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살부터 슈퍼스타 41화
박성원은 레드본2가 가장 먼저 개봉하는 영화관까지 찾아왔다. 영화관 안은 시끌벅적했다.
다들 레드본2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인터넷에 뜬 시사회 후기는 철저히 피했다.
박성원이 보는 영화가 첫 상영이니, 스포일러를 할 사람도 없었다.
스포일러는 죽어도 싫다.
시간이 되자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1관으로 향했다. 박성원도 따라 움직였다.
광고가 끝나고 마린사의 시그니처가 화면에 나타났다. 그리고 레드본2의 OST가 흘러나왔다.
오!
오!
번쩍!
상영관에 불이 들어왔다. 눈 뗄 수 없는 2시간이었다. 역시 마린! 역시 레드본! 박성원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통로를 보았다.
앞자리에 있던 관객들이 먼저 나가면서 정체 현상이 생겼다.
“조금 기다렸다가 나갈까?”
느긋하게 앉아서 레드본의 OST를 듣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박성원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지 주위를 둘러보니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음악을 들으며 엔딩크레딧을 보고 있는데,
잘 나오던 이름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화면이 새까맣게 변했다. 제1관을 울려대던 레드본 OST도 멈추었다.
“뭐지? 사고?”
“직원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
관객들이 웅성웅성거리고 나가던 사람들이 발을 멈추었다.
그때였다.
둥!
둥둥!
박성원이 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보았다. 스크린은 여전히 새까맣다. 음악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제1관을 나서던 관람객들이 음악을 듣고 무슨 일인가 싶어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다들 어리둥절했다.
박성원이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쉐도우맨?”
쉐도우맨 OST만이 흐르던 제1관에 박성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다들 헉!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화면에 빛이 들어왔다.
나무로 된 테이블 위에 곰 인형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리고 사람의 그림자가 테이블 위를 가렸다.
[윌리엄?]
여자의 목소리를 들은 듯, 그림자가 움직였다.
둥!
쉐도우맨 OST가 끝나고 다시 레드본 OST가 흘러나왔다. 사라졌던 레드본2의 엔딩크레딧도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제1관을 나서던 관객들도, 나갈 준비를 하려고 어정쩡하게 서 있던 관객들도, 느긋하게 레드본 OST를 듣고 있던 관객들도. 전부 입을 벌린 채, 새하얀 글자가 올라가는 스크린만 보았다.
뭐야? 지금 그거 뭐였지? 내가 본 게……?
“헐?”
박성원이 뱉어낸 감탄사를 시작으로 제1관이 폭발했다.
집으로 돌아온 박성원은 바로 컴퓨터를 켰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자주 가는 사이트에서 스포가 없었던 후기 글을 보았다. 레드본2를 보기 전에는 무슨 말인가 했는데.
[레드본2 시사회 후기]
헐.(음악)
헐?(영상)
헐!(깨달음)
-동감.
>미친 듯.
“진짜 미쳤지.”
진짜, 후기 글 그대로였다. 아직도 심장이 뛰는 것 같았다.
제목 : (스포)레드본2 쿠키영상 스포
글쓴이 : 마린빠
와. 레드본2도 재밌긴 했지만, 충격은 쿠키영상이 갑이었음.
쉐도우맨2가 나올 것 같긴 했지만……. 와…… 충격…….
음악 들을 때만 해도 쉐도우맨2 나오는구나! 하고 기뻤는데,
영상에 나오는 곰 인형 보고,
와. 저거 어디서 본 건데!(쉐도우맨 10번 봄<멍청)
그리고 여자 목소리. 윌리엄.
그거 듣고 잘못 들은 줄 알고 자막 봄. 자막도 [윌리엄?]
ㅋㅋㅋㅋㅋ그거 듣고 ? 멍한 상태로 영화관 나와서 햇빛 받으니까 ! 깨달음. 근데 같이 영화 봤던 사람들도 다 그때 정신 차린 듯. 헉! 헐?! 하는 소리가 계속 들림ㅋㅋㅋ
진짜. 마린사……. 내 돈 다 가져라!! 세상에. 이렇게 충격적인 예고편이라니!
누가 윌리엄과 쉐도우맨 만화 이야기 좀 알려주라. 전개가 예상이 안 된다!!
-진짜 충격. 엑스트란 줄 알았는데.
-히어로인가, 빌런인가!
=빌런 하기에는 너무 어린 듯.
=히어로 하기에도 어리지 않아?
-쉐도우맨 만화, 20년 전에 나옴. 그때도 인기가 없어서 절판. 마린사 역사박물관 같은 데 있을 듯.
