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슈퍼스타-40화 (40/1,055)

0살부터 슈퍼스타 40화

“잘 다녀왔어?”

“응!”

모든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서은혜는 외할머니 집에서 퇴원한 외할머니를 좀 더 간호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집에는 이민준밖에 없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무도 없는 집이라니. 너무 쓸쓸했다.

이민준은 서준을 꼬옥 껴안았다. 서준도 이히히 웃으며 아빠를 꼭 껴안았다.

“그럼 난 이제 간다.”

열심히 재회의 포옹을 나누고 있는 부자에게 휘휘 손을 흔들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 휴가를 만끽하려던 김희상의 어깨를 이민준이 잡았다.

“뭐야. 또 왜?”

“미국 좀 갔다 올래?”

이민준이 상냥하게 웃었지만, 김희상은 소름이 돋았다.

“미국?!”

도깨비 가방에서 지석이 형에게 받은 사인지며 할머니 할아버지가 준 선물을 꺼내놓고 있던 서준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미국? 미국엔 왜?

“희상이 삼촌. 미국 가?”

“응.”

“아니! 안 가! 내가 왜!”

김희상이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이민준이 그를 끌고 거실로 들어왔다. 탁자를 둘러싸고 세 사람이 앉았다.

“갑자기 미국은 왜?”

“쉐도우맨 감독님이 서준이랑 영화 계약하고 싶다고 오라고 하더라. 아니면 그쪽에서 온다는데, 그건 좀 부담스럽고. 겸사겸사 간 김에 서준이도 잭이랑 놀이공원 같은 데서 놀다 오라고.”

영화! 이민준이 미리 준비해 놓은 수박을 먹고 있던 서준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럼 네가 가면 되잖아?”

“난 회사 때문에 못 가지.”

“나 또 영화 해?”

“서준이가 시놉시스를 보고 하고 싶으면?”

“와아아!!”

서준이 번쩍 두 손을 들었다. 영화 하나가 끝나니 또 하나가 생겼다.

아니, 잠깐. 또 엑스트라역 아니야? 이 나이 때에 할 수 있는 역은 다 하고 싶었던 서준은 아빠 말대로 일단 어떤 영화인지 시놉시스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우리 회사에 들어오라니까.”

“우리가 아니라 네 회사겠지.”

김희상이 은근슬쩍 말했다. 공장과 계약할 정도로 회사는 커지는데 믿고 같이 일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꿈같은 휴가가 끝나면 김희상 혼자서 처리할 일들이 많이 생길 터였다.

그전에 진짜 믿을 만한 직원을. 예를 들면 중학교 때부터 친구라서 믿을 만하고 투자자의 아버지라서 돈도 낭비 없이 사용할 만한 사람.

이민준!

“아니, 서준이가 너튜브로 번 돈도 투자했잖아. 그럼 서준이 회사도 되지, 뭐. 내가 믿고 맡길 사람이 없어. 네가 들어오면 공동대표 시켜줄게.”

김희상의 말에 이민준이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서준이랑 같이 가야 할 때, 회사 때문에 못 가잖아. 그리고 또 언제 해외로 출장 보낼지 알아? 게다가 저번처럼 출장 기간이 두 배 세 배로 늘어날지도 모르잖아. 우리 회사에 오면 내가 열심히 스케줄 조절해 줄게! 월급도 많이 주고! 일은 조금만 하고!”

김희상이 열심히 이민준을 설득했다. 이렇게라도 했는데 안 통하면 아주 드러누워서 생떼를 부릴 생각이었다.

이민준이 한숨을 쉬었다. 서은혜와도 이야기를 했다. 외할머니의 입원으로 서은혜에게도 급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부가 서준을 보살피기 위해서 좀 더 자유로운 시간이 필요했다. 아니면 믿을 만한 사람을 구하든가.

“알았어.”

“좋아! 언제부터 출근할래?!”

“인수인계도 해야 하니까, 시간 좀 줘.”

“얼마든지!”

“일단 이번엔 네가 미국에 서준이랑 같이 가고.”

“그거 계약이라며, 내가 가도 돼?”

“대리인이 가도 된다고 했으니까, 나라도 같이 가준댔고.”

나라 킴이라. 미국 여행으로 서준의 집에서 머무는 동안 나라와도 친해진 김희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님이랑 만나고, 잭이랑도 놀다가 와. 선물도 줄 테니까.”

