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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들고 데뷔합니다-219화 (219/236)

제219화>

골든 콘서트와 루케 크롬블, 엘븐 라비에게 인정받아서 얻은 마일리지에 미국 준비 및 활동에서 얻은 마일리지까지.

[900 마일리지]

거의 1천에 가까운 마일리지가 모였다.

‘많이 모였네.’

이제 우리도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서일까.

확실히 재화가 모이는 속도가 차원이 달랐다.

특히 골든 콘서트 이후의 수치는 이전과 비할 수 없었다.

특별한 업적을 이루지 않고 연습과 곡 준비 등의 일일 퀘스트만으로도 하루에 10 마일리지는 챙겼던 것 같았다.

다른 멤버들의 깨달음, 정민이 만든 노래, 호진이의 안무 등.

나 말고도 멤버들로 인해 얻는 마일리지 포인트도 상당했다.

그렇게 모인 마일리지.

‘900 마일리지를 전부 포인트로 환산하면….’

환산할 수 있는 포인트는 2억 2500만.

포인트만 2억이 넘었다.

1포인트를 만들기 위해선 100원이 필요했다.

즉, 원래 세계의 200억이 필요하다는 소리.

200억.

입이 쩍 벌어지는 단위였다.

이렇게 큰돈을 써도 될지, 잠시 고민이 될 정도.

이렇게 써도 되는 걸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을 때는 아예 돈이 남아 있지 않을 텐데.

진엔딩을 보려는 이유는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물론 아깝지는 않았다. 무일푼으로 돌아간다 해도 그 이상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200억이라는 금액이 흔쾌히 쓸 수 있을 만큼 작은 금액은 아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

‘애매한 태도로는 이도저도 안 돼.’

결국 중요한 건 지금이다.

성공하느냐 못하느냐.

“진엔딩을 실패해서 내가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후회는 남기지 말아야지.”

그러나 스스로에게 드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나는 왜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자 하는 거지?

‘왜?’

거기가 내 고향이니까?

아니면 그곳에서 내가 갖고 있던 여러 지위들?

그것도 아니라면 지금의 윤건하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에?

모두 아니었다.

오히려 20대 초반의 젊은 윤건하의 삶을 새로 사는 건 내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금의 삶은 돈만 벌며 치열하게 살았던 원래의 내가 겪지 못했던 여러 즐거움을 알려줬다.

친구와 함께 지내는 삶.

여행을 하며 느꼈던 청춘.

무대에 올랐을 때의 짜릿함.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을 때 느끼는 감사함 등.

사업가였을 때보다 오히려 지금의 삶이 내게 더욱더 많은 추억을 안겨줬다.

이제 와서는 돌아가고자 하던 당초의 목적이 망설여질 정도로.

‘그럼에도 나는 왜?’

여러 이유를 생각했지만, 떠오르는 건 하나였다.

돌아가지 않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건데?

라는 의문.

원래세계의 내가 아니라.

이 세계의 윤건하가 아니라.

윤건하에 들어와 있는 지금의 나.

진엔딩을 보지 못하면 사라지는 걸까?

아니면 이대로 이 세계에 남는 걸까?

그러면 원래의 윤건하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리고 이 세계의 윤건하는 어떻게 되는 건데?

거기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수많은 질문들.

아쉽게도 해결할 수 있는 답은 하나도 없었다.

내가 어떻게 되는 건지 보기 위해선 적어도 진엔딩에 도달해야만 했다.

‘돌아갈 수 있다’라면, 이 세계에 남는 것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진엔딩을 보기 위해서 여기까지 왔어. 그런데 진엔딩을 포기한다면 나는 지금까지 뭘한 거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지?’

그게 내 목표였는데 말이야.

나는 늘 목표를 갖고 삶을 살아왔다.

목표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돈을 벌 때도, 사장이 되어서도, 아이돌이 되기 전에도, 지금에도.

내 행동에는 늘 목표가 있었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

-사람들에게 기죽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진엔딩을 보자.

