대를 만들면, 다른 생이 벽을 만들고, 또 다른 생이 책장을 만들고, 다른 생이 천장을 만들었다. 그 이외에도 많은 생의 힘이 새겨진 곳이었다.

많은 생의 뛰어난 능력들이 만들어낸 생의 도서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만들어놓고 잊어버리거나 장난삼아 만든 기능이 많은, 아직도 신기한 것이 많은 곳.

“일단, 해츨링 책부터 살펴볼까.”

서준이 노란색의 문에 손을 대자, 문이 열렸다.

새하얀 기운이 쏟아져 내렸다. 밝은 분위기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서준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책장을 살폈다.

“이 책은…….”

[요정의 반짝이]를 얻은 책이었다. 그 옆의 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연결]의 능력이 있는 책. [여름곰의 겨울잠]도 옆 책장에 있었다.

그 사실을 알아챈 서준이 도서관 안을 둘러보았다. 제일 처음 문을 열었을 때보다 넓어진 느낌이 그저 느낌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커졌구나.”

서준이 작은 문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챈 생의 도서관이 알아서 서준이 열 수 있는 도서관들을 여기로 모은 것이었다.

“하긴, 이런 기능이 있어야 오우거일 때도 쓸 수 있지.”

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통합, 확장 기능을 넣었던 자신의 전생을 칭찬했다. 근데.

“얜 왜 그대로지?”

생의 도서관을 나온 서준이 새까만 첫 생의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첫 생의 책은 이미 지금 열린 도서관에 넣어 두었다.

자동 진열 기능은 아예 없는 모양인지, 아니면 아직 작동할 때가 되지 않았는지 책은 장소를 옮겨도 옮긴 자리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너덜너덜하게 낡은 모습이 곧 바스라 질 것 같아서, 책꽂이 한 칸은 싹 비우고 첫 생의 책만 놔두었다.

가만히 첫 생의 문을 바라보던 서준이 볼을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상관없지. 오늘은 그게 볼 일이 아니니까.”

서준은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블루 드래곤 해츨링]의 책 앞에 섰다. 책을 꺼내 다시 삶을 읽어 내려갔다. 앞도 중간도 바뀌지 않았다. 마족에게 사냥당하는 블루 드래곤의 죽음까지 그대로였다.

단지, 새롭게 쓰인 문장이 있었다.

[블루 드래곤의 해츨링, 세이도닌은 거짓의 세계에서나마 ‘청룡’이라는 이명으로 자신의 할 일을 끝마쳤다. 세이도닌은 뿌듯한 마음으로 잠에 빠졌다.]

그렇게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문장을 읽은 서준의 눈앞에 알림창이 나타났다.

[(선)블루 드래곤 해츨링의 약한 피어의 능력이 변형됩니다!]

그 소식에 서준이 목에 들어간 능력을 꺼냈다. 푸른 빛의 구슬이 툭 하고 튀어나와 서준의 손 위에 올라갔다. 서준이 능력을 살폈다.

[(선)블루 드래곤 해츨링의 약한 피어-중하급]

어린 블루 드래곤(해츨링)의 피어입니다.

피어만으로도 ‘격’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어?”

감각이 발달하는 장점이 있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수 없다는 커다란 단점을 지닌 드래곤화.

선물처럼, 서준에게 제약 같았던 드래곤화가 사라졌다.

이제 뒤에 숨지 않아도 이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문장이 추가된 책과 구슬을 바라보던 서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신기하다니까. 어, 그럼…….”

서준이 한 책을 떠올렸다.

최하급에서 하급으로, 등급이 상승했던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연결]이 있던 [지휘봉의 요정]의 삶.

찾아서 꺼내 본 [지휘봉의 요정]의 책에는 그저 간단히 능력의 등급 상승만 짧게 적혀 있었다. 지휘봉의 요정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서준이 답을 내렸다.

“책은 삶이니까, 능력의 상승과는 별개구나.”

해츨링은 능력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뤘다. 그것을 해츨링의 삶이라 판단한 생의 도서관이 책에 반영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휘봉의 요정은 달랐다. 그의 의지와 능력의 상승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 지휘봉의 요정에 관한 이야기가 실리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면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연결로 세계를 멸망시키면, 책에 적히겠네.”

음악으로 이루어진 세계와 달리, 복잡한 현대사회가 이 작은 능력, 그것도 음악적 능력으로 멸망할 수 있을까? 서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상관없나!”

책을 덮은 서준이 다른 책장을 둘러보았다.

“해츨링 건에 대해 궁금한 것도 풀렸겠다, 팬미팅에서 사용할 능력을 찾아야지!”

오직 서준을 위해, 서준을 보러 와준 팬들을 위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준이 눈에 불을 켜고 생의 도서관을 뒤졌다.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