서준이 환하게 웃었다. 못 만난 지 겨우 몇 개월이지만 많이 보고 싶었다.

“잭이랑 마리아랑 에릭도 볼 거야! 나라 이모도 보고!”

몬스터 인형 중에서 몇 개를 이민준의 앞에 내려놓았다.

“이거랑 이것도 줄래!”

“그래. 그것도 챙기자.”

그리고 이틀 후, 미국의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한가득 싣고 서준과 김희상은 LA행 비행기에 올랐다.

* * *

제목: 산에서는 길로만 다니자

글쓴이: 준법질서

산에서는 길로만 다니자. 괜히 분위기 타서 산속으로 들어가지 말고.

산속을 돌아다니다가 멧돼지 잡는 구덩이에 빠져서 다리가 반대로 꺾였다. 사람 다리가 그렇게 꺾일 수 있는지 상상도 못 했다.

너무 아프고 무서워서 구해달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아무도 안 옴ㅠ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겠고……. 너무 춥고 힘들더라ㅠㅠ 울다가 기절함.

근데, 눈떠보니 병원. 좀 더 구덩이에 있었으면 위험할 뻔했대. 저체온증으로. 근데 예상보다 체온이 정상이라서 신기하다고 의사가 말함.

마을에서 영화 촬영하던 아역 배우가 나 찾아서 구해줌. 생명의 은인. 나중에 영화 10번 볼 예정.

+)근데 어떻게 찾았는지 몰라. 구덩이 위치도 마을 사람들밖에 몰랐다는데.

병원은 너무 심심해서 소년은 인터넷 게시글을 돌아다니다가 자신의 사연을 올렸다.

그다지 읽는 사람도 없었고 댓글은 아예 없었다. 뻘쭘해서 삭제하려다 말고 옆에서 과일을 깎아주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그 영화 이름이 뭐예요, 할아버지?”

“뭐더라. 악, 악마? 악령? 그런 걸 텐데?”

“악마. 악령.”

소년은 검색창에 악마와 악령을 검색했다. 비슷한 제목의 해외 영화와 한국 영화가 떴지만 모두 개봉한 영화였다.

“언제 개봉한대요?”

“8월 초에 한댔지. 마을 사람들 다 보러 가기로 했다.”

지금은 7월 초. 광고가 나와야 할 시기였지만, 지금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 광고가 뜨고 있는 영화는.

[돌아온 히어로, 레드본 2! 7월 중순 대개봉!]

“오! 레드본2 다음 주에 개봉하네!”

소년의 눈이 반짝였다.

마린사의 영화, 레드본2였다.

* * *

영화객이 너튜브 라이브를 켰다.

“안녕하세요. 시청자분들. 레드본2 개봉 기념 Q&A 3 시작하겠습니다. 절대 레드본2 시사회에 낙첨돼서 시간 때우려고 하는 거 아닙니다. 원래 계획했었어요.”

-네. 다음 낙첨자.

-ㅋㅋ그래서 오늘은 누구?

“오늘은 4월 극장가를 뜨겁게 만들었던 이서준 배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아는 정보 내에서 모든 질문에 대답해 드립니다. 또 지원군도 있습니다.”

영화객 화면 옆으로 누군가 손을 흔들었다. 영화객이 우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여동생입니다. 이서준 배우에 대해서라면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서 거금을 주고 섭외했습니다. 화면에는 안 나올 예정이니까, 다들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그럼 첫 번째 질문 받겠습니다!”

-인터넷 기사나 소문으로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에서 시나리오가 쏟아진다고 하던데, 예상하는 이서준의 차기작은 언제?

영화객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우라면 다음 작품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죠. 특히 엑스트라지만 마린사 영화에 나왔던 이서준 배우라면 다들 차기작을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1~2년 내로 복귀하는 배우분들과는 다르게 이서준 배우의 나이를 생각하면 2년도 조금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좀 더 대사를 칠 만큼 자라지 않는 이상, 또 대사 없고 비중 없는 역을 맡게 되겠지요.”

-솔직히 난 엑스트라로 나온 애가 한국인이라서 사람들이 난리인 것 같음. 딱 봐도 멜리사 월튼이 더 잘했는데.