게시글을 읽던 박성원이 글을 올렸다.
[(스포)레드본2, 그럼…….]
이서준 그러면 이번엔 마린사 시리즈에 나옴?
-쉐도우맨2에서는 다른 배우가 하는 거 아님?
=그러게. 쉐도우맨1에서는 엑스트라였으니까, 한국인을 썼지만 이제는 꽤 비중이 있는 역이니까 새 배우 캐스팅하는 거 아님?
“그런가?”
박성원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러면 처음부터 미국인을 썼어야지. 그것도 인종차별 아니야?
=쉐도우맨 감독은 절대 아님. 감독 인종차별 반대 영화 많이 만듦.
-쿠키에 이서준이 안 나오고 그림자만 나온 것만 봐도, 이서준 아닌 듯.
[(스포)레드본2, 근데 나오면 대박이지 않냐?]
제목에 주어 안 적었으니 제목 스포 아님.
근데 이서준이 윌리엄 역으로 나오면, 대박이지 않냐?
아무래도 쉐도우맨 시리즈로 만들 생각인가 본데, 엄청 중요한 역이면 계속 나오는 거잖아. 그것도 마린사 영화에.
마린사 영화가 미국 내에서만 개봉하는 것도 아니고 전 세계에서 개봉하는데, 이름 하나는 엄청 날릴 듯. 흥행보장, 유명세 보장. 이 정도로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한국인 배우는 없을 듯.
-근데 안 나오지.
-안 나오는 게 문제지. 100% 안 나옴.
여론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레드본 2에서 쿠키영상을 본 사람들이 갑론을박하는 게시글이 점점 많아졌다.
미국에서도 레드본2의 쿠키영상은 화제였다. 서준 리다, 아니다. 새 배우를 영입해야 한다. 기존 배우로도 좋다. 말이 많았다.
그리고 레드본2가 개봉하고 일주일 뒤, 마린사의 홈페이지와 SNS에 글이 올라왔다.
[마린의 히어로는 모두의 히어로이며 ‘모두’에서 제외될 사람은 없습니다.]
-당연한 소리!
-모두의 히어로! 멋진걸.
“-이라는 데요?”
페일런의 말에 리처드 보윈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몇 달 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네가 그 눈빛을 봐야 했어.”
“라이언 윌 감독이요? 대단했다고는 들었습니다.”
몇 달 전. 페일런이 출장을 가 있는 사이, 회의가 열렸다. 쉐도우맨의 시리즈화라는 제안을 라이언 윌 감독에게 건네자, 라이언 감독이 가져온 시놉시스 때문이었다.
쉐도우맨의 대적자인 ‘윌리엄’. 엑스트라인 줄만 알았던 역할이 쉐도우맨 시리즈 내내 나타날 역할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이는 둘째치고, 그런 배역을 동양인으로 하나, 아니면 서양인으로 하나 이야기가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라이언 윌 감독은 팔짱을 끼고 말없이 상석에 앉아 있는 리처드 보윈의 눈만 쳐다보았다.
갑론을박하던 회의실 사람들도 의견 없이 가만히 바라만 보는 라이언 윌 감독의 모습에 점점 조용해졌다. 회의실은 침묵에 잠겼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했다. 리처드 보윈이 마른세수를 했다.
“그건 분명히, 제 말 안 들어주면 이 회의실에서 나왔던 말 그대로, 마린사의 인종차별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눈빛이었어.”
“하하하. 라이언 윌 감독이 그런 쪽으로는 빠삭하죠. 어쩌면 이번엔 대상 탔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자네도 한국인이라고 윌 감독 편드나?”
리처드 보윈의 말에 풀네임, 페일런 박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런 글로벌 시대에 나라를 따지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죠. 그것보다 이거.”
“음? 뭐지?”
“나라별 레드본2 수익현황과 관객 수입니다. 뭐, 이 정도면 한국인 배우가 나와도 될 것 같지 않습니까?”
“……한국 인구가 얼마라고 했지?”
“그거 10배요.”
“……굉장하군.”
레드본2 개봉, 일주일.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박성원은 텔레비전을 켰다. 좋아하는 예능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타이밍이 나빴는지 광고가 흘러나왔다.
“새로 나오는 영화인가?”
새까만 화면 위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 남자가 나왔다. 상처투성이에 뒤를 자꾸만 돌아본다. 화면 밑에 배우의 이름이 떴다. 이지석.
“아, 이지석. 이지석이 주연 맡으면 망하던데…….”
도망치던 남자가 어떤 마을에 도착했다. 까악까악 까마귀가 울고 커다란 나무 대문이 쿵! 닫혔다. 그리고 갑자기 화면이 까맣게 변했다. 긴장감 흐르던 음악도 동시에 멈추었다.