그렇기에.

‘지금은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어.’

여기까지 와서 흔들리면 안 된다.

많은 것들을 저질렀고, 이제는 실전으로 나가야만 할 때.

‘정신을 집중하자. 진엔딩만 보는 거야.’

연습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았다.

예전에 처음 빙의했을 때의 ‘윤건하’는 보이지 않았다.

그 자신감 없고 울적했던 모습에서 벗어난 내 모습엔 자신감과 의지로 가득했다.

“집중해.”

나는 마일리지로 환전할 수 있는 종목을 찾았다.

-넬로 화장품 주식 : 225억 8824만원.

그리고 지금 900 마일리지를 전부 소모했다.

내 재산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제 원래 세계의 윤건하에겐 그리 많은 돈이 남아 있지 않을 거다.

그렇게 얻은 2억 2588만 포인트.

그리고 원래 남아있던 340만 포인트까지 합쳐서, 내가 가진 포인트는.

[2억 2928만 포인트.]

보유한 포인트를 확인한 나는 우선 멤버들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유성훈]

[나이: 23]

[노래: SS]

[춤: A]

[외모: A]

[예능: D+]

[스킬: 고집(A), 폭포수 같은 고음(A) - 성장 중(담당 멘토: 이종민), 관중의 환호(S), 자양강장제(C), 번역(SS), 2개의 심장(A)]

[최우주]

[나이: 21]

[노래: A+]

[춤: A]

[외모: B+]

[예능: S]

[스킬: 친화력(A), 청산유수(B), 원샷을 위하여(B), 번역(SS), 2개의 심장(A)]

[안호진]

[나이: 22]

[노래: C]

[춤: S+]

[외모: S]

[예능: D]

[스킬: 남다른 춤선(C), 끈기(B), 번역(SS), 2개의 심장(A)]

[정민]

[나이: 22]

[노래: S]

[춤: S]

[외모: B+]

[예능: C+]

[스킬: 작곡(B), 마에스트로(SS), 번역(SS), 2개의 심장(A)]

더없이 아름다운 스탯 분배였다.

스킬은 각자의 역할에 맞게 충분히 분배되어 있어, 더는 넣을 필요가 없었다.

‘넣자면 더 넣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픽업 스킬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었기에, 굳이 모험을 할 필요는 없었다.

지독히 뽑기 운이 좋지 않은 내겐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차라리 스탯을 올리는 것이 나은 선택이었다.

‘성훈이 형은 노래를, 호진은 춤을 극한으로 올려줘야지.’

목표는 SSS급.

적어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돋보일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트레이닝(SS)을 이용해 유성훈의 스탯을 올립니다.]

[노래: SS -> SSS]

[35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더는 스탯으로 올릴 수 없는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SSS급으로 올리기 위해 필요한 포인트는 무려 3500만 포인트.

‘다음은 호진.’

[트레이닝(SS)을 이용해 안호진의 스탯을 올립니다.]

[춤: S+ -> SS]

[125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춤: SS -> SSS]

[35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더는 스탯으로 올릴 수 없는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우주는 예능을 올려줄 생각이었다.

목표는 SSS급까지.

많은 포인트가 들겠지만, 괜찮다.

우주밖에 해줄 수 없는 일들이 있었으니까.

[트레이닝(SS)을 이용해 최우주의 스탯을 올립니다.]

[예능: S -> SS]

[25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예능: SS -> SSS]

[35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벌써 상당 부분을 사용했다.

거기에다가 우주의 춤과 노래 스탯을 S급으로, 외모 스탯을 A급으로 올리기 위해 1750만까지 추가로 소비한 탓에 사용된 포인트는 총 1억 6000만 포인트.

정민이는 외모를 S급까지 올려주고, 노래를 SS급까지 올려줬다.

소모된 포인트가 3750만.

그렇게 남은 포인트가 3178만 포인트였다.