영화객이 댓글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영화 보고 울려고 몇 번이나 보는 사람은 드뭅니다. 저도 리뷰 영상이 아니었으면 15번이나 볼 일이 없었죠. 저처럼 인터넷에 인증하려는 사람들이나 너튜버들이 아니라면 그 정도로 많이 보지는 않을 겁니다. 보통 분들은 한국인이 나와서 신기하다? 대견하다? 이런 느낌 정도? 이서준 배우에 관한 기사들도 설레발 취급이죠. 하지만.”

영화객이 단언하듯 말했다.

“이서준 배우가 자라면 자랄수록 그의 연기를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질 겁니다. 엄청난 배우가 될 겁니다.”

-차기작은 할리우드? 한국?

“이것도 꽤 논란이 되는 주제네요. 이서준 배우가 미국에 있는지, 한국에 있는지는 차치하고 저는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엑스트라 역이라고 해도!”

-?? 어째서?

“이런 예가 조금 이상할 수도 있지만. 야구를 생각해 봅시다. 한국인 무명 선수가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하게 됐죠.”

-어쩌다가?ㅋㅋㅋ

“예시요. 예시! 그 메이저리그 경기는 우승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주목도는 엄청났죠. 그런데 그 경기에서 누구도 몰랐던 한국인 선수가 승리를 결정짓는 홈런을 친 겁니다.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로! 그리고 한국인 선수가 속한 팀이 이겼죠. 한국이든 미국이든 난리가 납니다. 어떤 선수인지 궁금하고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도 궁금하겠죠! 그런데 그 한국인 선수가 뛸 팀을 결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 팀!! 우리 팀에 와라!1

-? 메이저에서 뛰어야지! 연봉부터가 차이가 난다!

-메이저 1

“그리고 며칠 뒤, 차세대 메이저리그 선수라는 기사까지 난 이 선수가 한국경기장에 나타납니다.”

-? 왜? 왜 메이저 안 감?

-실력 뽀록ㅋㅋㅋ 그쪽에서는 다 안 거지ㅋㅋ 뽀록이란 거ㅋㅋ

“그거죠. 그럼 이 선수가 진짜 어쩌다 한 번씩이지만 계속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출전한다면 어떨까요?”

-자라면 실력이 늘겠다? 잠재력이 크다?

-메이저니까, 온갖 테스트로 다 알아봤겠지.

“그럼 이 선수에 이서준 배우를 대입해 봅시다. 이서준 배우가 할리우드에 남아 있으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한국 영화에 출연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비유가 좀 이상하긴 한데……. 나라도 그렇게 생각할 듯.

-원히트원더가 괜히 있는 게 아니야.

-그럼 한국 영화에는 아예 출연 안 하는 게 나아?

영화객이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입을 열었다.

“이서준 배우가 할리우드와의 끈이 끊기지 않았다는 증명을 해야겠죠. 난 언제든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연기력과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적어도 차차기작까지는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고, 그 영화들이 흥행하고 영화 속에서 인상 깊은 역을 맡아야겠죠.”

-근데 또 엑스트라 역을 할 바에야 돈 많이 받고 한국영화 출연하는 게 낫지 않나? 이름값이 있으니까.

“……?”

영화객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 또 어디서 온 멍청인가?

-???

-??

-왜? 나도 이서준이 엘리펀트 광고랑 48시간 출연한 건 아는데. 엘리펀트 광고는 국제규정인가? 때문에 금지됐고 48시간 출연료라고 해봤자 별로 안 되잖아?

“……진짜 모르시는구나. 하긴 저도 쉐도우맨 리뷰 올릴 때 깜박하고 빼놓긴 했죠. 자료 협찬, 여동생입니다.”

영화객이 화면에 인터넷 창을 켜 너튜브에 접속했다. 그리고 채널 [JUN]에 들어갔다.

“여기 조회 수하고 구독자 수하고 좋아요 수. 보이세요?”

-여기…… 셀 수도 없는 수가 있다.

-ㅋㅋㅋ이런 조회 수 처음 봄ㅋㅋ

“지구 상에 20개월 이하의 아기들과 그들의 부모가 존재하는 한 이서준 배우가 망할 일은 없습니다.”

-너튜브 망하면?

“DVD로 제작해서 팔겠죠.”

영화객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서준이 어떤 역 했으면 좋겠음?

“그러네요. 전 윌리엄 연기를 너무 인상 깊게 봐서, 다음에도 그런 연기를 볼 수 있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네요.”

그 후로도 영화객의 라이브가 이어졌다.