갑자기 꺼진 화면에 박성원은 미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짤랑!
“어?”
방울 소리가 들렸다. 박성원은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천천히 그 앞에 앉았다.
짤랑!
나무 탁자 위에 나뭇가지에 달린 열매처럼 생긴 방울이 놓여 있었다. 무당이 저런 방울을 들고 굿을 하는 영상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다. 박성원은 자신의 입이 벌어지는지도 몰랐다.
짤랑!
그리고 탁자 위로 사람 그림자가 나타났다.
[꼬마야.]
그림자가 움직였다.
화면이 바뀌고 불에 탄 듯한 글자가 떴다.
[악령, 8월 초 대개봉!]
그리고 여러 광고가 지나가고 예능프로그램이 나올 때까지 박성원은 멍하니 텔레비전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제목: (레드본2 스포)저거 진짠가?
글쓴이 : 마린빠
레드본2 스포를 달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일단 달기로 함.
일단 ‘악령’ 예고편 안 본 사람은 너튜브에 떴으니까 보고 오셈.
일단 2가지 가능성이 있음
1. 악령이 표절했다.
2. 마린사에서 허락했다.
표절이라면 악령 제작사 이제 큰일 남. 더 말 안 해도 알듯.
환영합니다:) 여긴 소송의 나라, 미국입니다;)
그리고, 마린사에서 허락했다면…….
이서준!!!
이서준인 듯!!
쿠키영상 그림자=악령 그림자=이서준
그래서 마린사가 허락해 준거지!
와. 내가 일주일 사이에 뒤통수를 두 번이나 맞음.
진짜, 악령에 나오는 게 이서준이라면 앞으로 나올 쉐도우맨 윌리엄도 자동으로 이서준이 한다는 거임.
+) 마린사에 메일 보냈는데, 허락받고 했대! 와……. 와…….
-마린사와 악령의 큰 그림……. 소름…….
-진짜, 웬만한 용기 없으면 표절은 아닐 듯. 그럼……!?
-와. 이서준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악령 보러 가야겠다.
악령의 예고편이 나간 지 이틀. 대한민국은 다시금 ‘이서준’으로 불타올랐다.
[한국인 할리우드 아역 배우 이서준의 차기작은?]
[악령, 어떤 영화인가?]
[할리우드에서 이서준은 어떤 배우?]
[이서준은 지금 한국? 아니면 미국?]
-이 정도면 진짜 할리우드 스타라고 해도 될 듯.
-와. 세상에. 이서준 이제 6살 아니야?
-미국 나이로는 5살하고도 5개월임.
너튜버 영화객이 영상을 하나 올렸다. 영화객이 허탈한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웃었다.
“이서준 배우가 정말 완벽하게 해결해 버렸네요.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그것도 마린사 영화에 시리즈로 출연을 확정 지으면서 어느새 한국 영화까지 찍다니. 진짜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ㅋㅋㅋ 2년 뒤에 나온다는 거 틀렸ㅋㅋ
-???: 미국? 한국? 둘 다 하면 되잖아?
그리고 8월 초, 악령이 개봉되었다.
이번에도 첫날 첫 상영을 놓치지 않은 박성원이 영화관 안으로 들어섰다.
“이서준이겠지?”
“100퍼센트 이서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악령의 팸플릿을 보니, 여기도 역시 이서준의 이름도 사진도 올라와 있지 않았다. 그저 예고편에 나왔던 탁자와 방울, 그림자의 사진이 있을 뿐이었다.
“제9관 악령을 관람하실 분들은 입장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성원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해 자리에 앉았다. 곧 불이 꺼지고 불타오르는 듯한 글자가 나타났다.
악령.
골동품 가게에서 일하는 수혁은 어느 날, 비싸 보이는 보석함 하나를 구하게 된다. 깨끗하게 닦아서 팔 생각이었는데, 그게 실수였다. 보석함에서 나온 악령이 수혁에게 달라붙었다.
악령은 수혁의 몸으로 온갖 사고를 쳤다. 처음에는 가벼운 사고였지만 곧 골동품 가게에 불까지 지르게 되었다.
수혁은 악령을 퇴치하기 위해 교회, 성당, 절 등 온갖 곳을 돌아다녔지만, 제령은커녕 도움을 주려던 목사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만들었다.
구급차에 실려 가던 목사는 수혁의 손에 종이 하나를 주었다. 수혁은 여기마저 안 된다면, 끝을 낼 각오로 길을 떠났다.