죄다 동료들을 위해 쏟은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느꼈거든.

나만 능력치가 높다고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는 걸.

이들의 도움을 얼마나 많이 받았던가.

더 높은 레벨의 무대를 위해선 다른 멤버의 힘이 필수불가결했다.

‘나는 이미 충분해.’

내가 올릴 건 하나였다.

외모.

SS급의 외모를 끝까지 올리는 것.

[이름: 윤건하]

[나이: 21]

[스킬: 과금(EX), 대기만성(S),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칼각(S), 빛나는 스타덤(SS), 호소력 짙은 목소리(B), 트레이닝(S), 네 사진 속에 저장(A), 번역(SS), 2개의 심장(A)]

[노래: 70 (S)]

[춤: 70 (S)]

[외모: 81 (SS)]

[예능: 60 (A)]

다른 스탯은 이거면 충분하다.

만약 모자르다면 활동 중에 얻은 마일리지로 더 올리면 되겠지만.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야.’

나는 확신했다.

멤버들에게 투자한,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외모를 SSS급까지 올리시겠습니까?]

“그래.”

[315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그게 전부였다.

나머지는 더 올리지 않아도 될 거다.

남은 포인트는 28만.

한순간에 무려 200억 원이 넘는 가치를 지닌 포인트를 사용했다.

“이제 연습하면서 효과가 적용되길 기다리는 것만 남았네.”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후우.”

이 선택에 대한 성적표는 이주일 뒤에 받게 되겠지.

* * *

“다들 긴장을 잔뜩 한 것 같구먼?”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크롬블이 우리를 보며 껄껄 웃었다.

미국 데뷔 2주 전인 오늘.

우리는 크롬블이 소개해 준 프로덕션의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뉴욕을 찾았다.

“어르신도 함께하십니까?”

“첫 인터뷰는 함께할 테지만, 중간에 나올 걸세.”

“그렇군요.”

“기분이 어떤가?”

그의 질문에 우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기분이 어떠냐라.

좋다.

긴장되고, 설레고, 두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좋네요.”

그 말에 크롬블이 껄껄 웃었다.

“패기가 넘치는군. 허허허.”

껄껄 웃은 크롬블이 말을 이었다.

“나 역시 실패할 걱정은 하지 않네. FAX TV나 NYTV에서도 이미 인터뷰를 요청하고 있더군.”

“미국에서 엄청 유명한 프로그램 아닙니까?”

“그렇지. 적어도 연예계 관련에서는 그보다 큰 채널이 없으니까. 자네들이 다녔던 5주간의 공연에 흥미가 있었나 보더군.”

“아.”

홍보 방식을 바꾼 뒤로 각지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올리오스 팬은 물론, 팬이 아닌 사람들도 찾아올 정도로 유명한 쇼가 되었다고도 들었다.

고작 3주 만에 말이다.

“자네들 공연도 촬영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미 공연이 끝났는데 어찌 촬영하겠나. 허허허. 스테이지 촬영을 따라오고 싶다고도 하더구먼.”

말을 마친 그가 잠시 웃었다.

“자네들이 계획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응이 좋네. 데뷔하기 전부터 기대가 잔뜩 올라있어. 아, 그리고 말일세.”

잠시 운을 띄우던 크롬블이 말을 이었다.

“엘븐 라비도 자네들과 비슷한 시기에 앨범을 낸다고 하더군.”

“예?”

“엘븐 라비가요?”

“왜요?”

“왜겠나. 그 괴짜가 굳이 지금 내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지.”

크롬블이 손가락으로 우리를 가리켰다.

“자네들을 이기려고.”

우리는 그런 크롬블을 벙찐 얼굴로 보았다.

한국에 올 정도로 열심히더니, 일부러 우리랑 시기를 맞춰서 앨범까지 낸다고?

“미국에서 1위를 하려면, 그 아이를 이겨야만 할 걸세. 허허허.”

우리는 서로를 보았다.

멤버들의 눈에는 투지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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