* * *

레드본2 시사회 날.

‘악령’의 제작사, 영화드림에서 일하고 있는 홍보팀 직원, 최민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붙잡고 시사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겨우 며칠이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레드본2를 본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 최민지 말고도 시사회를 보러 온 많은 사람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여긴가.”

자신의 자리에 앉은 최민지는 휴대폰을 끄고 경건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레드본2를 보기 위해서 휴가까지 냈다.

곧 시사회장이 어두워졌다.

새까만 스크린 위로 마린사의 시그니처가 나오고 여기저기 설치된 스피커에서 레드본 OST가 흘러나왔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2시간이 쏜살같이 지났다. 영화가 끝났다.

짝짝짝!!

커다란 박수 소리가 들리고 최민지도 열심히 박수를 쳤다. 새까만 스크린 위로 마린사의 이름과 감독 라이언 윌의 이름이 올라왔다. 이제 곧 출연자들의 이름과 스태프들의 이름, 협력사들의 이름이 뜰 것이었다.

최민지가 얼른 돌아갈 생각으로 짐을 챙기고 일어섰다. 다른 관객들도 천천히 올라가는 엔딩크레딧을 뒤로 하고 주섬주섬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사회장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뭐지?”

최민지는 저도 모르게 목소리는 냈지만, 다른 관객들이 내는 소리에 묻혔다. 다들 어정쩡한 자세로 일어서 있었다.

둥!

최민지와 사람들의 시선이 스크린으로 향했다.

* * *

“아아. 빨리 켜져라! 빨리!”

시사회장을 나온 최민지는 얼른 휴대폰을 켰다. 휴대폰을 켜는 시간도 아까웠다.

최민지의 곁을 스치는 사람마다 소름이 돋은 듯 제팔을 문지르는 사람도 있었고, 입이 근질근질해서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있었다.

벌써 5년째 쓰고 있는 휴대폰. 최민지는 이번 일이 끝나면 보너스를 받아서 당장에 바꿔버릴 거라고 다짐했다. 보너스! 그래! 이건 보너스 감이야!

띠롱-

휴대폰이 드디어 켜졌다. 최민지가 주위를 살피고 구석으로 향했다. 얼른 친하게 지내는 홍보팀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민지는 좀처럼 전화를 받지 않는 선배에게 욕을 했다. 일분일초가 급한데 왜! 왜! 전화를 안 받아요!

-왜?

“선배! 왜 이제 받아요!”

최민지의 전화를 받은 홍보팀 직원이 귀에서 휴대폰을 떼고 화면을 보았다. 막내, 최민지. 맞는데?

-선배! 듣고 있어요?!

진짜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후배가, 그 착하던 후배가 맞나, 고개를 갸웃했다.

“어어. 듣고 있어.”

선배가 이마를 긁적였다. 최민지의 목소리가 휴대폰 밖으로 새어 나왔는지 홍보팀장의 머리가 삐죽 올라왔다.

“팔팔한 것 같은데, 안 바쁘면 일하러 오라고 해.”

“그럴까요?”

홍보팀장의 농담에 선배가 킬킬 웃었다.

“다 놀았으며 회사 와서 일할래?”

-네!

“……. 뭐?”

-갈게요! 다들 기다려요! 택시!!!

홍보팀에 정적이 흘렀다. ‘택시! 택시!’ 외치는 최민지의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홍보팀장이 조용히 물었다.

“민지 씨. 진짜 어디 아픈 건 아니지?”

벌컥!

홍보실 문이 열렸다.

한껏 상기된 얼굴로 씩씩대고 있는, 진짜로 아까운 휴가에 회사로 일하러 온 최민지였다. 홍보팀 직원들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최민지는 들어오자마자 인사도 생략하고 본론을 말했다.

“여기 영화 스포하는 건 죽어도 싫다는 분 계세요?”

“그러면 영화 제작사에서는 일 못 하지.”

일이 곧 스포일러였다. 지나가다 스태프에게서 듣고, 감독에게서 듣고. 어쩌다가 흘린 소리가 영화에 들어가고. 다들 고개를 저었다. 홍보팀장이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그때부터 최민지의 이야기를 들은 홍보팀 직원들의 표정이 변했다. 별생각 없이 듣던 홍보팀장도 예상도 못 한 이야기에 입을 떠억 벌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긴급회의가 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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