그리고 도착한 마을에서 수혁은 한복을 입은 꼬마를 보았다. 무심한 표정의 꼬마가 섬뜩한 눈길로 저를 보더니 문을 닫아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할아버지가 방을 하나 빌려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수혁의 아침밥을 챙겨주고 산책을 같이하자던 할아버지는 꼬마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제 7살인 꼬마는 4살 때 부모님을 악령에게 잃고 같은 날 신내림을 받았다. 신의 권유로 무언 수행을 하고 있었다. 울지도 웃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3년 동안 살고 있었다. 꼬마의 생활을 돌보는 할아버지도 꼬마의 친가족이 아니었다.
수혁은 서낭당 앞에서 멍하니 나무를 바라보며 서 있는 꼬마를 보았다. 꼬마 무당은 사고뭉치인 수혁의 조카와 같은 나이인데도, 아무런 표정 없이 밥을 먹고 절을 하고 명상을 했다.
“악령이 아기님의 몸을 탐내고 있어.”
할아버지의 말에 수혁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리고 마을을 벗어나려고 했다. 저 작은 꼬마가 이 악령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마을에 남으려는 악령과 마을을 벗어나려는 수혁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다.
결국, 수혁은 졌다.
늦은 밤. 악령이 꼬마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거기에는 기다린 듯 보이는 꼬마가 있었다. 수혁은 악령을 붙잡고 늘어졌다.
비명으로 가득했던 밤이 지났다.
수혁이 번쩍 눈을 떴다. 옆에서 간호하던 할아버지가 홀홀 웃었다.
“같이 마중 가지 않겠나?”
“마중 말입니까?”
“그래.”
어쩐지 개운한 몸을 이끌고 할아버지를 따라 마당을 걸었다. 수혁이 쓰러지고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 몸이 아니라 영혼에 타격을 받은 거라 병원에 가도 치료하지 못할 게 분명해 집에서 간호했다고 했다.
“자네한테는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네?”
할아버지가 웃으며 커다란 나무 대문을 열었다. 거기에.
“안녕, 수혁이 형?”
노란 유치원복을 입고 책가방을 멘 꼬마가 환하게 웃으며 서 있었다. 수혁이 얼떨떨한 얼굴로 꼬마와 할아버지를 보았다.
“악령도 퇴치했고 내면의 신도 힘을 다 썼어. 신도 나쁘지는 않지만, 아이에게 많은 부담을 줬지. 이제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웃고, 울면서 평범하게 살아갈 거야. 유치원도 다닐 수 있게 되었지. 다 자네 덕분이야.”
“아뇨. 아닙니다.”
환하게 웃으며 제 손을 붙잡아 오는 꼬마를 보니, 무언가 북받쳐 올라왔다. 밤새 울면서 악령을 물리치던 꼬마 무당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수혁이 무릎을 꿇으며 꼬마와 눈을 맞추었다.
“꼬마야. 이름이 뭐니?”
수혁의 질문에 꼬마가 환하게 웃었다.
* * *
제목 : 기분 탓인가, 진짜 신내림 받은 듯.
글쓴이 : 악령입니다
솔직히 이서준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본 거였는데 몇 번 더 볼 것 같음.
윌리엄 연기가 너무 인상 깊어서 다른 연기를 하는 이서준은 상상도 못 했는데, 그런 내가 멍청이 같다.
이지석 빙의 연기도 대단했지만 이서준 무당 연기가, 너무 대단함.
이지석의 연기가 ‘이중인격+알파’라는 느낌이면, 이서준 연기는 진짜 안에 뭔가 있는 기분.
이서준이 수혁 위아래로 훑어볼 때는, 내 속까지 꿰뚫어 보는 줄 알고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뭐랄까, 이서준이 나온 뒤로는 이지석도, 영화도 다 미친 것 같더라.
이서준은 진짜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신을 품고 있는 것 같았고, 이지석은 진짜 악령이 빙의돼서 악령이랑 싸우는 것 같았고, 연출하고 CG는 이질적인 분위기하고 어울려서 진짜처럼 보이더라
여튼 존잼.
-존잼. 진짜 기대도 안 했는데, 존잼.
-확실히 이서준 나올 때부터 영화 분위기가 달라지는 듯. 이서준 나오기 전이 인간세계 꽁냥꽁냥이면 이서준 나오고 나서는 여기가 이면 세계!!라는 느낌.
-CG는 싸울 때가 짱이었어. 나중에 움짤로 만들고 싶음.
그리고 영화가 개봉되고 자동으로 비밀 금지가 풀린 스태프들과 관계자들이 일제히 SNS와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평상복을 입은 서준과 함께 찍은 사진과 서준의 사인 종이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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